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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매티스가 쓰러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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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6 08:25:24

제프 매티스, 2000년대 이후 최악의 타자 중 하나지만 왠지 모르게 올해의 17년차까지 커리어를 유지해 오고 있는 포수입니다. 작년까지 16년 통산 .194/.253/.300, wRC+ 46, WAR 3.8을 기록중이죠. 어떻게 이런 눈이 썩는 스탯으로 통산 메이저 경력을 17년동안 이어 왔는지, WAR 수치는 어째서 플러스인지 묻는다면 수비 단 하나입니다. 수비 하나로 긴 시간 백업포수 커리어를 이어 왔고, 올해도 멈추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에인절스 팬들은 잘 아시겠죠. 11년전 훌륭한 공격포수 마이크 나폴리를 버논 웰스(...)와 트레이드 하고 매티스는 그냥 남겨 둬서 당시 소시아 감독의 양아들 이야기가 나왔고 팬들은 분노했었죠. 근데 소시아 뿐만 아니라 이후 옮긴 팀들의 감독들도 매티스를 백업포수로 계속 애용했었습니다. 값싼 백업포수라는 메리트도 있었겠지만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공격임에도 불구하고 수비만 보고 계속 쓰는게 이상하죠. 사실 몰리나가 너무 압도적이라 그렇지 수비에서는 매티스도 훌륭한 포수의 표본입니다. 모든 분야에서 평균 이상이고 (도루저지는 노쇠화를 못 피했지만) 무엇보다 투수들이 매티스가 앉아 있으면 마음 편해 하고 스탯이 좋아지는 게 모든 팀들에서 드러납니다. 말린스 시절 호세 페르난데스 (RIP...)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고 디백스 시절 그레인키의 전담포수가 됐었죠. 가장 최근으로는 레인저스에서의 2년간 랜스 린과 마이크 마이너의 전담포수 비슷한 수준으로 공을 많이 받아 줬습니다. 실제로 이 둘의 성적은 매티스에게 던졌을 때 확연히 더 좋습니다; 다른 포수들과는 4-5점대 ERA를 기록하던 둘이 매티스만 있으면 3점대의 상위권 투수가 됐습니다. 자격상실 수준의 처참한 공격력에 반하는 수비력과 그로 인한 가늘고 긴 커리어 덕에 매티스는 야구팬들 사이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끌고 있고 그에 관한 저명있는 기자들의 기사도 많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어떠한 행운(?)으로 인하여 메이저 커리어를 더 늘릴 수도 있습니다. 

 

매티스는 올시즌을 앞두고 필리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약을 상대적으로 늦게 한 것을 보면 그를 원하는 팀이 꽤 적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상황에 따라 다시 백업포수로 승격될 수 있지만 주전포수는 메이저리그 1등포수 JT 리얼무토입니다. 백업포수 경쟁이 다른 팀보다 어려울 수 밖에 없어 이제 마이너에서 좀 더 보내다 은퇴하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https://twitter.com/JeffPassan/status/1362477868341723143?s=20

리얼무토가 오른손 엄지 골절로 인해 스프링 트레이닝을 거의 다 결장하게 됐고 개막전 즈음엔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리얼무토의 빈 자리는 앤드류 냅이 메꿀 예정인데 이 선수도 공격에서 시원찮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매티스보다는 잘 치지만 잘하면 매티스가 의외로 많은 기회를 받을지도 모릅니다.

 

작년 시즌도 매티스의 경쟁에 메리트를 줄 수 있습니다. 단축시즌이었던 작년 24경기에 나와서 홈런을 3개를 쳤는데, 매티스는 2013년 이후로 홈런 2개를 넘긴 적이 없었습니다. 타격 전체가 이전 4년보다는 나은 수준이었고 (여전히 낙제점이지만), 수비는 여전히 훌륭해 의외로 WAR 수치를 플러스로 찍었습니다 (24경기 0.2). 그리고 필리스의 약점은 불펜입니다. 보강을 좀 했다지만 여전히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닌데, 만약 매티스가 언제나 그랬듯이 투수들의 성적을 올려주는 포구를 한다면 진지하게 플러스 요인이 될 것입니다. 특정 선발투수의 전담포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리얼무토가 돌아온다 해도 포수라는 포지션 특성상 모든 경기를 나오긴 힘드니 매티스가 투수들의 지지를 받고 냅이 못한다면 백업포수 17년차도 무사히 마칠 수 있을 겁니다. 혹시 아나요? 리얼무토의 수비 멘토가 되어서 더욱 더 완성된 포수로 만들어 줄지. 야구팬들의 컬트 아이돌, 매티스의 2021년을 나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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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2-26 09:14:25

A: 86경기 244타석, 2홈런, 36안타, .158-.209-.224 wRC+ 2

B: 30경기 67타석, 1홈런, 8안타, .157-.218.-.235 wRC+ 21

전자는 제프 매티스의 2019년도 타격성적이고, 후자는 같은해 류현진의 타격성적입니다.

투수들을 편안하게 해 주는 포수가 맞긴한데, 사실상 NL투수들과 동급에 가깝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타격인데다, 30줄 접어든 이후로 출장이 많아질수록 타격지표가 더 안 좋아지는 스타일이라. 일단 타석에는 최대한 안 들어서게 하는게 팀에 이득이죠. 지타제가 있는 AL에서도 매티스 쓰는게 팀 타격에 엄청난 손해였는데 NL이면 사실상 투수 두명이 8,9번 치는거라... 그나마 애리조나 시절에는 그레인키가 9번 치는날이 많았기 망정이지, 보통 투아웃 주자2루에 8번타자면 거르고 투수랑 상대하겠지만, 8번이 매티스라면 안 거르고 승부, 그 다음이닝에 투수가 선두타자로 나오는 걸 노리는게 가능할정도니까요

 

어쨌든 특정투수의 전담포수랑 무토의 휴식일이나 인터리그때 무토1루/지타, 매티스 포수 정도로만 쓰면

(50경기안팎정도면...) 필라델피아 입장에선 분명히 플러스 요인이 될 선수는 맞습니다.

아마 냅이 조금이라도 시원치 않으면 바로 제2포수자리 꿰차긴 할거에요.

백업포수 제1의 덕목은 아무래도 투수리딩하고 수비적 안정감이 우선이니까요.

(다만 절대 200타석 이상 뛰면 안됩니다. 텍사스 팬 입장에선 19년에 진짜 미치는 줄 알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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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6 11:19:06

이런거 보면...

정말, 뭐 다 잘하는 천재적인 선수도 있지만. 뭐 하나라도 끝내주게 잘하면 이런 야생의 야구 세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표본적인 선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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