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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TB Top40 Careers: 하든과 밀러, 온볼vs오프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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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9-24 17:30:36

  Thinking Basketball에서 탑40 커리어 순위를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코트 바깥에서의 위대함을 제외하고, 또 얼마나 훌륭한 커리어를 길게(longevity) 유지했는지를 중시하는 목록이라서 일반적인 올타임 순위와는 괴리가 있습니다. 2019년 기준 카림이 1위, 르브론이 2위, 조던이 3위였습니다.

 

https://backpicks.com/2017/12/11/the-backpicks-goat-the-40-best-careers-in-nba-history/


  Longevity를 중시하다보니 한창 전성기를 구가 중인 젊은 선수나 부상으로 여러 해를 날려먹은 선수들은 아직 순위권 내에 못 들었습니다. 전자로 요키치와 쿤보, 후자로 갈매기와 카와이가 대표적입니다.


  이번에 업데이트하면서, 현역 중에 유일하게 하든이 탑40 순위에 새로 진입했습니다. 그리고 업데이트 3번째 에피소드를 통째로 하든vs밀러로 꾸렸는데, 그 내용이 재미있어서 옮겨봅니다. 의역과 생략 많습니다.


벤: 하든은 2012년부터 올스타 레벨. 14년부터 All-NBA 레벨, 17년부터 MVP 레벨. 11번의 올스타 레벨 시즌 8번의 All-NBA 시즌 4번의 MVP 레벨 시즌. 그걸 다 더한 결과 이번에 탑40 NBA 커리어에 들어오게 되었다 이 말씀


코디: 넷츠에 오기 전까지 철인이었지. 재미있는 질문은 이거야. OKC에 있을 때 하든은 다른 하이엔드 선수와 어울리기 쉬운 스타일이었어. 휴스턴에 오면서 하워드랑 뛸 때는 점차 하든 중심으로 바뀌기 시작했지. 그 결과 종국에는 휴스턴의 태양신으로 성장했어. 


  혹시 다른 방식으로 성장할 수는 없었을까?


벤: 이게 최적의 육성 방향이었는지 묻는 거지? 아니라고 하긴 힘들 거 같은데. 만약 다른 슈퍼스타 곁에서 넘버 2로서 좀 더 균형 잡힌 스타일을 익혔다면 이 레벨까진 못 왔을 거 같아. 그의 운동능력상 골밑에서 빅맨들과 부딪쳐가며 득점하기는 불리해. 스프레드 픽앤롤, 5아웃 오펜스가 아니었으면 이만큼 못했을걸.


코디: 사람들은 하든에 대해 플옵에서 정규시즌만 못하다고 자주 이야기해. 그런데 OKC 시절을 보면 오히려 효율이 올랐어. 딱 한 시즌 내려간 게 11-12시즌이었는데, 이때는 정규시즌 효율이 +13 rTS였고, 플레이오프 rTS는 +9였지. 이 방향으로 성장했더라도 나는 어쩌면 비슷한 레벨에 이르렀을지도 모른다고 봐. 그리고 만약 그렇게 됐으면, 올타임 팀을 만들 때는 빠질 수 없는 선수가 됐을 거야.


 * rTS란 리그 평균 대비 TS를 가리킵니다. 11-12시즌 리그 평균이 53%였는데 하든은 66%였습니다. 리그 2위였습니다.


벤: 잘 모르겠네. 볼륨 레벨이 너무 다르잖아. 그때는 OKC 마지막 시즌이라고 해도 75포제션당 22점 정도인데 휴스턴 시절엔 30득점이 넘어. 그리고 휴스턴 하든이라고 해도, 만약 여러 명의 올스타 레벨 동료들을 붙여줬으면, 볼륨이 내려가는 대신 효율이 더 올랐을 거야. 넷츠에서 봤잖아. 넷츠에서 뛴 플옵 322분 동안 하든은 딱 75포제션 22득점 정도 하면서 rTS가 +12였어. 


코디: 방 안에 산소는 한정돼 있어. 하든은 그 산소를 다 마셔버려. 넷츠에서도 마찬가지야. OKC에서 하든의 박스 크리에이션은 5.8이었던 반면, 넷츠에서는 13이었어. 하든이 만든 팀원의 샷 기회가 13개였다는 거야. 만약 이 방향으로 성장했을 때의 (상대적) 저볼륨 고효율 스코어링에, 최대한의 패싱이 더해진다면 어땠을까? 내가 궁금한 건 그거야.


