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워키 첫 패배의 이유 - 무기 차이 (vs 애틀랜타 호크스)
아... 결국 무패우승에 실패했네요... 이제 81승 1패 우승에 도전합니다!!!!
장난입니다.
밀워키의 개막 연승 행진이 9에서 끝나버렸네요. 역시 아홉수란 무섭습니다.
오늘 경기는 그냥 애틀랜타가 더 잘했어요.
야투 시도수(87 vs 99)와 성공률(41.4% vs 46.5%) 모두 더 좋았고, 턴오버도 더 적었고(12 vs 18), 세컨찬스 득점(7 vs 19), 속공 득점(3 vs 13) 모두 애틀랜타가 월등히 앞섰습니다.
전반까진 밀워키가 1쿼터의 좋은 3점 슛감(8-11)을 토대로 6점을 리드하며 끝냈지만, 3쿼터 시작과 함께 리드 다 날리고 금새 역전 당해 4쿼터 중반 이른 가비지 게임으로 끝나버렸습니다.(후반 40-65)
왜 3쿼터부터 밀워키가 힘을 쓰지 못했는지 아주 간단하게 알아보도록 하죠!
가랑비에 옷 젖는다
오늘 경기 애틀랜타의 슛 차트입니다. 어디서 맞았는지 감이 확 오죠.
그렇습니다. 미드레인지 전역을 완전히 접수 당했습니다.
대충 RA 바깥부터 3점 라인 안까지 19/39, 거의 50%의 확률로 당했습니다. 얇디얇은 2점비를 우수수 맞았더니 옷이 다 젖어버렸네요.
픽 받고 들어오는 핸들러의 풀업 점퍼를 전혀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특히 머레이와 그리핀에게 제대로 맞았죠.
머레이를 필두로 1, 2쿼터에 수 많은 미드레인지를 성공시키며 슬금슬금 따라잡던 애틀랜타는, 3쿼터에 리드를 잡은 후 중요한 순간마다 해당 공격을 성공시킵니다.
3쿼터 초반 느슨한 밀워키를 상대로 6점차의 열세를 극복하더니, 바로 (치사하게) 궁을 시전합니다. 머레이도 이 공격이 가장 확실하다는 것을 알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시전해서 성공시키네요. 60-62
즈루-야니스의 투맨게임을 통해(야니스 덩크, 즈루 점퍼) 65-64로 역전시키지만, 라이브볼 턴오버를 연달아 하면서 다시 애틀랜타가 4점차로 달아나게 됩니다.
이후 야니스가 레이업을 실패하고, 즈루가 상대의 턴오버를 통해 얻은 속공 3점 찬스마저 날리면서 점수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 머레이가 또 궁을 씁니다.
성능 확실하죠. 찬물을 확 부어버립니다. 머레이는 점수를 반드시 벌려야 하는 타이밍인 것을 알고 있고, 저 공격이 무조건 통할거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65-71
애틀랜타의 연속 턴오버로 잡은 절호의 찬스에서 점수를 좁힐 수 있는 2번의 오픈 3점을 다 놓치고.......
그리핀에게 스무스한 플로터 앤드원을 맞고 무너집니다. 67-74
속공 수비 상황에서 집중력을 잃고 그리핀과 로페즈가 미스매치 되었네요. 보시면 앨런이 마크맨(로페즈-카펠라, 앨런-그리핀)을 못 찾고 정지해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 공격까지 매크로를 성공시키며 3쿼터를 끝내버리네요. 80-89 (3쿼터 22-37)
애틀랜타는 중요한 상황마다 미드레인지 점퍼라는 가장 자신 있는 무기로 점수를 냈고, 밀워키는 결국 끝까지 좁히지 못했습니다.
사실 로페즈를 중심으로 딥-드랍백을 쓰는 밀워키로서는 막을 재간이 없는 공격루트입니다. 특히 3점을 수비한다고 선수들이 이전보다 반발짝씩 밖으로 나와 있어 미드레인지 구간은 더욱 비게되고요.
