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NBA의 스몰볼, 빅볼, 그리고 상호교환적 라인업
(▲16-17 골스의 데스라인업)
팀의 5인 라인업이 포지션 별로 어느 정도 사이즈의 선수로 구성되었는지는 가장 근본적이면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스몰볼 라인업에겐 으레 좋은 3점과 스페이싱, 허접한 골밑 수비를 예상하고, 장신 빅맨 둘을 동시에 세우는 투빅은 스페이싱 문제로 인해 공격이 다소 뻑뻑해 지더라도 페인트존을 걸어잠그는 수비와 훌륭한 보드장악력을 기대하듯이 말입니다.
또한, 15-16시즌 경악스러운 마진으로 스몰볼 시대의 도래를 알린, 골스의 속칭 "데스라인업"은 스티브 커의 표현을 빌려 말하면 "실제론 작지 않으며 5번 포지션을 제외하곤 오히려 장신으로 이루어진 상호교환적(interchangeable)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포지션 간 신장 차이가 작아 수비 시 스위치가 용이한 데스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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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목적은 간단합니다.
"21-22시즌 '우리 팀'의 사이즈는 30개팀 가운데 어디에 위치했을까"
"우리팀은 어떤 포지션이 크고, 어디가 작았을까"
하지만 이 단순한 질문에 답하기 위한 준비과정은 절대 간단하지 않았는데요. 우선, 정확한 키 & 윙스팬 정보를 모으되 가능하면 1인치(=2.54cm)보다 세분화되어 구분 능력이 향상된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craftednba.com에서 1/4인치 (0.64cm) 단위로 제공되는 400여명의 키 & 윙스팬 데이터를 찾았고, 누락된 선수는 '드래프트 컴바인', '바스켓볼 레퍼런스', '2K DB', 구글에서 한명씩 찾아가며 총 568명의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물론 아직 수십여명 분의 정보가 부족했습니다만, 이들은 모두 팀내 핵심 선수가 아니었으며 (그래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겠죠), 최종적으로 21-22시즌 170분 이상을 뛴 모든 선수들의 데이터가 성공적으로 확보되었습니다. 이는 모든 팀의 시즌 총 플레이시간에서 95% 이상을 설명하는 수치입니다.
▼ 신장 & 윙스팬의 분포
x축 = 신장
y축 = 윙스팬
색깔 = 윙스팬/신장 (%)
빨간 점선: 윙스팬/신장 100%
파란 점선: 윙스팬/신장 110%
(클릭하면 커집니다)
이제 기초 정보는 확보했고, 그다음으로 선수가 각 포지션에서 "실제 뛴 시간"을 고려하기 위해 play-by-play 정보를 모았는데요.
이과정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아래 그림은 앤써니 데이비스의 play-by-play 기반 플레이한 포지션 비율인데요.
20-21시즌처럼 플레이타임의 대부분(91%)을 파포로 뛰었다면 10% 정도는 애써 노이즈로 무시하고 넘어가겠지만, 21-22시즌처럼 1:3의 비율이거나 19-20처럼 6:4의 비율이면 무시하고 넘어가기엔 차이가 너무 크죠.
특히, 퍼러미터 플레이어일 수록 PG-SG-SF, 가끔 PF까지 넘나드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바스켓볼 레퍼런스에서 21-22시즌 모든 선수의 play-by-play 데이터를 확보해서 "실제 각 포지션에서 플레이한 시간"을 반영하였습니다.
이걸 이제 "팀 단위"로 더하면 모든 팀의 온코트 5인의 신장과 윙스팬 분포를 구할 수 있게되죠.
아래는 그렇게 구해진 결과입니다.
먼저 그림으로 각 팀의 포지션별 윙스팬 양상이 어떤지, 서로 간에 얼마나 비슷한지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모든 그림을 신장과 윙스팬, 신장대비 윙스팬 비율 등으로 그릴 수 있지만, 스크롤의 압박으로 인한 백스페이스 연타를 억제하기 위해 "윙스팬" 데이터만을 소개하였습니다.)
그림 1
(왼쪽) 30개 팀의 1-5번 포지션 윙스팬 양상을 2차원 평면에 산점도로 나타낸 그림 (주성분분석 결과)
(오른쪽) 30개 팀의 포지션별 윙스팬 순위 (빨간색일 수록 윙스팬이 길고 파란색일 수록 짧습니다)
오른쪽 5개의 묶음 그림을 보시면, 위치에 따라 전반적인 양상이 어떻게 다른지가 보이는데요.
