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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커스 vs 마이애미 경기를 기다리며(레이커스팬 입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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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30 20:20:15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번 시즌이 드디어 결승전이라는 종착점에 왔습니다. 서부에서는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레이커스가 올라왔고, 동부에선 플레이오프 돌풍을 일으키며 히트가 올라왔습니다. 마이애미에 2회 우승, 2회의 준우승을 안긴 르브론이 당시 한 팀이었던 스포 감독을 상대한다는 점, 인디애나 감독으로서 마이애미에 고배를 보겔 감독의 복수전이라는 점, 올 시즌 트레이드 당한 웨이터스가 어느 팀이 이기던 반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 등의 흥미로운 스토리라인 외에 코트 위에서 어떤 경기가 펼쳐질지 레이커스 팬 입장에서 써 보았습니다.

 

1. 존 디펜스 깨보자

이번 플옵에서 히트는 2-3 지역방어로 상당한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1선에서 크라우더와 버틀러가 좋은 수비력과 활동력으로 핸들러를 괴롭히면서 아데바요가 포스트를 지키는 것이 핵심이지요. 벅스는 쿰보가 가속을 받아야 위력을 발휘하는 타입이라 하이포스트에 정적으로 진입했을 때 예상된 킥아웃 외에 선택지가 많이 없었습니다. 보스턴의 경우엔 하이포스트에서 거의 위협의 되지 않는 스마트를 넣었다 망했고, 나중엔 다니엘 타이스가 괜찮은 역할을 했지만 선수 기량상 한계가 있었습니다

레이커스는 이미 시즌 초 상대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도 전반에는 고생을 하다가 후반에 AD를 하이포스트에 집어 넣으며 승리를 가져다 주었죠. 데이비스는 하이포스트에서 플옵모드 고감도 점프샷을 쏴도 되고 한번의 풋워크로 레이업을 할 수 있기에 히트의 수비(특히 아데바요)가 조여들 수 밖에 없고, 여기서 사방으로 패스가 나갈 수 있습니다.

일단 1차적으로는 슛터들에게 킥아웃을 해서 노마크 3점을 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좋은 선택지라고 보긴 어려운 것이 3점이 안정적인 팀도 아니고, 애초에 3점에 한계가 있는 팀 상대로 점프슛을 강요하는 것은 지역방어 성공이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오펜스에 공백이 생기는 론도-카루소-KCP 로테이션 때 볼을 스윙하다가 쏘는 3점 정도는 노려볼 수 있을텐데, 이는 좋은 옵션이어서라기 보다는 이3가드 시스템에선 의미없는 패스와 드라이브가 많기 때문에 차라리 그게 나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두 번째는 AD와 빅맨의 하이로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포스트를 지키는 것이 실질적으로 뱀 혼자이기에, 뱀이 AD에 붙으면 골 밑의 맥기나 하워드에게 공이 전달되고 이 두 선수는 엘리웁 혹은 덩크로 이어지면 거의 막을 수 없습니다. 뱀의 윙스펜이 긴 편이긴 하지만 신장도 작고 AD가 너무 커서 패스경로를 차단하기 힘들죠. 윙에서 헬프를 온다 하더라도 드라기치나 던컨 로빈슨이 맥기나 하워드를 상대할 순 없습니다.

세번째는 수비가 순간적으로 몰리면서 윙에서 드라이브인 코스가 열리는걸 파고 들어가는 겁니다. 레이커스에는 사실상 올라운드언 르브론이 있고 판단력만은 아쉽지만 나름 괜찮게 돌파하는 쿠즈마도 있습니다. 또한 의외로 웨이터스가 쓰일 수도 있는데, 웨이터스가 수비 로테이션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점과 오프볼 상태에서 움직임이 없어 스페이싱을 잡아먹는 점 (+ 부상)으로 플옵에서 출전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의 슬래셔로서의 움직임을 통해 지역방어의 틈을 헤집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히트 입장에서 AD가 하이포스트에서 공을 받지 못하게 해야 하는데, AD가 너무 크고 손이 길다보니 대충만 던져줘도 껑충 뛰어서 패스를 잡는단 말이지요. 거기다 안쪽으로 패스를 넣어주는 선수는 다름 아닌 르브론입니다. 르브론의 시야와 패스능력도 좋고, 일단 르브론도 크고 AD도 크니까 탑-하이포스트 거리면 거의 스틸이 불가능합니다. (더러운 키농구)

