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브룩이 저평가 받는 건 단순히 효율이 안좋기 때문입니다.
축구, 야구, 농구 가릴 것 없이 어떤 종목이든 효율을 향상시키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휴스턴 랩터스의 모리볼은 통계에 기반한 효율농구의 집대성이고 정규시즌에서 이미 수 차례 효과를 거둔바 있으며 1718시즌 커탐듀그 워리어스를 벼랑끝가지 내몰기도 했습니다. 이게 나올 수 있나 싶을 정도의 3점 야투 실패로 아쉽게 7차전을 내주고 말았지만 두 시즌 전 휴스턴의 강함은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었을 거에요. 이야기가 옆길로 샜는데 요점은 현대 스포츠는 효율을 지향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웨스트브룩에게 물음표가 던져집니다. 2010년대 mvp를 수상했던 선수 중 효율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졌거든요.
이 자료는 전체 커리어 동안 웨스트브룩의 슈팅 지표와 리그 슈팅 평균을 비교한 표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표 오른쪽 끝자락에 있는 FG Add인데 한 시즌 동안 넣은 점수를 리그 야투율로 환산했을 때 몇 점이 더 가감산되느냐를 나타난 지표입니다. 표에서 보면 알 수 있듯 웨스트브룩은 단 한 차례도 +를 보인적 없었습니다. 즉 다시 말해 리그 평균보다 야투율이 좋았던 시즌이 단 한번도 없었다는 말이에요.
커리어 동안 리그 평균 야투율로 던졌다면 1317점을 더 넣을 수 있었다는 말이고, 이와 반대로 커리어 동안 리그 평균으로 야투를 집어넣는 선수보다 1317점을 더 날렸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동시기 가드 mvp 3인으로 묶이던 하든과 커리의 Adjusted Shooting입니다. 하든은 데뷔 시즌 한 차례 빼고는 항상 리그 평균보다 더 점수를 냈고 커리어 통틀어 486점이나 더 집어넣었습니다. 커리는 5경기 뛴 이번 시즌 마이너스를 한 차례 기록한 것 빼고는 쭉 플러스였고 커리어 통틀어 1801점이나 더 집어넣었구요.
단순히 사람들만 웨스트브룩의 효율이 나쁘다고 느끼는 게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데이터가 누적됐다는게 중요한 점입니다. 대체로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mvp란 같은 포제션을 쓰더라도 다른 선수들보다 확연히 나은 성과를 내는 선수들일텐데 여기서 괴리가 생기게 됩니다. 오히려 던지면 던질 수록 팀에 손해가 가는게 아닌지 의문이 발생하구요.
두 번째 지표는 mvp 이후 플레이오프 성적입니다. 아시다시피 웨스트브룩은 mvp를 수상한 1617시즌부터 okc에 있던 3시즌 동안 1라운드를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혹자는 플옵 견인한 것만 하더라도 대단한 성과가 아니냐고 되물을 수 있겠지만 듀란트가 떠난 1617 시즌마저도 okc는 블리처리포트 등 메이저 언론에서 플옵진출이 예상되는 팀으로 지목받고 있던 팀이었습니다. 물론 그 시즌 웨스트브룩이 괴물같은 활약을 보였던 건 부정할 수 없지만 mvp는 1라운드 진출로 만족할 만한 기대치가 아니라는 건 짚고 넘어갈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정규시즌에 발생했던 효율 문제는 플옵 무대에서도 이어지는데 1617시즌 웨스트브룩은 전체 선수들보다 떨어지는 효율로 무려 45.2%나 되는 usg%를 기록했습니다. okc 로스터 15인 중 웨스트브룩이 던진 야투가 43%에 달했는데 정작 야투 성공률은 38.8퍼센트에 불과했으니 역시나 mvp 선수에게 기대하는 높은 효율로 한정된 포제션에서 승부를 뒤집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습니다.
1718시즌 20.3
1819시즌 16
1920시즌 12.2
이 자료는 드라마틱하게 떨어지는 웨스트브룩의 플레이오프 PER 수치입니다. 그나마도 1617시즌이 웨스트브룩 PER의 커리어하이였고, 그 시즌 이후로 드라마틱하게 2차스탯이 떨어지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러셀의 팬들이 주장하기에 웨스트브룩은 PER 22.5로 플옵무대에서 좋은 선수라고 하지만 외려 MVP 수상 이후부터는 그 커리어 지표보다 떨어지는 모습만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이 부분에서 웨스트브룩의 좋은 장면도 함께 했던 오랜 팬들과 mvp로 주목받기 시작했던 시즌부터 봤던 nba 팬들의 시선에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mvp라더니 이 정도도 못해?" 이런 느낌이겠네요.
1. 효율이 중시되는 최근 스포츠에서 효율이 낮은 선수이다.
2. 선수 개인 인지도와 관심이 집중되는 상인 시즌 MVP를 수상한 이후에 개인성적과 팀성적 모두를 유지하지 못했다.
3. 마찬가지로 이목이 집중되는 무대인 플레이오프에서 갈수록 안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웨스트브룩이 저평가받는 이유를 위 세 가지로 결론지어봤습니다. 안 좋은 말들만 쓰긴 했지만 저도 웨스트브룩이 마냥 mvp에 부족한 선수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이번시즌 중반 하든을 대신해서 휴스턴을 이끌던 모습은 제가 생각하던 이상적이 포인트가드에 근접했었고 mvp급 실력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거든요.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는 코로나와 부상이라는 악재의 여파가 컸던 것으로 생각하고 다음 시즌은 이번시즌 중반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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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읽었습니다. 궁금한게 FG add가 다른 mvp급 선수들은 보통 어떻게 나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