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잔 담론은 카와이와의 트레이드 시기로 거슬러올라가야 한다고 봅니다.
카와이와 드로잔의 트레이드가 성사되기 직전에 나왔던 이야기가
드로잔은 우승할 만한 그릇은 아니다. 차라리 유망주를 받아오자
VS
유망주가 성장해서 드로잔만큼이라도 되는 케이스가 더 드물다. 환상품지 말고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재능을 받자.
어쨌거나 샌안은 후자를 택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나 할 수 있는 결과론이지만, 그 때 리셋 버튼을 눌러야 할 적기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이건 제가 샌안팬이 아니라서 할 수 있는 그야말로 공허한 얘기구요.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샌안의 샐러리 현황을 잠깐 봤는데 드로잔과 알드리지의 계약이 내년까지더군요. 알드리지와는 다르게 드로잔은 마지막해가 플레이어 옵션인데, 어쨌거나 드로잔과 올 시즌이 끝나고 계약 얘기가 나왔을 때, 설령 드로잔이 옵션을 써도 그 다음해에는 샐러리가 확 비게 됩니다. 그 때가 새로운 재능을 수급할 기회겠지요.
달리 말하자면, 샌안은 올해 만족스러운 성적이 없을 경우, 거의 올 시즌과 대동소이한 내년을 보낼 겁니다. 상위권으로 가기엔 어려운 재능들의 합, 나날이 늙어가는 알드리지, 플옵 연속 기록이 좌절된 (혹은 아슬아슬하게 유지되었으나 또 다시 기대하긴 어려운) 후유증, 다가온 폽 감독의 은퇴....
샌안은 제가 NBA를 보던 시절부터(대략 15년 가까이 됐습니다) 늘 승자였습니다. 꼭 우승을 가르키는게 아니라, 항상 리그에서 샌안을 무시하는 팀은 없었고, 팀 전력이 어쨌던간에 '샌안은 다르다'라는 아우라 같은게 있었지요. 그래서 더 패배를 감내해야 하는 현재의 상태에 면역이 약할지도 모릅니다. 모두가 다 그렇다는 건 아니고, 그러한 팬들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가끔은 샌안팬들의 자제심이 존경스럽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샌안의 연속된 대계를 망쳐놓은 카와이 레너드에 대해 절제하고 있다는게 보이니까요. 지금 샌안이 처해있는 거의 이 모든 상황이, 카와이와 샌안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니까요. 물론 우리는 모를 샌안과 카와이의 관계에서 샌안측 오점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그와는 별개로 카와이가 샌안에게 치명타를 먹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드로잔은 현재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더러는, 그에게 맞지 않는 전술, 알드리지와 겹치는 동선, 보좌할 재능들이 그저그렇다는 한계, 이번 시즌 더이상 창의적인 무언가를 꺼내지 못하는 폽 감독을 들어 그를 옹호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수비적 한계로 인하여 자기 포지션에 세우지도 못하는 부담, 없다시피한 3점 능력, 스페이싱 창출에서의 한계, 클러치 상황에서의 다소의 좌절, 남을 이끄는 리더십의 부족 등으로 그를 비판하기도 합니다.
사실 둘 다 맞겠지요. 지금의 샌안의 상황이 온전히 드로잔의 책임은 아닙니다. 그러나 드로잔이 샌안의 과거의 전설들과 비교되기에 부족한 역량인 것도 맞습니다.
다만 드로잔에게는 근본적인 책임, 샌안의 대계를 꼬아놓은 그 책임은 없다는 사실만 다시금 떠올려주세요.
결국 드로잔도 일개 선수, 트레이드로 가라고 해서 왔고, 뛰라고 해서 뛰고, 그 와중에도 성실하게 분투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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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근데 누구도 답은 알지 못하지만
전자와 후자 중에 선택지가 넓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당시 상황(부상, 삼촌, 행선지 예고 등) 때문에 카와이 받고 팀 유망주를 넘겨줄 팀이 많지 않았던...
토론토였기 때문에 트레이드가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어쨋든 당시 상황에서는 최적었다고는 생각합니다.
솔직히 드로잔에게 특별히 문제가 있다기보다..
샌안이 애초에 대형 선수를 데려다 성공한 케이스가 없습니다.
알드리지도 정작 팀과 본인의 전성기에는 제대로 써먹지 못했죠.
저는 이 문제가 분명히 원인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