벤: 좋은 케이스 스터디네. More이 항상 Better인 건 아니지. 더 많은 생산이 꼭 더 많은 가치를 담보하는 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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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년, 20년에 폴, 웨스트브룩이 쉬는 동안, 하든은 75포제션당 40득점씩 하면서 20-22정도의 박스 크리에이션을 기록했어. 이건 말 그대로 원 맨 오펜스야. 트랜지션이나 루즈 볼 파울 같은 거 제외하고 전부 다 하든 손을 거쳤다는 말이거든. 만약 이게 50득점이 된다면? 60득점이 된다면? 남은 포제션은 오픈 샷을 만든다면? 그렇다고 해서 꼭 그가 최고가 되는 건 아냐. 농구는 팀이 나아야 하는 거지 개인 기록을 겨루는 게 아니거든.


  만약 OKC에서 75포당 22득점 정도하는데, 컷이나 오프볼 움직임을 통해서 효율과 그래비티를 극대화하고 거기에 넷츠 수준의 패싱을 곁들인다면, 그게 60득점 16어시스트하고 팀은 리그 11위 정도 오펜스를 기록하는 것보다 더 낫지.


  이건 사고 실험일 뿐이야. 휴스턴의 오펜스는 좋았어. 그의 원 맨 오펜스가 문제였다는 게 아냐.


  다른 가드들이랑 비교해보자. 매직 존슨이나 스티브 내쉬는 하든만큼의 스코어링 볼륨을 뽑을 순 없었어. 하지만 하든의 패싱도 매우 좋았던 반면 매직이나 내쉬의 패싱은 갓 레벨이었지. 조던이나 르브론은 어때? 스코어링이 갓 레벨이야. 조던은 패스도 좋았고, 르브론의 패싱은 나는 하든보다 더 좋았다고 생각해. 아무튼 이런 선수들을 보면 역대 최고 수준의 오펜스를 이끌기 위해서 꼭 스코어링과 패싱을 조절하거나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주지. 


코디: 하든의 스타일이 챔피언십 레벨 팀을 구축하는 걸 방해한다고 생각해?


벤: 대부분의 선수들에겐 그럴 거야. 하지만 하든은 아니야. 골스를 꺾기 직전까지 갔잖아. 물론 공격을 다변화해서 어떤 수비든 카운터를 날리는 오펜스를 위해서는 이상적이진 않지.


코디: 나는 하든이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가능 세계가 있었을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드네.


벤: 숫자를 좀 보자. 내가 자주 쓰는 보강 마진Augmented Plus Minus에 따르면 하든이 가장 높게 나온 2020플레이오프에서 +4.8이었어. 역대 24위야. 아주 좋은 숫자긴 하지만 탑5나 탑10은 아니지. 심지어 정규시즌을 봐도 탑5였던 적은 없어. 볼륨을 36득점에 8어시스트씩 뽑으면 역대 최고의 선수처럼 보여. 모리가 실제로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을 거야. 하지만 플레이오프로 가면 다른 역대급 선수들과 숫자가 비슷해지지. 대략 30점에 rTS +2에서 +4 정도. 이건 훌륭하지만! 정규시즌 정도는 아냐. 이런 숫자들을 보면 꼭 더 많은 걸 한다고 해서 더 나은 선수는 아니라는 점을 보여줘.


코디: 정규시즌도  탑5가 안 된다고?


벤: 내가 말한 건 보강 마진인데, 다른 조정 마진을 전부 봐도 탑5였던 시즌이 없어


코디: 수비가 까먹은 거 아냐? 


벤: 맞아. 내가 보기에 좋은 질문은 그가 역대 탑10 공격수 안에 들어가느냐야. 드리블 중 랍 패스와 픽앤롤에서 왼손 오른손 포켓 패스에서 역대 최고 중 하나야. 거기다가 스코어링까지 있으니까. 플레이오프에서 기록이 좀 떨어지긴 하지만 그건 모든 오펜스가 그를 중심으로 짜여 있다는 걸 감안해야지.


코디: 그대로 돌려줄게. 역대 공격수 탑10에 들어가 못 들어가?


벤: 못 들어가는 거 같아. 바로 그 언저리 정도. 하지만 더 좋은 동료들이랑 뛰었으면 더 잘할수 있었다 등등 몇몇 우호적인 가정을 더하면 탑8-10까지 쳐줄 수 있을 거 같아


코디: 네가 레인지로 말하기를 좋아하는 거 알아. 높게 봐서 탑8이면 낮게 보면 어디야?


