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드래프트 최고의 루키 수비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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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포함된 수치상 오류를 발견하여 수정하였습니다 (2023.02.24. / 00:24)
제 불찰로 인해 미리 확인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Honorable Mentions
루키들의 성장세를 평가할때 가장 쉽고 눈에 잘 보이는 분야는 공격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수비쪽에 집중하여 조금 다른 식의 접근을 해보려 하는데, 주인공 3명으로 들어가기 전 아쉽게 떨어진 선수들 몇명 보고 가겠습니다 (사실 세명만 하면 너무 짧잖아요).
모든 유망주 글이 그렇듯이 어디까지나 하나의 주관적 의견 제시로만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재다능상: 제일런 윌리엄스
*제일린 윌리엄스가 아닙니다. 제일런 윌리엄스입니다. 편의상 별명인 제이덥으로 지칭하겠습니다.
공격에서 더 할말이 많지만, 수비를 보는 글이니 수비만 봅시다 (사실 좀 쓰다가 너무 길어져서 기존에 쓴 내용 다 잘라냄).
이번시즌 제이덥은 말 그대로 포지션이 1번부터 4번을 오가고 있습니다. 특히 대학시절 가드로 분류되던 선수가 최근 오클의 상승세에선 주전 4번으로 나서고 있는데, 수비에서의 기여도 또한 주목해볼만 합니다.
원래 포인트가드를 보던 선수가 고등학교 시절 뒤늦게 키가 자란 케이스인데, 이런 유형 대비 상대적으로 몸 자체가 길쭉하기보단 무게중심이 비교적 낮게 잡혀 있고, 대신 팔이 비정상적으로 길죠. 컴바인 측정치 기준 착화 신장 6'5.75", 윙스팬 7'2.25", 스탠딩리치 8'9.5". 신장에 비해 실질적인 인게임 높이에서 그만큼 더 이점이 생기는 것이고, 동시에 스몰라인업 4번다운 활동량과 허슬도 동시에 보여줄 수 있죠. 이점이 많은 신체조건이라 생각합니다.
빅맨진 제외하고 팀 내에서 이번시즌 헬프 디펜더로 가장 많은 수치를 찍어내는 것은 스가지만 (경기당 디플렉션 3.4회, 2점슛 컨테스트 3.7회, 3점슛 컨테스트 3.2회), 스가 다음으로 가장 많이 잡히는 것은 제일런입니다 (경기당 디플렉션 1.7회. 2점슛 컨테스트 3.1회). 상대 퍼리미터 가드부터 인사이드 4번까지 커버하며 팔 이용해서 디플렉션 잘 만들어내고, 인사이드 가슴수비나 앞선수비나 다 특출나진 않지만 준수한 수준으로 여러 영역에서 잘해주고요.
특히 제이윌 무늬상 주전에 켄리치 클러치타임 5번으로 기용하는 썬더 입장에서 절대적인 높이는 열세가 있을수밖에 없는데, 이 때문에 풋백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새해 들어 리그에서 6번째로 가장 적은 페인트존 득점을 허용하는 중입니다. 이 구간 어지간한 썬더 라인업이 다 제이덥 4번 기용인 점을 감안하면, 물론 켄리치를 필두로 한 다른 선수들의 기여도도 굉장하지만, 제이덥 또한 충분히 인정받을만 하죠.
갈매기 상대 미스매치 수비 성공
트레영 상대 극적 스틸
대학때부터 좋게 말하면 다재다능, 나쁘게 말하면 애매한 육각형인데 공격에서나 수비에서나 이 특징이 좋은 쪽으로 발현중이라 생각되고요. 하나의 영역이 튀진 않지만 크게 나쁜 영역도 없는 선수로, 팀에서 한 3번째 비중 선수로는 대성할만한 잠재력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더 잘하길 응원해요.
퍼리미터 장신 포워드상: 자바리 스미스 주니어
대학 시절과 달리 고등학생 때 자바리를 주목받게 만들었던 것은 공격이 아닙니다. 그의 최고 툴은 신장 대비 유려한 가로 움직임이었죠.
