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자동
NBA-Talk
/ / / /
Xpert

스탯과 농구를 바라 보는 철학

 
5
  1017
2020-07-05 22:58:42

과거와 달리 각종 스탯들이 난무하고,
팬심과 안티심이 섞여서 많은 논쟁들이 생기는데

보통 이 과정에서 수많은 스탯들이 취사선택 되면서 서로가 서로를 자극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상대의 주장을 은근히 농구에 대한 무지와 넌 이정도까진 모르지? 라는 뉘앙스의 글과 댓글들도 보이게 되죠.

전 이런 것들도 농구를 보는 매우 다양한 관점 중 하나지, 절대적인 부분은 "절대적"으로 없다고 봐요. 대표적으로 공격을 평가하는 슛팅 효율성을 정확히 반영하는, 수비를 평가하는, 시즌 활약도를 평가하는 완벽한 스탯은 절대 존재하지 않아요. 대부분의 스탯을 보정과 가중치가 들어가는데 그건 결국 인간의 보정과 관점이 들어간 것 뿐이죠. 그 과정에서 반드시 오류는 생깁니다.

데이터를 무시할 필요는 없지만 맹신할 필요도 전혀 없어요. 흔히 말해서 보이지 않는 무언가는 얼마든지 존재하고 그 부분은 스탯에 반영되지 않아요. 그런 스탯이 없기 때문에 MVP 선정이 재미가 있고 올NBA 팀 선정이 재미있는거죠. 그런 스탯이 있으면 그냥 줄 세우면 됩니다. TS 라는 것도 마찬가지죠. 예를 들어 그 스탯은 그 슛을 쏘기 위한 개인의 노력과 능력은 그렇다 치더라도 팀의 움직임은 전혀 반영하지 않아요. 그것뿐이 아니라 모든 스탯들이 팀의 노력과 움직임을 정확히 반영하지 않습니다. 농구는 명확하게 팀 게임인데 말이죠.

저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빅3 같은 슈퍼팀을 매우 싫어하는데, 로망을 뺏기도 하거니와 어지간히 이상적인 사례들(보스턴, 골스)을 제외하고는 유형무형으로 비효율이 생기기 때문에 리그 전체적인 수준에서 엄청난 낭비가 온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절대 스탯들로 표현이 안됩니다. 매우 단순하게 역할이 줄어서 선수들의 단순 스탯 하락들만 표면적으로 보일 뿐이죠. 사공이 많으면 배는 산으로 가는데, 그 산으로 가는 것을 보여주는, 그런 팀 전반을 포괄하면서도 개인의 뛰어남을 보여주는 스탯은 제가 알기로는 지금 없고 앞으로도 없을거라 봅니다. 결국 농구를 보는 사람의 몫입니다.

빈스 카터가 덩크를 멋있게 해서 팀의 사기가 올라가면, 그건 어떤 스탯에 반영 될까요? 커리가 로고샷을 해서 팀원들의 사기가 올라가 압살하기 시작하면... 그건 어떤 스탯에 반영될까요?

스탯은 선수들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자료기도 하지만 맹신할건 아닙니다. 그저 보는 보는 관점의 매우 일부이죠. 결국은 본인이 농구를 바라보는 철학에서 가치 평가를 매기는데 그 철학은 보통 숫자의 영역을 벗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스탯으로만 설명하면 결국 모순점에 봉착하구요. 스탯은 최강인데 실제 팀은 최강이 아닌 경우는 허다합니다.

개인적으로 스탯도 좋지만 자신만의 농구를 보는 철학과 시각으로 다양한 논의를 할 수 있으면 합니다. 완벽한 숫자도 없고 완벽한 관점도 없는데, 숫자는 그 숫자가 주는 묘한 과학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객관으로 포장됩니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 보면 객관적이지 않은 흠들이 보입니다. 경제학에 차선의 이론이란게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흠결이 한개 있는 것이 흠결이 두개 있는 것보다 효율적이라는 것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저는 스탯도 결국 그렇다고 봐요. 적어도 흠결이 한개 이상씩 있는 스탯은 최선의 효율과 객관성을 담보하는게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숫자 보다는 매니아분들 한분 한분이 갖고 있는 농구에 대한 철학들이 부딪히는 토론과 글들이 즐겁습니다.


6
Comments
WR
2020-07-05 23:05:12

그냥 그런 생각이 들어요.
샤크를 디포이가 혼자 못막고 더블팀을 하는데 그걸 박살 내고 덩크를 꽂아 넣을 때, 상대가 느끼는 좌절감을 과연 어떤 스탯이 표현할 수 있을까요?

저는 커리의 슛팅 위엄은 TS 따위로 표현되는게 아니라 봐요. 하프 코트 넘어서자 마자 긴장해야 하는 수비의 피로감은 대체 어떤 스탯이 표현할까요?

Updated at 2020-07-05 23:20:33

.

상대가 느끼는 좌절감을 스탯으로 표현할 이유는 없습니다. 어차피 같은 2점이니까요.

WR
2020-07-05 23:23:44

이명현보다 멘탈이 약한 NBA 리거들

2020-07-05 23:40:26

하지만 커리가 나타나서 3점을 꽂는데...

Updated at 2020-07-05 23:31:56

경제학에서도 그렇지만 '생산성'이라는 개념이 진짜 애매하죠. 내가 농사를 짓고 쌀을 열 가마니 생산했는데, 삽의 지분 얼마, 땅의 지분 얼마, 내 지분 얼마를 정확히 나누는 게 불가능하잖아요. 1차스탯도 이러한 생산성을 나타내고자 처음으로 고안된 개념들이고, 이런 식으로 후속 개념들이 계속 나타났고 나타나겠죠. 다만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농구(스탯)에 대해 어떠한 문제의식?을 갖느냐인 것 같아요. 이러한 문제의식이 글쓴이분이 말씀하신 철학과 어느 정도 맞닿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2020-07-06 08:56:22

맞는 말씀입니다. 스탯보다는 경기를 봐야 알수 있는게 더 많죠.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