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 클러치력 관련 팩트 정리
뉴스 란의 아래 글을 보고 확인차 작성합니다.
https://mania.kr/g2/bbs/board.php?bo_table=news&wr_id=1195008
1. 정말 0-12를 기록한 것이 맞는지
-> 맞습니다. 다만 조건을 정확하게 파악하셔야 합니다.
해당 기록은 플레이오프에서, 4쿼터 혹은 연장전에서, 종료 45초 전에 쏜, 역전슛만 기록한 것입니다. 즉,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커리가 쏜 슛이 들어갔을 때 리드를 잡게 되는 슛만을 기록한 것입니다. 1997년 이후 해당 구간 시도수 상위 20명은 아래와 같습니다.
2. 위 기록만 가지고 커리가 새가슴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 당연히 아닙니다. 위 기록은 커리가 가진 모든 클러치 관련 기록 중 커리에게 가장 불리한 기록입니다. 역전슛 뿐만 아니라 동점슛(들어갔을 때 동점이 되는 슛)도 클러치 슛에 포함되는 것이 당연한데, 위 기록은 의도적으로 커리가 가장 안좋은 효율을 보여주고 있는 역전슛만을 취사선택한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역전슛 뿐만 아니라 동점슛까지 포함시키면, 플옵 종료전 45초 기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여전히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우나, 제임스 하든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효율을 보여주는 커리입니다.
종료 45초 전에서, 종료 2분전으로 변경하여 동점슛 혹은 역전슛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커리의 효율이 더욱 좋아진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한편 동점슛, 역전슛과 같이 팀이 지고있는 상황에서 쏜 슛뿐만 아니라, 동점 혹은 미세하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달아나는 슛 또한 클러치슛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를 고려하여 종료 2분전, 3점차 이내에서 쏜 슛의 기록을 확인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커리의 효율이 20명의 선수들 중에서도 준수한 편임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3. 커리가 뛰어난 효율을 보여주는 클러치 상황도 존재하는지
-> 커리는 동점이나 미세하게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극강의 효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 표에서 힌트를 얻으실 수 있는데, 종료 2분 전 동점 혹은 역전슛에 비하여, 종료 2분 전 +-3점차 이내 상황에서 커리의 효율이 급격하게 개선되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는 종료 2분 전, 동점 혹은 3점 이내로 미세하게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커리의 효율이 매우 좋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997년 이후 플옵에서, 4쿼터 혹은 연장전 마지막 2분동안, 팀이 동점이거나 3점 이내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의 슈팅 시도수 상위 20명은 아래와 같습니다.
커리의 eFG%가 20명 중 1위임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즉, 커리는 클러치에서 점수차를 벌려, 승리에 쐐기를 박는 데에서 극강의 효율을 보여주는 선수입니다.
또한, NBA 공홈 등에서 사용되는 클러치 상황, 즉 종료 5분 전 5점차 이내 상황에서의 커리의 효율도 매우 준수합니다. 해당 구간의 기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4. 승률 변동으로 살펴보는 커리의 클러치
이상 살펴본 것처럼 클러치슛 기록은 기준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극명하게 결과물이 바뀝니다. 나아가 5분 전, 5점 차 이내에서 쏜 슛들도 제각각 그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할 때, 저는 단순 시간대비 점수차보다는, '승률 변동'을 고려하여 클러치 상황을 정의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 링크에서는 승률 변동을 기준으로 클러치 상황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https://www.inpredictable.com/2016/01/heroes-goats-and-garbage-men-new-clutch.html
시간대와 점수를 모두 고려하여, 아래 표와 같이 특정 슛이 성공할 때/실패할 때의 승률 차이(승률 swing)가 매우 큰 경우 그 슛을 클러치 슛으로 부르는 것입니다.
win probability swing: | |||
---|---|---|---|
situation | Two Point Shot | Three Point Shot | % of Shots |
garbage time | >=0% and <2% | >=0% and <3% | 15.5% |
normal basketball | >=2% and <7% | >=3% and <11% | 75.7% |
clutch situations | >=7% and <18% | >=11% and <32% | 7.9% |
double clutch | >=18% | >=32% | 0.9% |
예컨대 시도한 2점슛이 성공하면 승률 60%, 실패하면 승률 42%인 경우, 승률 swing이 18%가 되어 더블 클러치(극도의 클러치 상황)에 해당하게 됩니다.
쿼터와 점수차 별로 나타내면 위 그림과 같이 클러치상황이 정의되며, 노란색 구간은 일반 클러치, 빨간색 구간은 더블 클러치를 가리키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승률 swing이 몇 %일때부터 클러치 혹은 더블 클러치로 볼 것인지에 관하여 여전히 자의적인 측면이 있지만, 그래도 위 기준이 단순히 남은 시간과 점수 차이만으로 일률적으로 클러치 상황을 정의하는 것보다는 합리적이라고 판단됩니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주요 선수들의 클러치 슈팅기록을 확인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커리의 슈팅기록은 일반 클러치(위 그림의 노란색 구간으로, 성공/실패시의 승률 swing이 7% 이상 18% 미만인 구간)에서는 모든 선수들 중 가장 뛰어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더블클러치(위 그림의 빨간색 구간으로, 성공/실패시의 승률 swing이 18% 이상인 구간)에서 커리의 슈팅 기록은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위 선수들의 일반 클러치와 더블 클러치 상황에서의 야투율 변동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즉, 커리는 일반 클러치에서 더블 클러치 상황이 될 때에 효율이 가장 크게 하락하는 선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커리의 일반 클러치 상황에서의 효율이 매우 좋은 동시에 커리의 더블 클러치 상황에서의 효율이 꽤나 나쁘기 때문입니다.
5. 결론
커리는 클러치 상황의 무게감에 따라 실적이 가장 드라마틱하게 변화하는 선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4쿼터 대부분의 상황에서 커리는 역대로 따져도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수에 포함될 수 있지만, 팀이 지고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마지막 슛을 맡기기에는 미덥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게 듀란트가 필요했던 이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