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서 그러는데 압둘 자바 시대에는 대학교 4년을 무조건 졸업해야지만 드래프트 신청이 가능했나요?

이글 읽고 갑자기 궁금해져서 찾아보긴 했는데 옛날에 그런 규정 자체는 없었지만, 요즘과는 달리 예전의 ncaa자체 명예랄까요? 그런게 높아서 그런지 우승 도전을 위해 오랫동안 대학생활 이후 드래프트 신청을 한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하네요. 최소 대학생활 1년을 해야되는 원앤던 규정은 2006년부터 시행되기 시작했구요

본래부터 NBA는 대학 4년을 다 마치고 드래프트까지 거쳐야 리그로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67년부터 ABA라는 경쟁 리그가 생겨나면서 선수 영입을 두고 두 리그가 치열한 경쟁을 펼쳤죠. 특히 NBA에서 멀쩡히 뛰던 선수를 ABA가 영입하는 일이 생겨나면서 (릭 배리의 ABA 진출) 두 리그는 서로 소송까지 불사해가며 싸워댔습니다.

급기야 69년에는 ABA가 아직 대학에 재학 중이던 스펜서 헤이우드를 버젓이 영입하는 것을 신호로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NCAA의 스타 플레이어들에게까지 손길을 뻗치게 되죠. NBA는 애가 탔지만 이미 자기들 규정에 대학을 졸업한 선수만이 드래프트를 거쳐 리그에 진출한다고 해놨기에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헤이우드가 ABA에서 1년만 뛴 뒤 다시 NBA의 시애틀 슈퍼소닉스와 계약을 맺게 되면서 사태가 커졌습니다. NBA 사무국에서는 헤이우드는 대학을 다 마치지 않았고 드래프트도 거치지 않았기에 NBA에서 뛸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헤이우드와 시애틀 구단 측은 이에 반발해 리그를 상대로 소송을 벌였죠. 결국 법정에서는 어린 선수들이 생계가 곤란해 대학 재학 중에라도 프로로 진출해 돈을 버는 것을 NBA가 막아서는 안 된다는 판결을 내렸고, NBA는 패소했죠.

그러자 NBA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아예 규정을 고쳐서 71년 드래프트부터는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재학생이라도 생계가 곤란해 프로로 조기 진출할 수 있도록 "하드쉽 드래프트"라는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 하드쉽 드래프트는 시행 첫 해에는 일반 드래프트와 별도로 지명이 이루어져서 5명의 선수가 이를 통해 지명을 받았고, 이후 일반 드래프트에도 조기 진출자를 뽑을 수 있게 확대되었죠. 그런데 그때는 대학을 다 졸업하고 프로 진출하는 게 일종의 미덕이여서 조기 진출을 하는 케이스들은 그리 흔치는 않았습니다.

고졸 지명은 본래 그 누구도 생각치 못한 조기 진출의 케이스인데, 74 드래프트에서 ABA의 유타 스타스가 고졸인 모제스 말론을 드래프트에서 지명하면서 처음 발생했죠. 그래서 말론은 엉뚱하게 NBA의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은, 소위 언드래프티 중에서 최고의 스타가 되었습니다. (근데 다른 언드래프티와 좀 다른 게, 말론이 고졸로 프로 갈 때 NBA는 그렇게 말론을 영입할 수 있을꺼란 생각을 아예 못했죠. 말론은 당시 제법 알아주던 유망주여서 대학 진학 후 드래프트 참가했다면 결코 언드래프티는 되지 않았을 겁니다.)

이후로 고졸 지명은 가뭄에 콩 나듯 있었다가 95년에 케빈 가넷이 5픽으로 뽑히면서 이른바 고졸 스타 탄생의 길을 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