센터의 기동력 한계로 막을 수 없다면 야니스 원빅으로 대응했어야 했지만, 밀워키는 3쿼터 내내 투빅을 유지했습니다. (로페즈+야니스 -> 로페즈+포르티스(6분 경) -> 야니스+포르티스(3분 경) -> 로페즈+포르티스)
3쿼터 막판으로 가면 상대는 카펠라 or 오콩우 원빅으로 나오는 것을 생각하면 투빅 유지는 의아한 판단이죠. 공격적으로 골밑에서 높이의 이점을 살리지도 못했거든요.
이는 사실 윙맨의 부재가 가장 큽니다. 여기서 사이즈 괜찮은 미들턴이나 힘과 점프력이 좋은 코너튼이 있었으면 4번에 배치해놓고 야니스 원빅을 돌렸을거예요.
하지만 그들은 없었고, 나머지 선수들(앨런, 매튜스)은 4번까지 커버하기엔 너무 작고 약합니다. 사이즈 딱 맞는 워라(203cm)는 없느니만 못하고요. 중간 사이즈가 아예 없으니 큰 사이즈 둘을 넣은건데, 아쉽지만 이해는 갑니다.
PJ가 또 그리워지는 밤이네요...
상대의 매크로를 도저히 막을 수 없다면, 공격에서 만회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야니스 사냥꾼 오콩우
물론 3점이 죽은게(3쿼터 밀워키 3점 0-7;;) 크긴 했습니다. 특히 6분 정도 남은 상황부터 로페즈-앨런-포르티스 가 오픈 3점을 연속으로 다 놓치는 바람에 4점차(67-71)에서 줄이기는 커녕 3점을 맞고 더 점수차가 늘어났거든요. (웬만하면 3점 가지고 잘 뭐라 안하는데 진짜 쌩오픈이었습니다..)
그래도 즈루의 점퍼, 야니스와 포르티스의 득점으로 77-81 4점차까지 근근히 따라갑니다. 하지만 바로 3점 한방 더 맞고 1분 30초쯤 남기고 7점차로 밀리네요. 여기서 에이스가 나서줘야죠!! 그러나...
연속으로 오콩우에게 완벽히 막혀버립니다. 사실 이 공격 이전에 오콩우가 신경 쓰이는지 돌파를 안하고 3점을 시도해서 실패한 것까지 생각하면 3연속으로 막힌 셈이네요.
에이스가 파생공격도 시도 못하고 완전히 막혀버리니 방도가 없죠. 바로 투포원을 노린 머레이가 3점을 제대로 꽂고, 위에 나오는 것처럼 마지막 공격도 궁으로 성공시키면서 분위기를 결국 가져오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는 4쿼터까지 이어지는데...
지난 경기에서도 그랬고, 지난시즌에도 그랬고, 지지난시즌 컨파에서도 그랬고 오콩우는 야니스를 아주 쉽게 막아냅니다.
사이즈가 많이 크지 않은 대신 스피드와 힙턴이 좋아 야니스의 방향전환이나 턴을 다 따라가고, 힘도 쎄서 포스트업을 막을 수 있으며, 그렇다고 사이즈가 작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높이에서도 밀리지 않습니다.
특히 점프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읽고 있고, 손을 올리는 타이밍도 너무 잘 알아서 공을 허리 위로 올리기도 전에 눌러버리는 모습도 보입니다.
지난 경기에서는 계속 막히다가 막판 로페즈의 스크린 도움, 즈루와의 투맨게임으로 이겨내는 모습을 보였는데, 오늘은 끝까지 이겨내지 못했네요.
오콩우에게 당한 것은 승부처에서 뿐만이 아닙니다.
포스트업에서 오콩우가 전혀 밀리지 않죠. 골밑 접근을 노리던 야니스는 킥아웃으로 계획을 변경했지만 너무 당황한 나머지 어처구니 없는 패스미스가 나와버렸네요.
야니스의 패스 보는 눈이 아주 높은 수준까지는 아니지만(가령 르브론, 요키치 같은..), 패스 정확도 즉 제구력만큼은 최상급이라고 생각하는지라 아주 낯선 장면입니다. 오콩우가 그만큼 크게 당황시킨거죠.
오콩우와 페이스업 상황입니다. 자신감을 완전히 잃은 모습이네요. 정말 어이없는 라이브볼 턴오버로 이어집니다.
