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경기 새크라멘토의 1쿼터 수비
요즘 하루에 몇 게임씩 킹스 경기와 마이크 브라운 감독의 경기후 인터뷰를 몰아보고있는데, 이 감독은 매번 지겹도록 수비얘기를 합니다. 이긴 날에도 수비얘기가 더 많을 때가 대부분이고 진 날엔 거의 수비탓만 해요.
엊그제 미네소타전을 지고나서는 프레스룸 녹음기를 가리키면서, 이거 하나 가져가야겠다 하더라고요.
(I feel like I need to get one of these, because I sound like a broken record when it comes to our defense)
수비얘기 반복하는것도 이제 지겹다는거죠. 지표만 보더라도, 리그 최고 수준으로 갖춘 공격력에 비해 수비는 분명 부족함이 있어보입니다.
마이크 브라운 감독이 지난 경기 지고 이런 말을 했습니다.
We're gonna have to win some games sometimes 110-102 or something like that. Everything that we've done when we won, it's been 135-128. That is not sustainable. That's fool's gold.
(...)
Just beating teams by outscoring is not gonna happen, especially when it comes to the playoff time.
(우리도 가끔은 110-102 정도로 이겨야한다. 근데 항상 우리가 이길 때 보면 135-128 정도더라. 이건 절대로 유지가능한 스코어가 아니다. 그냥 빛좋은 개살구일뿐이다. 우리가 닥공만으로 찍어누르는 일은 없어야한다 특히 플레이오프에 가선 말이다)
그리고 오늘 새크라멘토는 나름대로의 적은 스코어만을 내주며 미네소타를 이겼습니다. 특히 1쿼터에는 단 17점만을 내줬구요 그 1쿼터의 수비장면들 몇 개 담아 올려봅니다
언젠가 Positive님이 킹스 선수들 수비에 대해 말씀하실 때, 온볼은 괜찮은데 오프볼 상황에서의 전반적인 상황 체크가 부족하다하신걸 봤는데요. 저도 동의하는게 우선 대체로 공 가진 선수에 대한 일대일 수비는 대부분이 준수하다 생각되더라고요. 어쩌면 훌륭한 수준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전반적으로 스크린 내비게이팅도 괜찮고요
일대일 수비가 괜찮은 앞선+뒤에서 수직으로 벽 세우는 사보니스가 있으니 저는 이 팀 상대로는 1:1 드리블 드라이브해서 림어택하는건 절대 좋은 선택이 아니라 보는 편입니다.
이런 부분을 오늘 1쿼터에 특히나 잘했습니다. 흔히 keeping in front라고 표현하는, 상대를 내 가슴팍 앞에 두면서 정면으로 붙는 수비가 좋은 장면을 계속해서 만들더라고요
이런 장면이 1쿼터에만 몇 개가 더 나왔습니다. 팍스, 허더 등등 하나같이 공격자에게 딱 붙어서 정면으로 둔 채 끝까지 내려가 좋은 컨테스트까지 해냈습니다.
아래장면은 트랜지션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미스매치가 생긴 모습인데, 그럼에도 사보니스가 자기 품에 안고 일대일 수비를 잘 해냈습니다. 그리고 볼을 밖으로 한번 빼니까 매치업 바꿔끼고 허더가 드라이브 허용하자 재차 사보니스가 엄청난 수직 수비로 막아냈고요
아래 장면은 거의 만점짜리 수비라 생각하는데요. 키건 머레이가 일차적으로 트랜지션 수비를 정면유지하면서 베이스라인까지 잘 끌고가서 공 빼게 만들었고, 이후에 사이드 픽앤롤할 때 밖으로 잘 몰아낸 뒤에 스윙패스 나간 것도 허더가 정면으로 잘 막고 터프샷 쏘게 만들었습니다.
이 장면이 최고의 수비장면인건 단순히 정면유지하며 터프샷 쏘게 만들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마이크 브라운이 강조하는듯한 수비움직임이 다 녹아있기 때문인데요.
킹스 수비에서 가장 중요해보이는 세팅은 1) Ice와 2) Backside help입니다.
무조건 사이드로 몬 뒤에 각 좁히고, 위크사이드 로우에서 상당히 깊게 들어와서 빅맨 득점을 견제한 뒤 밖으로 볼을 다시 빼게 만드는데 이 때 절묘하게 X-out하는 식으로 로테이트합니다. 위의 장면에서 허더가 손짓하면서 머레이 이동시키고 살짝 물러선 뒤 스킵패스 나오는 순간 바꿔막는 그 모습이 킹스 픽앤롤 수비에 있어 이상적인 상황입니다.
