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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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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1 17:05:18

 


1. 터닝포인트였던 2차전의 수비

 

(즈루 풀코트 프레스: 2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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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즈가 끼는 드랍백 vs 폴+부커 미드레인지의 정면 대결이면 지형 자체가 밀워키에게 승산이 없습니다. 그래서 밀워키는 1차전을 로페즈가 끼는 올 스위치로 시작했고 그 후에도 평소같은 드랍백을 쓰지는 않았죠. 

 

스위치에서의 처참한 실패 후에 본래의 드랍백에서도 사정없이 털린 밀워키가 2차전에서 꺼내든 수비는 즈루의 풀코트 프레스와 폴에 대한 횡적인 스위치 (넥스팅)였는데요. 이 수비가 성공하면서 밀워키는 폴을 한쪽 사이드로 확실히 밀어냈고 최소한 정면에서 16~18초의 여유를 갖고 시작하는 픽앤롤은 주지 않게 되었습니다. 

 

피닉스가 3차전부터 이 수비와의 정면대결을 피했고 6차전 2쿼터 전까지 평소의 농구를 포기했는데...하이픽앤롤+패스아웃+코너 3점으로 대표되는 피닉스의 오펜스가 사라진데에 밀워키의 결정적인 승인이 있다고 봅니다. 


3,5차전에서 피닉스가 대안으로 선택한 템포푸쉬는 공격옵션이 부족한 밀워키에게도 상당부분 득이 되었고 (원래 얼리오펜스는 밀워키가 강한 팀) 4차전에서 선택한 부커 몰빵은 피닉스 특유의 패스아웃이 사라지면서 서로 2점으로 때리는 경기를 만들었으며 폴이 분전한 6차전 후반의 경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야니스가 힘겹게 벽을 치면서 2점을 넣어놓고 폴의 패스아웃에 의한 브리지스, 캠존슨 등의 코너 3점을 바로 먹는 것이 밀워키에게는 제일 불리한 흐름일텐데요. 2차전 전반의 수비는 피닉스의 코너 3점으로 연결되는 하이픽앤롤을 원천차단하면서 경기를 밀워키에게 유리한 지형으로 만들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게 쉬운 결정은 아닌 것이 1차전까지는 쿰보에게 부상우려가 남아 있었고 (드리블 푸쉬가 거의 안됐었죠) 볼핸들러인 즈루가 방전되어 버리면 밀워키의 공격옵션이 조기에 고갈될수도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즈루가 공격에서 퐁당퐁당 정도로 (?) 버텨줬지만 당시 밀워키 입장에서도 절대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거라고 봅니다. 

 

다만 이 수비를 훌륭하게 펼치고도 2차전 후반을 완패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밀워키가 더 좌절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요. 이 부분은 당시 인상깊게 읽었던 성지순례 급의 글이 있어서 링크 남겨둡니다. 

 

https://mania.kr/g2/bbs/board.php?bo_table=nbatalk&wr_id=8321982&sca=&sfl=wr_name%2C1&stx=%ED%94%BD&sop=and&scrap_mode=&gi_mode=&gi_team_home=&gi_team_away=

 

 

 

2. 선즈의 평소 플랜 포기  

 

3,5차전 전반에는 즈루를 미리 떨궈내기 위해 평소보다 폴이 훨씬 긴 거리의 드리블을 치면서 템포를 푸쉬했고 4차전에서는 부커에게 핸드오프에 기반한 공격을 몰빵했습니다. 2차전 승리 후에 평소 오펜스를 포기했죠.

 

벅스의 바뀐 수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였던건지 폴의 몸상태에 이상이 생긴 건지 선즈가 가장 잘하는 오펜스를 포기하면서 경기양상이 갑자기 바뀌었는데 3차전을 보면 전자 같고 4차전을 보면 후자 같더군요. 뒷얘기들이 슬슬 나올 텐데 즈루도 즈루지만 폴의 햄스트링 등 다른 이슈도 있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합니다.

 

3차전 이후 처음으로 하이픽앤롤이 제대로 돈다고 느꼈던 구간이 오늘 2쿼터였는데 페인이 터지고 부커의 볼운반 비율이 높은 것을 캐치한 밀워키가 즈루를 폴에게서 떼내고 폴에게 터커를 붙였었죠. 

 

벼랑끝이라 독하게 마음먹은 폴이 5~6번 정도 정면에서 픽앤롤을 했고 이게 거의 득점으로 연결됐는데요. 만약 밀워키가 졌다면 2쿼터의 안이한 턴오버들과 더불어 이 결정이 매우 치명적이었을거라고 봅니다. 

 

3쿼터에 즈루가 다시 붙으면서 (얼마 후에 다시 터커로 바뀜) 픽앤롤이 다시 사라졌는데 폴이 3차전 이후에도 분전한 시점이 있었으나 그의 픽앤롤 패스아웃은 끝까지 돌아오지 않았고 피닉스의 코트가 좁아졌죠.  


오늘도 경기가 뒤로 갈수록 쿰보와의 2점 배틀로 흘러간게 피닉스에게 불리한 흐름이었죠. 

