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 볼 바이얼레이션이 받는 특별 취급
최근 로우 포스트 팟캐스트에서 잭 로우가 요키치의 킥 볼 수비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로우의 킥 볼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로우가 몇 번이나 강조하듯이, 그는 11월 칼럼에서 이미 요키치에게 공 좀 그만 차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당시 요키치는 11경기 동안 8번 킥 볼 바이얼레이션을 범했는데 지난 시즌 통틀어서 가장 많았던 게 13번의 부처비치였습니다.
지금은 45번입니다(오늘 경기 미포함). 요키치가 의도적으로 킥 볼 바이얼레이션을 범하고 있다는 건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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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가 킥 볼 수비를 비판하는 근본 논리는, 이건 농구가 아니라는 겁니다. 하긴 적법한 플레이가 아니니까 바이얼레이션으로 등록이 되어 있겠죠. 그런데 반대편에서는 이런 의견이 많이 보입니다. "네 말대로 적법한 플레이가 아니니까 바이얼레이션으로 등록이 되어 있고, 요키치는 바이얼레이션을 받으면서 킥 볼 수비를 하고 있다. 뭐가 문제냐?"
그런데 생각해보면 킥 볼 바이얼레이션은 이상하게 관대한 취급을 받고 있는 듯 보입니다. 다른 바이얼레이션들을 생각해보세요. 공격측이 바이얼레이션을 범하는 경우(e.g. 24초, 8초, 백 다운 5초, 인바운드 5초, 3초, 트래블, 캐링, 더블 드리블 등등), 공격권을 빼앗깁니다. 수비 측이 바이얼레이션을 범하는 경우(e.g. 3초, 골 텐딩 등등), 자유투를 하나 주거나 득점을 인정해버립니다. 이런 페널티들은 절대로 감수할 만한 것들이 아닙니다. 그런데 희한하게 킥 볼 바이얼레이션만이 직접적인 실점 위험 없이 샷 클락만 14초로 리셋시켜서 인바운드를 진행합니다. 다른 바이얼레이션이랑 확연히 취급이 다른 겁니다.
만약 트래블링 바이얼레이션의 페널티가 공격권 박탈이 아니라 경기 중단 및 인바운드라고 해봅시다. 선수들 입장에선 트래블링을 굳이 피할 동기가 없겠죠. 운 좋게 심판의 눈을 피할 수 있으면 매우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고, 걸린다고 해도 그냥 다시 공격을 진행하면 그만이니까요. 공을 뺏길 것 같으면 일부러 트래블링을 범하는 플레이도 가능할 겁니다. 이건 트래블링 바이얼레이션의 페널티가 아예 잘못 설정돼 있는 겁니다. 트래블링을 하지 말아야 할 동기를 제공하지 못하니까요. 당연히 페널티를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올 텐데, 그에 대해 "바이얼레이션 받으면서 트래블링하는 건데 뭐가 문제냐?" 하면 핀트가 어긋나겠죠.
마찬가지로 킥 볼 바이얼레이션의 페널티는 공을 차지 말아야 할 동기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요키치만이 아니라 굉장히 많은 선수들이 패스가 연결되면 안 된다 싶은 장면에서 발을 내밉니다. 14초를 리셋해봐야 인바운드 이후에는 하프코트 수비기 때문에 실점 기대값이 낮거든요. 이런 룰 상에서는 킥 볼이 영리한 수비가 되죠. 바이얼레이션으로 지정해놓은 의미가 없는 겁니다.
하면 안 되는 플레이라고 정해놓고 실제로는 굿 플레이가 되는 현 페널티는 정당화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사실 저도 로우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킥 볼 수비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었는데, 로우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보니 논리는 저쪽에 있네요.
만약 킥 볼 시 공격 측에 자유투 1구를 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어떤 수비수도 공에 발을 내밀지 않을 겁니다.
의도적으로 맞추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될까요 궁금증이 생기네요 갑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