벤: 탑20-25 정도?


  역대 선수들을 비교할 때 항상 흥미롭고 주의해야 하는 부분은, 이 선수들이 완전히 다른 농구를 한다는 거야. 하든이 댄토니 및 모리와 만나서 만든 농구는 그 전에는 없던 농구였어. 하지만 90년대의 레지 밀러는 완전히 다른 농구였지. 나는 사람들이 레지 밀러가 얼마나 잘했고 그의 농구가 얼마나 성공했는지 아직도 잘 이해를 못하는 거 같아.


  나는 팀의 성과와 개인의 실력을 동치시킬 생각은 없어. 아무튼 팀 성적도 한 번 따져보자.


하든 로켓츠
- 컨파 2회. 15년 18년
- 골스를 위협한 18년 19년 2년의 플레이오프 동안 85%의 넷 레이팅
- 나머지 시즌은 50-70% 정도
- 그 기간 동안 정규시즌 마진이 +6 이상인 팀을 8번 만남(이게 대충 챔피언십 팀의 기준)
- 그 8번 전부 상대팀에게 득실 마진 마이너스. 경기당 평균 -7.5점
- 18년, 19년에는 명백히 챔피언십 레벨 팀
- 18컨파에서 폴이 2경기 결장 이궈달라는 4경기 결장. 경기당 -9점 (승리 경기는 접전 패배 경기는 대패)
- 19년 2라운드에서는 경기당 -2점


밀러 페이서스
- 90년대 컨파 5회, 00년은 파이널까지
- 슈퍼스타 중심의 팀에게나 기대할 수 있는 성적이고, 밀러를 중심으로 조직된 팀이었음
- 93-95시즌 플옵에서 넷 레이팅 90%. 로켓츠보다 높다
- 85% 이상의 넷 레이팅을 5번 기록
- 정규시즌 마진이 +6 이상인 팀을 5번 만남
- 한 시리즈는 막상막하, 세 시리즈는 경기당 +3점 우위
- 유일하게 98불스 상대로 경기당 -4점. 그것도 거의 이길 뻔함


  페이서스가 그동안 치른 모든 시리즈는 전부 치열했어. 샼처럼 스윕당하고 이런 적이 없어. 나는 페이서스의 기록을 볼 때마다 너무 잘해서 놀라고 이게 무슨 뜻인지 고민해.


코디: 그 기간 동안 페이서스는 코치가 세 명 바뀌었어. 대단한 수비팀이었던 것도 아니고, 좋은 포인트가드가 모든 공격을 세팅하는 팀도 아니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팀이 밀러를 토대로 두고 짜여 있었어. 그래서 여기서 어디로 가려는 거야?


벤: 밀러는 쉬는 법이 없었어. 니 차례 내 차례도 없었고, 릭 스미츠가 포스트업을 하는 중에도 동네를 뛰어다녔어. 릭 스미츠랑 데틀렘프 슈렘프 혹은 데릭 맥키가 밀러와 함께 탑3 선수겠지. 말년에는 제일런 로즈나 늙은 멀린, 마크 잭슨이 더해지면서 깊이가 좋아졌고. 근데 이게 “절대 꺾기 쉽지 않은”, 혹은 “5번 컨파에 갈 법한” 로스터인가?


  내가 커리어 탑40을 처음 매길 때, 레지 밀러를 굉장히 높이 놨었거든(30위). 하지만 밀러의 옹호자로서 보더라도, 밀러가 MVP급 전성기를 보낸 적은 없어. 하지만 여기서 저 순위를 옹호해볼 거야. 동시대 사람들은 못 봤지만 20-30년 뒤인 지금은 잡아낼 수 있는 지점들을 통해서. 그래서 동시대 사람들의 평가와는 달리, 밀러가 역대 최고의 스코어러 중 하나라고 이야기해볼 거야. (잘못 들은 거 아니야)


  동시대의 평가를 보자. 사람들이 항상 나한테 하는 말은 이거야. 컴 온 벤! 밀러는 올스타 5번 All-NBA는 3번밖에 없다고! 하지만 밀러가 All-NBA 득표를 16년 동안 한 거 알아? 90년대 내내 받고 2005년 득표가 마지막이야. 밀러가 얼마나 길고 훌륭한 커리어를 보냈는지에 대한 내 생각이 특별히 수정주의적인 게 아닌 거야. 물론 19년 연속 득표 중인 르브론도 있다만


  All-NBA는 정규시즌 수상이야. 그리고 우리는 밀러가 플레이오프에서 훨씬 더 강했다는 데 전부 다 동의하지. 그리고 정규시즌만 놓고 보더라도, 밀러는 90년, 94년, 99년 아슬아슬하게 써드 팀을 놓쳤어. 만약 4th 팀이 있었다면 들어갔을 거야. 동시대 사람들이 보기에도 밀러는 6년 동안 All-NBA에 들어갈 법한 선수였던 거야.