 

 

 

3. 즈루, 미들턴, 포르티스 

 

쿰보와 함께 밀워키에게 유리한 지형으로 경기를 끌어온 선수는 단연 즈루입니다. 

 

2차전부터 생각도 못했던 풀코트 프레스에 종종 부커까지 바꿔맡으면서 시리즈 끝까지 굿디펜스를 유지했고 템포푸쉬가 필요한 경기에선 경기 초반에 분당 한개꼴로 슛을 시도할 정도로 공수에서 부담이 컸는데 마무리가 박살난 경기에서도 드리블 푸쉬만큼은 내내 성실하게 해줬습니다. 즈루가 양팀 통틀어 최다어시스트죠. 

 

이런 류의 에너자이저들이 늘 그렇듯 마무리에서의 기복, 실수는 많았지만 로드가 그렇게 걸린 상황에서도 에너지가 끝까지 유지됐는데 시리즈 후반의 결정적인 수비들은 대단했고....미들턴도 이전 라운드부터 하이볼륨 게임을 유지하면서 버거운 샷들도 예년과 달리 꾸준히 넣어줬습니다. 오늘도 6점차를 만드는 샷이 아주 컸죠.

 

숨은 공신은 단연 포르티스라고 생각하는데 3차전 선즈의 추격분위기를 가라앉힌 공격리바운드 2개, 5차전에서의 3점, 오늘 경기에서의 느닷없는 오프더 캐치 샷들까지 경기 흐름을 바꾸거나 막는 활약을 여러차례 보여주었고 로페즈와 함께 있는 투빅, 로페즈를 대체하는 상황에서 모두 좋은 디펜스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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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이지는 않지만 가진 툴이 많고 공격적인 마인드를 가진 선수가 큰 공헌을 했네요.

 

 

4. 쿰보 

 

쿰보는 타겟이기도 하지만 드라이버이기도 하죠. 루키시절의 시그니쳐는 탑에서의 돌파였습니다.

 

하이레벨 경기에서 쿰보의 약점은 사실 한결같은데 벽을 친 후에 한박자 느리게 나가는 품질나쁜 킥아웃, 키핑을 위한 스핀무브 남용, 벽을 보고도 한번 더 치고 나가려는 습관 (이라기보다는 불가피한 면이 있죠) 등인데 사실 이 부분은 순수한 드리블 드라이브, 드라이브 &킥의 핸들러, 혹은 패서로써 갖는 약점이죠.  

 

완전한 롤맨이 되면 볼핸들러에게 종속되고 볼핸들러가 되면 신장에서 역으로 핸디캡이 생기는 선수인데 중간자적인 게임이 너무 없다보니 불리한 상황에서도 어쩔수 없이 업템포를 유지해야되는 경우가 많았었죠. 

 

다운템포에서 스핀 후의 턴어라운드, 정적인 상황에서의 페이스업, 포스트업 훅슛 등이 들어가는 쿰보가 오늘의 모습인데 이번 파이널을 보면서 하프코트에서 가속을 안내는 쿰보가 더 위협적이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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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2패를 당하는 시점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멘탈적으로도 대단했는데 클러치에서의 활약만 모아봐도 비슷한 수준의 선수가 기억이 안날 정도로 압도적인 모습이었구요. 저게 가능한가 싶을 정도였던 블록들과 오늘 보여준 안정적인 자유투, 여러 자세에서 꽂은 점퍼,훅슛들은 오래 기억에 남을것 같네요.

 

우승까지 경험한 이상 몇년간 MVP레이스를 독주하지 않을까 합니다.  

 

 

5. 축하합니다. 밀워키 

 

부덴홀저 ERA 전까지 개인적으로 NBA에서 가장 어정쩡한 팀 중 하나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잘나갈때가 잠깐 있긴 했지만 쿰보의 커리어 초반까지도 항상 30~40승대 초반을 오가면서 중복스카웃으로 인해 출력을 못내는 느낌의 팀이었는데 (주전포가가 4년 내리 바뀐 구간도 있었을 정도) 토니스넬, 미들턴을 끼고 1번을 보던 쿰보가 무려 백투백 MVP가 되고 팀이 반 티어 내려온 시즌에 바로 우승할줄은 몰랐네요. 


예전 댈러스의 우승과 느낌이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데 (댈러스는 67승-1라업셋 이후 침체기가 몇년 있었죠) 정통 빅맨처럼 뛰면서 우승을 경험한 쿰보의 플레이와 커리어가 어떻게 뻗어나갈지도 궁금하네요.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 

 

 

 

이 게시물은 아스카님에 의해 2021-07-22 21:15:14'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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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Updated at 2021-07-21 17:16:02

쿤보의 위대한 시리즈였습니다. 미드레인지 자신감은 제가 알던 쿤보가 맞나 싶을 정도였으니..

 

즈루가 시리즈 마지막까지 방전되지 않고 공수 에너지를 유지해준 게 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들턴은 새가슴이라고 생각했던 과거를 반성하게 되네요 -_-

1
2021-07-21 17:19:43

시리즈중에 부상입고 각성 스텝업한 예가 이 레벨에서 있었나 싶을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멘탈에 경배를.