잠깐 옆으로 새는 얘기지만, 이런 수비를 상대가 또 알고 준비하면 아래 장면 비롯해서 카운터가 또 꽤 나옵니다. 얼마전 토론토전인데 킹스 픽앤롤 수비에 적절한 카운터를 꽂더라고요
사실 픽앤롤이라는게 항상 우리가 원하는 상황에서 이뤄질 수만은 없는건데, 제가 지금까지 본 게임들에 대해서는 살짝이라도 이상적인 수비 세팅이 깨지는순간 킹스의 전반적인 awareness가 확 떨어지더라고요.
항상 빅맨이 다이브하는 쪽에 두 명이 서있을 순 없는거고, 때로는 사이드 픽앤롤의 아이스가 힘들어질 때도 있습니다. 어찌됐건 그때그때에 맞춰 적절한 임기응변을 해야하는데, 이게 아직 잘 훈련이 안 된 것 같아보여요
근데 오늘 1쿼터는 그런 부분도 나이스했습니다.
아래를 예로 들면 고베어가 픽서고 림으로 달려가는 쪽에 허더 혼자가 버티고 있는데요, 당연히 허더는 깊이 들어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건 불가피한데, 대신 볼 근처의 두 명의 수비자들이 공을 저기로 안 보내게끔 애쓸 순 있죠. 팍스는 최대한 붙어서 패스 각을 좁혔고 사보니스도 평소보다 더 깊이 체크하면서 볼을 빼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모두가 깔끔하게 리커버하죠.
아래의 코너 픽앤롤에 대해서도, 사보니스가 거의 트랩하면서 볼을 빼게 만들고 결국 모든 무사히 전원 리커버합니다.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이 굉장히 좋았어요.
이 수비력이 4쿼터 내내 유지된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사실 이미 마이크 브라운 감독은 어느정도 만족했을겁니다. 아래는 (어쩌면 안 봐도 뻔한) 마이크 브라운의 경기후 인터뷰 내용입니다
That first quarter was probably our best. In terms of doing everything at a high level, challenging shots, being phyical without fouling, it was probably the best defensive quarter of the year. If not our best, for sure top two maybe top three.
(오늘 1쿼터는 여태까지 중 최고였다. 수비적인 모든 부분에서 에너지를 가져가며 샷 컨테스트하고 파울없이 부딪히는 능력에 관해선 아마 올해 최고의 쿼터였던 것 같다. 뭐 정확히 따지고보면 1등까진 아니었을지라도 최소 탑3에는 들거다)
그리고 또 맨날 강조하던 수비 움직임에 대해 늘어놓습니다. Get chest(정면에 두고 수비 잘했다), be in a great position on the weakside(위크사이드 수비자의 위치가 좋았다), shrink the floor(적절한 헬프로 페인트존을 잘 묶었다) 등등.. 그리고 이런 말도 남깁니다.
"우리가 오늘 스틸을 많이 했다고해서(스틸 15개로 시즌하이) 내가 지금 괜히 이런게 중요하다고 생색내는게 아니라, 이런 기본적인 것들을 최대한 48분에 가깝게 지속적으로 해내게 되면 오늘처럼 스틸이 많이 나오게 된다."
48분 중 얼마나 오랜시간 집중해서 수비하느냐가 킹스의 이번시즌을 결정하는데있어 큰 요소가 분명 될거라 봅니다. athleticism과 스피드가 가장 큰 무기인 킹스 입장에선 트랜지션을 더 살리기 위해서라도 수비를 잘해야만할거구요
1쿼터 좀 잘했다고 2쿼터에 바로 아래같이 집중 안 하면 다시 135-128 게임에 도박을 걸어야합니다 ,, 화이팅 ,,
오늘 인터뷰 보는데 진짜 수비에 대한 언급을 많이 하더라구요. 정말 마음에 들었 '었'나 봐요. 1쿼터만큼은 아니었지만 경기만 봤을 땐 랩터스전도 그렇고 미네소타와의 2연전도 그렇고 수비는 예전보다 확실히 좋아졌어요. 그 3경기동안 킹스 선수들의 슛감이 아쉬웠을 뿐..ㅠ 그러고보니 한 팀은 프론트코트에 길쭉이프랑스산 에펠타워가, 한쪽엔 길쭉이 5명이 있었네요.
스퍼스전에선 슛감이 좀 올라와주길 바랍니다.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