퍼리미터 락다운 레벨도 아니고 아직 몸이 덜 완성되어 상체힘 좋은 장사형 선수들 상대로는 다소 버거워하는 감이 있지만, 높이 자체가 좋은 선수가 퍼리미터에서 잘 움직인다는 것만으로도 큰 플러스가 됩니다. 실망스러운 공격과 달리, 1년차 자바리가 수비에서 보여주는 가능성은 나쁘지 않습니다. 동 드랩에서 경기당 가장 많은 수비리바 개수인 5.7개 (컨테스티드 1.9개, 비율 33.2%)를 잡을만큼 보드 장악력도 괜찮고요.
쿰보 상대 첫포제션부터 좋은 수비.
원래 작년에도 개인 기준상 1픽급 선수라 생각했던 적은 한번도 없지만, 그렇다 하여 올해 버스트 소리 들을 정도의 모습도 아니라 생각합니다. 뭐 팀 환경 자체가 워낙.. 그러니 마냥 선수들 탓하는게 바람직한 상황도 아니라 생각하고요. 그럼에도 자바리가 수비에서 보여준 가능성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스틸과 블락 상: 타리 이슨
자바리 본 김에 팀메이트 한명 더 다루겠습니다. 대학시절 이슨은 대학시절부터 타이불 이래로 가장 높은 Stock (스틸+블락) 수치를 찍어낸 선수로 기억합니다. 타이불 레벨은 당연히 아니지만 그보다 더 크고 무거운 포워드가 경기당 1.9스틸 1.1블락을 기록했죠. 워낙 덜 다듬어진 면이 강해서 휴스턴에서도 20분 아래로 출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장점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디플렉션 이후 무작정 뛰어나가다 돌아와서 제이덥 상대로 제이덥스러운 스틸 후 속공 성공
이번시즌 이슨은 STL% 2.6%, BLK% 2.9%를 기록하고 있는데, 일단 STL 2.6% 이상을 기록하는 선수는 NBA 전체에서 이슨 제외 5명 뿐입니다 (카루소, 버틀러, 멜튼, 아누노비, 허브존스). 이 중 BLK%이 2.9씩이나 찍히는건 당연히 이슨이 유일무이하고요. 이 선수들 각각의 STL%, BLK% 수치입니다.
Name
STL%
BLK%
Alex Caruso
3.3%
2.5%
Jimmy Butler
3.0%
1.1%
De'Anthony Melton
3.0%
1.7%
OG Anunoby
2.8%
2.1%
Herbert Jones
2.8%
2.1%
Tari Eason
2.6%
2.9%
물론 무조건적으로 이슨이 좋은 수비수라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그만큼 도박성이 강한 선수고, 팀수비 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보는것이 맞아요.
그럼에도 대학때나 지금이나 거칠게 움직이며 스틸과 블락을 만들어내는 능력에선 특별한 재능인 것도 맞다 생각하고, 잘 맞는 기조를 만나면 크게 활약할 수 있는 프로필입니다. 공리 참여나 트랜지션 능력도 있으니까요.
발 느린 가드 상: 앤드류 넴하드
제가 넴하드의 드랩 평가에 뭐라 적었었는지를 살펴봤더니, 이렇게 되어있더군요. 세가지 지점만 뽑아왔습니다.
- 팀수비에서 구멍은 안내고, 수비에서 사이즈를 잘 사용합니다.
- 수비에서 사이즈는 좋지만 발이 상대적으로 무겁고, 느린 스피드 때문에 제쳐지면 리커버리도 힘듭니다. NBA 레벨에서의 수비가 걱정되는 부분이 좀 있습니다.
- 스킬셋은 아무래도 NBA보다는 대학레벨에 더 적합한 면이 있는 선수지만, 비슷한 한계가 지적되었음에도 극복한 케이스도 많이 있습니다.
셋 다 맞는 말이었습니다.
상기한대로 넴하드는 팀수비 인지력이 괜찮고, 사이즈도 좋습니다. 다만 상대 가드를 쫓아다니기엔 발이 느리고, 리커버리를 할만한 스피드도 없습니다. 대신 힘이나 가슴수비 능력이 확실히 프로 레벨에서도 강점이고, 대학 고학년 짬 답게 팀 전술 수행 능력이 워낙 좋죠.