"좌상단: 센터 & 파포의 윙스팬이 김 --> 좌하단: 스포 & 슈가(조금) --> 우하단: 포가"
올랜도, 유타, 피닉스는 센터의 사이즈가 큰 팀(=윙스팬이 긴 팀), 반대쪽에 위치한 댈러스, 오클, 샌안, 클리퍼스 이쪽으로 가면 가드 포지션의 사이즈(윙스팬)가 큰 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토론토는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가장 뚜렷하게 떨어져나와있는 팀이며, 이는 슈가-스포-파포 라인의 압도적인 길이 때문입니다.
이를 수치화하면 아래처럼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림 2
x축은 포지션 (왼쪽부터 포가 --> 슈가 --> 스포 --> 파포 --> 센터)
y축은 팀입니다. 라인업간 사이즈 차이가 큰 팀일 수록 위에 있습니다.
색깔과 숫자는 윙스팬 랭킹입니다(1위-30위),
각자의 응원팀을 찾아보시는 것도 재미있겠습니다만 눈에 확 띄는 팀들이 있는데요.
분명 모든 분들이 토론토를 지나며 한번은 눈이 멈추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_+
스윙맨 포지션 윙스팬 1위 (슈가 1위, 스포 1위, 파포 1위)
토론토가 지향하는 농구가 어떤 것인지 너무나 명백하게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샬럿과 보스턴은 모든 팀중에 1-3번 라인은 가장 길면서 4-5번은 상대적으로 짧은.. 어찌보면 포지션 간에 스위치가 가장 용이한 가능한 라인업인데요. 다만, 샬럿의 5번 사이즈는 너무 작긴 하네요.
뉴올은 2-6번이 모두 큰 빅라인업을 구사하는 팀인데 아쉽게도 볼핸들러의 사이즈가 너무 작습니다 (그래험, 알바라도). 반대로 댈러스는 돈치치(&닐리키나)라는 장신(?) 포가 덕분인지 볼핸들러 포지션에서 사이즈 우위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처음 링크한 글에서 상호교체가 가능한(interchangable) 라인업이 갖는 수비 이점에 대한 소개입니다.
Todd Whitehead는 이러한 수치들을 가지고 훌륭한 시즌 프리뷰를 보인 적이 있다. The Athletic의 칼럼에서 그는 "비슷한 신장"을 가진 선수들로 이루어진 수비 라인업이 보다 좋은 수비 퍼포먼스를 보인다는 것을 찾아냈고 특히 워리어스가 "상호 교체 가능한 길이 (interchangable tall wings)"에서 이득을 얻으며 매 스크린마다 스위치를 하여 상대 공격수를 좌절시키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윙스팬 기준 21-22시즌 가장 포지션 간 스위치가 용이했던, 즉, 상호교환이 가능했던 라인업을 운용한 팀은 어디일까요?
가장 차이가 컸던 팀은 올랜도, 유타, 피닉스였고 작았던 팀은 샬럿, 샌안, 보스턴이었습니다.
특히, 보스턴은 1-3번의 평균 윙스팬이 가장 길면서 호포드 & 로윌삼 빅맨진의 뛰어난 세로수비 및 미스매치 대처를 바탕으로 상대의 원치않는 아이솔레이션 공격을 가장 많이 이끌어내면서, 시즌 수비레이팅 1위이자 역대 손에 꼽힐 정도로 압도적인 후반기 수비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매우 기초적이지만 정작 데이터를 모으는건 정말 쉽지 않았던 "출전시간을 고려한 포지션별 사이즈(윙스팬)"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봤는데요. 제가 항상 추구하는 '70%의 알고 있던 사실의 확인과 30%의 새로운 정보'가 되었기를 바라며 특징적인 몇 팀의 개별 그림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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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스위치 가능" 보스턴 & 샬럿
"빅라인업의 클블"
"너무 작은거 아냐?" 마이애미
"위긴스는 크다..!"
"카와이(+폴 조지)가 돌아오면 다르다.."
"장신 빅맨진, 상대적으로 작은 앞선" 레이커스 & 올랜도 & 멤피스
"길쭉이 농구" (4번이 5번보다 커;)
"센터 1위, 그러나 변화가 예상되는 유타"
정성스런 분석….굉장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