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드래프트 앤써니 에드워즈를 보고 잭 라빈을 떠올리는 이유(feat.테이텀)
블리쳐 리포트의 조나단 와써먼은 20 드래프트 1픽 후보로 꼽히는 앤써니 에드워즈의 컴패리즌으로 시카고의 잭 라빈을 거론한 적이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이 둘이 비슷한 점이 꽤 많다고 생각하기에 공통점 위주로 글을 풀어 써보겠습니다.
1. 최대 매력은 풀업3 포텐셜이지만 슈팅 패턴이 협소한
본인이 드리블 치면서 슛 창출이 가능한 가드와 포워드들이 에이스로 득세하고 있는 지금 현 리그 추세에 따라 풀업 3점 능력이 굉장히 중요시되고 있는데요. 일단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은 에드워즈가 자기 3점을 창출할 수 있는 '포텐셜'은 보여줬지만 아직 가진 능력에 비해 너무 풀업슛을 남발하면서 대학에서의 풀업 슈팅 효율은 좋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28.6%라는 (난이도 고려해도) 대학 리그 최하위급 풀업 슈팅 효율을 보여주었는데, 프로 와서는 당연히 고난이도 슛 시도는 억제하면서 일단 코트 밖에서 연습하면서 여러 슈팅 패턴을 가져하기 위해 많이 노력해야 할 거고요.
https://twitter.com/kirkgoldsberry/status/1236688982253146112
▲ 사실 라빈은 위 스텝백3 통계처럼 이미 몇몇 분야에서는 풀업3점 능력이 리그 수위권에 들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에드워즈와 비교하는 건 라빈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라빈 또한 좋은 성공률에 비해 가지고 있는 풀업3점 시도 옵션이 협소한 편이고, 에드워즈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풀업3점 시도 루트가 라빈과 동일해서 서로 비교해보겠습니다. 에드워즈와 라빈이 가장 자신있어 하는 풀업3점 구사 상황은 바로 트랜지션 상황에서 본인이 공 몰고 가다가 상대 수비가 틈 줬다 싶으면 퀵3을 날리는 상황입니다.
트랜지션3 말고 라빈이 가장 좋아하는 패턴은 스텝백3인데(에드워즈도 스텝백3 시도 좋아합니다) 실제 기록으로도 준수한 모습을 보였고요. 문제는 이 2개 분야를 제외하면 풀업 3점을 만들어내는 다른 과정이 우수하지 않다는 건데, 특히 픽앤롤에서 픽타고 수비 제쳤을 때 3점 라인까지 원투드리블로 도달해서 풀업슛을 날리는 거에 강하지가 못합니다.
▲ 위 장면을 보시면 그런 특성이 노골적으로 드러납니다. 픽으로 수비수를 걸러줬음에도 3점 라인에서 3점 던질 생각을 아예 배제한 채로 안쪽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뒤로 빼면서 스텝백3을 날리고 있죠. 에드워즈 또한 픽타고 원투드리블 치고 3점 라인까지 가서 3점을 날리는 거가 어색한 선수인데, 결국 픽 타고 3점라인까지 갈 드리블과 스텝합이 부족한 결과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아래 에드워즈도 마찬가지고요.
▼ 픽타고 풀업3점을 날리는 플레이가 고난이도 공격 시도인건데, 이 방면에는 올해 보스턴 셀틱스의 제이슨 테이텀이 장족의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픽타고 3점쏘기까지 숏드리블과 스텝합 조화가 참으로 좋은데, 아래 픽앤롤 득점 장면을 모아놓은 영상에서 3점 성공 장면을 보시면 어떤 상황인지 와닿으실 겁니다.
https://youtu.be/gEsVOXZLYAY?t=100
사실 테이텀은 아이솔레이션 공격에서 사이드스텝/스텝백으로도 3점을 엄청 잘 넣습니다. 어시스트를 받지 않고 스스로 만들어낸 3점 성공률은 테이텀(성공률 41.1%)과 라빈(성공률 39.9%)이 비슷할지 몰라도, 테이텀이 3점 메이드도 많고 3점을 구사하는 상황 자체는 테이텀이 훨씬 다양하기에 상대 수비에서는 테이텀 막기가 더 까다로운 건 당연한 이야기일거고요.
