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 내부에선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추측썰)
요며칠 킹스 뉴스가 이것저것 올라오는데, 올라올 때마다 온도가 상당히 다르죠. 뉴스란에 올라온 글들+애슬레틱+몇몇 유튜브(킹스쪽 팟캐스트) 등을 보면서 '아, 대충 이런 분위기구나.' 정도로 짐작가는 건 있는데요. 정황 근거만 있을 뿐, 실질 증거는 없으니(어차피 한참 지난 뒤에 누군가 썰을 풀어주지 않는 이상 알 수가 없죠...) 그냥 일종의 썰처럼 들어주세요.
전제조건은 두 가지입니다.
* 애슬레틱, 특히 샘 애믹의 정보는 킹스가 숨기고 싶어하는 본심에 가깝다: 이들은 이곳 저곳 소스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 토막 정보들을 모아서 맥락을 부여하다 보면 생각보다 진실에 가깝게 갈 수 있습니다. 특히 다른 구단에서 바라보는 킹스의 입장들을 모으면 꽤 그럴싸해지죠.
* 제임스 햄의 정보는 킹스가 겉으로 표현하고 싶은 의지에 가깝다: 제임스 햄의 소스는 대체로 킹스 구단입니다. 그래서 양과 속도 면에서 킹스 구단 소식을 가장 많이 알 수 있고, 킹스 구단과 접촉도 가장 많이 하는 편이니 '분위기'를 알기에도 좋겠죠. 하지만, 킹스 쪽에서도 제임스 햄을 자신들의 대변자로 쓰기도 합니다. 전담 기자라는 게 대체로 그렇죠 뭐.
그럼 이제 몇 가지 재구성해봅니다.
1. 킹스는 시몬스를 노렸다/노린다.
이건 기정사실이죠. 몇달째 시몬스 관심팀에서 킹스가 사라진 적이 없습니다. 지난 19일(미국 시간 기준) 애슬레틱 필진들이 트레이드 썰을 풀면서 시몬스 얘기도 했는데, 이 때 나온 얘기들이 (1)시몬스가 이번 기한에 무브될 것으로 본다(원하는 팀들이 있고 식서스도 그렇게 느긋하지만은 않다) (2)가장 가능성 높은 건 킹스다. 급하기도 하고 시몬스+해리스 패키지를 고려하는 건 킹스 밖에 없다. (3)킹스의 1순위는 시몬스, 2순위는 사보니스다. 등이죠.
2. 킹스가 사보니스를 노린 건 연막으로 보인다.
이건 제 추측인데 아닐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사보니스를 노린 걸 수도 있지만, 팍스를 카드로 걸고 시몬스를 제시하되, '이걸 안 받으면 사보니스에게 간다'라는 식으로 사보니스 쪽을 레버리지로 걸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시몬스의 가격이 너무 높기도 하고, 협상할 때 다른 곳 하나를 레버리지로 삼는 건 기본이니까요.
3. 킹스는 시몬스+해리스 패키지에 팍스+힐드+반즈+1라픽 2장을 제시했다.
이건 제 추측입니다(특히 팍스+힐드+반즈+1라픽 2장에 대한 얘기는 어디서도 나온적이 없을 텐데, 바로 아래 4에 그렇게 생각해본 이유를 적어볼게요.)
시몬스+해리스 패키지를 받으려면, 샐러리나 재능 관점에서 킹스가 내밀 건 팍스+힐드+반즈입니다. 20일이었나 팍스 인터뷰도 하고, 트레이드 될 거 같다라는 얘기 나올 때 아마 제시한 것 같습니다. (뭐, 공식 오퍼는 없었다고도 하는데... 전 이런 건 서로 면 세워주기로 봅니다.)
그리고 이 딜은 거절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4. 킹스는 할리버튼+힐드+반즈+1라픽 2장의 가치를 궁금해했다.
이것도 제 추측입니다. 팍힐반+1라픽 2장으로 시몬스+해리스가 안 된다.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식서스가 '팍스 대신 할리버튼이면 OK'라고 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물론 추측입니다. 샐러리 안 맞는 건 필러 끼면 되죠). 하지만, 킹스 입장에서 할리버튼을 내주면서 시몬스+해리스만 받아오면 밸런스가 안 맞죠. 그래서 '할리버튼 받고 싶으면 따이불을 다오.'라고 했으리라고 봅니다. 하지만 식서스는 아무리 할리버튼이라도 따이불은 안 된다고 했겠죠.
