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드래프트 1픽 후보 케이드 커닝햄 감상평
이제 일주일도 안 남은 시점에서 드래프트 데이가 다가올수록 드랲 관련 루머들도 더 나올 텐데요. 유력 1픽 후보 케이드 커닝햄의 대학 시즌 감상평을 써봤습니다.
케이드 커닝햄 / 윙플레이어 신장 6'8" 윙스팬 7'1"
- 평균 20.1득점 6.2리바 3.5어시 4.0턴오버
- 2점 성공률 46.1% 3점 성공률 40% 자유투 성공률 84.6%
제가 좋아하는 타입의 윙사이즈 플레이메이커로서 특히 PIPM류의 마진 스탯을 잘 찍는 유형의 선수가 되리라는 기대를 갖고 고교 시절부터 지켜본 선수입니다. 고교 경기를 보고 브랜든 로이/스펜서 딘위디랑 비교를 했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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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경기를 봤을 때 드리블로 치고 나가는 속도감이 쳐지고 특히 림끝까지 파고드는 돌파할 때 마무리나 드랍오프/킥아웃 패스가 기대치보단 아쉬웠지만, 딘위디랑 비슷하게 자유투 라인 근처까지 진입하고 빼주는 패스들은 여전히 좋았습니다. 또 풀업이건 캐치앤샷이건 확실히 발전된 슈팅력을 보여줬는데, (본인 득점)+(패싱)+(수비)가 골고루 반영되는 마진 스탯 관점에서 보자면 패싱 기대치는 좀 낮추되 본인 득점 부문에서 올라갔기에 여전히 마진 스탯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뽑아낼거라 기대를 해보고요.
일정 포제션을 소비한 선수들중에서 최상급의 아이솔레이션/픽앤롤 효율을 기록했는데, 여기에 포스트업까지도 마무리 수치가 좋다는 점이 커닝햄이 내세울 수 있는 최고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수치상으로 엄청 잘 나온 온볼 득점력에 대해선 글 아래에서 다룰 것처럼 개선할 점이나 좀 비판적으로 볼 부분이 꽤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고려했을 때 리그와서 돈치치 같이 단독 핸들러/리드 핸들러로서 헤비 픽앤롤을 소화하기엔 힘들거라 보고요. 그렇지만 큰 틀에서 봤을 때 6’8” 윙사이즈를 갖고 본인 득점을 뽑아낼 수 있다는 장점에다 수비도 엄청 열심히 하면서 공간 점유 수비도 잘하고, 최상위권 유망주가 박스아웃등 궂은 일에도 열심이라는 점에서 1픽감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 커닝햄이 아이솔/픽앤롤에서 높은 PPP를 기록하게 만든 일등 공신은 단연 발전한 풀업 3점입니다.
온볼 돌파 포함해서 드리블로 가동되는 움직임 자체가 좀 느려서 드리블 빨리 치고 자리 찾아가면서 풀업 3점 기회를 만드는 유형은 아닙니다만, 특히 픽앤롤에서 상대 수비가 허점을 보이는 기회를 노려서 풀업3점을 잘 넣어줬는데요. ESPN DX의 마이크 슈미츠가 커닝햄의 고투 무브를 정리한 기사에서도 풀업슛을 다양한 패턴 가져가면서 잘 넣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https://www.espn.com/nba/insider/story/_/id/31848982/nba-draft-2021-comparing-cade-cunningham-moves-nba-top-players
대학 레벨에선 풀업/캐치 3점 시도 회수가 꽤 많은 편이면서도 막 엄청 자신있게 3점 올라가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요. 그렇지만 3점(40%)에 자유투(84.6%)까지 성공률이 괜찮았고, 또 대학와서 크게 발전시킨 성실함을 고려한다면 앞으로의 활약과 발전 둘 다 기대가 됩니다. 제가 처음 비교했던 브랜든 로이 같은 경우 지면에서 솟구칠 때 공을 잘 끌어오면서도 손목 힘으로 최상급 미들 풀업을 구사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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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커닝햄의 슈팅은 타점 자체가 좀 낮고 약간 뒤로 쳐져서 쏘는듯한 폼인 가운데 미들 점퍼의 성공률 자체는 별로였습니다. 슈팅 시도 자체는 어쨌든 만들 수 있고, 또 리그와서 미들 점퍼가 개선되는 경우도 가끔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떨지 계속 지켜보고자 합니다.
▼ 돌파로 페인트존 진입할 때 여러 무브들 – 기본적인 크로스오버부터 헤지테이션, 비하인더백, 스핀등등 –을 가져가는데, 마무리시에 플로터/러너류도 잘 섞었고 또 왼손 마무리도 가능했고요.
▼ 3점 라인 밖에서부터 드리블 치면서 들어갈 때 느린 걸 커버하고자 그랬는지 몰라도, 하이픽앤롤 말고도 공격 시작 지점 자체를 자유투 라인이나 미드포스트등 다양하게 가져갔습니다.
▼ 돌파 과정에서의 패스 같은 경우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자유투 라인 근처까지 진입하고 빼주는 패스나 약간 측면쪽으로 흘러나가다가 안쪽으로 넣어줄 때가 가장 패스질이 좋았습니다.
깊숙이 들어가서 수비 시선 다 모은 후에 빼주는 킥아웃패스나 빅맨한테 떠먹여준다 싶은 드랍오프 패스 종류들은 빈도도 낮고 시도 자체가 적어서 아쉬웠고요. 패스 세기도 좀 약하다 싶은 장면들도 있었습니다.
▼ 돌파 마무리 할 때도 보면 긴 약간 림에서 멀어지는 듯한 동선도 그렇고, 긴 팔 때문인지는 몰라도 레이업을 너무 골대 멀리서 퍼올린다는 느낌이 있는데요.
