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vs 근육

제가 못 본건지 몰라도 아직까지 요키치 포스트업 칠 때 버티는 선수 못봤네요

요키치는 그냥 본래 몸통 자체가 상당히 두꺼워요 반면 쿰보는 근육질이긴 하지만 길쭉하고 몸통 자체가 두꺼운 체형은 아니라서...

샤크형이랑 포스트업 교실 함해봐야하는데

물론 유머로 살vs근육이라고 적어놓으셨지만, 단지 근육위에 지방이 더 덮여있을뿐 골격근량도 요키치가 쿤보보다 더 많을 겁니다. 근육량 적고 지방만 많은 몸은 절대 힘이 셀 수가 없습니다. 

다만, 비만인들 중에도 그런 경우는 적지만요. 몇년을 침대에만 누워서 산 비만인이 아니라면, 일상생활을 중에 본인의 무거운 몸을 지탱하며 움직이기 위해 자연스레 근육이 많아지거든요. 특히 하체 근육이요. 운동 선수도 아닌 비만인들이 마른 사람들보다 힘이 센건 지방이 많아서가 아니라, 지방 때문에 무거운 몸을 움직이느라 근육도 많아져서 그런 거... 좀 단순하게 말하자면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들은 걷고 뛰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앉고 누웠다가 일어나는 일상 생활 자체가 어느 정도 중량운동 효과를 갖게 되는거죠. 

이야기가 좀 샜는데, 아무튼 지방은 열량의 저장고일뿐, 걷고 달리고 뛰어오르고 차고 무거운걸 들어올리고 무언가를 던지는 등의 운동 작용에 필요한 '일'을 하는 조직은 아닙니다. 근육이 자동차의 엔진과 구동계라면, 지방은 자동차에 달려있는 여러가지 연료통 중 하나(인간의 몸은 여러가지 연료를 태우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그 연료 중 가장 고효율 고급유는 역시 탄수화물이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힘을 쓰는 데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부분은 없다고 봐도 무방해요. 물론 간접적으로 도움이야 되겠죠. 지방이 적당히 있으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의 존재로 인해 장시간 운동 시 지구력에 도움이 되고, 지방의 완충 효과와 지방 자체의 무게로 인해 외력에 버티거나 움직이다가 충돌하는 경우 지방이 적고 체중이 가벼운 상대에게 우위를 점할 수 있고, 또 체지방율이 너무 높거나 너무 낮지 않고 적당해야 호르몬 항상성 유지도 잘 되고(특히 운동능력에 중요한 남성호르몬 분비는 체지방율 12-18% 구간에서 가장 활발하다고..), 집중력 유지에도 도움이 되니까요. 

다만, 힘이 더 세다 덜 세다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결국 골격근량과 그 근육을 사용하는 요령이라는 거죠. 요키치가 온코트에서 힘이 센 선수가 될 수 있는 것은 결국 지방 밑에 숨어있는 탄탄한 근육(특히 둔근, 대퇴부 근육이 아주 탄탄해 보입니다. 그리고 보이는 부분은 아니지만 코어머슬도 분명히 강할거고요)이 가장 크고, 그와 더불어 무게중심에 대한 탁월한 센스가 가장 중요한 비결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