2. 미드레인지, 플로터 구간에서의 볼킵과 핸들링
제 예전글에서 다루기도 했는데, 라빈은 미드레인지 지역도 약하지만 특히 플로터 구간에서의 러너/플로터 옵션이 사실상 없는 선수입니다. 성공률이 떨어진다 이런 개념이 아니라, 아예 러너 폼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부족하고 그렇기 때문에 페인트존 안쪽으로 들어갔을 때 계속 볼킵을 하면서 본인 레이업/플로터/패스 옵션 등 여러 가지 선택지를 고려하기 보다는 그냥 가속 붙여서 골밑 레이업/덩크 시도를 하곤 하죠. 에드워즈 또한 마찬가지로 페인트존 침투했을 때 패스 아웃이 약한 편이고, 라빈처럼 러너 시도하는 폼 자체가 엉성합니다(에드워즈껀 그나마 폼 괜찮은거 골랐는데 결과는 많이 짧은 실패).
저는 지금 에드워즈의 돌파력, 핸들링 등등이 대학 때 벤치 출전하던 동나이대 라빈의 그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또 에드워즈가 워낙 어린 유망주이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지금 실력을 보면 엉성한 부분이 많아서 핸들링 발전에 있어 많은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첫 번째로는 페인트존 안쪽으로 치고 들어가는 상황 자체를 늘려야 할 거고 두 번째로는 페인트존 안쪽으로 갔을 때 거기서 미드레인지 풀업이든 러너/플로터든 바로 슈팅을 만들어내는 드리블 실력을 연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닌 게 걸리지만요.
라빈도 그렇지만 특히 지금의 에드워즈의 샷셀렉션이 안 좋은 건 BQ문제도 있겠지만 좀 더 효율적인 공격이 될 수 있는 돌파 자체에 자신이 없어서 그런 면도 크다고 봅니다. 즉 돌파를 하려면 당연히 핸들링에 자신이 있어야 하는데, 이게 자신이 없으니 들어가지를 못하고 계속해서 외곽슛을 날리는 비중이 커지고, 그러면 수비는 막기가 편해지니 외곽슛도 견제가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건데요. 결국 이 벽을 깨려면 에드워즈 본인의 노력도 많이 필요할 거고 팀 차원에서 드리블 보강도 많이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아래 영상 첫 돌파 시도 장면인 러너도 보시면 많이 엉성하죠).
https://www.youtube.com/watch?v=beSkXNCO6dM&feature=emb_title
▲ 다만 돌파 마무리 패턴을 보면 라빈과 에드워즈가 차이가 좀 있는 게, 라빈은 가속 붙이고 수비 통과해서 레이업을 올려놓는 느낌이라면, 에드워즈는 작년 19 드래프트 3픽이었던 RJ 베렛 느낌의 돌파 장면들이 더 많이 있습니다. 즉 수비수를 완전히 제끼진 못하고 계속 앞에 두면서 힘으로 밀고 들어가는 모양새인데요. 슈팅 핸드는 오른손잡이지만 왼쪽 돌파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때 왼손 마무리가 어느 정도 되는 건 괜찮게 봅니다. 물론 팔꿈치가 벌어지는 등의 드리블 불안정성은 당연히 고쳐야 하고요.
3. 오프볼 감각은 있으나 활발하지는 않은
초창기 경기에서 나온 에드워즈의 오프볼 무브지만, 이후에도 에드워즈는 괜찮은 림컷 장면들을 만들어내곤 했습니다. 자체 디시젼 메이킹이나 단독 드리블 공격 결과가 별로 안 좋기 때문에 프로 와서도 공 없이 움직이는 걸 팀에서 좀 많이 푸쉬해야 할 것 같고요.
https://www.youtube.com/watch?v=4FIzV7Qcd3s&feature=emb_title
▲ 오프볼 무브에서 컷인 들어가는 감각 자체가 있는 건 괜찮은데, 다만 캐치앤샷 슈팅 찬스 찾아가는 움직임은 부족하고 또 공을 잡고 나서도 본인 리듬에 맞추어 드리블 치고 슈팅을 날리고자 하는 선호가 보여요. 라빈 또한 마찬가지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올해 새로이 영입한 사토란스키가 눈치 잘 재다가 라빈 백도어컷 기회가 되면 패스를 잘 찔러줬고 라빈은 거기에 맞추어 잘 들어갔는데요.
https://youtu.be/qrK30uGd9NY?t=446
▲ 이런 컷장면들이 그리 많이 나오는 건 아니고, 라빈 또한 오프볼 무브에 이어서 패스 받고 바로 혹은 원투드리블 이내로 슈팅을 날리기보다는 다시 자기가 공을 잡고 드리블 쳐서 리듬 올리고 슈팅을 쏘는 걸 더 선호한다는 공통점이 있겠습니다.
4. 공격 생산성이 수비 약점을 덮을 수 있을까?
