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치 상황에 필요한 능력들
몇 가지를 떠올려보면,
1. 미드-레인지
2. 피지컬
3. 핸들링
4. 시야
5. 체력
정도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1번은 클러치 상황의 경우 보통 동점 혹은 1점차 승부로 펼쳐지다 보니 3점보다 미드-레인지의 효율이 극대화되죠. 애초에 골밑 레이업같은 건 철저히 밀집해서 막아버리니 훨씬 더 여의치 않아지고요. 실제로 클러치의 아이콘인 조던의 위닝 샷 플레이를 보면 대개 거리를 두고 쏘는 2점이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2번은 상대팀이 좀 더 거칠게 수비를 펼치게 되기 때문에 그를 넘어설 수 있는 신체 조건의 필요성이 확실히 대두된다고 봅니다. 이 역시 조던의 플레이를 보면 수비수 둘이 몰려와 블락을 하려고 해도 점프 시 신체 조정력이 사기라 상대의 블락이 내려간 뒤에야 슈팅을 던져서 그것을 무효화시키곤 하더군요.
3번은 2번과 비슷한 맥락인데, 어떻게든 공을 뺏으려는 적극성이 어떤 때보다 극대화되는 만큼 여러 명의 수비가 달라붙어 긁어도 빼앗기지 않을 핸들링을 지닐 필요가 있을 겁니다. 이런 측면에서 조던이나 폴은 귀신같이 공을 지키면서 슈팅을 이어가기에 막판 혼전 상황에서 유달리 무서워지는 것이고요.
4번은 언제든지 동료를 이용할 수 있다는 암시가 있어야 상대방이 비로소 에이스 견제에만 온 힘을 쏟지 않게 될 것입니다. 또 다시 조던을 예로 들게 되는데, 팩슨이나 커에게 패스를 주면서 경기를 끝낸 경우가 간혹 있었기에 상대도 그것을 염두에 두면서 조금 더 혼란을 겪게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5번은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인데, 4쿼터 막판인 만큼 경기 도중 40분 이상 사력을 다해 뛴 끝에 이미 지쳐있다면 마지막 순간 자신의 진가를 드러낼 수 없을 것입니다. 그 어떤 선수라도 체력이 고갈되었을 때 제대로 된 플레이를 보이기는 어려우니까요. 그런 면에서 막판까지 미친듯이 뛰어다니던 조던은...
결국 클러치 = 조던이네요.
그 외에 훌륭한 선수로는 이번 시즌 위닝 샷 마스터였던 폴이 있지 않나 싶고, (신체 조건이 유일하게 아쉬운 점)
르브론과 듀란트 역시 훌륭하다고 봅니다. 다만 르브론은 슈팅이 안정적이지는 않다는 것,
듀란트는 썬더 시절 흔들리는 핸들링과 체력적인 난조를 보이곤 했었다는 게 아쉬움이네요.
커리의 경우는 피지컬이 아쉬운 가운데 워리어스가 1점이나 동점 클러치 상황에도 평소대로 3점을 맡기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러다 보니 임팩트 있는 역전 플레이의 빈도가 낮아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갑자기 세팅을 하기가 무리였던 것인지...
어쨌든 클러치에 강한 선수란 실존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기록이 보여주는 게 객관에 근접할 테지만
무대마다 중요도 차이라거나 경기 내에서의 세부적 맥락을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플레이 내적인 측면에서 디테일한 논의도 함께 이어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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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대로 조던이 그냥 완벽하고 르브론과 듀란트는 각각 미드레인지 / 체력 면에서 조던 대비 확연히 떨어지는 것 같네요.
커리는 피지컬 때문에 발목 잡히는게 좀 크죠... 전반적으로 플옵에서도 훌륭한 모습 보여주는데도 피지컬 때문에 슛 위주로 경기 풀어가는 플레이스타일 상 한번씩 주기적으로 크게 똥을 쌀 수 밖에 없고 그게 평가를 계속 깎아먹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