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폴과의 Q&A: 폴과 채식, 깔창, 시합 루틴 등
올 7월 7일에 GQ의 Christopher Cason이 CP3와 진행한 Q&A를 전체 번역해보았습니다.
농구 얘기보다는 그가 시합을 어떻게 준비하는지, 그리고 오프시즌에는 몸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등에 집중한 흥미로운 글이라 생각합니다.
공부 목적으로 옮겨본 졸역임에다, 원활한 의미 전달을 위해 중간중간 의역을 포함했습니다. 물론 원문의 의미와 뉘앙스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그리하였습니다만, 가장 좋은 것은 원문을 보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원문입니다.
https://www.gq.com/story/real-life-diet-chris-paul
2019년부터 채식을 시작한 크리스 폴, 그의 '진짜 식이요법'
The Real-Diet of Chris Paul, Who's Eaten Plant-Based Since 2019
July 7, 2022
By Christopher Cason
CP3가 GQ와 만나 그간 식단을 어떻게 바꿔왔는지 알려주었다. 그리고 균형잡힌 영양 섭취가 오프시즌에 더 중요한 이유를 알려준다.
Phoenix Suns의 포인트 가드, Chris Paul은 시합을 앞두고 햄버거에 감자튀김까지 곁들여 먹곤 했다. 경기 전에 햄버거 세트를 먹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커리어 초기에는 그렇게 먹고도 코트에 나가서 '포인트 가드란 무엇인가?'라는 주제의 강의를 하는 데에 아무 지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도 이젠 37세가 되었고, 무려 18번째 NBA 시즌을 앞두고 있다. 오늘날의 그는 젊었을 때보다 훨씬 '청정한' 식단을 유지하고 있고, 심지어 2019년 부터는 채식 기반의 식사를 하고 있다.
미래의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그가 채식 식단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퍼포먼스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채식을 시작하자 신체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변하기 시작했고, 컨디션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바뀌는지 체험하게 됐다. 이 변화를 직접 체험한 폴은, 이내 비건 식단을 평생 유지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채식이 바꿔준 것은 '스탯'이나 '효율' 같은 숫자들 뿐만이 아니었다. 시즌이 시작되면 늘 만성적인 염증과 크고 작은 질환들을 달고 살았던 그였지만, 채식을 시작하고 나서는 이런 것들이 별 문제가 안 된다고 한다.
ⓒ Michael Gonzalez by NBAE via Getty Images
폴은 지난 21-22 시즌, 리그 어시스트 리더가 되었다. 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어시스트 리더였다. 이로써, 'CP3의 포인트 가드 수업'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GQ는 CP3를 만났다.
우리는 그가 무얼 하면서 오프시즌을 보내는지 물었고, 최근 Move Insoles에 투자한 이야기, 그리고 채식 기반 라이프스타일이 가져다 주는 장점과 포기해야 하는 점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
GQ: 오프시즌의 루틴들과 정규 시즌의 루틴들이 다를 것 같아요. 보통 한 시즌이 끝나면 '농구를 아예 잊고 농구와 떨어져 지내는 휴가'를 가지곤 하던데, 이 휴가 기간을 어느 정도 가지시나요? 폴 씨만의 '오프시즌 루틴'에 돌입하기 전에 말입니다.
Chris Paul: 저희가 사는 삶 속에 들어와서 한 번 살아보시면 말이죠, '농구를 아예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산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해요. 그리고 (연차에 따라) 오프시즌의 모습도 매년 다 다르거든요.
제 커리어에는 여러 챕터들이 있었어요. 첫 챕터, 그러니까 처음 리그에 입성했을 때는 정규 시즌이 끝나자마자 고향으로 돌아가서 또 픽업을 뛰었어요. 그 말인즉슨 그때만 해도 실질적인 '오프시즌'은 저한텐 없었던 셈이죠.
그리고 이제 이 정도 스테이지에 와보니까 (경기 감각 보다는) 몸 관리에 오프시즌을 더 많이 할애하고 있어요. 데뷔하고나서 여태까지 1주일 넘게 무게를(lift) 안 치고 쉰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오히려 코트 위에서 하는 연습들, 그러니까 슈팅 연습이나 무브 연습들보다 거기에 더 집중하고 있죠. 코트 위 연습보다도 스트레칭과 웨이트 룸에서 하는 훈련이 더 중요한 시기가 됐어요.
어찌됐든, 훈련을 일주일 이상 쉰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GQ: 말씀을 듣고 보니 지금까지 열일곱 번의 오프시즌을 지나오시면서 폴 씨의 오프시즌이 어떻게 달라져왔는지가 궁금해지는데요?
CP: '뭘 먹는지'가 제일 많이 바뀌었죠.
이상한 소리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정규 시즌 식단보다 오프시즌 식단이 더 중요해요. '정규 시즌에 뭘 먹는가'보다 '오프시즌에 뭘 먹는가'를 더 깐깐하게 지켜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오프시즌에는 정규 시즌만큼 유산소를 많이 하질 않으니까요.
