경축! 대릴 모리 사장 취임! 이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
51
4690
Updated at 2020-10-29 19:48:24
필리 2020 오프시즌
필리가 계속 모셔오려 노력했던 그분! 대릴 모리가 필리의 사장님으로 취임하셨습니다!
이와 관련해 우려섞인 평가도 있긴 한데, 전 이번 상황을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1. 모리는 필리가 계속 모셔오려 노력했던 인물
조쉬 해리스는 모리의 열렬한 팬입니다. 그는 해리스 구단주가 수년간 모셔오려 계속 노력했던 인물이죠.
필리는 힝키와 함께 Trust the process로 대변되는 기나긴 탱킹을 거친 팀입니다. 그리고 힝키는 대릴 모리의 최측근이었습니다.
힝키가 필리로 오자마자 시도했던 것이 모리식 분석/훈련시스템 도입이었고, 이 변화를 전폭적으로 지지한 인물이 바로 현 구단주 조쉬 해리스입니다.
힝키-콜란젤로 체제에서 필리는
1) 최신식 트레이닝 컴플렉스 건립(지어질 당시 리그에서 가장 크고, 가장 최신식이었던 훈련시설이었죠),
2) 리그 최초로 선수식단을 총괄/조리하는 수석셰프 영입(지금도 계시죠. 한국계이신 조재희 셰프님),
3) 다양한 분석시스템과 전술연구팀 확립,
4) 다양한 스카우트 시스템 확보(유럽-아프라카까지 아우르는),
5) 선수 디벨럽먼트 팀 강화,
6) 스포츠 사이언스-메디컬 시스템 협업 시도
라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였습니다.
힝키가 떠난 이후 콜란젤로를 선임한 것도 콜란젤로가 힝키와 마찬가지로 통계분석/스카우트 시스템에 관심이 많던 인물이었기 때문이었죠.
여담으로 조재희 수석셰프 선임은 음식을 위탁생산하던 기존 방식을 리그 최초로 구단 자체적으로 조리/생산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탱킹에 가려져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식서스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리그에서도 선도적인 시스템을 구축한 팀입니다.
즉, 모리는 힝키-콜란젤로가 오랜기간 일궈놓은 모리식 시스템이 구축된 팀에서 다시금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게 된 거죠.
필리는 힝키가 떠날 때부터 지속적으로 모리를 모셔오려 했었습니다. 당시 인터뷰까지 했었지만 모리가 최종적으로 거절 의사를 표명해서 콜란젤로를 선임했었죠.
조쉬 해리스가 수년간 리그에서 가장 탐냈던 인물이 바로 대릴 모리였고, 실제로 이번 프론트오피스(FO) 사태 때도 필리는 가장 먼저 모리에게 접근했다는 루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리가 로켓츠를 떠나자 다시금 팀이 모리에게 접촉해서 그를 드디어 모셔오는 데 성공한 겁니다. 그와 5년 계약을 맺으면서 필리는 완연한 모리 체제로의 전환을 성공했습니다.
2. 사장 모리-구단주 조쉬 해리스의 관계에 대해
로컬팬들 사이에서도 지난 오프시즌 사태로 인해 악명이 높은 편이지만 사실 전 조쉬 해리스를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구단을 인수한 이후 그는 식서스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인물입니다.
1) 캠든에 당시 최고수준의 트레이닝 컴플렉스를 건립한 것도 놀라운 일이었고,
2) 외부업체 위탁생산 방식의 식단 관리 시스템을 리그에서 최초로 바꾼 것도 놀라운 일이었죠.
3) 모리식 통계분석 시스템을 팀에 이식한 것도 그였고,
4) 스카우트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스카우트 부문을 집중적으로 키운 것도 그였습니다.
5) 선수 개발이 중요하다 보고, 디벨럽먼트 부서를 키우고 G리그에 투자한 것도 해리스의 공헌이었죠.
