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롤플레이어 1 - 레지 에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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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 에반스 (Reggie Evans)
혹시 이 선수 기억하고 계신분 있나요? 저는 특이하게 약팀에서 벤치와 선발을 오갔던 애매한 롤플레이어 선수들이 문득 기억이 날때가 있습니다. 그 중 기억이 나는 선수 중 하나가 사진의 레지 에반스입니다. 무려 2002 드래프티로 2015년 새크래멘토를 마지막으로 은퇴합니다. 나름 14 시즌을 뛴 베테랑 선수죠.
위는 이 선수의 커리어 성적입니다. 스탯만 보면 4.1p - 7.1r - 0.6 a - 0.1blk을 기록한 전형적인 백업 빅맨입니다. 하지만 이 선수가 제 기억 속에 남아있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바로 엄청난 리바운드 능력 입니다. 이 선수는 언더사이즈 선수입니다. 레퍼런스 기준 6-8 (약 203cm)로 르브론과 비슷한 키로 주로 파워포워드를 봤습니다. 골밑 기술도 빈약하고 점프력도 낮고 자유투 성공률도 안좋다 보니 공격력은 거의 없다시피 한 선수였습니다. 그래서 커리어 최대 출전시간이 26.6분 밖에 되지 않았죠. 주로 2쿼터 시작할때 벤치에서 나오거나 4쿼터 클러치에서 리바운드가 필요할 때 나오던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이 선수가 갖고 있는 리바운드 능력만큼은 리그 최고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동시대 잘나가던 리바운더인 케빈 러브, 드와이트 하워드와 비빌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선수가 리바운드를 잘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엄청난 힘을 바탕으로 한 박스아웃에 있었습니다. 위치 선정도 꽤 좋아서 말 그대로 리바운드는 다 쓸어 담았죠. 특히, 이 선수의 진가는 공격리바운드에서 나오는데요. 위 표에서 볼 수 있듯이 겨우 20분 뛰면서 공리를 3-4개 씩 따냈습니다. 즉 이 선수가 딴 리바운드 중 1/3은 공격리바운드 였던거죠... 거기다가 36분 환산 스탯을 보면 더 말이 안나옵니다.
커리어 평균 리바운드가 13.3개가 됩니다. 10-11 시즌은 공격리바운드만 5.4개를 잡는 로드맨급이 되버리죠. 그만큼 짧은 시간 많은 리바운드를 잡아내던 선수였고, 클러치 때 공격리바운드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던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이 선수는 데니스 로드맨이 되지 못합니다. 파이팅과 리바운드는 좋았지만 나머지가 리그 최하위 수준이었죠. 수비는 발이 너무 느리고 점프력도 낮아서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고, 공격에서는 BQ가 낮아서 있으니만 못한 선수였습니다. 그래도 나올 때마다 리바운드 잡는 모습은 임팩트가 넘쳤습니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네요.
https://youtu.be/qdt5F5JuFcA
이 영상은 레지 에반스의 커리어 하이 경기입니다. 영상 한 번 보시면 어떤 선수인지 감이 오실 것 같네요.
시즌 재개를 기다리면서 기억에 남는 애매한 롤플레이어들을 다시 회상해보는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네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선수는 미네소타와 시애틀에서 뛰었던 백인 가드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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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운드 하나는 진퉁이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