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에서 눈여겨볼 요소들 - 레이커스 위주
팁 오프 몇 시간을 남겨둔 상황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중요 요소들에 대해 몇가지 적어보자 합니다. 상대적으로 히트 경기를 많이 보지 못해서 기록에 주로 의존한다는 점 미리 말씀드리고 적극적인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1. 창 vs 방패?
이번 파이널을 앞두고 히트가 과연 레이커스 상대로 지역방어를 펼칠지 그리고 레이커스는 AD를 가지고 이를 어떻게 파헤할지에 대한 논의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히트는 레이커스와 함께 플옵 최고의 공격레이팅 (히트 114.5 vs 레이커스 115.6)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히트는 4쿼터에 가장 집중력을 발휘하며 공격레이팅이 평균을 훌쩍 넘는 121.8로 16개팀 중 전체 1위를 기록 중에 있습니다. 또한 버틀러 외에 드라기치, 히로, 아데바요가 골고루 활약해준다는 것도 수비하는 입장에선 부담입니다. 반면 레이커스는 AD (6.4점)과 르브론 (6.1점)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에서 공격이 단조로워진다는 것이 큰 부담입니다. 결국 4쿼터에서 레이커스의 수비가 히트의 공격을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는지가 막판 승부를 가르는 키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2. 자유투 싸움
히트와 레이커스는 이번 플옵 팀 중에서 가장 많은 자유투를 얻어내는 팀들입니다 (히트 27.6개, 레이커스 25.8개). 선수로 보더라도 AD (119개 성공)과 버틀러 (117개)로 전체 1, 2위이고 그 뒤로 르브론 (80개), 아데바요 (75개)로 6, 7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차이가 나는 것은 그 성공률로 히트는 82.1%의 최상위권인 반면 레이커스는 74.7%로 하위권입니다. 특히 버틀러와 아데바요 각각 85, 82%의 성공률을 보이며 레이커스 성공률 1, 2위인 카루소와 AD보다도 좋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레이커스는 플옵에서 두번째로 많은 파울을 범하고 있는 팀으로 특히나 벤치 플레이어 (하워드, 모리스, 쿠즈마, 크루소)들이 파울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레이커스가 우위를 가져가야 하는 벤치타임에서 이 자유투가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히트의 픽앤롤와 핸즈오프 공격외에 페인트존에서의 볼터치가 가장 많은 팀이라 이들 벤치 선수들이 불필요한 파울 없이 얼마나 잘 수비를 해내는가는 주요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3. 턴오버 싸움
레이커스의 가장 강력한 공격 무기는 바로 트랜지션 공격으로 비중으로 봐도 평균 23.3점으로 스팟업 (24.9점) 다음으로 높은 비중입니다. 히트가 트랜지션 득점이 13.8점이고 스팟업이 26.7점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 큰 비중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역시 비결은 턴오버 유발로 레이커스는 경기당 평균 8.5개의 스틸을 기록하면서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히트의 공격 전술 패턴이 좋고 경기당 턴오버가 13.5개로 상당히 적다는 점으로 만약 레이커스가 스틸이나 빠른 리바운드에서 이어지는 트랜지션이 막히게 된다면 상당히 고전할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반대로 경기당 턴오버 15.9개로 최하위권인 레이커스도 턴오버가 공격에서 고질적인 문제점이 될 수 있습니다.
4. 공격 리바운드 싸움
레이커스의 또다른 강점은 바로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풋백이나 세컨공격 점수로 풋백 점수의 경우 히트의 2배 정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히트의 현재 가장 성적이 좋은 라인업이 아데바요 + 4번 이궈달라 + 3가드 형태로 이 라인업을 상대로 만약 공격 리바운드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면 하워드 + AD의 더블포스트가 어쩌면 좋은 카운트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됩니다. 1차전 경기를 통해서 히트의 로테이션을 좀 파악해 볼 필요가 있지만 덴버전과 마찬가지로 하워드를 주전으로 올리고 아데바요가 빠져 있는 상황에서 올리닉에 대한 매치업으로 모리스로 가져가면서 스몰라인업 대결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레이커스의 경우 빅라인업, 스몰라인업이 유연하게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양 감독의 치열한 로테이션 대결도 기대해 봅니다.
