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zma와 James, 그리고 VanVleet
Raptors와의 경기에서 3점이 도통 말을 듣지 않으면서도 꾸역꾸역 시소게임을 하다가 결국 4쿼터에 Raptors의 외곽이 터지면서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고 경기를 내주고 만 Lakers인데, 그 경기를 하면서 눈에 들어온 장면이 있었습니다.
바로 Kyle Kuzma와 Fred VanVleet의 매치업이었죠. Raptors는 VanVleet과 Lowry 두 명을 모두 코트 위에 내보내는 라인업을 많이 돌렸고 따라서 Lakers는 VanVleet을 공격의 목표로 잡고 공략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Kuzma가 VanVleet과의 매치업에서 포스트업을 시도하다가 볼을 흘리고, 볼을 집어드는(Pick Up) 장면들이 연속해서 나왔습니다.
마치 2011년 파이널에서 Jason Kidd를 만난 LeBron James가 연상되는 장면들이었습니다. 물론 Kuzma가 순수 빅맨은 아닙니다. 자기 입으로는 윙이라고는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지난 수 년간 Stretch Big으로 분류되었던 Kuzma인데, VanVleet은 6-1, Kuzma는 6-9로 분류된 적 있는 6-8 포워드입니다. 이 정도 사이즈 차이라면 Kuzma가 어떻게든 VanVleet을 상대로 매치업 우위를 가져가면서 상대 라인업을 분해시켜야 했습니다.
6-5의 KCP나 하다못해 6-6의 Danny Green만 됐어도 VanVleet 상대로 왜 포스트업 못하냐고는 안했을겁니다. 하지만 Kuzma는 VanVleet보다 7인치가 더 큰데 포스트업 포제션을 그렇게 계속 날려먹었다는건 앞으로도 큰 불안요소입니다.
Toronto Raptors는 충분히 Lakers과 플레이오프 파이널에서 만날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팀입니다. 따라서 상대의 라인업(포인트가드를 두 명 쓰는)을 파훼하기 위해서 Kuzma같은 선수가 미스매치를 잘 공략해주는 것도 필요한데, 그 경기에서는 의문점이 있었단 말이죠...
James는 오늘날 자기보다 작은 선수를 철저하게 포스트업으로 부숴버릴 수 있는 기술을 닦았습니다. Pat Beverly가 이미 올시즌 크게 당한 바 있죠. 자기보다 아주 작은 상대 뿐 아니라 비슷한 사이즈의 선수도 포스트업으로 공략할 수 있게 됐어요. 그런데 Kidd와 만났던 2011년에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Kuzma가 버블에 와서 외곽슛 면에서 이전에 비해 확연히 달라진 성공률을 보이는 데 대해서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다만, Kuzma는 어디까지나 Lakers에서 Wing일 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는 Stretch Big의 역할까지도 맡아줘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고 7인치 차이나는 상대에게 다시는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네요.
물론 쓴소리를 했다고 해서 제가 Kuzma의 경기력 자체에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충분히 버블에서의 재개막 이후 Kuzma는 자기 역할을 다 하고 있다고 봐요. 제가 얘기하는 의구심은 우승을 위해 더 필요한 '한 끗'의 문제예요. Kuzma가 실제로 본인을 팀내 세 번째 실력자라고 생각하는게 맞다면 Kuzma는 이 시점에 스텝 업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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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낼거라 믿습니다 재개후 폼이 좋아보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