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워키 필살! 스위치 수비 ON (vs 인디애나 페이서스)
1옵션 에이스가 빠져있고, 3점을 자유자재로 쏘는 센터를 활용해 드랍백 수비를 기반으로 하는 두 팀이 만났네요!
연속된 포제션인 두 짤을 보면 느낌 확 오시죠. 서로 5-OUT 전술로 고감도 3점을 무지막지하게 때리면서 난타전을 벌였습니다.
벅스는 최대 13점차로 밀리던 경기를 3쿼터 막판부터 추격을 시작해서 4쿼터 초반 역전에 성공했고, 결국 큰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자! 그러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충 한번 알아보도록 하죠!
속도의 페이서스
큰 틀에서는 유사한 스킴으로 나오는 두 팀이지만, 속도에서 아주 큰 차이가 났습니다.
벅스는 기본적으로 느린 로페즈를 센터로 쓰고, 4번에 준-센터인 포르티스를 기용하면서 묵직한 라인업을 추구했고, 페이서스는 4번에 니스미스를 두는 아주 빠르고 팔팔한 라인업으로 나왔죠.
거기에 마일스 터너 또한 달릴 수 있는 빠른 센터이기 때문에 속도면에서 벅스가 크게 고전했습니다. 페이서스가 올시즌 일관되게 달리는 농구를 추구하는게 벅스에게 엄청난 위협이 되었던 것이죠.
리바운드 잡자마자 쭉 달리는 페이서스 선수들을 도저히 막을 수가 없습니다. 특히 두번째 영상에서 터너와 로페즈의 속도차이가 극명하게 나는 것이 인상적이네요.
이런 상황에서 쐐기를 박는 누군가가 나타납니다.
맥코넬의 인생경기
밀워키는 대체로 3점이 약한 선수를 파악하고 아주 대놓고 버리는 수비를 합니다. 3점 수비를 예전보다 빡세게 한다는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이죠. 그리고 상대 센터들은 3점을 잘 쏜다고 해도 웬만하면 버립니다.
맥코넬은 3점을 경기당 1개 미만으로 던지면서 성공률도 3할이 간당간당한 선수죠. 밀워키 경기를 많이 본 팬분들은 이런 선수를 라인 밖에서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계실거예요.
그러다가 된통 얻어 맞았습니다. 전반에만 3점 4개를 퍼펙트로 때려버렸네요. 또한 터너의 3점을 크게 신경 쓰지 않다가(대부분 로페즈의 딥드랍으로 인해) 전반에만 3개(3P 3-4)를 맞았죠.
1쿼터 3분 경에 들어온 맥코넬은
3점 성공 -> 드라이빙 점프샷 성공(투맨게임) -> 파울 겟 후 자유투 2샷 성공 -> 두아르테 3점 어시 -> 잭슨 자유투 2샷(맥코넬과의 투맨게임 성공) -> 잭슨 앨리웁덩크(맥코넬 어시) -> 스틸 후 쿼터 버저비터 3점
중간에 다른 팀원의 연속 턴오버가 나왔던 것을 제외한 모든 포제션에 관여해서 득점을 성공시킵니다.
1쿼터 기록은 10득-2어시-1스틸, 3분 만에 무시무시하게 때렸네요.
위의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사실 3점 맞는건 그저 자연재해이고, 진짜 문제는 드라이빙을 끝없이 허용했던 것에 있었습니다.
2쿼터부터 수비가 약한 AJ 그린을 타겟으로 잡고 자신 있게 돌파합니다.
포제션 연속으로 잡아 먹어버립니다. 드랍을 서고 있는 포르티스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겠네요.
쿼터 막바지에 다시 나와서 또 공략합니다.
연속으로요. 지겹도록 AJ 그린을 후벼 파는데 팀 차원에서 단 한번도 대처하지 못하고 모든 야투(맥코넬 전반 야투 9-9, 25득점)를 내줍니다.
마지막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카터가 옆에 있음에도 스위치하지 않습니다. 맥코넬은 이 스킴을 적극적으로 역이용한거죠.
터너를 견제하기 위해 로페즈는 페인트존에서 멀리 위치할 수 밖에 없고, 자신을 막는 선수의 킵프런트가 약한데다가 스크린이 걸렸을 때 스위치도 안한다면 고속도로 마냥 달릴 수 있는겁니다.
결국 맥코넬과 터너를 전혀 제어하지 못한 벅스는 11점차로 뒤진 채 전반을 마무리합니다. 그렇다면 후반에는 어떻게 대처했을까요??
스위치 수비 ON & 매튜스 활용
벅스는 웬만하면 스위치 수비 안합니다. 기본적으로 로페즈의 존재로 인한 부분이 가장 크고, 에너지도 많이 쏟아야 하기 때문에 정규시즌에서는 웬만큼 중요한 상황 아니면 보기 힘들어요.
심지어 야니스 원빅을 쓸 때도 정규시즌에는 드랍백을 유지합니다. 플레이오프 정도는 되어야 미련없는 스위치 수비를 하면서 갈아넣죠. 그것도 로페즈는 빼고 말이에요.
