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이 만든 GOAT의 기준과 르브론의 GOAT 가능성
어제 오늘 매니아의 글과 댓글을 쭉 읽어봤는데, 제가 평소에 생각하던부분들에 관한 토론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더군요. 원래같으면 각각의 글에 댓글로 제 의견을 피력했겠지만, 저도 이번에는 제 관점에서의 의견을 한번 정리해서 올려보고자 합니다.
1.처음 제가 생각했던 부분은 바로 '농구는 왜 누적이 올타임선수들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을까' 라는 질문을 봤을 때입니다. 여기에 농담반 진담반으로 여러 매니아분들께서 조던때문이다 라는 답을 하셨는데, 저도 사실 이 것이 크다고 봅니다.
누적이 가장 중요한 지표중 하나인 야구나, 아니면 그것보다는 덜 중요하더라도 펠레의 골 기록, 메시의 골 기록등 누적 기록에 대한 찬양도 항상 이루어지는 축구와는 달리, 농구는 goat논쟁을 할 때 누적에 관한 얘기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최근 르브론의 4우승을 통해서 르브론을 조던에 비교하려고 누적의 중요성을 말하시는 분들이 늘었지만, 그 전에만 하더라도 잘 없었죠. 심지어 카림의 2위근거도 6번의 mvp와 6번의 우승에 초점을 두고 논의를 펼치는 경우가 많지, 그의 통산득점1위기록은 별로 언급도 없었습니다.)
이는 마이클 조던이 만들어낸 goat의 길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서 저는 goat, 뿐만아니라 역대 순위가 커리어의 기록들에 의해서 정해지는 것들도 많지만, 직접적인 퍼포먼스 등의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해서 전문가들의 역대랭킹과 일반인들의 인식또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단순히 숫자로 조던은 5 6 6 이니까 1위로 르브론은 4 4 4 니까 한 2~3위쯤하고 이런 식이 아니라요.
이러한 종합적인 선수평가를 했을 때, 당시 마이클 조던이 보여준 압도적인 퍼포먼스와 실적은 그 전까지의 goat논쟁을 확실하게 종결지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선수들은 마이클 조던이라는 압도적인 1위 선수의 커리어를 쫒아가는 것을 통해서 그에게 가까워 질 수 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이클 조던은 가장 뛰어난 선수였으나, 기형적인 커리어(2번의 은퇴)를 보내면서 누적이 낮을 수 밖에 없었고, 결국 가장 뛰어난 선수가 특수한 상황으로 누적이 낮으니 다른 선수들의 누적에 관하여 큰 임팩트를 얻을 수 없었던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2.두번째 주제로 들어가보자면, goat는 어떻게 정해지는 것인가.
우선 저에게 goat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저는 지금 단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마이클 조던을 고르겠습니다.단순히 5번의 mvp와 6번의 우승을 근거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 종합적으로 보여준 여러가지 면을 포함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극단적인 가정으로 마이클 조던이 현재와 커리어가 똑같은데, 플레이오프에서의 최고의 퍼포먼스가 마지막 우승시즌정도에 그친다면(뭐 사실 그렇다면 6우승을 이루어낼 수 없었겠지만 그래서 극단적인 가정인겁니다.) 저는 goat라고 평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마이클 조던은 현재 대다수의 전문가와, 일반인들이 goat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단순히 수치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한 것이고, 통상적으로 goat라고 받아들여지는 것은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마이클 조던이 1위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굉장히 높기 때문입니다.
3.그렇다면 르브론의 goat가능성은 어떨 것인가.
매니아를 보면 다양한 관점의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르브론의 goat 가능성에 대해, 어떤 사람은 르브론이 앞으로 3번을 더 우승하더라도 조던을 넘지 못한다 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6우승 6파엠을 맞추는 것으로는 부족하더라도 7우승이라면 인정을 하겠다는 사람이 있고, 6우승만 맞춰도 goat다, 5우승으로도 가능하다, 극단적으로는 현재도 이미 조던을 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매니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겠죠.
르브론이 goat가 되는 방법이 무엇일까요? 우승과 파엠의 추가? 시즌 엠비피의 추가? 압도적인 누적쌓기? 결국다 맞는 말이지만 직접적인 방법이 아닙니다. goat로 인정받는 직접적인 방법은(말장난 처럼 보일 수 있겠으나) 많은 비율의 사람들, 그리고 전문가들에게 goat라고 인정을 받는 것이고 그 인정을 받기위한 과정으로서 위에서 말한 요소들의 추가가 필요한 것이죠.
현재 르브론은 누구보다도 조던에 근접한 사나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흔히 나오는 말중 하나가 '1위(조던)와 2위(르브론) 의 차이가 2위와 10위의 차이보다 심하다. ' 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조던의 커리어가 너무도 대단하여 2위와의 격차가 그만큼 상당하고, 2위와 10위는 커리어의 차이는 나지만 한 끗차이다 라는 말이죠.
저는 조던이 goat 라고 생각하지만, 작년에도 저 말은 전혀 공감이 가지 않은 말이였습니다. 르브론이 비록 아직 조던에 미치지는 못하고, 수상실적도 훨씬 떨어지지만 그가 보여준 여러가지 퍼포먼스와 누적등을 바탕으로 1위와 2위의 격차가 2위와 3위의 격차보다도 작다고 생각했습니다.
