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의식에 대한 소고
※ 앞서 밝혀두자면 아래 av글에 대한 저격의 의도가 '전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게시판에서 av가 비판을 받는 분위기는 조금도 아닐 뿐더러, 오히려 과열된 다툼 없이 빠르게 피드백들을 수용해주신 해당 글 작성자님의 온건하고 성숙한 태도를 매우 높게 삽니다. 전부터 생각해 온 '프로의식'이라는 것에 대한 개인적인 정리일 뿐입니다.
프로의식이라는 것의 사전적인 의미는 모르겠으나, 특정 직업 내에서 자신이 요구받는 역할과 기대를 최대한 만족시키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건실하게 투자하는 태도라고 한다면 크게 틀린 정의는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프로의식이 왜 필요한 것인가. 직장의 본질은 우리가 '능력'을 기반으로 '시간과 노력' 지불하여 그 반대급부로 '페이'를 받아오는데 있고, 이것이 쌍방향적인 만족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상호간에 성실한 지불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죠.(나는 시간과 노력을, 너는 페이를)
더 깊이 들어가서 우리가 페이를 필요로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나, 형제자매, 부모, 자식 등이 속해있는 우리의 '울타리'를 지키고 유지하는 데에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있고, 내가 시간과 노력의 반대급부로 받아온 페이가 나의 울타리를 지탱하기 위한 경제적 토대가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즉, 울타리라는 최우선적인 가치를 위해서 외부에 요구하는 것이 페이이고, 페이를 요구하기에 앞서 내가 소모해야 할 자원이 시간과 노력이며, 그 시간과 노력을 건실하게 투자하려는 의지와 태도를 프로의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화 하면 울타리>페이>프로의식 순으로 무게를 둘 수 있겠네요.
여기서 내 울타리 안의 누군가에게 문제가 생겼다. 그 울타리 내부를 보수하고 안정시키기 위해 내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울타리에 남는 행동이 나에게 페이를 지불하는 측의 요구와 기대에 상반되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적어도 위의 부등호 상으로는 우리가 우선적으로 선택할 가치가 명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울타리가 프로의식보다 상위의 것이기에 우리가 울타리를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지요.
프로의식은 중요하다.
울타리는 중요하다.
둘 다 중요한데 양립하기 어려운 순간이 생길 수 있다.
둘중에 더 우선되는 것, 상위의 가치는 무엇일까?
울타리다.
즉,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울타리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프로의식이 배제되는 것은 납득 가능한 일이다.
이것을 AV(코로나 시국에 아들이 호흡기 질환을 앓고있어 조심스러운 듯 함)의 행동에 대입해보자면,
버블에 오지 않은 AV의 행동은 프로의식이 우선된 행동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울타리에 불안요소가 있는 상황이었고, 그가 울타리에 남은건 부등호상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즉, '더 큰 가치 앞에서 덜 중요한 프로의식을 내려놓은 사례'이기에, '프로의식 그 자체에 공백이 있는 사례'들과는 명확하게 구분될 필요가 있다.
이정도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족으로는, 자식이 아파 어지간해선 나의 간호가 필요한데도 회사를 나가는 사람이 울타리를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닙니다. 내가 직장 내에서 가정사에 대한 배려를 받기 어려운 환경이고, 이로인해 나오는 불이익이 울타리에 대한 경제적 위협으로 이어진다면, 결국 걱정을 뒤로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회사에 나가는 것 역시 울타리를 위한 행위인 셈이니까요.(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역시 많이들 그리 하셨죠.)
그 외에도 울타리 개념을 떠나 자신의 역할군 그 자체에 너무나도 큰 무게를 두어, 상황을 불문하고 시간과 노력에 가감이 없는 인물들 역시 존재합니다. 스포츠로 따지면 가족이 아프고 누군가의 부고가 있어도 출장을 감행하는 이들이 그런 유형이겠조. 이러한 사람들은 프로의식의 측면에서 존경과 칭찬을 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즉, 울타리가 더 상위의 것이므로 일반적으로는 울타리를 선택한다. 그러나 '울타리가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 울타리의 다소의 흔들림을 감안하고 프로의식에 무게를 두는 유형은 존재할 수 있다. 후자의 유형이 우리 눈에 좋게 비칠 수 있으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그것이 전자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얼추 이렇게 마무리 할 수 있겠네요.
물론 매냐는 울타리를 우선하는 것에 비교적 관대한 분위기인 듯 하니, 어쩌면 그다지 쓸 필요가 없는 글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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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점이, 부상같은 이유를 제외한 개인사유로 버블참여를 거부한 AV를비롯한 선수들의 경우 잔여연봉을 수령하지 않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