그리고 제 '워라밸'을 늘 잘 분배하려고 해요. 왜냐하면 저에겐 아이들과 아내가 있고, '인생에 진정으로 중요한 것들'에 쓸 시간을 항상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죠. 육체의 건강, 그리고 정신적인 건강 모두가 저한테는너무나도 중요하거든요.
어제 오전에는 아내와 함께 Wake Forest (폴의 모교)에 갔다 왔어요. 학교에서 개최한 축구 캠프에 딸을 데려다주고 왔거든요. 딸 내려다주고 오는 길에 체육관에 들러서 아내랑 같이 운동을 하고 왔어요. 그렇게 하면 아내와 데이트도 하면서 제 운동도 할 수 있으니, 시간을 아낄 수 있죠.
폴과 그의 아내 Jada, 그리고 아들 Chris Jr.와 딸 Camryn. ⓒ Courtsey Photo
GQ: 채식은 1년 내내 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비시즌 때만 하시는 건가요?
CP: 당연히 1년 내내 하죠.
처음엔 그저 '퍼포먼스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한 거였는데요, 채식을 하고 나서 제 몸이 어떻게 변하는지가 보이더라고요. 또 제 감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보이는데, 그걸 본 후에는 '평생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말이죠, 저는 몸 다칠까봐 애들하고 나가서 뛰어노는 법도 없었어요. 액티비티 같은 것도 애들이랑 전혀 안 했죠. 오프시즌만 되면 몸이 아파서요.
하지만 웨이트lifting랑 채식을 병행하면서 제 몸이 (오프시즌에도) 늘 잘 준비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어요. 몸 뿐만 아니라 제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변화시켜준 거지요.
GQ: 채식을 택하시면서 포기한 것들이 많으실 텐데, 그중에서도 가장 포기하기 어려우셨던 게 있다면요?
CP: 무조건 후라이드 치킨이랑 풀드 포크죠. 저는 Winston Salem 출신이잖습니까. 결혼하고 고향에 정착했기 때문에 아내랑 아이들은 시즌 때도 거기서 사는데요, 저도 오프시즌에는 그곳에서 지내죠. 그래서 오프시즌에 집에 갈 때마다 Bojangles* 옆을 지나가는 게 진짜 미칠 듯이 고통스러워요. 무너져버릴까봐 그 쪽은 쳐다도 안 보고 지나가죠. (웃음)
*후라이드 치킨 등을 주 메뉴로 하는 유명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GQ: 쿠키도 여전히 폴 씨의 최애 메뉴 중에 하나인가요?
CP: 아, 그럼요. 요즘엔 비건 쿠키가 나오니까요. 시나몬 쿠키, 건포도 쿠키, 초코 칩 쿠키, 츄러스.. 이런 것들은 여전히 너무 사랑하죠.
GQ: 그럼 이제 구체적인 식단을 어떻게 하시는지를 좀 들려주시면 좋겠어요.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각각 어떻게 구성하시는지요?
CP: 의외로 채식하는 사람들의 선택지도 정말 다양해요. 특히 팬케익은 항상 빠지지 않는 메뉴죠. 많은 분들이 모르셨을 텐데, 일반 팬케익에서 달걀만 빼면 팬케익도 비건 메뉴가 돼요.
아침은 보통 JustEgg*의 달걀 스크램블에 야채를 곁들이고, Beyond Meat**에서 나온 패티, 그리고 사이드로는 과일이랑 비타민 영양제를 먹죠. 점심은 샐러드를 먹는데요, 구운 야채를 밥과 함께 먹고, 프로틴 드링크를 같이 마십니다. 저녁엔 저희 셰프가 직접 만들어주는데, 다음 날 경기에 필요한 영양소들을 맞춰서 식사를 만들어 줘요.
평소에 다양한 콩 종류들, 곡물 종류들, 야채 종류들을 먹고 있죠. 채식을 시작하고 나서 얻은 것들 중 가장 귀한 게 있다면, 채식이 저를 온 세상의 다양한 음식들의 세계로 인도해주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달걀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들이 먹는 대체 달걀을 생산하는 식품회사.
**대체육 시장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대체육 기업.
Koia 사의 프로틴 드링크를 마시는 폴. / ⓒ S&CO
GQ: 폴 씨의 시합날 루틴이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해요. 지금은 오프시즌이긴 하지만 말이죠.
CP: 일어나서 아침을 먹습니다. 슛 연습shootaround 전에 체육관에 가서 웨이트를 먼저 하고요, 슛어라운드가 끝나면 집에 와서 간단한 식사mini meal를 해요. 그러고 나선 'Body Work'-어떤 운동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네요-를 두 시간 정도 합니다. 그게 끝나면 두 시간 정도 낮잠을 자고, 일어나선 잘 차려입고 시합용 식사를 한 다음 경기장으로 출발하죠. 도착하면 스트레칭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고, 몸을 깨우는 용도의 리프팅을 합니다. 그러고 나선 Game Time이죠.