 

2. 맥기와 하워드

어떤 분들은 히트의 동적인 오펜스 때문에 맥기와 하워드의 출전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저는 시즌과 비슷하게 출전할 것 같습니다. AD4번으로서 하이포스트에서 공을 잡을 경우 5번과 벌이는 하이포스트는 굉장히 위협적입니다. 또한 존디펜스의 약점인 오펜 리바운드 단속에서 이 두 선수가 상당히 재미를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마이애미와 1차전에서 맥기가 공격 리바운드를 따냇고, 뱀이 딸려나간 마이애미가 자리 잡은 하워드과 몸싸움을 하려면 적어도 두 명은 붙여야 합니다.  

그렇잔아도 로케츠전에서 스몰라인업으로도 공격 리바운드를 앞서나간 원동력인 그린과 데이비스가 있는 상태에서 두 명의 빅맨은 상당한 압박입니다. 만약 리바운드 단속을 위해 힘이 좋은 버틀러나 크라우더를 박스아웃에 쓴다면 존 디펜스 자체가 흔들릴 수 밖에 없고요.

 

요키치의 경우 상대가 버티면 3클로즈 아웃하면 돌파로 두 빅맨을 괴롭혔습니다.아데바요와 올리닉 모두 긴 슈팅 레인지를 가져서 비슷하게 두 빅맨을 끌어낼 수 있다고 할 수 있지만, 클로즈아웃을 제낄 수 있는 핸들링이나 돌파 이후 옵션에서 요키치에 비할바가 안되죠. 시즌 중에도 두 선수를 괴롭히는 스트레치 빅맨을 여러번 상대했으나, 두 선수가 가져다 주는 이점을 상쇄할 정도로 위협이 되는 선수는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요키치, 로페즈, 호포드, 터커(…))

 

3. 뱀을 꺼내라

히트의 존디펜스의 최종 수문장인 뱀을 로포스트에서 꺼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보스턴과의 3차전이던가요, 셀틱스는 탑에서 빅맨들의 적극적 스크린을 통해 아데바요를 하이포스트 근처까지 끌어내었고, 아데바요가 없는 히트의 골밑을 드라이브인으로 적극적으로 공략했습니다. 또한 아데바요를 끌어낸 후 포스트 근처에서 칸터와 드라기치의 매치업 상태에서 피드인을 하여 5차전에서 승리를 견인하기도 했죠.

 

휴스턴은 비록 사이즈는 작지만 강골의 선수들이 많기에 사이즈상 미스매치가 되어도 한번 버텨주는 수비가 가능했지만, 히트는 그렇지 못한 선수들이 많고 이미 레이커스는 데이비스나 하워드가 이런식으로 쉬운 득점을 하는 장면을 많이 보여주었기에 아데바요를 외곽으로 끌어내기 위한 스크린 플레이를 많이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4. 히트의 2:2를 막아라 

벅스전에서 인상 깊었던 것이 코너에 슈터를 박아놓아 공간을 확보한 후, 2:2를 통해 레이업과 같은 쉬운 득점을 연거푸 했고 여기에 부덴홀저 감독이 시리즈 끝날때 까지 답을 내놓지 못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벅스의 수비 시스템은 레이커스와 매우 닮았기 때문입니다. 높이 좋은 빅을 가운데 놓아 레이업과 롤러를 방어하고, 수비 좋은 가드가 핸들러를 적극적으로 괴롭히면서 올라운더 수비수인 쿰보(레이커스는 데이비스)가 전방위 수비를 하는 것이지요. 때문에 벅스 수비의 핵심인 쿤보가 구석에서 마빈 윌리엄스가 2:2에 정신 못차리는걸 바라만 보고 있는 장면은 저에게 충격이었습니다.

