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커스vs덴버 4차전 짧은 감상평
허슬과 에너지
오늘 경기는 오펜스 리바운드, 세컨찬스 득점이 모든 걸 말해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오펜스 리바운드 12대6, 세컨찬스 득점 25대6. 특히 드와이트 하워드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주전으로 출장해 공격 리바운드 6개와 세컨찬스 득점만 11점을 올리며 지난 게임3 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120% 채워줬습니다. 리바 단속이 제대로 되자 자연스레 레이커스의 템포도 덩달아 오르며 속공 득점으로도 이어졌고요. 레이커스가 시즌 중에도 수비 리바운드 단속이 안 되어서 템포가 낮아지고 하프코트에서 고전하는 양상이 몇번 있었는데 대표적인 경기가 댈러스와 올랜도에게 패한 경기입니다. 그들의 에너지에 먹혀버린 거죠. 그리고 지난 덴버전도 마찬가지고요. 오늘은 오히려 레이커스가 에너지와 허슬을 보여주며 반전을 이뤄냈습니다. 또한 레이커스는 2경기에서 23개, 3경기에서 16개의 턴오버를 저질렀지만 오늘은 9개에 그친 것도 고무적인 일입니다.
요키치와 자말 머레이, 그리고 수비
이번 경기에서 레이커스가 1쿼터부터 집중적으로 막으려한 것은 요키치에게로의 볼 투입이었다고 봅니다. 레이트 스위치 시에도 가드들이 머레이의 패스를 끈질기게 차단하려고 노력했고 또 빅맨들의 오버가딩도 눈에 띄었고요. (특히 모리스) 또 전반에 스크럼 스위치도 몇번 보였는데 완성도가 그리 높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요키치 쪽으로의 볼 투입을 최소화하다 보니 리듬이 무너져 요키치를 어느 정도 제어하는데는 성공했다고 봅니다. 사실 파울트러블 문제가 크긴 했지만요.
문제는 요키치 쪽에 집중하다 보니 이번엔 머레이가 터졌습니다...
레이커스는 3-2존, 레이트 스위치, 드랍, 트랩 등 다양하게 사용했지만 어느 것 하나도 자말 머레이를 제대로 막아내진 못했습니다. 3-2존은 패스 한방으로 코너 3점, 또는 코너 드라이브로 숭숭 뚫어버렸고 (오늘 봤듯이 존 디펜스는 덴버 상대로 사용할 수 있는 수비가 아니라고 봅니다. 3차전에 기습 지역방어가 먹히긴 했지만 덴버는 지역방어를 파훼하기에 매우 좋은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키치 하나로도 존디는 한끼 식사거리에 불과...)
스위치는 아이솔 점퍼로 공략, 드랍은 그냥 돌파 후 레이업이나 플로터... 그나마 효과가 있었던 것은 요키치가 나가고 플럼리가 들어왔을 때 머레이에게 트랩을 걸은 것인데, 그 때 플럼리의 게임 운영이 썩 좋지 않았다고 보고요. 그래서인지 후반엔 아예 플럼리 빼고 덴버도 스몰라인업으로 응수하기도 하더군요. 몬테 모리스, 밀샙을 스크리너로 써서 링커 또는 샷 테이킹을 시키는 것이 레이커스에게 통했습니다.
마지막에 르브론이 머레이에게 붙으며 불을 꺼서 다행이지 정말 위험했다고 봅니다. 르브론은 마지막에 자진해서 머레이를 수비하며 1-4 FG 로 막아냈습니다. (앤써니 데이비스도 1-4 FG 허용, 나머지는 죄다 털림...)
솔직히 자말 머레이가 이 정도까지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플옵을 통해 다시 보게 됐네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면, 요키치와 머레이는 현존하는 거의 모든 2:2 수비법에 대해 대처가 가능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정말 무서운 콤비예요.