코디: 시선이 밀러에게 잘 안 가는 건 있어. 드리블은 마크 잭슨이 치고 있고, 포스트 자리 싸움은 릭 스미츠가 하고 있으니까, 스크린 받고 뛰어다니는 밀러가 그 모든 공격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하고 있는지가 잘 안 보이는 거야.


벤: 맞아. 그래서 나는 밀러가 8-9시즌 정도 All-NBA 레벨에서 플레이했다고 봐.


  봐봐. 밀러와 동시대 사람들은 그래비티에 대해 몰랐어. 스페이싱에 대해 몰랐어. 3점의 효용을 몰랐고, TS라는 걸 몰랐어. Ortg를 몰랐고 승패 마진을 몰랐어. 그런 사람들이 플레이오프가 아니라 정규시즌을 놓고 투표하는데도 밀러의 6시즌을 All-NBA 급으로 봤단 말이야.


  나는 밀러가 8-9시즌 All-NBA 레벨이었다고 주장하는 걸 넘어서, 올스타 레벨에서 12시즌 동안 플레이했다고 평가해. 90년부터 2002년까지. 이건 대단한 longevity야.


코디: 방금 동시대 사람들이 밀러의 진짜 가치를 알아보지 못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는데, 어쩌면 그럴 필요가 없을지도 몰라. 플레이오프 뒤에 투표했다면 어땠겠어? 밀러의 플레이오프 퍼포먼스는 말도 안 돼.


벤: 조정 이런 거 다 때려치우고 날것으로 가보자. 밀러는 커리어 총 20시리즈를 뛰었어. 그 중 9시리즈에서 25득점 이상이야. 5시리즈는 29득점 이상이야.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지. 밀러는 18-20점 정도 하던 자원이다. 지가 할 줄 아는 것만 한다. 패스는 약하다(이따 다루겠지만). 하지만 플레이오프를 보면, 90년대의 내로라하는 수비 팀들, 가령 호크스나 라일리 닉스나 조던 피펜 불스를 상대로, 거의 오타처럼 보이는 스코어링 볼륨을 찍어냈어.


  그의 스타일 때문에 정규시즌은 많이 안 뛰었어. 한 33-36분 정도. 하지만 플레이오프에 가면 슈퍼스타들이 으레 그렇듯이 36-39분씩 뛰고 어떨 때는 40분 이상 뛴단 말이야. 그러니까 25, 26, 27, 29, 30점짜리 시리즈들이 나오는 거야. 그리고 60%가 넘는 그의 TS와 그가 상대한 팀들의 수비력을 감안해보면, 그의 전성기 득점력은 75포제션당 29득점, rTS는 +10%야. 볼륨 효율 둘 다 98-99% 수준이야.


  하든의 최전성기는 75포제션당 30-32점 정도야. 역대 최고는 조던이지. 35득점에 rTS +7%


  하든과 밀러는 득점 방식이 전혀 달라. 하든은 항상 손에 공을 들고 있지. 모든 판단을 자기가 내려. 하지만 밀러는 공 없이 뛰어다녀. 스크린 받고 나왔는데 찬스가 안 나면 공은 포스트에 자리잡은 릭 스미츠에게 돌아가. 밀러 때문에 다른 곳에 공간이 나면 그리로 공이 가고. 이 과정에서 공격 흐름이 끊기는 일이 없어. 페이서스의 공격은 밀러의 움직임에 기반하고 있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팀 스탯이 개인의 스탯으로 쓰여선 안 돼. 하지만 밀러가 뛰던 페이서스의 공격력은 하든이 뛰던 로켓츠의 수치보다 더 높아.