팔팔하고 빠른 페이서스 선수들의 돌파를 막기 위해서 벅스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스위치 수비를 시전합니다. 이 경기를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결정이었죠. 포르티스와 로페즈를 플로어에 같이 올리면서도 스위치 수비를 사용했으니까요!
에너지부터가 다릅니다. 전반과는 다르게 엄청나게 열심히 뛰어다니네요.
특히 로페즈가 터너를 계속 마크하는 것에 중점을 뒀던 것에 반해 후반에는 앨런, 매튜스, 즈루 등의 윙맨들에게 대치시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심지어 되게 잘 막았습니다.
영상 앞부분이 좀 짤렸는데, 이미 전부 스위치 돼서 뒤죽박죽인 상태입니다.
매튜스가 로페즈와 스위치해서 골밑에서 자리 잡으려는 터너를 한번 견제하고, 팝아웃하는 터너를 막기 위해 앨런과 다시 한번 스위치해서 에어볼을 유도하는 장면입니다.
부동님이 매튜스를 아끼고 아끼는 이유가 이런거죠.
빅맨들도 빠른 가드들과 매치되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고 덤벼들면서 드라이빙 후의 야투 실패를 유도합니다.
물론 스위치 실수나 드랍을 또 하다가 3점을 맞는 등 완벽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에너지를 확 끌어올리면서 상대의 득점력(1Q 38득, 2Q 38득, 3Q 22득, 4Q 21득)을 확 낮출 수 있었죠. 제대로 성공한 도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여기에는 앞선 영상에 이미 나왔지만, 매튜스의 공수 활약이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올 시즌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데 부동님이 이미 시즌 시작할 때 매튜스를 아껴쓰겠다고 공표한 바가 있어요. 물론 예전보다 못한 폼 때문에 활용하기 어려운 부분도 꽤 크지만, 여전히 수비적으로 게임체인저 역할을 맡기엔 충분하다는 것을 나올 때마다 보여주고는 합니다.
전반에 신명나게 벅스를 털어버렸던 맥코넬을 저지한게 매튜스였거든요. 확실히 수비 허접들과는 바이브가 다르다는 것을 증명해보이셨습니다.
또한
3점라인 밖에서 정적으로 움직이는 다른 선수들과는 다르게 적절한 타이밍에 컷인으로 득점을 만들어내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86년생 늙은이들끼리 2대1 패스 주고 받으면서 쉬운 컷인 득점도 만들어내고요.
(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선수도 오늘 짬밥을 거꾸로 먹은게 아니란 것을 제대로 증명했습니다.)
매튜스는 3쿼터 막판 단 6분만 뛰면서 12점차로 뒤지던 팀을 5점차까지 따라잡는 데에 아주 큰 역할을 수행하고 벤치로 들어갑니다. 마치 원포인트 좌완투수처럼 팀을 구원하고 퇴장하셨네요.
즈루의 미스매치 헌팅
4쿼터 막판에는 벅스가 페이서스의 스위치 수비를 적극적으로 역이용합니다.
워라에게 다이브를 지시해서 공간을 만들고, 로페즈의 스크린으로 터너와 미스매치를 성사시킨 뒤에 자신의 리듬대로 슛을 가져갑니다.
직전에 당한게 있으니 터너와 넴하드 모두 즈루에게 시선이 쏠릴 수 밖에 없죠. 바로 슬립하는 로페즈에게 패스를 건내주면서 쉽게 2점 가져갑니다.
똑같은 방식으로 터너를 꾀어내고, 천천히 리듬을 잡고 3점까지 성공시켜버리네요.
오늘 경기에서 즈루는 대인수비에 크게 힘을 쏟지 않았기 때문에 4쿼터 막판까지 공격에서 충분한 힘을 발산할 수 있었고, 후반에만 21득점(3Q 10득, 4Q 11득)을 짜내면서 하드캐리 했습니다.
고효율로 35득점(FG 13-19, 3P 5-8)과11어시스트 더블더블을 기록한 것도 좋았지만, 턴오버를 단 2개만 기록했다는 것이 더 기쁘군요! 핸들러가 워낙 없어서 항상 턴오버 몰빵 걱정뿐입니다...
마치며
얼마 전 닉스전에 이어 아주 큰 역전승을 거뒀네요. 사실 요새 자주 이른 시점에 큰 리드를 내주는 것이 매우 마음에 안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승리를 챙겨냈으니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내일 또! 백투백으로 토론토를 만나는데 벌써 무섭네요.
그래도 이번엔 홈이고 토론토도 백투백 2번째 경기를 치르는 것이기 때문에 그나마 위로가 되지만 걱정이 많이 되네요. 오늘 막판에 잠깐 봤는데 잘하더라구요..
야니스가 내일은 경기에 나서지 않을까 싶고, 미들턴도 곧 복귀한다고 하니 이제 지긋지긋한 부상아웃을 덜 볼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요새 팀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많이 다운되어있는데 에이스들이 나서서 중심을 잡아주는 그림을 하루빨리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매튜스가 경기에 나오는 걸 별로 못 본 것 같은데 부덴홀저 감독이 아껴쓰는 거였군요! 역시 선수 관리는 확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