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잘싸의 표본 호주, 17년만의 준결승 쿠바!

쿠바가 호주를 4-3으로 꺾고 2006년 1회 WBC 이후 17년만에 준결승 진출을 해냈습니다.

개인적으로 쿠바 국대를 좋아해서 첫 두경기를 졌을 땐 좀 슬펐는데, 이걸 전화위복이라 하는 걸까요.

하지만 호주도 졌잘싸의 훌륭한 예시를 보여줬습니다. 전체적인 예상은 지난 두 경기에서 폭발한 쿠바 타선을 어쩌지 못할 것이다였는데 4실점으로 나름 잘 막아내고, 본인들은 홈런으로 1점차까지 따라붙어 쿠바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습니다. 쿠바도 9회 마지막 타자 풀카운트 삼진까지 절대 안심 못 하는 긴장의 순간이었고요. 승리한 순간 쿠바 선수단 전원이 마운드로 뛰어가 17년만의 4강이라는 큰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 정말 좋았습니다.

여러모로 두 팀 다 크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단순히 분전을 넘어 4강에 정말 가까웠던 호주와 몰락한 국대를 근성으로 어떻게든 4강까지 끌어올린 쿠바 둘 다 이번 WBC를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이제 쿠바의 다음 상대는 베네수엘라 혹은 C조 2위일텐데 (미국/멕시코/캐나다/콜롬비아), 누가 올라가든 솔직히 4강전에서 쿠바의 돌풍이 멈출 듯 보입니다. 결국 메이저리거와 상급 마이너리거들을 상대해야 할텐데, 위에서 몰락을 언급했다시피, 쿠바의 전력은 옛날의 그것을 잃은지 오래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잔뜩 올라간 사기로 이변을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4강전 상대가 미국이 되지 않는 이상 (트라웃 화이팅) 쿠바의 결승진출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