5. 키 플레이어
레이커스: 쿠즈마, 하워드
덴버전에서 거의 지워졌던 쿠즈마는 여전히 레이커스 공격의 X-팩터로 봅니다. 크라우더, 버틀러, 이궈달라가 르브론 수비에 집중한 틈을 타 공격의 돌파구를 마련해줘야 하는 역할이 중요합니다. 특히나 히트의 지역방어 상황에서 45도에서의 컷이나 베이스라인 백도어 컷은 쿠즈마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릴 플레이이자 히트의 지역방어를 무력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반대로 수비에서는 여러 스크린을 통해 오프볼 무브를 보이는 상대 슈터들을 파울 없이 얼마나 잘 따라가주냐가 중요할 듯 합니다. 만약 덴버전과 같은 모습이 이어지면 다른 슈터들이 터지지 않는 이상 레이커스의 스몰라인업이 고전할 가능성이 많을 것 같습니다.
양팀의 3점 성공률을 고려해 볼 때 히트의 스몰볼 상대로 하워드-AD의 투빅맨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카운터 펀치가 될 수 있습니다. 터커가 사이드 3점 밖에 많이 빠져있던 휴스턴과 다르게 아데바요의 스크린과 핸즈오프를 많이 사용하는 히트이기에 AD의 넓은 수비 범위 + 하워드의 픽앤롤과 핸즈오프 상황에서의 좋은 수비를 고려한다면 하워드가 요기치를 괴롭혔던 것처럼 아데바요를 괴롭힐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앞서 언급한 공격리바운드 및 수비리바운드에서도 확고한 우위를 가져가면서 페인트존을 공략할 수 있다면 히트 외곽 슈터들에게도 많은 부담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히트: 히로, 로빈슨
레이커스 입장에서 가장 답이 없는 상황은 바로 히트의 1-2년차 슈터들인 히로와 로빈슨이 터지는 것입니다. 사실 보스턴과의 시리즈 5차전의 히로, 7차전의 로빈슨처럼 둘 중에 하나라도 폭발력 있게 터진다면 레이커스의 로테이션 수비가 연쇄적으로 무너지면서 대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덴버와의 시리즈에서도 그랜트의 외곽이 불을 뿜었을 때 머레이가 정상 컨디션이 아님에도 상당히 고전했는데 양쪽 슈터가 동시에 터진다면 레이커스 입장에선 딱히 카운터 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1차전을 지켜보면 좀 더 감이 올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KCP, 그린, 카루소의 엄청난 커버리지와 함께 픽앤롤와 핸즈오프 상황에서 시기 적절한 스위칭 콜이 매우 중요할 듯 보입니다.
총평
전체적으로 레이커스가 확실히 AD-르브론을 중심으로 경기를 가져올 수 있는 변수들이 더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히트의 조직력 (적은 턴오버), 외곽슈팅, 좋은 자유투, 4쿼터 경기력을 생각하면 충분히 7차전까지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시리즈라고 판단합니다. 르브론의 경우엔 포틀랜드 전에서는 미들슛 없이 3점이 아니면 집요하게 골밑만 파고들었고 이러한 기조는 덴버전까지 이어졌지만 마지막 5차전에서는 10ft 전후에서의 점프슛을 많이 성공시키면서 공격 형태의 변화를 조금 보여줬습니다. 만약 르브론에게 이런 프리롤이 좀 더 주어지고 포스트업 상황에서의 공격이 이어진다면 히트 입장에선 가장 까다로운 부분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래저래 많이 기대되는 파이널 1차전입니다.
글쓰기 |
저 역시 쿠즈마가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