1
2021-07-21 17:28:28

한시즌 동안 좋은 글 감사했습니다!

1
Updated at 2021-07-21 17:30:25

네 저도 댈러스 느낌이 좀 났어요. 팀으로서는 정점에서 조금 내려온 듯 했는데 그 팀으로 우승!

다만 그렇게 부침 속에서 우승했을 때 노비츠키는 황혼기로 막 접어들려던 시점이었고 쿰보는 아직 젊다는 게 큰 차이네요.

1
Updated at 2021-07-21 17:40:35

 진짜 이번 시리즈의 쿰보는 최근에 비견할 정도가 없을 정도의 퍼포먼스였던 것 같습니다. 부덴홀저도 전과 달리 빠른 adjustment들을 가져가서 시리즈를 유리하게 가져온 것도 주효했다고 보구요. 게다가 즈루가 수비 잘한다 잘한다 생각만 했지, 상대 올느바급 선수를 하운딩하며 넘버원 옵션을 빼앗게 만들 정도의 수비수일줄은 몰랐네요. 정말로 경이롭습니다. 팀 밀워키 우승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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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1 17:52:52
언급되어 영광입니다.
성지순례라고 하시니, 그런가? 하고 다시 읽어봤는데 그정도는 아닌것 같습니다.

에이튼 상대로 전성기 르브론 처럼 돌파하고 AD처럼 로우탬포 공격하고 자유투를 마구 넣어버리는 허슬좋은 쿰보라니... 아직도 사실인지 멍 한 기분이 듭니다.
쿰보의 롱런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었는데 이젠 부상이나 노화로 운동능력이 좀 떨어지더라도 이젠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전통 센터의 영역이라고 말은 했지만 이 팀은 로페즈도 있고, 이미 쿰보는 상대에 따라 3점은 없지만 르브론도 AD도 될 수 있다는 점과 슛이 발전할 수 있다는 상상에 앞으로가 더 기대되기까지 하네요.
1
2021-07-21 18:06:12

요즘은 한두번의 실패만으로 프레임을 씌워버리는 경우가 많고 야니스도 히트에게 패배한 이후에는 프레임을 짊어지고 싸웠죠. 07년이후 노비츠키로는 절대 우승못한다는 프레임이 씌워졌던 댈러스와 닮았습니다.

 

노비츠키도 엘보우 터치가 분석당하면서 2년 정도 고생하고 학다리 만들어와서 우승했는데

야니스도 안될것 같았던 스킬셋을 보완했고 파이널에서도 클러치 디펜스는 경이로운 수준이었습니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퍼포먼스였어요 

 

1
2021-07-21 18:08:54

 저 점퍼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여전히 성장은 진행중인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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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7-21 18:29:25

 시즌 중 가장 압박감이 큰 경기에서 쿰보가 자유투를 20개가량 시도해서 90%의 성공률은 보인 건 정말 집중력과 투지라는 단어로 밖에 설명이 안되는데, 이 대목에서 쿰보가 얼마나 큰 그릇을 지니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네요.

1
2021-07-21 19:25:38

괴물같은 신체능력보다 그 멘탈에 놀란 시리즈였습니다 잘하거나 말거나 별 관심없는 선수였는데 다시 보게되었네요

1
2021-07-21 20:02:31

맘바 멘탈리티를 그대로 경기력으로 보여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덕 만큼은 아니어도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가 시리즈 내내 지나치게 깔끔한 느낌이 들어서 향후 본인의 하나의 문제점으로 여겨졌던 흔히 말하는 클러치 상황의 히어로볼까지 기대해보고싶네요 다음시즌도 재밌는글과 함께 소통할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1
2021-07-21 20:07:03

덕분에 파이널을 더 재밌게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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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1 23:59:53

 정말 11년 댈러스 우승을 떠올리게 하네요. 모든것들이 착착 맞아돌아가고 거기다 mvp의 엄청난 활약. 당시 큐반처럼 팀을 갈아엎어버리는 짓만 안한다면 한동안 우승후보로 오래 머물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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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7-22 07:31:31

덕분에 플옵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좋은 파이널 정리 잘 읽었습니다.


폴과 선즈의 무적의 하이픽앤롤에 해법을 찾는 것도 어렵겠지만, 그걸 실행할 수 있는 수비수가 있느냐라는 게 결국은 가장 중요하고 밀워키의 즈루 트레이드는 정말 근래 보기 힘든 최고의 트레이드였던 것 같습니다. 


브루클린과의 시리즈부터 부덴홀저와 야니스가 같이 성장하는 느낌이 났는데, 이미 MVP가 있는 선수가 플옵 중에 성장하는 모습을 직접 지켜본 건 처음이어서 무척 놀랍기도 하고 즐거웠던 플옵이었네요.


개인적으로는 이 밀워키의 우승이 많은 팀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우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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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3 17:32:58

5. 축하합니다. 피닉스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라는 아쉬움이 다시 들면서,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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