드리블 특성 자체가 공이 몸 중심에서 좀 벗어날 때가 있기도 한데, 마무리 전에 공을 끌어오는 과정과 연결지을 수도 있겠고요. 하프코트 골밑 성공률 자체는 괜찮게 나왔지만, 수비수 상대로 몸 붙이고 버티면서 제대로 백보드 맞히는 옵션을 추가하면 좋겠습니다.
아이솔/픽앤롤에다 포스트업도 마무리 효율이 좋았다고 위에서 언급했었는데, 자신보다 힘이 약하거나 사이즈 낮은 수비수들 상대로 덕인하면서 골밑 공략하는 영리함이 보였고요(수비시에서도 사이즈나 힘 살려서 상대 4번들을 어느 정도 제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포스트업하거나(이 과정에서 훅슛도 폼이 괜찮습니다) 미드포스트에서 공 잡고 아예 페이스업으로 전환하는 경우랑 더불어 페이스업-포스트업 전환하는 영리한 움직임들도 눈에 들어왔는데요.
▲ 폭발적이고 스피디한 가드들(예컨대 웨이드)이 재빠른 퍼스트스텝으로 베이스라인쪽을 파고드는 것과는 많이 다른 느낌으로, 슬금슬금 골밑까지 들어가서 포스트업하는척하다가 스핀 섞는 장면들도 나왔습니다.
온볼 상태로 주도적으로 플레이하지 않을 때도 기본적인 패스들이나 오프볼 움직임에서도 영리한 모습을 보였습니다만, 그럼에도 단순 어시스트 수치부터 AST%나 어시-턴오버 비율이 별로였는데요. 문제되는 상황이 당연히 커닝햄 본인의 약점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았다는 것부터 확실히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커닝햄이 위에서 말한 돌파 특징을 비롯해 속도감이 쳐지는 모습 때문에 드리블로 수비를 확 제치지 못한다거나 혹은 제쳐도 헬프 수비가 와서 마무리/패스 타이밍이 안 나오는 경우들이 있었는데요. 특히 트랜지션에서 치고 나가는 속도가 아쉬웠고, 또 아예 본인이 공을 잘 제어하지 못해서 턴오버 나오는 모습들도 꽤 나왔던 겁니다(시야가 상당히 뛰어난 오버사이즈 핸들러들이 트랜지션에서 턴오버 때문에 득점 자체 PPP는 낮게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들의 오픈코트 패스 창출과 비교해도 커닝햄이 좀 쳐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특징들은 커닝햄 본인의 약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커닝햄 본인이 개선할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비도 잘하기에 리바 잡고 그랩앤고 전개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일단 공 제어가 되면서 오픈코트에서 좋은 패스들 봤으면 하고, 또 수비가 덜 정돈된 세미 트랜지션에서 바로 아이솔/픽앤롤 전개하는 것도 보고 싶고요.
팀 동료들이 커닝햄 패스 받고 메이드가 잘 안 이루어졌다는 의견들이 일정 부분 일리가 있으면서도, 커닝햄 본인의 약점을 확실히 인지하는 상태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제가 즐겨보는 Adam Spinella 채널에서 플레이타입별로 커닝햄의 포텐셜 어시스트(만약 패스 받고 메이드 시켰으면 어시스트로 집계 가능한 패스들)을 모아놓았는데, 참고하실 분들은 시리즈 찾아보시면 재밌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WTHOTLfaP4&ab_channel=AdamSpinella
커닝햄에 대한 평가를 종합하면 공수 밸런스가 잡혀있으면서도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공격 전개가 가능한 선수인건데요. 당장 프로가서 멀티 핸들러를 코트위에 세우는 트렌드 속에서도 헤비 핸들러 역할을 하는 선수들처럼 코트위에 있는 대부분의 시간동안 팀 오펜스를 이끌긴 힘들거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아이솔/픽앤롤 득점 가능한 윙스코어러 역할에다 기본적인 패스에 온볼에서 뽑아내는 패스들까지 시켜봄직하기에 플로어 자체도 높다고 생각하고, 또 프로급 가드랑 뛸 때 커닝햄이 알맞은 위치로 가서 패스 받고 득점하는 모습들도 좀 더 보고 싶고요.
고교 시절부터 특급 유망주로 주목받았음에도 항상 수비 태도가 건실하면서(수비는 퍼리미터에서 가드/포스트에서 빅맨 일대일 수비가 어느정도 가능하면서도 굉장히 영리한 팀수비수) 공격에서도 부지런한 오프볼 무브에 스크린까지 걸어주는 헌신적인 마인드를 가진 선수인데요. 여기에 클러치에서 적극 나서는 과감함과 더불어 대학와서 슈팅 발전시킨 워크에틱까지 고려한다면 미래 성장도 기대가 됩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커닝햄의 대학 퍼포먼스가 고교 경기 보고 생각했던 기대치보다 떨어지는 부분이 있고, 더 잘했던 부분이 있었는데요. 프로가서도 마찬가지로 생각했던 모습과 다른 장면들이 꽤 나올 것 같다 싶은데, 커닝햄 포함해서 이번 21 드래프트 유망주들은 프로가서도 되도록 경기를 찾아보고 계속 변화상을 관찰하고 싶네요. 매번 그런 생각하다가도 막상 NBA 시즌 개막하면 응원팀이나 새로운 대학 유망주들 보곤 했는데, 올해 드랲 유망주들은 고교 시절때부터 경기 찾아본 선수들이 꽤 있어서 좀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보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슛 던지는 언더사이즈 시몬스라는 컴패리즌을 본 것 같은데 그런 느낌은 전혀 아니네요. 약간 테이텀스럽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