GQ: 여태 먹은 '시합 날에 먹은 음식' 중에 제일 안 좋은 음식worst food을 하나 꼽아보신다면요?
CP: 리그에 막 입성했을 때느 경기 전에 햄버거, 감자튀김, 치킨, 이런 것도 아무렇지도 않게 먹어댔어요. 그렇게 해도 아무 문제가 안 생겼죠. 그 나이땐 몰라요, 한 서른 정도 되면 느낌이 오기 시작하죠.
GQ: 이젠 37세에 접어드셨는데요, 경기 후 리커버리 과정도 그에 맞게 달라졌나요?
CP: 리커버리는 바디 마사지, 그리고 Tissue Work(심부 조직 마사지), 스트레칭에 제일 많이 할애해요. 채식을 하면서 염증이 줄어든 게 리커버리에 도움이 많이 됐죠.
물론, 채식이 모든 사람에게 다 좋다는 말을 하는 건 아니예요. 저한텐 효과가 있었다는 의미로 말씀드리는 거죠. 그렇게 때문에 저의 리커버리 역시 채식에서 출발합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경기들을 뛰고, 그렇게 많은 시간을 플레이했는데도 여전히 몸 상태가 좋다고 느껴지는데요, 저한텐 그 자체가 인간승립니다.
GQ: 얼마 전, 맞춤 인솔 회사인 Move Insoles의 투자자가 되셨어요. 이 회사에 투자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CP: 농구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사람으로서, 제가 십수 년간 NBA에서 쌓은 경험을 그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우리 신체의 모든 것이 발에서 시작됩니다. Move도 그걸 알고 있는 회사고요.
많은 농구 팬들이 모르거나 간과하는 게 하나 있습니다. 선수들이 훈련이나 시합을 위해서 라커 룸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어떤 건지 아시나요? 다른 게 아니라 농구화를 챙겨와서 자기가 쓰는 족부 보형물, 혹은 맞춤 깔창을 끼우는 일이예요. 발과 관련된 일이 그만큼이나 중요한 일인 거죠. 이 발 건강의 중요성을 어린 운동 선수들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도 알리고 싶었습니다.
농구화에 Move의 인솔을 넣고 있는 폴. ⓒ Move
GQ: 폴 씨는 발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서 언제쯤 알게 되셨는지요?
CP: 제가 2년 차일 때, 발목을 접질러서 18경기를 빠진 적이 있죠. 전족부 골절 당했던 해랑 같은 해였던 것 같은데요, 발에 나사를 박았어야 할 정도로 큰 부상이었습니다.
그 일로 발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큰 깨달음을 얻었죠. 2년 차 때 당한 부상 때문에 17년차인 지금까지도 발 컨디션을 엄청 신경쓰고 있다는 게 참 재밌기도 한 것 같아요. 그 후론 시합 전에 발 쪽에 신경을 굉장히 많이 써요. 바닥을 온전히 잘 딛고 서있는지, 지지대(보형물)랑 농구화 느낌은 어떤지, 하는 것들 말이죠. 굉장히 중요한 거예요.
재밌는 일화가 하나 있어요. 저랑 같이 Move에 투자한 Jamal Crawford랑 클리퍼스에서 같이 뛸 때 얘긴데요, 경기 전 감독님 스피치 시간에 다들 의자에 앉아 있는데, 자말 혼자만 바닥에 앉아 있는 거예요. 바닥에 앉아서 감독님 얘기를 들으면서 발가락을 계속 오므렸다, 폈다, 하더라고요. 발 컨디션이 괜찮은지 체크하려고 말이죠. 그때만 해도 "쟤 뭐해?"하면서 이상하게 쳐다봤었는데, 이젠 제가 그러고 있네요.
GQ: 여태까지 투자하신 곳을 보면 대부분 건강이나 웰빙에 집중돼있는데요, 그 쪽에 에너지를 집중하시는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CP: 말씀하신대로 제가 건강이나 웰빙 분야에 투자를 많이 하는데요, 투자하는 과정에서 제가 아는 지식들을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게 저에겐 굉장히 큰 기쁨이예요. 여러분이 '모르고 있는지도 몰랐던' 우리 몸에 대한 지식들을 말이죠.
지금까지 제 주변에는 저보다 똑똑한 사람들이 많았어요. 내 주위에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건 그야말로 축복이고, 행운이죠. 자동차나 집, 옷, 보석 같은 건 돈주고 살 수 있지만 건강은 살 수가 없잖습니까, 그래서 특히 건강, 그리고 웰빙에 대한 지식을 잘 알고 있는 게 굉장히 중요한니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게 바로 건강이니까요.
건강과 웰빙, 이 두 주제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며 배우고, 스스로 탐구해보는 길 뿐입니다. 학교에서는 그런 지식들을 알려주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특히 블랙 커뮤니티나 브라운 커뮤니티에서는 그런 정보에 접근하기가 더욱 어렵죠.
저는 이 사실들을 34세에 알게 됐는데, 그때라도 건강에 대해 배우게 된 게 정말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꾸준히 배우고 있는 중이고요.
-끝-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