 

그나마 레이커스에게 좋은 점은 마이애미보다 더 극단적으로 스페이싱 농구를 추구하는 휴스턴이라는 예방주사를 맞았다는 겁니다. 저는 아직도 부덴홀저가 과감하게 쿰보를 5번으로 돌리는 스몰라인업으로 대항해 봤음 어땟을까 합니다. (매우 결과론적이긴 합니다만) 반면 보겔은 휴스턴전에서 맥기와 하워드를 과감하게 빼버리고 스몰라인업으로 승리를 해 보았죠. 게다가 AD가 있는 스몰라인업은 실질적으로 스몰라인업도 아니고 그린과 르브론은 사이즈면에서 상대 스몰라인업에 비해 우위를 점하게 합니다. 아마도 맥기와 하워드의 출전시간이 줄어들것이라고 예상하는 분들은 이러한 이유일 것이고, 정규시즌 라인업이 털린다면 과감하게 휴스턴 시리즈 라인업으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5.  히트의 핸드 오프 

보스턴전에서 눈에 띈 것은 히트의 훌륭한 핸드오프를 통한 오펜스였습니다. 드라기치가 2:2를 이끈하뎜 핸드오프를 이끄는건 지미 버틀러죠. 지미 버틀러가 공격에서 참여율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있는데, 저는 좀 의견이 다른게 버틀러는 링커로서 활발히 참여하고 그의 핸드오프/스크린이 던컨 로빈슨과 히로의 3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스탯상 나타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게 안 되면 버틀러가 직접 슈팅으로 마무리 짓고요.

 

레이커스 입장에선 파이트 쓰루가 좋은 AV가 빠진것이 아쉽긴 하지만, 상대를 쫒아가는 수비는 정말 잘하는 KCP가 있다는 점이 위안입니다. 아마도 버틀러에 그린이나 쿠즈마를 붙이고, 주요 슈터인 던컨 로빈슨이나 히로에게 KCP나 카루소를 붙여서, 코너에서 몸을 기대면서 스크린 타고 나오는 타이밍을 늦추는 수비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가장 중요한건 이런 수비 시 파울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팀파울을 어떻게 관리하느냐 겠지요.

 

6. 히트가 꺼낼 수 있는 카드 

일단 레이커스가 르브론 외에는 볼 핸들러가 부족한 점을 노려야 합니다. 히트엔 버틀러, 이과달라, 크라우더, 알렉산더 등 좋은 윙디펜더로서 르브론을 괴롭힐 수 있는 선수가 많습니다. 만약 핸들러로서 르브론을 괴롭혀주면 레이커스의 공격이 크게 답답해 집니다. 이러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론도가 중요해 지는데, 휴스턴-덴버 시리즈에서 론도는 르브론을 창끝으로 활용하기 위한 핸들러로서 역할을 했다면, 이번 시리즈에선 볼핸들링 부담을 덜고 르브론이 압박 받을 때 반대쪽 사이드에서 핸들링으로 경기를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거죠. 론도가 르브론과 플로어에 나온다는 것은, i) 대인 및 스크린 수비가 약한 론도이기에 드라기치가 살아날 수 있고 ii) 두 선수 휴식 때 카루소가 경기를 리딩해야 한다는 거지요. 카루소가 시즌 중반보다는 리딩이 는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드리블 이 후 옵션을 더 간략하게 한 전술적 원인이 크다고 생각하고요 (돌파해서 레이업이 안 되면 AD에게 줘라) 벤치 에이스로서 쿠즈마의 롤은 오히려 줄어든 상태이지요. 이런 의미에서 웨이터스가 의외로 출전시간을 얻을 수 있습니다.

 

AD가 하이포스트에서 패스를 받는것 자체는 실질적으로 막을 수 없지만, 불편한 자세로 받아 편하게 골대를 향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AD의 그나마 약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터프한 몸 싸움에 약하다는 것인데 주바치같이 사이즈 큰 선수보다 헤럴같이 힘 좋은 선수들을 더 어려워 하는 경향은 있습니다. 만약 하이포스트에서 공을 잡으려 하면 몸 싸움을 해서 어렵게 공을 잡게 하고, 빠르게 더블팀을 붙여서 데이비스의 실책을 이끌어 내는게 어떨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아데바요 뿐 아니라 레덜드나 올리닉같은 벤치 빅맨이 적극적으로 싸워줘야 겠죠. (하워드가 요키치한테 했던것과 같이) 반면 AD는 평소보다 반박자 빠르게 더블팀에서 패스를 빼주는 판단력이 필요하고요.