코디: 92년 플옵이랑 00년 플옵을 보면, 밀러의 득점 방식은 다른 선수들의 득점 방식과는 달랐어. 그의 오프 더 드리블 득점력이 과소 평가되고 있어. 트리플 쓰렛에서 한두 번 드리블 치고 풀업을 올라가거나 파울을 끌어내지. 그리고 다들 말은 안 하지만 상대 팀은 밀러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었어. 내 머릿속에 박혀 있는 장면 하나가, 90년대 중반 닉스랑 경기인데, 밀러가 탑으로 뛰어나왔어. 닉스 두 명이 그렇게 번개 같이 클로즈아웃 나오더니 못 막겠으니까 태클 먹이더라.


벤: 하든이 최전성기 때 100포제션당 12-13개 정도 자유투를 얻었어. 밀러가 얻은 자유투가 100포제션당 11-12개 정도야. 사람들이 레이 앨런이나 클레이 탐슨과 비교할 때 놓치는 부분이 이거야. 밀러는 파울을 끌어내는 법을 알고 있었어.


  그리고 밀러가 인터뷰에서 말한 적이 있었는데, 컬을 돌아나와서 공을 받을 때 엉덩이와 발을 정렬하고 캐칭과 동시에 원모션으로 올라간다는 거야. 이건 스킬이야. 페이크 넣고 밀고 당기고 스탁스를 벗겨내기 위해 온갖 수를 다 쓰다가, 전속력으로 컬을 빠져나와서, 공을 받자마자 올라가. 몸이 옆으로 흐를 때도 있고 앞으로 뛸 때도 있어. 그래도 들어가. 이건 내 생각에 농구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중요한 스킬이야. 슛을 정확하게 쏜다는 것.


  밀러는 커리어 내내 뛰어다니면서 수천 개의 3점을 쏴서 40%를 집어넣었어. 미끄러지고 기울여져 뛰면서 미드레인지는 48-50% 정도 넣었어. 40%와 37%의 차이. 45%와 48%의 차이. 이걸로 경기당 2-3점을 더 벌 수 있는 거야. 밀러는 역대 가장 슛이 정확한 선수였어.


코디: 지금까지 밀러의 정규-플옵 차이와, 오프볼 움직임 등을 이야기했는데. 아마 역대 최고의 오프볼 슈터를 꼽으면 커리와 몇몇 선수들과 함께 밀러가 항상 이야기되겠지. 그럼 너는 다른 거 다 제외하고 역대 탑10 공격수로 밀러를 꼽는 거야?


벤: 고려해야 할 게 많아. 동료들 수준도 있고 주변 상황도 있고. 내가 얼마나 레인지를 좋아하는지 알지?


  3년 동안 플레이오프 런에서 1000분 이상 뛰면서 75포제션당 27득점, rTS +7%를 퀄리파잉 기준으로 보자. 몇명 없어. 스타더마이어 한 번, 노비츠키 한 번, 올라주원 한 번, 하든 아슬아슬하게 한 번. 밀러도 한 번이야. 27.8득점 +7.1%


  제리 웨스트 한 번 카와이 레너드 한 번 조던 한 번 레이 알렌 한 번 샼 한 번 카림 두 번 듀란트 두 번 르브론 두 번 커리 아슬아슬하게 두 번


  저 선수들이 전부 밀러보다 더 나은 스코어러라고 생각하진 않아. 한 6-7명 정도? 밀러가 이 리스트에 안 나온 나머지 모든 선수들보다 더 좋은 스코어러라고 주장하면, 90년대 사람들은 네가 미쳤다고 생각했겠지. 그때는 레퍼런스가 없었으니까! 혹시 청취자들이 모를까봐 말하는데, 20년 전까지 레퍼런스가 없었어. 플레이오프 개인 기록이나 팀 기록 같은 걸 찾아볼 수가 없었어. (레퍼런스는 2004년에 생겼습니다)


  그 당시 사람들의 생각은, 밀러가 패스를 받아서 슛한다는 거였어. 종속적이라는 거지. 오프볼 슈터는 좋은 스코어러일 수 없다는 거야.


  마크 잭슨은 아주 좋은 패서였어. 하지만 그 전까지는 페이서스에 좋은 가드가 없었지. 하지만 밀러는 상관없었어. 밀러는 Pooh Richardson이나 Vern Fleming, Haywoode Workman 데리고도 잘했거든. 릭 스미츠도 좋은 패서가 아니었고. 만약 골든 스테이트처럼 좋은 패서들이 있었다면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을 거야.