그러면 팀에서 이런 넴하드를 어떻게 쓰는지를 관찰해보는게 또 다른 재미겠죠? 한번 넴하드가 물리적으로 막기 버거워할 빠른 가드 상대로 어떻게 되는지를 살펴봅시다.
돌파가 위력적인 릴라드입니다. 넴하드는 스크린을 타고 진입하는 릴라드를 막을 속도가 없습니다. 따라서 넴하드가 상대 가드를 막을 시, 스크린이 오면 무조건 스위치합니다.
미리 약속된 움직임이란 것이겠죠. 이게 가능한 것은 넴하드가 가드임에도 사이즈나 버티는 능력, 스위치 타이밍 잡는 인지력이 장점이기 때문일 겁니다. 거기에 올시즌 인디애나 자체가 페인트존 미리 패킹해놓는 팀이니까요.
상기한대로 그랜트와 미스매치가 발생해도 포스트에서 버텨줄 수 있는 넴하드이기에 가능한 수비방법입니다.
제가 보기엔 더 정학히는 이렇게 표현하는게 맞을텐데, 릴라드 짤처럼 만약 롤맨이 포스트에 자리 잡으려 할 시 넴하드가 빠르게 스위치해서 버티기에 들어갑니다. 이와 달리 롤맨이 바깥쪽으로 빠지면 넴하드는 바로 체크하지 않고 핸들러의 드라이브를 뒤쪽에서 쫓아갑니다. 페인트존에서 버티는 빅맨을 향한 일종의 몰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쫓아가면서 이렇게 가능하면 뒤에서 손질도 노리고요. 손질 자체도 잘하는 선수라 모든 루키 중 경기당 디플렉션 1위를 기록중입니다.
혹시 스위치 시 막을 수 없는 정도 피지컬의 매치업을 만나게 된다 하더라도 (덩어리 센터들), 인디애나는 스크램 스위치를 잘 쓰는 팀이기도 하니 커버가 가능합니다. 상대가 스크린 타고 드라이브를 선택하지 않을 시, 넴하드는 인지력도 좋고 가슴 범핑도 잘하며 사이즈에서 나오는 컨테스트도 강점이기에 컨테스트된 외곽슛을 잘 강제할 수 있죠. 그냥 순수 스피드로 제쳐지는건 어쩔 수 없지만요.
https://twitter.com/C2_Cooper/status/1580539810929778693?s=20
지금까지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인디애나의 넴하드 활용이 전통적인 스키마라 보기엔 무리가 있어, 평가에 대해서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당연히 팀의 특수성이 고려되어야겠고요. 언뜻 보기엔 뒤에서 쫓아가면서 몰이하는 동안은 자기 매치업 버리고 돌아다니는 시간이 길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한가지 예시로 위 짤의 넥스팅 장면을 보더라도, 칼라일은 코트 위 넴하드에게 공수에서 나름의 자유도를 보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꼭 위 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여러 경기에서 평소 약속된 방식의 로테이션이 아니더라도 넴하드가 본인의 판단에 따라 스위치로 빈 공간을 메우는 장면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게 계속된다는 점은 코치진에서 허용해준다는 뜻이겠죠. 실제로 대개 수비 성공으로 이어지기도 했고요. 칼라일이나 프리차드가 인터뷰에서 엄청 칭찬하는 걸 보면, 루키임에도 팀에서 신임이 참 두텁단 인상이네요.
https://twitter.com/Coast2CoastNBA/status/1617989769136570368?s=20
https://twitter.com/The_BBall_Index/status/1620512617256157184?s=20
어쨌든 NBA 전체로 따져도 가장 높은 수준의 매치업 난이도로 잡힌다는 점도 당연히 고려할 만 합니다.
나름 확연한 단점이 있던 선수를 인디애나가 어떻게 장점만 나타나도록 사용하는지, 그리고 팀이 추구하는 방향과 선수의 특성이 잘 만났을때 양쪽에게 어떻게 득이 되는지를 나름 잘 보여주는 케이스라 생각되네요.
그 밖에:
덴버의 크리스찬 브라운이 기대대로의 가슴수비와 퍼리미터 팀수비 능력을 보여줬지만 워낙 팀이 강팀이고, 벤치에서 제한된 롤만 수행하고 있어 언급만 합니다.
