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불에겐 윅사이드고 뭐고 없습니다
지난번에 골스는 한쪽을 열어주는 수비를 즐겨 하고, 그때 도움 수비는 윅사이드에서 오는 게 기본이라고 적은 적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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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은 타이불 상대로는 윅사이드고 뭐고 없더군요. 꼭 타이불만 그런 게 아니라, 오늘 골스 수비는 릴라드랑 그랜트만 막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타이불 첫 포제션입니다. 루니가 릴라드에게 블릿츠를 들어갔죠. 공이 빠져나오자 반대편에 있던 풀과 그린이 둘 다 페인트로 뛰어들어옵니다. 레디시랑 타이불은 텅텅 비었고, 타이불이 유뱅스의 패스를 받아 코너 3점을 성공시킵니다.
평소 같으면 그린만 오고 풀은 겟투했어야죠. 이 장면만 보면 수비 실수인가 싶으나...
또 릴라드에게 블릿츠를 간 상황이고, 유뱅스에게 공이 빠지자 탐슨이 하이포스트로 마중나갔죠. 그리고 풀이나 그린이나 코너를 수비할 의지가 아예 없습니다. 둘 다 공이 빠지기 전부터 페인트에 들어와 있죠. 참고로 그린이 유기한 왼쪽 코너는 레디시입니다.
이건 박스원입니다. 릴라드가 스크린을 받아서 디빈첸조를 제치고 들어가자 4명이 전부 페인트를 에워쌉니다. 꼭 슬램덩크 같네요. 릴라드도 이정환처럼 잘 빼줬고, 타이불도 신준섭처럼 잘 넣었습니다.
이것도 박스원일 텐데, 쿠밍가가 스크린에 걸리자 제롬이 저 앞까지 마중을 나갔습니다. 릴라드가 슛 레인지가 워낙 기니까요. 타이불이 코너에 있을 때도 안 막았는데 윙에 있는 걸 막을 리가 없죠. 빗나갔습니다.
그런데 저 빗나간 게 오늘 타이불 유일한 3점 미스였습니다. 나머지 5개는 전부 다 들어갔습니다. 그럼 타이불 새깅은 실패한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덕분에 릴라드를 야투 43% 25득점으로 막았거든요. 그리고 타이불만 잘 넣은 거지 새깅당한 나머지 인원들은 합쳐서 4/17이었습니다.
그린도 시합 끝나고 타이불의 3점에 대해서 코멘트했습니다.
https://youtu.be/B7gc4AaXMdc?t=48
기자: 단테가 그러던데, 당신이 항상 상기시키는 게 호들갑떨지over-react 말라는 거더군요. 그게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그린: 호들갑을 떨면 답지 않은 일을 하게 되니까요. 오늘 17점인가 20점인가 뒤졌지만, 현 NBA의 페이스라면 30점 차도 뒤집을 수 있어요 포제션 충분하거든요. 중요한 건 침착하게 게임 플랜을 실행하는 거예요.
타이불이 3점 6개 던져서 5개 넣었죠. 첫 4개 다 넣었나 그래요. 호들갑떨기 쉬워요. 하지만 타이불이 5/6이고, 릴라드가 2/7이었단 말이죠? 둘이 수비에 끼치는 영향은 완전히 달라요. (...)
제가 그런 말을 해야 하는 입장이죠. 코칭 스탶이랑 오랫동안 함께했잖아요. 우리 코치진이 특정 게임 플랜을 짜서 주면, 그게 먹힌단 말이에요. 시즌마다 플옵마다, 이 선수는 이렇게 막고 이 선수는 풀어줘라 해서 그대로 하면 먹혀들어가더란 말이에요.
경기 시작 전에 코치가 와서 "이게 오늘의 플랜이고, 오늘은 좀 플옵 같이 갈 거다"하더군요. 그리고 1쿼터 시작되니까 저쪽이 3점을 다 넣었어요. 하지만 계획을 그대로 따라갔죠. 후반에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었습니다.
"도움 수비는 윅사이드에서"는 기본 규칙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기본을 버리고 특정 팀을 겨냥한 수비 계획을 짜올 때가 있습니다. 플옵에서는 오히려 이쪽이 기본이죠. 위에서 "오늘은 좀 플옵처럼 간다"는 말이 바로 그 뜻입니다.
그렇게 맞춤 전략을 준비해올 때는 누구를 막고 누구를 풀어줄지 정해서 나옵니다. 그리고 풀어주기로 결정한 선수가 점수를 좀 넣더라도 당황하지 않습니다. 수비가 무너진 게 아니니까요. 새깅의 성패를 따질 때는 새깅 당한 선수가 얼마나 넣었느냐만큼이나 그 선수에게 준 만큼 다른 데서 이득을 봤느냐가 중요합니다. 오늘의 새깅 수비는 성공이었습니다.
포틀의 오펜스 재능 부족이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습니다.
와 비속어 나올정도로 재밌게 봤네요. 워리어스 코치진 대단하고 그걸 따르고 믿는 디그린도 멋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