 

히트 입장에서 버틀러의 포스트업을 늘리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어찌 되었든 이과달라 영입에 실패하면서 백업 윙을 보강하지 못하고, 쿠즈마를 임시로 활용하는 중이지요. 정규시즌 게임에서 이대신 잇몸으로 KCP를 붙여봤는데 힘에서 완전히 밀리더군요. 버블 와서 쿠즈마의 수비가 늘어서 윙 수비를 할 수 있게 되었다지만, 그건 스텝이 정돈된 것이기에 시아캄에게 쭉쭉 밀리던 쿠즈마를 생각하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사실상 르브론 외에는 버틀러의 포스트업을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없다고 보는데 (빅맨 붙이면 돌파로 바꾸고) 공격에서 큰 짐을 가져가는 르브론을 경기 내내 에이스 수비 카드로 쓰는건 그것 나름대로 히트 입장에선 이득입니다.

어찌되었든 히트 입장에선 덴버가 보여준 '실책을 줄여라 + 빠르게 백코트 해라'만 실천해도 엄청난 도움이 될겁니다. 좋은 수비에서 이어지는 빠른 트렌지션은 레이커스 팀 색깔의 기본이니까요.

 

 

 

전반적 전력을 봣을 땐 사기적인 원투펀치와 낼 수 있는 카드의 다양성 면에서 히트보다 레이커스가 앞선다고 봅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를 체스판으로 봤을 때 히트가 잡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게 역설적으로 1차전이라고 봅니다. 지금까지 봤을 때 레이커스는 일단 1차전은 정규 시즌 전략을 들고 나오기에, 만약 플옵용 비기를 들고 나온다면 1차전이 가장 기회이지요. 스포 감독이 큰 틀에서 퐁당퐁당 가위바위보 전략을 짜서 1차전 잡고 7차전까지 간다면, 시리즈의 행방이 어디로 갈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허를 찌르는 상대의 허를 또다시 찌르는 보겔 감독의 1차전이 될 수 있을지도 기대되구요.

 

 

 

Go La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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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9-30 21:14:38

저는 개인적으로 휴스턴전보단 덴버전과 비슷하게 진행되지 않을까싶네요 덴버의 머레이 요키치처럼 마이애미도 아데바요를 이용한 2대2 플레이를 즐겨하기때문에 하워드나 맥기가 일정 시간은 출전하리라 봅니다 머레이라는 예방주사를 맞은것이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싶기도 하구요

WR
2020-09-30 22:16:46

드라기치와 아데바요는 분명 좋은 선수이지만 공격에서의 재능에선 머레이와 요키치와 차이가 많이 납니다. 아마 카루소와 하워드가 아이스 수비하는 모습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해요.

덴버전 예방주사는 분명 도움이 많이 될겁니다.

2020-09-30 21:21:34

Go Lakersssss!!!!

WR
2020-09-30 22:17:02
Updated at 2020-09-30 23:33:32

좋은 글 잘봤습니다. 저도 일단은 원빅보다 투빅을 쓸 가능성이 커보이네요. 맥기는 모르겠는데 하워드는 미드 지역에서 주는 압박감이 상당해서 3점이 없는 뱀을 상대로는 써볼만한 카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던컨 로빈슨과 뱀의 DHO 3점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가 문제인데 파트너가 던컨일 때만 쇼&리커버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하워드에게 던컨의 돌파는 그리 위협적이지 않으니까요.

WR
2020-09-30 23:40:01

아무래도 손질 가능한 하워드가 수비에선 맥기보다 한수 위죠. 

올 시즌 하워드 영입은 정말 잭팟입니다.

2020-10-01 00:11:55

한글자한글자 다 읽었습니다

WR
2020-10-01 01:03:54

감사해요

2020-10-01 03:58:32

 히로가 해줄 겁니다

WR
2020-10-01 04:03:56

굉장히 위협적인 선수죠. 3점도 좋은데 드라이브 인도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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