초반 NCAA 시작할 당시에 경기보고 쭉 안 봤다가 다시 경기를 하나씩 보고 있는데, 앤써니 에드워즈 경기를 보고 있으면 한 가지 의문점이 계속해서 맴돕니다. "이 선수가 지금 대학에서도 좋지 못한 효율을 프로와서 끌어올린다 쳐도 공격에서의 생산성이 수비에서 까먹는 걸 벌충할 수 있을까?"
에드워즈의 수비를 보면 스틸 감각은 있으나 가로 스텝 수비가 상당히 약하고, 오프볼 인지력과 집중도도 낮은 상황에서 경기를 열심히 뛰지 않는다는 멘탈 이슈도 꽤 많은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집중하면 더 잘할 거 같기는 한데, 다만 애초에 타고난 가로 민첩성이 그리 좋아보이진 않아서 퍼리미터 수비는 본인이 집중을 해도 나아지는데 있어 한계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공격에서 평균 25득점을 올리면서 효율도 괜찮게 맞춰주는 라빈 또한 PIPM 같은 마진 스탯으로 살펴보면 드러나는 단점을 지적받고 있는 상황인데요. PIPM은 공격과 수비 모두를 고려할 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는 본인 득점 말고도 플레이메이킹으로 동료들 플레이를 살려주는 것도 반영이 되는 상황에서 라빈은 플레이메이킹과 특히 수비 분야에서 약하기 때문에 공격에서도 크게 플러스는 못 되고 수비에서는 크게 마이너스가 되는 상황입니다(O-PIPM 1.49 D-PIPM -2.55 = PIPM -1.06)
프로에서 견제 받으면서도 괜찮은 효율로 본인 득점 뽑아내는 라빈도 이런 상황인데, 하물며 앤써니 에드워즈가 만약에 프로왔을 때 본인 득점의 효율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 닥친다면 PIPM등의 마진 스탯으로는 평가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을 겁니다. 즉 앤써니 에드워즈는 본인 돌파, 슈팅등의 자체 공격 효율/플레이메이킹/수비력 이 3가지 분야에서 적어도 2개 이상은 발전을 시켜야 1픽 후보 다운 모습을 보일 수 있을건데, 냉정히 말하면 한 가지 카테고리 발전시키는 것도 매우 힘들고 선수 개인은 물론이고 팀차원의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과정일겁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몇 가지 공통점이 있어서 라빈과 에드워즈를 비교하는 식으로 글을 써봤는데, 위에도 썼지만 라빈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라빈은 팀원들이 단체로 미네소타 지역의 NFL팀인 바이킹스 경기를 보러가고자 팀연습이 취소되자 아쉬워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을만큼 워크에틱이 굉장히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spacebar님이 써주신 드류 한렌 관련 글에서도 라빈의 트레이너인 드류 한렌은 자신이 지도하는 많은 성실한 선수들 가운데서도 특히 라빈의 '발전의 갈망'에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평을 하기도 했었고요. 그런 독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기에 대학에서 식스맨으로 출전하던 라빈이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을 겁니다.
https://mania.kr/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177774&sca=&sfl=wr_name%2C1&stx=space&sop=and&scrap_mode=&gi_mode=&gi_team_home=&gi_team_away=
반면에 앤써니 에드워즈는 동나이대 라빈보다는 농구 실력이 더 낫지만, ESPN 대학 농구 전문가인 제프 굿먼의 지적부터해서 The Athletic 애틀 비트라이터조차도 지역 스타 에드워즈의 오프코트 이슈를 공공연히 언급할 정도로 워크에틱 등을 의심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농구 내적인 플레이나 외적인 자세에서도 좀 레드 플래그 요소들이 많긴 한데, 그래도 저는 아직 어린 선수이기도 하고해서 개인적으로 아래 ESPN 마이크 슈미츠와의 인터뷰에서 보여준 진취적인 인터뷰 태도를 한번 믿어보고 싶습니다. 글에서 많은 단점을 다루었듯이 좋은 선수가 되려면 진짜로 많은 분야에서 발전이 있어야겠지만, 프로와서 제가 지적한 분야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계속 지켜보려고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Pa8o9mkhMo&ab_channel=NBAonES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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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론 에드워드와 바렛이 많이 유사하다고 보는데, (어릴 때부터 유명한 재능과 포지션, 다소 아쉬운 대학 1년 성적) 스탯과 스카우팅 리포트를 보면 에드워드가 바렛보다 공수 모두 살짝 덜 다듬어진 느낌이듭니다.
참고로 바렛의 슛효율이 53.2% -> 47.9% 이었는데, 에드워드는 52% 였습니다. 각고의 노력을 하지 않는 한 1,2년 내에 좋은 효율을 보여주는 공격수는 되지 못할 듯 싶네요. 3년차는 되어야 포텐이 터지던가 할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