새크라멘토의 키건 머레이 역시 당초 유망주로 주목받았던 것은 공격보다는 툴과 움직임, 센스였습니다. 특히 위크사이드 헬프 블락 센스가 튀었던 기억인데, 이 특성도 여전하죠. 공수에서 크게 튀는 스타일은 아닙니다만, 준수한 영향력을 제공하죠.
샬럿의 마크 윌리엄스도 최근 주전으로 기용받으며 특유의 높이에서 나오는 림보호와 보드 장악을 보여줍니다. 다만 수비 범위와 파울 트러블이라는 특유의 단점 역시 보여줬습니다.
유타의 오챠이 악바지 또한 최근 로테이션에 합류 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준수한 3D로서의 커리어를 기대할만 합니다.
다른 선수들도 좋은 모습이 있었지만, 팀에서 최근 출전시간이나 롤이 너무 애매한 경우는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이쯤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1. 최고의 퍼리미터 스위치 수비수상: 다이슨 다니엘스
많은 뛰어난 수비수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다이슨은 특별하다 생각합니다.
https://twitter.com/WillWinstonNBA/status/1600990987807260672?s=20
위 장면을 봅시다.
1. 보얀 보그다노비치를 마크하다가,
2. 아이제아 스튜어트 상대로 스위치해서 엔트리 패스를 디나이 한 후,
3. 보얀이 드라이브하자 패스아웃을 강제합니다.
4. 여기서는 아쉬운 점인데, 이그나이트 시절부터 다이슨에게서 굳이 약점을 뽑으라면 너무 점프를 즐긴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스튜어트의 샷훼이크에 낚일 필요는 없죠.
5. 어쨌든 다시 코트 반대편의 보얀에게 달려가서 클로즈아웃 이후 완벽한 컨테스트까지 마무리합니다.
여기서 주목해볼 점은, 스튜어트 상대로 선보인 디나이 능력과, 코트 반대편의 선수에게 달려가면서 완벽한 밸런스 유지 후 파울 없이 컨테스트까지 마무리하는 장면입니다.
1대1 앞선 수비나 손질도 물론 잘하지만, 다이슨이 특별한 이유는 거기에 더해 인지력, 스크린 대처, 클로즈아웃 능력, 가슴수비나 림 근처 컨테스트 능력까지 모두 상위권에 속한다는 점입니다. 수비수로서 크게 빠지는 영역이 없단 것이 다이슨의 최고 강점입니다.
이번시즌 가드 포지션에서 2점 야투를 가장 많이 컨테스트한 5명은 순서대로 다음과 같습니다.
데릭 화이트: 4.2회
샤이 길져스 알렉산더: 3.7회
케이드 커닝햄: 3.5회
다이슨 다니엘스: 3.2회
애런 니스미스: 3.2회
커닝햄은 시즌아웃이라 표본이 극히 제한적이고 니스미스는 이제는 가드가 아닌 4번이란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3명이 되죠. 그리고 그 중 루키 다이슨이 포함된다는 점은 꽤나 고무적입니다. 물론 당연히 6피트 이내에서 만나면 상대 야투를 7.9% 낮춰버리는 화이트나 경기당 1.1블락을 기록하는 스가 레벨의 수비수라 할 순 없습니다만, 다이슨의 컨테스트 능력도 분명히 눈에 보이는 장점입니다. 손질이나 컨테스트나 포지셔닝이나 다 능하기 때문에, 자연히 트랜지션 수비수로서도 위력을 보이고요.
전형적으로 하프코트 대인 수비에서 다이슨의 강점을 보여주는 장면인데, 가슴으로 컨택을 성공적으로 흡수하고, 끝까지 수직으로 손을 뻗어 어려운 각도의 슛 미스를 강제하죠.
돈치치에게 많이 털리기도 했습니다만 (어떤 수비수가 돈치치를 완전히 제어할 수 있겠습니까), 이 장면은 정말 잘 막아냈죠. 돌파각 제한하면서 가슴으로 따라가고, 훼이크에 안낚이고, 마지막 완벽한 컨테스트까지.