6) 비록 실패했지만, 유럽에서 손꼽히게 유명했던 의료부문 책임자인 메디나를 데려와서 의료혁신을 시도한 것도 높이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현재 팀이 구축한 스포츠사이언스-메디컬 협업팀의 모태가 되었죠. 필리는 선수 신체에 인식시스템을 장착하고 선수의 연습 경기 중 변화와 바이오리듬을 체크해 부상예측/관리를 합니다. 이는 리그에서도 몇 없는 시스템입니다.
물론 이런 방식 도입에도 엠비드-시몬스는 계속 다치지만요...ㅠ
7) 실패에 가깝지만 아낌없는 투자로 사치세 걱정없이 선수를 대거 영입한 것도 해리스의 의지가 있어서 가능했죠(필리는 차기시즌 샐러리 규모 리그 2위 팀).
그리고 제가 해리스를 높이 평가하는 한가지 이유가 더 있는데, 그건 바로 그의 농구에 대한 열정입니다. 매 시즌 슬로언 컴퍼런스에 참가해 분석시스템을 공부하고, 매 경기 박스스코어를 보며 분석하는 걸로 알려진 그의 열정은 정말 대단합니다.
비록 이것이 브랜드-브랫 브라운 체제에선 참견이라는 나쁜 결과로 이어졌지만, 모리 체제에선 다를 겁니다.
조쉬 해리스는 농구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열심히 공부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는 깨어있는 인물이고, 그가 가장 바래왔던 영입이 대릴 모리 사장 취임이었던만큼 이번 선임은 팀에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에요.
힝키-콜란젤로 때 그랬듯이 해리스는 누군가에게 전권을 준 이후에는 아예 참견안하는 것도 가능한 인물입니다. 비록 콜란젤로가 벌인 버너게이트 사태를 수습하고자 해리스가 원탁회의 시스템을 만들고 GM의 권한을 대폭 축소한 시도는 완벽한 실패로 돌아갔지만, 모리가 사장으로 오면 그에게는 다시금 전권을 줄 거에요.
해리스는 모리의 열렬한 팬이고, 전권을 주는 건 사전합의된 사항일테니까요.
이미 해리스는 원탁회의 시스템의 실패를 인정한 바 있고, FO의 권한을 대폭 강화시킬 거라 예고한 바 있죠.
이를 위해 럭커의 좌천-올리비아 해임이 일어났고, 피터 딘위디-카랑와 영입이 이어졌는데 모리 영입은 다시금 FO가 전권을 쥐게 하는 마지막 영입이 될 겁니다.
모리에게는 전권을 줄 거에요. 해리스는 자신이 믿는 인물의 의견은 전적으로 신뢰하는 사람이니까요(지난 오프시즌에는 그래서 럭커-올리비아의 의견을 크게 신뢰하다 망했었죠...).
또한 해리스는 펜실베니아 출신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운영하는 많은 스포츠 팀 중에서도 식서스의 우승을 간절히 바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이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농구를 사랑하는 조쉬 해리스와 대릴 모리의 만남은 그 자체로 기대해봐도 좋을 듯 합니다.
3. 모리-브랜드의 관계에 대해
이 부분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봅니다. 브랜드는 팀 내 입지가 불안정했고, 권한이 매우 제한적이었으니까요.
리버스 감독 선임도 결국 수뇌부가 직접 리버스를 만나 결정했고, 리버스 감독도 브랜드와 함께 팀을 운영할 거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할 정도로 브랜드의 입지는 불안정했습니다.
비록 그가 피터 딘위디-카랑와를 선임해서 입지를 강화했다 하나, 여전히 팀에서 그의 입지는 제한적이었죠.
그랬기에 모리-브랜드 체제는 오히려 브랜드가 수뇌부 눈치안보고 일할 방패막을 얻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수도 있습니다.
얼마전 어슬래틱이 NBA 에이전트들에게 설문조사 했을 때 GM 파트에서 의외로 브랜드에 대한 좋은 평가가 나왔는데요.
