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드래프트 탑2 후보 에반 모블리 감상평
원래 1라운드 후보인 트레 맨이나 다른 로터리 후보들을 이어서 쓰려했는데, 제 응원팀이 탑4 당첨에서 빗겨가면서 빨리 이들에 대한 미련(?)을 털어내고자 탑2 후보들인 모블리와 커닝햄에 대해 먼저 쓰겠습니다. 오늘 주제는 탑2 후보 에반 모블리입니다.
에반 모블리 C 신장 7'0" 윙스팬 7'6"
- 평균 16.4득점 8.7리바 2.4리바 2.9블락
- 2점 성공률 61.5% 3점 성공률 30% 자유투 성공률 69.4%
드랲 전문가들은 항상 유망주들에게 어느 NBA 선수들의 경기를 즐겨보고 또 따라하고 싶은지 질문을 하는데, 이에 대한 모블리의 답변은 본인의 플레이 특성을 잘 드러냅니다.
https://mania.kr/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202931&sca=&sfl=mb_id%2C1&stx=primeseals&page=2
예전에 제가 고교 경기 보고 쓴 글에서도 언급을 했었는데, 모블리는 빅맨임에도 쿤보랑 KD경기를 좋아하며 따라하고 싶다는 인터뷰를 했었습니다. 보통의 빅맨 유망주들은 대게 AD를 꼽는데(모블리도 대학와선 쿤보 KD랑 더불어 AD 언급하더군요) 모블리가 고교 시절부터 보인 기동성 살린 트랜지션 피니쉬나 3점 라인 근처에서 저돌적인 돌파를 인터뷰와 연결시켜 생각해보니 잘 매치된다는 생각이었는데요.
▼ 대학와서도 7풋의 큰 키를 가지고 3점라인 근처에서부터 들어가는 돌파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1pBoc4Ue_Y&ab_channel=Primeseals
▲ 성큼성큼 골밑까지 들어갈 때 상대 수비수 몸 견디면서 마무리 올려놓는거나, 게더하는 과정을 스핀무브랑 결합시키는 동작들도 좋았고요. 아직은 안정적이지 않은 3점 위협이 늘어나면 스팟업 찬스에서 돌파 들어갈 기회도 더 늘어나겠죠.
▼ 아예 본인이 핸들러로서 돌파 들어가는 54픽앤롤도 토너먼트에서 보여주기도 했고요.
▲ 빅맨임에도 이렇게 퍼리미터에서 본인 주도적으로 득점 가능하고 또 그 과정에서 패스도 빼줄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장점입니다. 아래 다룰 샷컨테스트와 적은 수비 파울등의 수비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공격에서도 드리블을 떠나서 자기 몸을 상당히 잘 제어하면서 유연하게 움직인다는 느낌을 주곤 합니다. 핸들러나 슈터를 위한 스크린은 좀 더 단단하게 걸어줄 필요가 있겠습니다만, 3점 라인에서 핸드오프 하는 감각도 괜찮았고요.
이런 긍정적인 모습들과 더불어 특기할 건 모블리의 공격이 일반적인 빅맨들이 보여주는 득점 리듬/호흡과는 좀 다르다는 점입니다. 픽앤롤에서 핸들러를 위해 스크린 걸어주면서 롤맨으로서 득점하는 장면들이 엄청 많지는 않았던 건데요. 투맨 게임이 나와도 하드/슬립 스크린 이후에 패스를 받고 공격 흐름을 이어간다는 느낌보다는, 패스를 받으면 자기 공격 리듬을 만드는 동작들이 나오면서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공격 흐름 자체가 약간 끊기는 듯한 느낌이 있는 겁니다.
▼ 아래 엠티사이드 픽앤롤에서 핸들러의 패스가 좀 늦게 들어가긴 했는데, 이때도 보시면 드리블치고 자기 리듬 가져가는데 시간이 좀 걸리고 게더 타이밍에 상대의 헬프 수비 들어오니깐 (평소엔 포스트업은 물론 페이스업에서도 패스 뽑아줄 정도로 시야가 상당히 좋음에도) 죽은 패스를 빼줍니다.
▼ 아래 존 오펜스 장면에서도 패스 받고 원드리블을 치는데, 이렇게 의식적으로라도 점프스탑을 섞어주는 과정 자체가 본인의 리듬이면서도 반대로 상대 수비수 입장에선 커버할 시간 여유를 조금이라도 더 준다고 볼 수 있겠죠.
또한 포스트업 자체 공격 PPP가 평균 이하였는데요. 물론 더블팀 들어왔을 때 패스 빼주는 시야는 포스트업에서도 좋고 또 핀치포스트에서 점퍼 살짝 섞은 페이스업도 가능하다는 다양성은 장점입니다만, 포스트업 공격 자체는 개선할 부분이 꽤 있습니다.