그러나 진짜 강점은 대인수비만이 아니고 팀수비에서 나오죠. 다이슨이 아니었다면 쉬운 골밑 득점입니다. 그러나 완벽한 헬프수비와 손질로 혼자서 실점 기회를 막아내고 바로 트랜지션으로 연결하죠.
이런 장면은 흔히 그 중요성이 간과되곤 하는데, 팀원과의 소통으로 위치 지시 후 지속적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선수들의 팀 인지력을 보는데 있어선 목이 중요하단 생각인데, 다이슨은 굉장히 즉각적인 인지력을 보여줍니다.
그러니 이런 수비가 나올 수 있는 것이죠.
마찬가지. 딘위디가 공을 들고 있을때 다이슨의 목을 한번 주목해 보세요.
https://twitter.com/jackfrank_jjf/status/1602584717920202752?s=20
다이슨의 대단한 수비를 짤로 일일히 따기엔 너무 길어, 링크로 대체합니다. 특히 부커 상대 선보인 수비는 거의 완벽했죠.
이번시즌 다이슨 다니엘스의 D-LEBRON은 +1.01로, 팀내 2위의 수치입니다 (1위는 자연히 빅맨인 래낸주). 2차스탯으로 선수의 수비 능력을 줄세울 순 없지만, 다이슨이 이미 뛰어난 수준의 수비력을 선보이고 있단 점은 아이테스트로나 숫자상으로나 부정하기 힘듭니다.
감히 다이슨이 같은팀의 허브보다 뛰어난 수비수라 말하진 않겠습니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주장해 보는 점은, 다이슨이 허브보다 더 멀티포지션 스위치 능력이 뛰어난 수비수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허브가 빼어난 앞선 스텝이나 손질 대비 프레임이 약점이죠. 그래서 힘으로 밀고 들어오는 케이스를 상대적으로 버거워하는 인상). 상기했듯 모든 영역에서 고루 좋은 능력치를 보여주는 범용성이 가장 큰 무기니까요.
특히 아직 2003년생의 어린 선수란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발전이 더더욱 기대됩니다. 이 나이대의 퍼리미터 선수 중 당장 이만한 수비력을 보여준 케이스가 얼마나 있나 싶어요. 앞으로 뉴올리언즈에서 더욱 성장하기를 응원합니다.
2. 최고의 전통 림프로텍터상: 워커 케슬러
케슬러는 루키 중에서 따져야 할 것이 아니고, 표본을 리그 전체로 잡아놓고 따져야 할 수준입니다. 그만큼 기이할 정도로 뛰어난 림 수비력이에요.
https://www.youtube.com/watch?v=izKJBkwaE0g
대학농구를 보신 분들이라면 케슬러의 이런 활약이 낯선 일은 아니실텐데, Reference 기준상 이미 어번에서의 2학년 한시즌동안 경기당 4.6블락에 BLK% 19.1%라는 말도 안되는 수치를 찍어낸 바 있죠. 이는 2009-10년 대학농구의 BLK% 집계 시작 이후 역대 최고의 수치입니다.
다만 발이 비교적 느리고 따라서 수비 범위도 림 근처로 한정되는 선수라, 프로에서 얼마나 통할지에 대해서 우려가 제기되곤 했는데, 케슬러의 루키시즌은 그 우려들을 불식시키는 중이죠.
이번시즌 케슬러는 역시 Reference 기준상 경기당 2.1블락에 BLK% 8.0%를 기록중인데, 그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선수는 NBA 전체를 통틀어 자렌 잭슨 주니어 한명뿐입니다 (10.8%). 그만큼 그의 블락슛 능력은 NBA 전체를 기준으로 놓아도 탑급이에요. 그리고 케슬러가 단순히 블락만 잘찍는것은 아니죠. 경기당 상대의 2점슛을 8.7개씩 컨테스트하는데, 이는 이번 시즌 NBA 전체 7위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48분당으로 환산하면 실질적으로 로페즈 다음 2위가 되고요.
또 케슬러는 이번시즌 6피트 이내 상대 야투를 12%씩이나 낮춥니다. 다른 주요 센터들의 이번시즌 수치를 한번 살펴볼까요?