당시 익명의 에이전트는 브랜드를 좋게 평가하면서 그가 비지니스를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 평했습니다. 실제로 브랜드는 필리에서 트레이드를 만들어내는 추진력 하나는 일품이고, 인망이 두터운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죠.
다만, 그의 판단이 항상 옳았던 건 아니라는 점이 문제였는데, 판단력이 뛰어나고 흐름을 읽는 능력이 탁월한 모리와 추진력이 좋고 인망이 두터운 브랜드의 만남은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 같습니다.
단적으로 필리가 지난 오프시즌 통계를 신봉했음에도 망한 무브를 보여준 건 통계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통계분석을 잘못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럭커-올리비아를 위시한 분석팀은 토비에게 준맥스급 장기계약을 주고, 레딕 대신 호포드를 영입하는 것이 통계적으로 팀이 강해지는 결과로 이어질거라는 예측을 내놨었는데요.
어떤 분석을 통해 이런 결론이 나왔든 간에 이 예측은 완전히 실패했고, 이 예측을 전적으로 신뢰했던 해리스는 이 결정을 내리게 한 분석팀의 핵심인사들을 좌천/해임시켰습니다.
그리고 필리는 이제 이런 분석을 모리가 총괄하게 될 겁니다. 이는 럭커-올리비아 때와 같은 이해안되는 분석결과가 나오진 않을거라는 얘긴데요.
이런 부분에서 전 필리의 통계분석에 따른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통계에 능한 모리와 전통적인 농구 방식을 추구하는 브랜드의 만남은 조화만 잘된다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에요.
지난 오프시즌 필리의 실패는 통계를 맹신해서 일어난 게 아니라, 통계를 잘못 분석해서 일어난 것이었으니까요. 앞서 전 필리가 통계를 버리는 게 아니라, 통계를 맹신하지 않으려는 행보를 보인다 말씀드린 바 있는데요.
모리-브랜드 조합은 통계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면서 적절히 통계를 활용하는 조합이 될 수 있을거라 기대합니다.
4. 모리-리버스의 관계에 대해
둘은 이미 함께 일한 적이 있습니다(이를 알려주신 The_Feeling 님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모리가 셀틱스 출신이죠. 셀틱스에서 둘은 함께 일한 적이 있어서 서로를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리버스가 해임되었을 때 모리는 그를 로켓츠로 데려오려 즉시 컨택한 바 있죠. 당시 로켓츠가 가장 강하게 원했던 감독이 리버스였던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필리가 앞서 가로챘지만요).
즉, 모리는 로켓츠에서도 리버스와 함께 하고자 했었다는 건데요.
전 모리가 리버스를 이미 잘 알고 있고, 로켓츠에서도 리버스를 영입하려 했다는 점에서 그가 리버스와 함께 하기 위한 구상을 이미 마쳤을 거라 보고 있습니다.
모리볼과 리버스의 농구는 안 어울려 보이지만, 이미 서로를 잘 알고 있고, 모리가 리버스를 원했다는 점에서 둘의 만남을 기대해봐도 괜찮을 것 같아요.
전 필리가 리버스 선임한 것도 모리의 필리행 결심에 큰 영향을 미쳤을 거라 보고 있습니다. 사실 둘의 조합 자체는 저도 선뜻 그림이 그려지진 않는데 그럼에도 기대는 됩니다.
정말 재밌을 것 같거든요.^^
5. 필리에는 혁신이 필요했다
필리에는 혁신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그건 FO부터 반드시 일어나야만 했어요. 이번 오프시즌에 원탁회의의 주요인사들이 좌천-해임되었고, 사장에 모리를 영입했다는 건 혁신이 시작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지난 시즌 필리 최고의 문제가 FO였다는 걸 감안할 때 이 변화는 정말 긍정적입니다.
필리는 수년간 사장자리를 비워왔고, 그 자리에 모리를 앉히길 간절히 바래왔습니다(콜란젤로 선임 이전부터). 드디어 해리스가 원한 그 영입이 무려 5년만에 이뤄진거죠.
이제 필리는 모리 중심으로 혁신의 바람이 불 겁니다. 그건 아마도 프론트 오피스부터 시작되겠죠.
