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하이만으로 GOAT를 따진다면?

문득 바보같은 생각이 들어 조사해봤습니다.

한 선수의 커리어를 평가할 때 수없이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우승, 수상경력, 누적... 그런 거 없이 순수히 커리어하이 스탯으로만 서열정리 해봅시다.

작업은 간단합니다. 마이클 조던을 예로 들면, 커리어하이 득점은 69점, 리바는 22개, 어시는 17개... 이렇게 커리어하이 스탯들만 모아놨을 때 올타임 순위는 어떻게 변할까요?

다양한 스탯조합을 어떻게 비교하냐는 질문이 있으실 텐데, 이를 위해 게임스코어(GmSc)라는 메트릭을 사용합니다. 공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득점 + 0.4 * 야투성공 - 0.7 * 야투시도 - 0.4 * (자유투시도 - 자유투성공) + 0.7 * 어시스트

+ 0.7 * 공격리바운드 + 0.3 * 수비리바운드 + 스틸 + 0.7 * 블락 - 0.4 * 파울 - 턴오버

간단히 말하자면 "좋은 스탯"한테 플러스, "나쁜 스탯"한테 마이너스값을 부여하는 메트릭입니다. 혹시 상수값들이 왜 저런지 궁금하시다면, 그냥 그렇다고 생각해주세요. 이는 철저히 제작자 임의대로 지정한 값이기 때문에 신뢰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저한테 물어보신다면 아마 레퍼런스에 수록된 2차스탯 중에 가장 쓰잘데기없는 스탯이라고 말할 거예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재미로 하는 짓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부여하지 맙시다.

또한 저 공식에는 공리/수리, 스틸, 블락같은 스탯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1974년 이후부터 기록되었으며, 모든 경기에서 이를 파악하기 위해선 1984년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따라서 상당히 많은 고대 레전드들이 조사에서 누락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결과를 살펴볼게요. 얼마 전 ESPN이 발표한 NBA top 74에 포함된 선수들에 한해서 GmSc값을 계산해 봅시다.

보다시피 상관관계 따위는 없습니다! 확실히 멋진 방법은 아니네요. 고대 레전드들이 누락되면서 순위는 전반적으로 상승했습니다. 특히 릴라드(+60), 티맥(+44), 파커(+43), 갈매기(+40)가 두드러집니다. 반면 매직(-30), 피펜(-20), 레너드(-19)가 가장 큰 하락을 보였습니다.

누락된 선수 중 눈여겨볼 만한 GmSc값을 기록한 선수는 단연 이만사마. 커리어하이가 100득/55리바/21어시이니만큼, 공식에서 공리/수리항목이 누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80.6으로 가볍게 1위를 찍습니다. 리바수치까지 포함한다면 100점도 넘어서겠네요. 이 외에도 커리어하이가 71득/30리바인 엘진 베일러도 높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의외로 카림이 낮은 것 같아서 박스스코어 펴보고 이리저리 둘러보니 GmSc값이 63.1 나오더라고요. 80년대 이전 선수들 한정 레퍼런스의 게임하이 표는 믿을 것이 못 됩니다. 아니, 애초에 이 작업 자체가 믿을 게 못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