르브론과 지공
이기고도 뜨거운 르브론과 4쿼터 지공. 개인적으로 지공이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이기고 있는 팀이 지공을 하는 것은 지는 팀의 슛 기회를 억제한다는 면에서 바람직한 측면이 있습니다. 다만 지공을 할거면 세팅을 제대로 해야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르브론이 탑에서 드리블을 계속 치다가 돌파하는 척 하다 풀업 때리거나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패스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요. 르브론의 샷 대쉬보드를 보면 7+ 드리블을 칠 때 슛 효율이 급격히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라이브 드리블 중에 르브론의 거대한 신체로 갑작스레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기 힘든 측면 때문에 (나이도 있고) 돌파가 전혀 위협적이지 않는 와중에 슛 성공률까지 떨어지니 공격의 위력이 떨어지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지공을 할거면 지공을 하되, 르브론을 트리플 쓰렛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그래서 가속을 붙이기 쉽게 도와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봅니다. 이건 탑에서 시작할 때의 얘기고 미드 포스트나 로우에서의 공격도 나쁘지 않다고 보고요. 아무튼 간에 지금처럼 드리블 여러번 치다가 점퍼를 던지겠다 이건 좋은 흐름은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오늘도 론도에게 다시 받아서 트리플 쓰렛에서 치고 나가니까 제라미 그랜트에게서 파울을 순식간에 2개나 뜯어냈죠. 이런 식의 활용을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보고 지공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이게 제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AD
연속 패배는 없다. 이번 플옵에서 AD는 본인의 득점이 저조했거나(부진해서가 아니라 경기 내용 때문에) 또는 패배한 경기 이후 다음 경기는 무조건 폭발적인 경기력을 보여왔는데요.
포틀 1차전 패배 28득점 (33.3%) -> 2차전 31득점 (61.9%) 승리
포틀 4차전 승리 18득점 (62.5%) -> 5차전 43득점 (77.8%) 승리
휴스턴 1차전 패배 25득점 (62.5%) -> 2차전 34득점 (62.5%) 승리
휴스턴 5차전 승리 13득점 (44.4%) -> 덴버 1차전 37득점 (57.1%) 승리
덴버 3차전 패배 27득점 (52.9%) 2리바!!! -> 4차전 34득점 (66.7%) 5리바!!!
오늘도 여지없이 잘했고 전 경기에 비해 리바가 무려 2.5배나 상승했네요!!!
농담이고 1쿼터부터 아이솔 폭격을 가하자 AD 에게 더블을 붙여 어떻게든 득점만은 막으려던 덴버였는데 그 와중에도 어떻게든 자유투삥을 뜯어내는 모습이 참...
발목 부상 때문에 걱정되는데 부디 별 일 아니길 바랍니다. AD가 이탈하면 레이커스의 플레이오프도 끝이죠.
오늘의 스탯
https://twitter.com/ESPNStatsInfo/status/1309338013332316162
시즌과 플옵을 합쳐 AD와 르브론이 60점을 합작했을 시 18승 1패. 이것은 2000년 코비와 샤크 콤비 이후 두번째로 높은 승률.
https://twitter.com/ESPNStatsInfo/status/1309337650357248000
레이커스가 기록한 세컨찬스 25득점은 이번 플옵에서 3번째로 높은 득점 기록.
https://twitter.com/ESPNStatsInfo/status/1309304855295651840
1쿼터에 AD가 기록한 6개의 필드골 성공은 AD 플옵 1쿼터 커리어 하이. 또한 르브론과 AD가 합작한 24득점은 이번 시즌 그들이 함께 기록한 1쿼터 최고 득점 기록과 타이. (이건 좀 의외네요)
https://twitter.com/nbastats/status/1309340258459410432
머레이는 단일 플옵 7연속 20+득점을 기록 중. 이것은 2009년 멜로의 12회 이후 덴버 소속 선수의 최다 기록.
https://twitter.com/nbastats/status/1309277686183858177
이번 플옵 4쿼터와 연장에서 자말 머레이의 슛팅 기록입니다. 새로운 클러치 스타의 탄생이네요.
그리고 레이커스는 오늘 승리로 3쿼터 리드로 종료 시 52승 0패를 기록 중입니다. 이 기록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도 궁금하네요.
마무리
자, 게임을 시작하지. 너희는 3-1 리드를 소중히 하지 않았지. 덴버 너겟츠의 3-1 을 상대해 올라갈 자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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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지공자체는 문제가 아니라 보고 그걸 론도에게 맡기면 될거 같더라구요
아 아니다 덴버 이겨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