6. 리버스를 위한 훌륭한 코치 선임
모리를 모셔온 와중에 코치로 샘 카셀과 댄 버크까지 모셔오는 데 성공한 건 큰 의미를 가집니다.
이로써 필리는,
1) 공수 전략에 모두 능하고 빅맨을 다루는 능력이 탁월한 수석코치 예거
2) 가드 조련에 능하고 락커룸 분위기 다잡는 데 능한 샘 카셀
3) 탁월한 수비 코치 댄 버크
로 코치인선의 구색은 갖췄습니다. 리버스는 코칭스텝 구성이 정말 중요한 감독이죠.
특히 댄 버크 인선은 놀라운데 그는 무려 19년동안 페이서스의 코치였던 인물입니다. 그가 모신 페이서스 감독만 레리 버드-아이제이아 토마스-릭 칼라일-짐 오브라이언-프랭크 보겔-네이트 맥밀란으로 무려 6명의 감독을 한 팀에서 모신 감독입니다.
페이서스가 수많은 감독 교체에도 수비에서만은 끈끈한 색채를 계속 유지하면서 계속 최고의 수비팀 중 하나였던 이유도 바로 댄 버크가 있었기 때문이죠.
빅맨을 통한 수비 시스템 확립에 탁월한 역량이 있는 코치인데, 그를 페이서스의 감독 교체를 틈타 모셔온 겁니다.
아마도 댄 버크 영입에는 마찬가지로 페이서스의 핵심인사였던 피터 딘위디의 공헌이 컸겠죠. 브랜드가 피터 딘위디를 모셔온 덕분에 댄 버크도 합류하게 된 듯 합니다.
이제 리버스의 오른팔인 아몬드 힐(빅맨조련에 능한 코치)만 모셔오면 핵심코치 인선은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즉, 필리는 빅맨 조련에 능한 감독과 두 명의 수석 코치(예거, 버크)를 보유하게 된 겁니다. 엠비드를 위한 확실한 행보를 보여준 건데요.
브랜드가 빅맨을 좋아하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고, 감독-코치도 엠비드를 위한 구성이 이뤄졌습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리버스의 농구는 모리볼이 극단적으로 가는 걸 막고,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해줄 겁니다.
이번시즌 필리는 유례없이 엠비드를 위한 코치 인선을 적극적으로 단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본 이래 이런 움직임은 식서스에서 처음 이뤄지는 거에요.
- 마치며
전 그간 엠비드를 위한 변화가 너무 부족하다고 비판해왔었죠. 드디어 엠비드를 위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여기에 모리가 더해졌습니다.
통계신봉자 모리-전통적인 농구를 추구하는 브랜드와 리버스-미친 추진력의 브랜드라는 이색적인 조합이 이뤄진 겁니다. 언뜻 보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보이지만 전 이 조합의 가능성을 높게 봅니다.
팀은 이미 2 코어를 해체하지 않고, 2 코어를 위한 변화를 추구할 거라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감독-코치 인선이 철저히 두 선수, 그 중에서도 엠비드를 위해 이뤄지고 있죠.
이런 상황을 다 알고서도 모리가 필리행을 선택한 겁니다. 즉, 모리도 2 코어를 바로 해체하거나, 해체를 염두에 두고 필리를 온 건 아닐거라는 거죠(물론 언제든지 엠비드-시몬스로 안된다는 판단이 들면 해체를 시도하겠지만요).
과연 모리-브랜드-리버스의 하모니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 지 궁금하네요.
필리가 드디어 혁신을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이 발걸음이 강팀으로 도약하는 첫걸음이 되면 좋겠습니다.
p.s.) 여담으로 조쉬 해리스가 매년 참가하는 슬로언 컨퍼런스의 창립자 중 한명이 바로 대릴 모리입니다. 왜 조쉬가 모리의 열렬한 팬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필리 2020 오프시즌
39
Comments
글쓰기 |
정성글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의 진행이 엄청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