르브론이 goat로 인정을 받기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을 필요가 있고, 사람들이 나름대로 자신의 근거를 가지고 르브론의 goat 여부를 평가하게 되겠죠. 대부분의 중론은 우승과 파이널 mvp의 횟수를 조던과 동등하게 맞추는 것이지만, 다른 관점도 충분히 존중받아야한다고 봅니다.
그 예로 누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로는 nba에서 누적은 역대급 선수들에게는 별로 중요한 요소로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고, 그 이유는 위에 언급한 대로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르브론의 17년간의 꾸준한 퍼포먼스를 보면서 누적에 대하여 다르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봅니다. 압도적인 농구황제의 조던이 쌓아올린 완벽한 커리어라는 틀에서 벗어나서 르브론이 제시하는 새로운 최고의 커리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현재 플레이오프나 정규시즌 누적을 근거로 르브론의 goat를 주장한다면, 그것이 존중받는 것이 아니라, 어디 nba에서 누적따위로 goat에 비비려고 하냐는 말을 듣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은 소수겠지만, 그렇기에 더욱 그들의 의견을 존중해주어야하는 것이 아닐까요. 어차피 현재는 누적으로 르브론이 goat라고 주장한다면 그는 일반적이지 못한 주장을 펼치는 것이고, 그의 생각은 존중하더라도 세간에서의 goat가 조던임에는 변함이 없겠죠.
그러나 극단적인 가정으로 르브론이 정규시즌 5만득점에 달성하여 많은 이들이 그것을 근거로 르브론의 goat를 주장한다면, 새로운 관점에서의 goat탄생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5만득점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그들의 의견을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죠.
지금까지, 농구는 다른종목에서는 찾아보기도 힘들 정도로 압도적인 goat가 형성되어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축구에서의 펠마메논쟁, 테니스에서의 페나조 논쟁, 야구에서의 goat의 희미함등과는 달리, 농구는 마이클조던이 goat라고 하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죠.
그 때문에, 마이클 조던과 다른 길을 통해서 goat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많은 분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르브론이 4만 1만 1만을 찍었다고 goat가 될수는 없지만, 그것을 근거로 goat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할지라도 그들의 의견을 마냥 이상한 의견으로 취급할 수는 없다는 거죠. 르브론의 10번의 파이널진출과 8번의 연속 파이널진출 기록을 현재는 오점으로도 취급하는 사람이 있지만, 훗날 그것을 근거로 goat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르브론은 조던에 가까워지는 방법으로도(우승의 추가와 압도적인 퍼포먼스), 자신만의 방법으로도(엄청난 누적과 다재다능함) goat에 한발짝씩 다가서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여정이 어떻게 끝날지는 알 수 없죠, 어쩌먼 허무하게 이 이상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끝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르브론은 이미 마이클 조던의 서사시에만 포커스를 집중할 수만은 없게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그를 위협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p.s. 몇가지 논쟁의 여지가 있는 주장들에 대해 첨언하겠습니다.
1.우선 누적에도 그 과정과 결을 달리한다고 생각합니다. 르브론이 4만득점을 찍어도, 지금과같은 mvp에 준하는 활약을 하면서 앞으로도 계속 유지를 하는지, 아니면 벤치 식스맨으로 롱런해서 찍는지와 같은 것은(사람에 따라서는 후자에 더 가치를 둘 수는 있겠죠) 매우 다르고, 결국 누적또한 결과만 볼 것이 아니라 과정을 봐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중에라도 그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 결국 커리어를 단순히 숫자로만 볼 수 없고 과정과 맥락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항상 논란의 주제인 르브론의 6준우승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자면, goat경쟁에서도 6준우승은 큰 이점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6준우승을 단순히 준우승 프리미엄으로 생각할 수는 없지만, 결국 준우승까지 만들어낸 그 과정이 현재의 르브론을 만들어낸 것이고, 이는 조던과의 비교에도 빠트려서는 안되는 부분이죠. 그간의 과정을 통한 퍼포먼스들이 우선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고요.
극단적인 가정을 한번 더 하자면... 르브론이 혹시 14-15시즌에 어빙러브의 부상이 없었고, 그로인하여 우승과 파이널 mvp를 거머쥐었다 하더라도, 나머지 우승시즌 외의 모든 플레이오프 시즌에서 댈러스의 파이널같은 모습으로 1라운드 탈락을 하였다면, 5우승 5파엠 파이널승률 100퍼라고 할지라도, 현재보다 떨어지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2위라는 순위에는 영향이 없을 수도 있지만요.) 그렇게 생각하면 6준우승을 1우승으로 퉁쳐달라고 하더라도 제가 르브론이면 바꾸지 않을 것 같네요. 물론 6준우승의 과정이 그만큼 대단한 것이니까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어야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르브론의 평가 중에 그 과정을 이미 평가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일 겁니다. 6준우승이라는 어휘가 주는 결과적인 측면에 재차 집중하기 때문에 이러한 논쟁이 나오는 것이라고 보네요.
제 나름대로 최근의 논쟁들에 대하여 한번 정리해봤습니다만, 글이 좀 길고 약간 어색한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매니아 분들에게 전해지는 부분이 있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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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축구에 비해서 누적 스탯에 대한 존중이 떨어지는 이유는 아마 우승을 해본적 있느냐 없느냐가 절대적인 중요도를 가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면 야구 축구와 비교하여 왜 우승을 그렇게 높게 치느냐, 그건 농구가 참여인원이 적어서 그런 것 같고요. 농구도 11명이 하는 스포츠였다면, 누적 스탯의 가치가 올라가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