브룩 로페즈: -11.3%
이비차 주바치: -9.6%
재럿 알렌: -8.5%
닉 클랙스턴: -10.7%
마일스 터너: -6.5%
자렌 잭슨 주니어: -15.1%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 -11.6%
앤서니 데이비스: -5.7%
루디 고베어: -7.6%
개인적으로 비교적 림 근처 좁은 범위로 한정되지만 그 범위 내에서 압도적인 케슬러의 수비는 더 블락을 잘찍는 브룩 로페즈와 유사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케슬러 본인도 드래프트 전 본인의 컴패리즌에 그렇게 적었던 기억이 있네요: "공격은 고베어, 수비는 로페즈".
그러나 까보니 가드 상대 거리 재기나 기동성이나 공간 커버나 다 대학 당시 예상보다 기대 이상인 점도 당연히 한몫했다 생각하고요. 대학 레벨이 아닌 NBA 레벨에서도 워커 케슬러는 최고의 전통적 림프로텍터입니다.
https://twitter.com/NBA_University/status/1624423547799052290?s=20
아이테스트나 공홈 스탯 말고 BBall Index에서 제공하는 더 심층화된 자료로 봐도 마찬가지인데, 수비 범위나 포스트 수비까지 탑급은 아니지만 림프로텍팅 관련 모든 수치는 NBA 전체에서도 최고 수준입니다.
그러면서 수비 보드 장악도 나쁘지 않은데, 경기당 1.9개의 컨테스티드 수비리바를 잡아냅니다. 이는 자바리 스미스와 공동으로 이번 드래프트 공동 1위의 수치고, Contested DREB%를 보면 41%로, 이제 29경기 뛴 마크 윌리엄스나 경기당 14분 나오는 크리스찬 콜로코 바로 다음인 3위의 수치입니다. 경기당 박스아웃이나 수비시 박스아웃 수치 모두 루키 중 1위를 기록하고 있고요 (박스아웃 1.9회, 수비 박스아웃 1.3회). 역시 박스아웃 시 팀의 리바운드 개수도 1.7개로 루키 전체 1위입니다.
발 느린 전통 빅맨이 특히 플레이오프에서 약점을 드러내는 시대라고는 하나, 농구의 특성상 장신 센터가 가지는 수비 영향력은 여전히 무시할 수준은 아닙니다.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 전통 빅맨이라는 이유로 1라 후반 순번까지 밀린 케슬러지만, 적어도 정규시즌 환경에선 자신이 가진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 중이네요. 유타는 미래의 또 다른 최상급 수비형 센터를 얻은 것으로 보입니다.
3. 기묘한 포텐셜상: 제레미 소핸
소핸이 지금 당장 보여준 활약이 위 둘만큼이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가 보이는 잠재력은 분명 특출난 부분이 있어요.
'1번부터 5번까지 막는다'는 표현이 다소 오.남용되는 경향성이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잠깐씩 매치업되는 것은 몰라도 어지간하면 그런 선수들은 존재하지 않아요. 그런 입장에서 이번시즌 소핸의 활용도는 다소 재밌습니다.
이번시즌 소핸은 앞선수비 비중이 늘었습니다. 대학 시절 베일러의 주전 센터로 올라오며 뜨기 시작했던 걸 고려하면 대비되면서 재미있는 상황이죠. 소핸이 이번시즌 경기당 가장 많이 매치업된 선수 15명을 순서대로 살펴봅시다:
루카 돈치치, 미칼 브릿지스, 바비 포르티스, 라멜로 볼, 라우리 마카넨, 르브론 제임스, 카와이 레너드, 크리스 폴, 자렌 잭슨 주니어, 파올로 밴케로, 칼 앤서니 타운스, 보얀 보그다노비치, 제라미 그랜트, 제일런 브런슨, 존 콜린스.
포인트가드부터 윙, 포워드에 빅맨까지 일관성이라곤 하나도 찾아볼 수 없지요.
매치업 난이도는 대단하지만, 상술했듯 소핸의 실제 올시즌 수비 퍼포먼스는 오늘 살펴본 다른 동기들에 미치지는 못합니다. 그렇다고 뭐 다이슨이나 넴하드 등의 매치업 난이도가 소핸보다 높으면 높았지, 낮게 잡히지는 않고요. 다이슨 같은 완성도도, 넴하드 같은 경험도 없고, 케슬러같은 림프로텍터도 아니며, 이슨처럼 스틸과 블락을 쌓는 선수도 아닙니다.