  내 생각에 20-30년쯤 지나면 다들 이해할 거야. 오프볼 무브먼트를 통해 기회를 만들고 캐치앤슛을 통해 만드는 득점이 절대 아이솔이나 포스트업을 통한 득점보다 가치가 낮지 않다는 걸. 하지만 90년대에는 혼자 득점할 능력이 없으니까 동료들 도움을 받아서 득점하는 거라는 프레임이 있었지.


  하지만 아이러니한 건, 밀러는 플레이오프 역사에서 가장 막기 힘든 선수 중 하나라는 거야. 그리고 아마도 그 어느 선수들보다 정규시즌 대비 플레이오프 기록의 상승폭이 크다는 거야.


코디: 어떻게 밀러는 더 나은 수비를 상대로 그렇게나 더 잘할 수 있었던 거지?


벤: 일단은 더 많이 뛰는 게 있고, 그 다음은 나도 몰라. 성격이겠지. 중요한 대목에서 자기가 쏘겠다고 힘을 끌어올리는 그런 거. 조던한테 한 발짝도 안 물러서고 맞섰잖아 주먹질도 하고.


  재밌는 게, 밀러는 훌륭한 수비수는 아니었어. 하지만 6-7의 길쭉이 수비수가 좀 과소평가되고 있는 거 같아. 90년대 플레이오프 기록을 뒤져보면 페이서스는 항상 훌륭한 수비팀이었고 페이서스를 상대하는 팀의 슈팅가드는 항상 자기 활약을 못했어. 98년 조던을 상대로도 아이솔 수비를 한 포제션이 많아. 밀러는 훌륭한 수비수는 아니었지만, 절대 네거티브 수비수는 아니었어.


  그렇게 최고의 무대에 서고 싶고, 최고랑 맞서고 싶고, 스파이크 리를 창피주고 싶고, 그런 성격이었던 거지. 그리고 페이서스는 플레이오프에 오면 무조건 밀러 플로피 액션이었어. 93년이었나 94년이었나 닉스 상대로 똑같은 액션을 막힐 때가지 30포제션 연속으로 돌리는 거 본 적이 있어. 그럴 수 있는 게 내 오프볼 비디오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오프볼 움직임은 수비에 따른 카운터 액션이 다양하거든. 그렇게 공격을 단순화해놓으면 수비는 걱정 없지 데일 데이비스, 데릭 맥키, 헤이우드 워크맨이 나가 있으니까. 특히 래리 브라운 때 이런 세팅이 많았어. 래리 브라운은 90년대 감독 중 최고의 싸움꾼이야. 아직도 잊질 못하는 게, 2001년에 샤크 상대로 4가드 라인업을 내밀었던 사람이야. 파워포워드는 라자 벨.


  이게 내가 생각하는 이유야. 물론 지금까지 논한 무브먼트, 퀵니스, 퀵 디시전 메이킹, 정확한 슈팅 스킬이 들어가야 하고.


  나는 밀러의 전성기 공격력이 탑25-30 정도 된다고 봐. 그리고 이 커리어 탑40 목록에서는, 밀러를 29위에, 하든을 30위에 매기겠어


코디: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갈 건 이거야.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할 거야. 밀러는 자기 득점만 올릴 줄 알지 패스를 못했다. 특히 하든에 비하면 말이야.


  하지만 최전성기를 보면, 그는 포지티브 수비수야. 클로즈아웃도 좋고 블락도 곧잘 해. (벤: 한번씩 느슨해지긴 해 도박 수비도 하고) 쫌 그렇긴 하지. 조던을 상대할 때는 초집중이었지만, 항상 그런 건 아니었어.


  그런 걸 다 감안할 때 그는 눈부신 커리어를 쌓아올렸어. 꼭 하든보다 더 나은 공격수가 아니더라도 말이야.


벤: 오케이 패서였지. 대부분의 빅맨보다는 잘했다? 프라이머리 공격수 치고는 스트롱 패서는 아니었다고 하자. 많은 윙이나 가드들의 패스가 밀러보다 나았어.


   그가 오펜스를 이끈 방식은 오프볼 무브먼트를 통한 그래비티 생성과 스페이싱이었고, 이는 페이서스의 모든 선수들에게 도움이 됐어. 그는 인디애나의 1옵션이었는데, 아쉬운 건 더 좋은 2옵션이 있었더라면 하는 거야. 왜냐면 밀러의 플레이 스타일은 볼 도미넌트 플레이어가 하나 더 있어도 바뀔 필요가 없거든. 아니면 골든 스테이트가 보여줬듯이 두 번째 오프볼 선수가 있든가. 밀러 커리어 후반기에는 늙은 멀린이 합류해서 미니 버전 골스를 보여주긴 했어. 아주 잘 어울렸지.