에이스가 나서야 할 가장 중요한 순간에 오콩우라는 극상성 선수가 매치되었고, 결국 밀워키는 야니스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서 경기를 내준 모습이네요.
그럼 즈루는 뭐했어!!
사실 오늘도 즈루는 괜찮았습니다. 16득점(야투 7-14), 7어시스트 그리고 마진이 -3으로 -17, -22 등등을 기록한 다른 주전들보다 훨씬 높았어요. 점수 크게 벌어질 때마다 따라가는 득점을 올려준 것도 즈루고요.
하지만 8턴오버를 기록했네요. 그것도 후반에만 5턴오버를 기록합니다. 즈루는 누구에게 당했을까요?
바로 자신의 동생 애런 할러데이에게 맞아버렸습니다. 형 닮아서 대인수비가 참 괜찮은 선수죠. 즈루에게 찰싹 붙어서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들었고, 승부처에서 여러번 턴오버를 만들어냅니다.
3쿼터 시작과 동시에 턱 밑까지 추격을 당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달아나야 하는 상황에서 라이브볼 턴오버를 범하고 마네요. 자유투 2개 모두 성공시키며 60-59까지 추격 당합니다.
역전, 재역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득점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 애런이 즈루를 빡빡하게 몰아붙여 결국 또 라이브볼 턴오버를 이끌어내네요.
카터가 센스있는 수비로 호흡기 붙이나 했는데, 또 턴오버가 나오면서 결국 카펠라에게 앤드원까지 3점 플레이를 헌납합니다. 65-69
빠르게 쫓아가야하는 4쿼터 시작부터 턴오버를 유발시키네요. 랍패스 올리려고 하는 즈루에게 찰싹 달라붙어 림도 못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피는 못 속이네요.
이렇듯 승부처에서 즈루도 혈육에게 카운터 펀치를 맞으며 무너져 버렸습니다. 애틀랜타는 밀워키의 또 다른 무기마저 제대로 부러뜨려 버렸네요.
아 할러데이 3형제의 큰 형 저스틴도 후반에 밀워키의 숨통 끊는 3점을 2번이나 성공시켰죠. 형제가 쌍으로.... 아 아닙니다...
마치며
"Chance is logical"
토탈사커의 창시자, 축구계 대표 레전드인 요한 크루이프가 한 말입니다. 모든 찬스는 논리가 있다는 말이죠. 축구 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를 관통하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어록 중에 하나입니다.
오늘 밀워키의 패배는 논리적이었습니다. 애틀랜타가 더 잘 준비해왔고, 자신들의 무기를 제대로 알고 있었으며 그것을 적재적소에 잘 사용했기에 승리를 따낸 것이죠. 다른 변명은 필요 없습니다. 완전히 밀린 경기였어요.
밀워키의 수비 시스템으로는 애틀랜타의 득점력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들의 컨디션이 바닥이 아니라면 말이죠. 딥-드랍 쓰는데 트레 영이 있고, 거기에 머레이까지 추가 됐으며, 루키 그리핀마저??? ... 더 힘들어졌습니다.
결국 우리도 득점을 많이 해야 이길 수 있습니다. 무슨 말이 하고 싶냐고요? 또 다른 무기인 미들턴과 코너튼이 그립다는 말입니다...
20-21시즌 컨파에서 3, 5, 6차전에서의 미들턴처럼 누가 더 득점을 해줘야만 합니다. 1차전에선 미들턴이 3점 0-9하니까 클러치까지 가서 졌죠. 이제 진짜 부상자들의 복귀가 절실해 보이네요.
바로 일주일 뒤에 또 애틀랜타와 홈에서 경기를 합니다. 부상리포트에 코너튼은 최소 11월 9일까지, 미들턴은 11월 14일까지로 되어있기는 합니다. 이번주 원정 3연전(애틀-오클-샌안) 마치고 둘이 홈에서 복귀하는 그림을 보고 싶기는 한데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네요.
패배했지만 그래도 9승 1패, 아주 대단한 출발입니다!!
오늘 경기에서의 문제점을 다음 경기까지 고쳐서 다시 연승행진을 이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여기도 진짜 빅윙 한 명만 있으면 소원 없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