한계를 더 짚고 넘어갑시다. 앞선에서 비교적 스텝을 잘 밟는 편이지만, 힙턴이나 순발력이 1대1로 가드를 막을 정도는 아닙니다. 센스나 거리, 타이밍 재는 능력은 특출나지만, 사이즈 자체가 빅맨은 아니고 수직 점프 속도나 높이 모두 뛰어나다 보기는 어렵습니다. 타고난 신체 툴이 탑급이라 볼 순 없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이 글에서 한 자리를 줘가며 다루는 것은, 현재 모습만으론 담아내지 못하는 잠재력이 있다 믿기 때문입니다. 소핸에 대한 모든 논의는 현 모습만이 아닌 잠재력과 가능성에 기반해야 합니다.
소핸은 6-8 ~ 착화 6-9 정도의 파워포워드입니다. 당연히 정상적 상황이라면 풀타임으로 가드를 제대로 막으라 요청받지는 않겠죠. 그윌이 적당히 스위치 수비 능력이 있다 평가받지만, 그윌도 빠른 선수들을 막을만한 스피드나 운동능력은 없죠. 오히려 적당히 유려한 움직임으로 퍼리미터에서 따라다니기가 가능하단 점에 주목할만 합니다. 그러면서 포워드나 빅맨 상대 자리싸움도 되고, 특히 오프볼 센스가 좋죠. 인지력 역시 탑급이라 하진 않겠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자리를 잘 찾고 크게 미스내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한경기 내에서만 상기한 훌륭한 타이밍 재기로 고베어 상대 헬프 블락을 성공시키고, 타운스 상대로 포지셔닝 싸움에서 스틸과 트랜지션을 만들어내고, 에드워즈 상대 1대1에서도 수비를 성공시키죠. 한명이 한경기에서 이 모든 장면을 만들어내는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소핸의 순발력은 가드의 첫발을 완전히 막을 정도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렇다 해서 완전히 제쳐질 정도도 아니죠. 거기에 바로 직접 공을 몰고 상대의 실수를 트랜지션 기회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특히 샷클락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가드와 매치되면 릴라드일지라도 성공적으로 컨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스텝백 3점 블락까지 만들어내는데, 이런걸 할 수 있는 03년생 루키 파워포워드는 얼마 없죠.
대학때부터 소핸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자리싸움. 르브론 상대로 성공적인 수비를 펼쳐 (슈로더 엔트리패스가 절망적인 것도 한몫하겠지만) 공을 디나이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대인수비가 아니라 공 없는 상황에서의 팀수비가 가장 큰 셀링포인트 아닐까 생각하는데,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가 빈공간이 발생하자 달려나가서 패스를 디플렉션으로 만들어냅니다. 이 수비로 인해 오픈 3점이 될 수 있던 장면이 샷클락 1.3초 남긴 인바운드 상황으로 바뀌게 되죠.
소핸이 현시점에서 100% 대성할 것이라 확언할 수는 없습니다. 툴적으로 완벽하다 보기엔 무리가 있고 아쉬운 점도 다소 있죠. 그럼에도 경기에서 보이는 수비 시 퍼리미터와 인사이드에서 모두 활동할 수 있는 움직임, 오프볼 로테이션과 공간 커버, 센스와 열정의 조합은 분명 주목할만 합니다.
머리색 때문에 로드맨에 비교되곤 하는데 사실 많이 다른 선수라 생각해요. 지금은 플레이보단 다른 부분에 더 이목이 쏠린다 생각됩니다만 농구만으로도 충분히 주목받을만한 선수입니다. 아직 미숙한 부분이 있음에도 대학 시절부터 꾸준히 공수에서 기묘한 잠재력을 엿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앞으로의 성장세가 제일 기대되는 선수 중 하나에요. 앞으로의 활약을 응원합니다.
그럼 이쯤에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절대로 닫힌 평가가 아닌, 대학 시절과 이번시즌 모습에 입각해 작성한, 루키시즌 한정 활약에 대한 주관적 중간평가 정도 느낌으로만 봐주세요. 댓글로 많은 다른 의견이나 피드백은 항상 대환영입니다.
정성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