그래서 나온 게 할힐반+1라픽 2장 < 시몬스+해리스+따이불이라는 식서스 측의 루머라고 생각합니다.
(3에서 얘기한 팍힐반 패키지에 1라픽 2장은 이 루머에서 따왔습니다. 같은 패키지에 팍스 대신 할리버튼 넣으면 따이불 주겠느냐.같은 확인이었을 걸로 봅니다)
5. 팍스 패키지는 식서스, 페이서스 모두에게 거절당했다.
이것도 추측이지만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모리의 인터뷰는 킹스 팬 입장에서는 매우 속상한데... 여러 선수 패키지보다는 우승을 도울 한 선수가 필요하다 류의 메시지는 팍힐반 패키지를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킹스 패키지 중 괜찮은 선수가 있었다의 메시지는 반즈 또는 할리버튼을 얘기한 것으로 보이고, 팍힐반이든 할힐반이든 3자 딜을 만들면 해볼만하지 않을까.라고 얘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뭐... 결론적으로 식서스에겐 거절 당했죠.
페이서스는 누구한테 얘기하는 거라곤 얘기하진 않았지만, '사보니스 대가는 올스타 선수여야 한다'고 얘기를 내놨는데, 그 얘기 전에 사보니스를 구체적으로 노린다는 제안은 킹스의 팍스 밖에 없었죠. 거절당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6. 킹스는 팍스, 할리버튼을 킵하기로 했다.
이게 몇 시간 전 제임스 햄의 기사인데, 현재 킹스의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단은 팍스를 팔 생각이 있었고, 시몬스나 사보니스 급이라면 팔려고 했는데, 둘 모두에게 거절을 당한 상황입니다. 즉, 팍스를 팔아도 원하는 만큼 대가를 얻을 수 없는, 팍스의 값어치가 너무 낮은 상황이죠. 반대로 할리버튼을 내놓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할힐반+1라 두장으로 시몬스+해리스를 얻어올 수는 있지만, 그걸로는 킹스가 만족할 수 없고, 따이불이라도 껴주면 좀 더 생각해보겠지만, 따이불 끼면 '부족'하다고 하니까요.
그럼 결정해야죠. 팍스, 할리버튼은 일단 이번 데드라인에는 킵하기로 합니다. 팍스 에이전트에도 공식적으로 의사를 밝힌 게 이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7. 그래도 무브는 한다 + 여지는 있다.
그리고, 이제 나오는 뉴스가, 팍스, 할리버튼 제외한 모든 선수 트레이드 가능입니다. 팍스는 안 팔리고, 할리버튼은 팔면 안 되는데, 현재 팀 성적은 이대로 두면 안 되니, '아, 나도 이젠 모르겠고, 누가 좀 사가요'하고 패닉 세일하는 셈입니다.... 거기에 여지는 뒀죠. 급박한 상황 변화가 오면 팍스, 할리버튼도 바뀔 수도 있다는 식으로요. 아마 팍힐반+1라 2장 패키지 제안은 언제라도 유효하다라는 거겠죠.
맥네어 단장,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팍스 트레이드 칼을 뽑긴 했는데, 결국 실패하고 도로 집어넣었습니다. 모든 걸 단장의 책임이라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지금 단장이 되어서 드래프트 자기 순번에 픽을 행사한 것을 제외하면 단장의 무브 및 무브 시도는 제가 알고 있는 것만 다음과 같습니다.
1. 보그단 보그다노비치 <-> 디빈첸조 : 딜 완료된 줄 알았으나 탬퍼링 의혹으로 무산
2. 배글리 <-> 베이, 배글리<-> 콜린스: 거절 당함
3. 비엘리차 <-> 하클리스+등등: 성사
4. 힐드 <-> 쿠즈마+해럴: 딜 완성 단계였는데 레이커스가 웨스트브룩으로 돌면서 무산
5. 배글리+9픽 <-> JV: 제안 받았으나 거절함
6. 델론 라이트 <-> 트리스탄 톰슨: 성사 (삼각딜이지만 단순화했어요)
7. 팍스+힐드+반즈+1라픽 2장 <-> 시몬스+해리스: 거절 당함
된 게 없다...는 것도 문제지만, '이 선수는 트레이드 하겠다'고 꺼내들었다가 다시 팀에서 뛰게 만든 것만 해도 배글리, 힐드, 팍스 최소 이렇게 셋입니다. 심지어 배글리+힐드는 거의 1년 넘게 세일 상태죠. 무슨 의욕이 나고 애정이 있겠어요.