▼ 아래처럼 스위치한 매치업 정도는 잘 넣어줘야 할텐데, 이때도 베이스라인쪽으로 가기보단 살짝 페이크주고 골대 중앙쪽으로 가려는 게 티가 나고 수비수가 스틸을 해냅니다.
위와 같은 특성들에도 불구하고 종합적으론 타고난 길이를 대단히 잘 활용하면서도 페인트존안에서의 터치도 좋아 보이고, 점프스탑등을 섞은 자기 고유 패턴을 잘 체화해서 득점을 해줬습니다.
▼ 또한 빈도가 높지는 않다지만 제대로 플레이가 이뤄지면 특유의 기동력과 높이 그리고 좋은 볼캐치를 활용하는 장면들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 위 장면만 봐도 플레이가 좀 어색하지만, 별로 좋지는 않은 동료 패스를 왼손으로 잘 캐치하고 오른손으로 올려놓는 거 보면 타고난 유연성과 터치가 정말 돋보이죠.
공격을 종합하면 타고난 길이와 기동성을 대단히 잘 활용하면서 제대로 걸린 픽앤롤등에서 나온 패스를 잘 캐치 후 마무리했고, 또 3점라인에서부터 본인이 주도적으로 공격 들어갈 수 있는 장면들까지 보여줬기에 일정 정도의 높은 플로어는 물론 대단히 높은 잠재력까지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정통적인 스크린앤롤을 수행하는 빅맨들과는 좀 다르고, 또 포스트업에서 패스 빼줄 시야를 가진 것 치고는 본인의 포스트업 공격 자체가 엄청 위력적이진 않지만요.
상당히 긍정적인 부분은 모블리가 수비에서도 엄청나게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기에 프로와서 잘하는 공격 패턴 가져가면서도 수비로 에너지 쏟으면서 기여하고, 차차 점퍼 안정도나 다른 공격적인 부분들을 채워 넣을 시간적 여유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골밑에서의 블락 감각도 대단하고, 모블리가 특히 돋보이는 부분은 퍼리미터로 나가서 활동적인 수비를 하면서도 금방 골밑 커버하러 갈 기동력/민첩함 그리고 뛰어난 수비 감각을 지녔다는 특징인데요.
▲ 픽앤롤 수비시 뒤로 쳐지는 드랍백 수비할 때 핸들러와 롤맨 둘 다 신경 잘 쓰면서도 좀 더 적극적으로 퍼리미터 나가서 수비할 때도 리커버리가 빠릅니다. 퍼리미터에서 일대일 수비할 기동력/민첩한 가로 스텝도 있고, 힙턴 전환도 빠르며면서도 퍼리미터 나갔을 때 자기 머리 뒤인 골밑까지 신경을 쓸 수 있는 겁니다.
자기 형이랑 같이 뛰면서 투빅 체제 가져가는 거 고려해도 리바 수치가 좀 아쉽다거나, 혹은 박스아웃을 성실히 해도 아직은 근력이 덜 붙은 몸이 밀리면서 리바 내주는 장면들도 가끔씩 보입니다. 그렇지만 골밑 근처에서 블락 능력과 샷컨테스트 모두 상당히 뛰어나고, 또 양팔 모두 적극적으로 쓰면서도(제가 본 경기들에서는 슈팅핸드인 오른손/오른팔도 잘 썼지만, 빈도 자체는 왼팔 쓰는 비중이 좀 더 높아보이더군요) 파울 수치는 낮다는 점에서 천부적인 감각을 타고났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개인적으로 드래프트 유망주들을 보는 것의 가장 큰 재미는 유망주들이 프로와서 어떻게 튈지(?) 아무도 100% 확신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물론 그중에서도 귀신같이 유망주들의 플레이 특성과 개성을 캐치하고 프로에서의 활약을 예견하시는 대단하신 분들도 많지만요). 평균은 하던 분야가 발전해서 프로와서 최상급이 되는 케이스도 무척 놀랍지만, 공격은 중간 정도고 수비 포텐셜이 뛰어날 거라 보이던 유망주가 뜬금 공격이 초초대박이고 수비는 별로인 상황같이 아예 예측이 반전되는 경우도 나오는 건데요.
그런 면에서 모블리 같이 공수 균형잡힌 유망주들은 나름(?) 유리하다고도 볼 수가 있는건데, 예컨대 기대하던 분야에서 예상치보다 좀 떨어져도 기대치가 있는 분야들이 꽤 다양한만큼 다른 쪽에서 더 터진다면 종합적으로 봤을 때 여전히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케이드 커닝햄이 확고한 1픽감이라 생각하는 가운데, 현재로선 모블리를 탑3 후보인 제일런 그린 위에 두고 있는데요. 저는 사실 그린도 좋아하는 편이라 글 쓰고 나서도 좀 계속 생각을 해볼 거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엔 1픽 후보 케이드 커닝햄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직접 다운힐로 냅다 박고 픽앤롤 전개하는 7푸터가 언젠가부터 익숙해졌네요. 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