  그래서 네가 말한 패싱 한계나, 평타 정도 되는 수비 등등, 상대적으로 최고점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밀러는 이 위치에 있을 수 있어.


  그럼 정리하자


29위 레지 밀러 (+1)
30위 제임스 하든 (New)
31위 밥 페팃 (0)
32위 존 하블리첵 (0)
33위 제이슨 키드 (+1)
34위 아티스 길모어 (+2)
35위 패트릭 유잉 (-7)
36위 폴 피어스 (-1)
37위 월트 프레이지어 (-4)
38위 엘진 베일러 (0)
39위 아이재아 토마스 (New)
40위 클라이드 드렉슬러 (-1)


코디: 제이슨 키드 얘기 잠깐만 하자. 당연히 최고의 패서고, 수비는 괄목할 만한데, 전체적인 공격에 대해서.


  내 기억에 키드가 넷츠에서 뛸 때, 넷츠가 리그 평균보다 높은 ORtg를 기록한 게 한 시즌밖에 없어. 그 한 시즌도 +0.2인가 그래. 수비 중심 선수였던 케년 마틴이랑 뛰어서 그렇다고 하기에는, 빈스 카터랑 뛸 때도 평균보다 아래였어. 이상하지 않아?


벤: 나는 그가 최상급의 공격수라고 생각하진 않아. 짧게 답하면, 그는 실링을 높이는 공격수였어. 원 맨 오펜스는 무리지만, 페이스를 올리는 데 능하고, 하프코트 패스도 좋고, 오프볼 관제도 가능하고, 사이즈가 작은 가드를 직접 괴롭힐 수도 있어. 2003년 컨파에서 케니 스미스 이야기했었지.


  최상급의 오펜시브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주변에 재능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들의 재능을 더 끌어낼 수 있는 타입이야. 그리고 아마도 사이즈가 작은 가드들 중에는 아마도 역대 최고의 수비수지. 젊을 때도 대단했지만 나이를 먹고도. 2011년에 수비하는 거 보고 눈이 튀어나올 뻔했다니까. 작은 1번만 막는 게 아니라 2번 3번까지 막았어.


  그래서 나는 그가 탑40급 공격수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그의 수비와 조력자로서의 능력과 longevity가 그를 이 위치에 있게 했어.


코디: 하블리첵 얘기도 하고 싶은데 3시간 짜리로 만들면 안 되겠지.


벤: 말해주니까 기억났다. 하블리첵은 실제로 11번 All-NBA에 들었어. 내가 보기엔 밀러와 비슷하게, 최고점이 그리 높지 않으면서, 플옵에서 잘하는, 장수한 커리어야. 그래서 밀러와 비슷한 레인지에 놓았어. 

 
이 게시물은 아스카님에 의해 2022-09-19 01:00:03'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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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2-09-17 22:35:06

 좋은 글이네요 밀러와 하든을 비교하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는데

정말 시대에 따라 선수의 평가도 달라진다는 것을 재미있게 봤습니다.

2022-09-17 23:07:33

저도 패스에 집중한 하든이라면 어땟을지 궁금하긴 하네요.

WR
Updated at 2022-09-17 23:12:06

21년 넷츠에서 잠깐 보여줬었죠. 그런데 그것도 온볼이긴 마찬가지라서, 코디가 보고 싶어하는 오프볼 하든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참고로 OKC에서 하든의 3점 어시스티드 비율이 86%였는데, 이게 휴스턴으로 가면서 50%, 댄토니와 만나면서 16%까지 내려갔었습니다. 

Updated at 2022-09-17 23:17:46

밀러는 BPM, WPA, TS added, ORtg에서도 엄청난 수치를 보여주는 선수죠. 당시에 현대적인 스탯이나 시각이 있었으면 분명 더 좋은 평가를 받았을텐데... 수상실적에서 마누와 더불어 가장 과소평가된 레전드라고 생각합니다.

2022-09-17 23:21:19

레지 밀러,
너무 과소평가되는 선수라 생각했지만.. 왜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지 설명할 수가 없었는데
속이 다 시원하내요.