그리고 이제 팍스 트레이드 거절 당한 뒤 수습하려니까 하고 있는 게 뭐죠?
"팍스, 할리버튼 제외 전원 트레이드 가능"
와... 이게 대체 뭔가요. 이 부분이 정말 실망스러운데... 이렇게 패를 다까고 무슨 무브를 하나 싶네요... NBA 나름 오래 봤는데, 이런 식의 패닉 세일은 진짜 처음 봅니다. 팍스 내놓고 거절당하니 수습하긴 해야겠고, 딜은 또 해야겠고 하니, 팍스, 할리버튼은 킵하고 나머지는 모두 판다니... 팍스, 할리버튼 중심으로 간다면서 할리버튼과 그렇게 잘 맞는 홈즈까지 팔겠다니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지... 전원 트레이드 가능이라는 건 '아, 몰라, 나는 모르겠고, 우리 다 팔 거니까 니네들이 제안 좀 해봐.'인 거잖아요. 이쯤 되면 직무유기 아닌가요. 팍스를 팔겠다고 마음을 먹고 꺼냈으면, 좀 성에 덜 차더라도 다른 딜이라도 했어야죠.
선수들은 어쩌란 말인가요. 뛰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자기가 트레이드 대상에 올라가면, 누구나 멘탈이 흔들립니다. 당연하죠. 그런데 이제 선수단 전원의 멘탈을 흔들어버렸어요. 하... 참...
진짜 어처구니없는 단장입니다.
이쯤되면 디바치 단장보다 나은 게 뭔지 궁금합니다. 아니 최소한 디바치 단장은 손해보더라도 딜을 할 때는 했어요. 트레이드 할 때는 거의 누구도 루머조차 안 나게 잘 보호하다가 전격적으로 트레이드하는 편이었고요. 그리고 최소한 디바치 단장은 밀레니엄 킹스 팬들에게 감정적인 마스코트라도 됐죠.
맥네어 단장은 지금 대체 뭘 하는 건가요? 결과적으로 성적은 디바치 때보다 더 안 좋고, 선수들 멘탈은 다 흔들렸고, 무브는 한 것도 없고, 패닉 세일 공언했고...
그래놓고 한다는 소리가 뭐요? 열심히 초과근무하고 있다고요?
아니, 초과근무는 저도 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고요... 결과없는 초과근무는 상급자가 제일 싫어하는 거죠. 성과는 안 나는데 돈은 더 줘야 하는. 하... 진짜...
이제 팀 팬은 안 하기로 했으니, 그나마 감정 소비가 덜하긴 한데, 제발 할리버튼이라도 좀 행복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힐드, 반즈처럼 그동안 정 준 선수들은 어디 다른 팀에 가서 좀 행복농구하면 좋겠고요.
다들 고생입니다. 허허.
ps: 중간 중간 추측이 몇 단계씩 건너뛴 게 있을 수는 있습니다. 저는 그래도 토막 정보들로 나름의 근거들을 갖고 유추해본 건데, 혹 너무 이상한 부분 있으면 말씀주세요. 뭐, 그리고 중간 추측이 좀 틀려도, 지금 상황에 대해 '단장 일 진짜 못하네'라는 결론에는 그럭저럭 공감해주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트레이드 실패여부와는 별개로 단장 진짜 일 뭐같이 못합니다.
속된말로 ‘첫끝’이라도 블러핑을 하는데 그런거 하나도 없이 본인패를 다 까놓고 상대팀 단장한테 맞춰달라는 뉘앙스는 진짜 보다보다 처음보네요.다른 단장들한테 약점 잡힌 것도 아니고..다 퍼주려는 느낌?
디박과 페쟈옹이 단장진일때를 돌이켜보면 밀레니엄시절의 추억보정+유로피언 커넥션이라도 기대해보는데 그것도 아니고 맥네어는 까방권도 없는데 뭐 그리 야근한다는 말만하고 마음에 드는 일을 하나도 안하는지..환장하겠네요.
할리버튼의 행복농구를 위해서라면 킹스를 떠나는게 훨 좋을것 같은데 할리버튼이라면 킹스를 구할수 있으려나 하는 미련한 생각을 갖는게 참 웃기네요ㅠ
몇연패를 해도 그러려니 하려구요.
누구라도 농구하기 싫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