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빅3가 아닌 빅2.
NBA 역사 상 가장 많이 승리한 트리오.
한 팀에서 데뷔하여 한 팀에서 은퇴가 확정적인 압도적 프랜차이져 트리오.
프랑스, 아르헨티나 두 나라의 농구 역사에 가장 위대한 선수 두 명.
다 같이 즐기는게 스포츠이고, 이를 함께 하는 팬들이 늘어날수록 언제나 즐거운 일입니다.
더군다나 NBA는 영광의 시절을 지나 점차 매니아 층에 한정된 스포츠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구요.
이 와중에 '스테판 커리'라는 불세출의 아이콘이 등장해 다시 한번 힘을 내는 추세입니다.
재미없는 농구를 하는 걸로 유명한, 하지만 언제나 높은 성적.
'성적에 비해' 높지 않은 대중적 인기, 헤비한 골수팬 위주의 샌안토니오 스퍼스.
스퍼스 응원을 오랜기간 하면서 느낀 거지만, 팀의 복잡한 전술 및 플레잉 체계만큼이나
구단 자체도 몇경기(혹은 몇년까지도) 보고 판단내리기 쉽지 않은 팀입니다.
이 와중에 스퍼스는 칼 같은 혹은 지나친 플레잉타임 관리와 논란의 핵작전으로 인기는 고사하고
늘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팀이죠.
1라운드 28번픽의 프랑스산 애송이가, 뻑커라는 불명예를 얻으며 시작한 NBA 생활.
리그 최정상의 스피드와 압도적인 돌파력, 안정적인 볼키핑과 현대가드들의 필수 플로터의 장인.
그리고 스크린을 타고 꽂는 최강의 미들 점퍼.
후에, 이 선수는 스퍼스 시스템 하에서 55점의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이것은 점수 이상의 충격적 사건)
또 2007년 NBA 최강의 스타 르브론 제임스의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4-0 스윕을 만들어낸 주역이 되어
파이널 MVP를 수상.
2라운드 57번픽의 늦깍이 신인이
'천시 빌럽스 - 리차드 해밀턴 - 테이션 프린스 - 라쉬드 월라스 - 벤 월라스' 라는
디트로이트 역사상 최강 중 하나인 팀을 상대하며 26, 27점을 퍼부어 '오비완' 으로써 우승에 이바지.
마찬가지로 현대 농구에서 돌파형 가드들이라면 다 갖추고 있는 '유로 스텝' 그 자체였던 장인.
동 포지션 내 역대 최고의 패싱센스를 지닌 슈팅가드.
'마누가 식스맨이라는 것은 사기다' 라는 소릴 밥 먹듯이 들었던 선수.
스퍼스 팬질을 오래했다고, 팬이 된 지 얼마 안된 분들을 배척하려는 생각은 없습니다.
장황하게 설명한, 10년이 더 된 저들의 스토리는 이미 과거일 뿐이니까요.
저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의 카와이 레너드, 라마커스 알드리지, 대니 그린 등이 지금의 스퍼스를
이끌어주고 있구요.
다만, 정말 오랜 기간 스퍼스를 응원하고 지켜봐 온 팬들에게 빅3는 과거의 영광이 아닙니다.
파커의 무지막지한 닥돌이 쨉도 안되게 블락당하고 혼자 나뒹굴더라도,
지노빌리의 과욕이 샷클락에 걸려 허무하게 포제션을 소비할지라도.
두 선수 모두 15년을 스퍼스에서 보낸 프랜차이즈 스타입니다.
단순 계산으로, 던컨에 대한 프랜차이즈 프라이드가 코비의 그것이라면
파커/지노빌리의 프라이드는 웨이드의 그것이에요.
예를 들자면, 마이애미 팬분들이 웨이드에 대해 생각하는 애정과 전혀 다를 바가 없어요.
노쇠한 파커의 경기력 때문에 그를 트레이드해야 한다는 의견은 이해가 갑니다.
헌데, 그건 선수와 함께 10년이 훨씬 넘는 시간을 지켜본 팬들에게는 잔인한 말입니다.
게다가 단순한 트레이드가 아니라 '먹튀, 버려야 한다' 는 극단적인 비판은 비수와 같이 꽂히구요.
프로스포츠 최고의 목표가 우승이란 건 부정할 수 없지만,
스퍼스가 우승을 못해본 구단도 아니고 구단 역사 상 한 손에 꼽히는 선수들을
우승을 위해 손쉽게 버리고 트레이드할 팀이 아니란 건 확실합니다.
도합 31년을 박차 유니폼을 입는 중인 2명의 노장들에게 최상의 경기력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역대 최고의 프랜차이즈 빅3가 명예롭고 응당 자신들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아름다운 퇴장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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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nba시청자수는 2010년대 들어서 많이 늘어나지 않았나요? 월드시리즈와 시청율 이야기나 뭐나 한참 많이 나왔던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