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크의 오펜스에 대한 밀워키의 대응 (vs 새크라멘토 킹스)
https://mania.kr/g2/bbs/board.php?bo_table=nbatalk&wr_id=9396061
지난 경기 미들턴에 대해서 개같이 깠었는데...
(마지막 장면은 2분 리포트에서 파울로 판명 났으니 제가 얶까한게 맞습니다.. 잘못했어요..)
죄송합니다 듣보형님... 개같이 부활하셨군요!
사과의 뜻으로..
이만하면 충분하겠죠?!
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오늘의 킹스전도 역시나 화력싸움이었습니다.
지난 10번의 맞대결(오늘 경기 포함)에서 승리팀이 120점을 못 넘긴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그리고 4경기 연속으로 두 팀 모두 124점을 넘게 득점했으니 어마어마한 화력대전이 아닐 수 없네요.
그렇다면 어마어마한 화력을 가진 킹스에 대한 벅스 수비의 대응은 무엇이었으며, 킹스의 화력을 따라가는 벅스의 공격전략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간단하게만 살펴보겠습니다.
킹스의 스플릿 액션에 대한 대응
https://youtu.be/yNunjlD7XtU
얼마 전 다이제스트에 올라온 영상에서 정말 자세하게 설명이 잘되어있습니다.
킹스의 메인 공격옵션은 사보니스로부터 시작되는 스플릿 액션이고,
크게 나누면 엘보우나 탑쪽에서 사보니스를 컨트롤 타워 및 스크리너로 세워서 슈터들의 무빙 3점, 골밑 커팅 득점, 혹은 사보니스가 직접 끌고 들어가 골밑에서 마무리 하는 공격이 있습니다.
로페즈를 중심으로 딥드랍 수비를 펼치는 밀워키 벅스의 제1 수비전략은 '골밑 쉬운 득점을 죽어도 주지 말자'가 되겠습니다.
피더인 사보니스에게 어느정도의 새깅을 하면서 골밑을 타이트하게 만들어 쉬운 골밑 컷인 득점을 절대로 내주지 않을 것이고, 사보니스가 돌격한다면 로페즈의 장판파로 최대한 대응할 것이며, 사보니스의 스크린을 받고 쏘는 3점에 대해서는 핸들러 혼자만 최대한 대응해 보겠다는 전략을 취합니다.
결국 확률싸움으로 가겠다는 것이죠.
확률이 높은 공격을 우선적으로 막으면서 어렵게 만들고, 확률이 낮은 공격을 최대한 유도하면서 들어가도 어쩔 수 없다라는 자세입니다.
허터가 3점라인으로 나가려다가 컷인하려고 움직이지만 크라우더에게 바로 저지되고 공격리듬이 깨집니다.
공을 받았지만 드라이브가 여의치 않자 섬처럼 혼자 남은 사보니스에게 다시 내주게 되고, 탄처리로 점퍼를 선택하는데 이는 밀워키가 가장 바라는 확률 낮은 공격이죠.
4쿼터 초반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오는데
허터와 라일스의 컷을 절대로 내주지 않겠다는 로페즈와 크라우더의 움직임이 딱 보이실겁니다.
허터가 빠른 움직임을 통해 골밑 근처에서 피딩을 받지만, 로페즈가 바로 붙었기 때문에 다시 사보니스에게 내줄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탄처리에 성공했네요.
미들턴이 마지막 허터의 움직임을 놓쳐 득점으로 이어진 수비미스라고 볼 수 있는 아쉬운 상황이지만, 그래도 벅스의 수비 대전략 자체는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머레이가 컷을 시도해서 피딩까지 받았지만 미들턴과 로페즈가 빠르게 반응해 여의치 않고, 사보니스가 재차 드라이브를 시도하지만 로페즈의 장판파에 막힙니다.
쉬운 득점을 죽어도 내주지 않겠다는 거죠.
반대로 오프스크린 3점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특히 프런트코트 자원들의 3점에 대해서는 거의 슛을 쏘라고 유도하는 듯한 수비를 펼치죠.
이게 처음에는 상대의 슛이 다 들어가는 바람에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는 사태(최대 15점차)로 이어졌지만, 그래도 대전략을 바꾸지 않습니다. 결국 멀리서 쏘는 슛은 낮은 확률에 수렴할거라고 믿는거죠.