2022-09-17 23:34:58

레지 밀러의 팬으로서 정말 선물과도 같은 글을 읽었네요. 소개해주시고 번역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2-09-18 00:10:19

지미 버틀러의 커리어 궤적이 밀러를 따라가고 있는 건 아닐까싶고,
하든에 대해서는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1112시즌 하든에서 두~세시즌을 더 보냈다면 오히려 우승청부사의 이미지를 가져가지 않았을까 하구요.

Updated at 2022-09-18 10:23:43

"20-30년쯤 지나면 다들 이해할 거야. 오프볼 무브먼트를 통해 기회를 만들고 캐치앤슛을 통해 만드는 득점이 절대 아이솔이나 포스트업을 통한 득점보다 가치가 낮지 않다는 걸. 하지만 90년대에는 혼자 득점할 능력이 없으니까 동료들 도움을 받아서 득점하는 거라는 프레임이 있었지."

그 20-30년 후인데 어느때보다도 헤비 볼핸들러 시스템이 각광받고 있지요
하든이 태양계의 끝을 보여주면서 반대 지점의 레지 밀러의 위대함도 더 선명해지는 느낌입니다

WR
Updated at 2022-09-18 10:32:13

역대 어느 오프볼 마스터보다 더 높이 올라간 커리의 시대이기도 하죠. 비록 리그 전체적인 흐름은 핸들러 중심의 픽앤롤 농구지만, 그래도 골스가 거둔 성공으로 인해 오프볼 농구에 대한 시각 자체는 많이 풀어졌습니다.

(본문이 말하는 20-30년 후는 2040-2050년입니다)

2022-09-18 10:26:52

밀러는 클러치죠.
관중은 밀러타임을 외치고 쏘면 무조건 들어간다는 환상을 주었던 선수.
레전드 입니다.

2022-09-18 11:30:32

'수상 실적이 모든 걸 말해주지 않는다' 의 대표주자가 레지 밀러라 생각합니다.

Updated at 2022-09-18 13:07:37

와 제가 딱 하고 싶었던 이야기네요
만약 한팀에 뛰어난 오프볼 무브먼트 전문선수가
주전으로 두명만 있어도 특별한(예를들어 둘다 극심한 수비구멍) 사정이 없는한 왠만하면 우승후보 1순위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그만큼 오프볼 무브 동네한바퀴 전문 플레이어를 높게 보는데 이부분 갑이 밀러 레이알렌 아이버슨 커리라 봅니다
요즘은 헤비 온볼 플레이어가 각광을 많이 받는데
사실 이런선수들은 개인기록이나 개인 어시스트비율은 올라갈지 몰라도 이게 과연 팀승리에 얼마나
기여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많습니다
동네한바퀴 전문선수들은 스텟에는 드러나지않지만
팀 공간 창출에 그 어떤 선수보다 기여도가 뛰어나기 때문에 본인이 슛을 많이 못쏘고 어시스트를
많이 하지 못해도 존재 그 자체만으로 상대팀 수비시스템 붕괴에 지대한 역할을 하지요
즉 이선수땜에 팀이 평상시에 공격을 훨씬 수월하게 한다는거죠
온볼 플레이어들의 경우 본인이 부진하면 지는경기가 많은데에 비해 동네한바퀴 선수들은 본인의 득점이나 어시가 저조해도 경기에 승리하는 경우가
많은것도 이것과 관련있다고 봅니다
이런 보이지않는 승리기여도가 앞으로 좀 더 과학적으로 스텟에 반영되는 시대가 오면 평가가 뒤바뀔 선수들이 무지하게 많다고 봅니다

2022-09-19 02:46:29

실제 커리도 저평가받는 부분이 밀러가 받았던 이유와 비슷하지않나 싶네요.
커리 그래비티라는 표현이 많이 등장한것도 73승 시절, 리핏 시절보다 이번 우승시즌에 가장 많이 나왔구요.
기존 부닥치고, 힘으로 누르는 농구에 사로잡혀 커리, 밀러와같은 선수들을 제대로 이해하지않았던것같습니다.

2022-09-19 14:54:13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09-19 21:42:48

이런 새 관점들에 대한 이야기 너무 좋네요

2022-09-20 08:47:17

밀러를 좋아했던 팬으로, 아주 재밌고 유익하고 감동적인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2022-09-20 21:55:12

레지밀러 관련 글을 보면 항상 리차드 헤밀턴이
생각납니다. 훌륭한 오프볼 미들 슈터였고 동네
한바퀴 스타일이었죠.. 레지밀러가 디트로이트
한테 플옵지고 리차드 해밀턴 인정했던게 생각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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