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너드에 대한 거품이 제법 빠지겠네요
다들 기억하실텐데 레너드가 리그 에이스급으로 올라선 16-17 시즌, 샌안과 골스의 컨파 1차전에서 레너드가 나가기 전 샌안은 무려 커탐듀그의 골스에게 앞서고 있다가 레너드 부상 아웃 이후 역전패 당한 뒤 스윕으로 시리즈를 내주고 맙니다. 제 기억으로는 레너드가 휴스턴과의 2라운드에서도 시리즈 내내 절대적으로 잘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레너드의 부상이 없었더라도 골스가 결국은 접전 끝에 4승을 거뒀을 거라고 보긴 합니다만 그 당시 1차전 승리에는 매우 가까이 있던 상황이었고 결과적으로 팀은 1옵션 없이 무기력하게 시리즈를 내주며 레너드의 실력에 대한 평가는 오히려 올라갔습니다.
그 뒤 샌안과의 긴 마찰 끝에 다시 플옵에 나타난 레너드는 하드캐리 활약하며 토론토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끌게 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레너드에게는 플옵, 즉 끝장승부에서 가장 강력한 선수라는 평가가 따라오더군요. 뭐 아주 틀린 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보여주는 플레이에 비해 조금은 넘치게 평가 받는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레너드가 그저 평범한 1옵션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건 아니고, 대단한 실력의 소유자이긴 하지만 상위권 어느 팀을 가든지 혼자 힘으로 우승시킬 수 있는 무적의 청부사냐? 라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힘들다고 봤는데 이제 좀 여론의 중심이 잡히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던 것처럼 레너드는 시스템과 멘탈리티가 짜여진 좋은 팀에서 본인의 장점만 발휘했을 때 가장 빛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미 본인의 공수 능력을 증명했던 레너드가 리더로서의 무언가를 보여준다면 클리퍼스가 우승에 더 가까워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플옵에서의 클리퍼스를 계속 지켜보며 든 생각은 One 팀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팀원들끼리 끈끈하게 으쌰으쌰하는 모습은 보기 어렵고 상대방과의 신경전, 조롱에 더 신경쓰며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는 다들 정신나간 것처럼 공수에서 무기력해 지더군요. 이 모든 걸 에이스의 리더쉽 탓이라고 하는 건 문제가 있지만 적어도 본인이 짜놓은 판에서 이런 것들이 지속된다면 레너드가 책임을 피하긴 어렵다고 봅니다.
채치수가 멘탈을 잡아주는 팀에서 본인 할 것만 확실히 해내는 서태웅이 아니라 때로는 변덕규 몫까지 짊어지는 윤대협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레너드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레이커스나 랩터스가 아닌 클리퍼스를 선택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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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레너드는 산왕전 이전의 서태웅 느낌이 좀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