빡세게 막지 않아도 어려운 슛은 들어가지 않는 모먼트가 생길거고(반즈가 두 포제션 연속으로 똑같이 놓칩니다.)
결국 본인의 슛을 믿지 못하고 드라이브 하지만 이는 밀워키가 가장 원하는 장면이고 당연히 대비가 되어있죠. 오펜스 파울까지 범하게 됩니다.
밀워키의 대전략이 딱 들어맞은 순간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이 수비전략을 계속해서 유지하면서 상대의 득점을 차츰차츰 억제하기 시작하고, 3쿼터 중반엔 역전까지 이루어 냅니다.
그렇게 무난히 가나 싶었지만...
어려운 득점을 다 넣어버리면 답이 없습니다.
허터가 4쿼터에 해당 장면(영상은 3번째)과 같은 오프스크린 무빙 3점을 5개 연속으로 다 집어넣어버리면서 점수차를 벌릴 수가 없게 됩니다.
5번 연속으로 맞았으니 수비 전략을 바꿀까요???
당연히 안 바꿉니다.
이거 맞았다고 타임아웃을 부른 적도 없고, 계속해서 막지 못하는 담당 수비수 앨런을 빼지도 않아요.
확률 낮은 공격이 계속해서 성공하지는 않을것이라 본거고(허터 말고는 다 놓칩니다 - 머레이, 라일스 1번씩), 특히 클러치 타임에 들어서서 이런 어려운 공격을 시도할 여유가 상대에게 없다고 판단한 것이 되겠죠.
실제로 이 장면 이후 단 한번만 시도하게 되고 그마저 실패합니다.
쏟아지는 3점에 분위기가 다운될 이유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죠. 벅스 입장에서 슛이 들어가는건 그저 운이 나빴을 뿐, 수비가 실패한 것이 아니니까요.
이런 마인드를 유지한 것이 승리를 따낸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클러치로 넘어갔을 때도
여전히 라인을 올리지 않고, 담당 수비 한명만 따라 붙게 유지시킵니다.
사보니스에게 먼거리에서 탄처리를 유도하고, 골밑 찬스를 절대 쉽게 내주지 않는 수비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또 성공하죠.
결국 에이스가 나설 수 밖에 없지만, 저지하는 데에 성공하면서 승리를 지켜냅니다.
설명했던 오늘의 수비 대전략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장면이 역설적으로 컷인을 허용했을 때인데,
로페즈 빼자마자 이런 상황이 벌어지니까 로페즈 바로 다시 투입시켜버립니다. 이 꼴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는 의지가 보이는 대응이죠.
허터에게 3연 3점을 허용하고 다음 포제션에 컷인 득점까지 내주는 장면입니다.
3점 진탕 맞을 때는 가만히 있다가 컷 내주자마자 바로 타임아웃 불러버리죠. 앨런이 교체되지는 않았지만, 아마 작전타임 동안 엄청나게 까였으리라 예상됩니다.
이런 대응을 보면 부동님이 얼마나 수비 대전략 유지에 공을 들였는지 알 수가 있네요.
밀워키 클러치 열쇠 - 미들턴
벅스는 전반에 공격이 너무나 안 풀렸지만, 후반부터 엄청난 화력을 뿜어냈습니다. (3쿼터 37득점, 4쿼터 43득점)
오펜스 모터는 당연히 야니스였죠.
전반에도 팀의 53득점 중 21득점을 혼자서 책임진 야니스는, 3쿼터에도 혼자 19득점을 올리며 말 그대로 캐리해버립니다.
야니스의 그래비티를 통해 자유를 얻은 미들턴의 슛도 깨어나면서(3쿼터 FG 4-5, 12득점), 4쿼터에 역전한 채로 들어갈 수 있었죠.
하지만 상기한 바와 같이 4쿼터에 무시무시한 허터의 득점(4쿼터 17득점, 3P 5-6)으로 턱밑까지 쫓겼지만, 맞은만큼 계속 돌려주면서 승리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미들턴은 4쿼터를 다 뛰면서 14득점(FG 4-6, FT 5-5),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클러치까지 공격을 진두지휘합니다.
