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잘하는 팀, 보기보다 못하는 팀
올랜도가 생각보다 잘합니다. 저희 팀이 져서 그러는 게 아니라요. 진짜 생각보다 잘합니다.
현 성적이 4승 9패인데 그 중에 2승 8패가 클러치 성적입니다. (저게 9패 1승이었어야 하는 건데...) 어느 팀을 만나든 클러치까지 끌고 갈 저력은 되는 겁니다. 클러치에서 성적이 엉망인 건 구조적인 핸들러 문제가 있지만 운빨도 좀 있다고 봅니다. 클러치에서 상대방 3점이 62.5%인데 이건 수비를 아무리 뭐 같이 해도 불운 없이는 안 나오는 수치입니다.
dunkandthree에서 상대 전력을 감안한 조정 넷레이팅을 보면 리그 16위로 나옵니다. 공격도 수비도 중위권입니다. 이번 시즌까지만 이렇게 졌잘싸하고 상위 픽 받아서 헨더슨을 뽑으면 바로 다음 시즌에 플옵 가능할 거 같습니다.
불스의 0승 6패는 올랜도의 2승 8패보다 더 끔찍하네요. 올랜도는 아직 클러치 안 가고 이길 실력이 안 돼서 그런 거지만, 불스는 그런 것도 아닙니다. 클러치 제외하면 6승 1패입니다.
불스의 조정 넷레이팅은 9위고, 수비만 보면 리그 3위입니다. 그런데 클러치만 되면 상대 eFG가 70%로 치솟습니다. 올랜도와 마찬가지로 3점이 너무 잘 들어가는 것도 있지만, 공격 리바를 너무 많이 뺏기고 턴오버도 많습니다. 볼이 복귀하면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요?
반대로 보면, 덴버가 보기보다 못합니다
8승 4패만 보면 상위권 성적 같지만 클러치가 4승 0패죠. 클러치 빼면 4승 4패, 조정 넷 레이팅을 봐도 15위, 딱 중간입니다. 그런데 공격이 7위고 수비가 24위입니다.
저 공격력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가 없습니다. 덴버는 현재 디조던 포함 7명이 40% 이상의 3점을 쏘고 있습니다. 당연히 팀 3점 41.9%로 압도적인 1위입니다. KCP가 아무리 좋은 슈터라고 해도 56.6%를 시즌 끝날 때까지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당연히 팀 3점 41.9%도 시즌 끝까지 유지할 수 없습니다.
수비...는 지금보다는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어느 정도로 좋아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마포주의 수비 약점은 여전하고 머레이도 예전보다 더 느립니다. KCP와 브루스 브라운은 수비를 염두에 둔 영입이었는데 생각보다 수비 단속이 안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디조던 등 백업 빅맨진의 수비력이 무시무시합니다.
(요키치 on 수비 113 / 디조던 on 수비 116 / 둘 다 Off 수비 130)
플럼리가 나간 이후로 덴버의 경기 흐름은 똑같습니다. 요키치가 뛸 때는 리그 최강이고 요키치가 빠지면 지켜보기 힘듭니다. 요키치가 빠진 사이에 막 얻어맞다보면 요키치가 다시 들어와서 허겁지겁 다시 따라잡습니다. 만약 요키치한테 무슨 문제가 생기면 못 이깁니다. 게다가 요키치가 천하무적인 것도 아닙니다. 오늘 보스턴은 요키치의 수비를 성공적으로 공략했습니다. 페인트에 요키치를 버려두고 호포드가 외곽으로 빠져서 3점을 파바박 꽂는 걸 보니 딱 지난 파이널 1차전이 떠올랐습니다.
작년에도 백업 센터 없이 한 50경기를 5할 승부했었습니다. 그러다가 6번 시드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건 커즌스 영입이 컸습니다. 커즌스가 백업으로 뛰는 동안엔 적어도 마이너스는 안 되게 점수를 지켰거든요. 그래서 저는 커즌스를 재계약할 줄 알았는데, 덴버가 디조던을 선택한 걸 보고 놀랐습니다.
제가 즐겨보는 어느 너튜버도 이 선택이 의아해서 백방으로 알아봤다고 합니다. 다들 입을 모아 하는 말이, 디조던이 그렇게 훌륭한 라커룸 가이랍니다. 반면 커즌스는 리그에서 제일가는 짜증맨이죠. 아아 드마커스, 덴버에선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니?
커즌스와 디조던을 보면서, 리그에 들어오는 젊은 선수들은 훌륭한 커리어를 위해 농구만 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생각이상으로 못하는팀:L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