미들턴의 클러치 영향력을 영상으로 살펴보면
밀워키의 가장 대표적인 클러치 세팅입니다.
즈루-야니스-미들턴으로 혼즈셋 만들고, 트리플 쓰렛 공격수 미들턴이 엘보우에서 공 잡고 진두지휘하는 방식이 가장 든든한 국밥입니다.
즈루가 공 건내주면서 골밑으로 빠르게 다이브하는데(팍스가 놓침) 여기에 허터가 어그로가 끌리면서 코너의 앨런에게 오픈 찬스가 생겼고, 미들턴이 놓치지 않고 공을 줍니다. 정말 정석적인 장면이네요.
완전히 똑같은 장면입니다.
이번엔 다이브하는 즈루를 팍스가 놓치지 않았고 코너의 허터도 자리를 지켰지만, 반즈가 어그로에 끌려버리면서 미들턴을 놔줘버렸네요. KHASH.
미들턴이 있었고, 미들턴이 정상적인 폼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연속 포제션입니다.
미들턴이 있었기에 즈루가 위협적인 디코이로서 어그로 다 끌어줄 수 있었고, 패스와 슛에 모두 능한 미들턴이기에 두 공격 모두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것이었죠.
만약 정상적인 미들턴이 없었다면 또 혼즈셋에서 즈루의 수비 달고 쏘는 스텝백 3점 터프샷에나 기대고 있었겠죠. 그랬다면 오늘 상대의 공격력을 감안했을 때 리드를 내줬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봅니다.
미들턴을 중심으로 타이트한 상황을 극복해내고 리드를 크게 만들어내니 어떻습니까
훨씬 여유롭게 공격을 펼치면서 쐐기를 박을 수 있죠.
야니스가 더블팀 오기만을 기다리고, 즈루가 디코이로서 코너 수비수를 끌어들이자마자 바로 킥아웃 후 브로가 코너에서 오픈으로 쐐기샷을 성공시킵니다.
미들턴이 없었으면 이게 타이트한 상황에서 쓰이지 않았겠습니까?
그럼 또 쫄리니까 로페즈가 놓칠 확률도 높아질거고, 그 다음에 쓸 공격 전술도 없을거고, 골치가 많이 아팠을겁니다.
마치며
사실 상대의 좋았던 슛감과 최악이었던 우리의 슛감을 생각하더라도 훨씬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던 경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상대가 야니스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거든요.
담당수비수로 머레이, 반즈, 라일스, 메투 등이 붙었는데 모두 위협적인 수비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물론 전반에만 오펜파 2개를 끌어냈고, 총 5개의 턴오버를 유발한 것은 매우 훌륭했으나 결국 야투 제어를 못하면서 46득점을 내준 것은 전혀 못 막았다고 봐야겠죠.
이런식으로 수월하게 점수를 낼 수 있었습니다.
즈루가 다이브하면서 공간 만들어주고, 바비가 씰 스크린으로 헬프디펜더(라일스) 막아주고, 그대로 돌파해서 이지 레이업 얹어버리는 공격이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킹스에게서 달아나지 못했던 이유는 공격리바운드 허용 때문입니다.
오늘도 무려 15개의 공리를 내줬고, 세컨찬스 득점을 15점이나 내줬네요.
수비 전략에서 조금 설명했듯이 사보니스의 개인 림어택 공격을 로페즈가 혼자 장판파 치면서 막았는데, 정말 잘 막았으나 리바운드를 계속 빼앗기면서(사보니스 공리 10개) 세컨찬스를 무수하게 내줬습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부터 공격리바운드, 세컨찬스를 너무 많이 내주고 있는 상황인데, 아무쪼록 빠른 시일 내에 고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언급하지 않은 문제점도 조금씩 보였던 경기였지만,
무엇보다 진짜로 활약하는 클러치의 미들턴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많은 것을 얻은 경기가 아니었나 싶네요!
(다만 수비는 아직 좀...)
부디 오늘의 폼이 일시적인 컨디션이 아닌 꾸준하게 올라와서 기준점을 넘어버린 좋은 폼이기만을 간절하게 바랍니다.
이 글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미들턴 제발 이대로만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