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스-리버스 이야기( + 모두들 한 시즌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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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6-23 15:53:18
2021 필리
아쉬움이 크게 남았던 7차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바빠서 글이 늦어진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모두들 한 시즌동안 필리 경기 보시느라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수고하셨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그리고 시몬스와 리버스 감독에 대해선 조금이라도 글을 적어야할 것 같아서 추가로 글을 적어 봤습니다.
1. 지공센터로의 기본임무를 저버린 시몬스
전 이번 시리즈 패배의 모든 책임이 시몬스에게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허나, 제 기준에선 시몬스가 필리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사람이었던 건 사실입니다.
앞서 점퍼 못쏘는 시몬스를 위해 현 필리가 그를 지공센터로 쓰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는데요.
지공공격에서 시몬스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가 무엇일까요? 패스? 리딩? 공격 리바운드?
아닙니다. 이런 건 부차적인 임무일 뿐이죠. 어차피 지공리딩은 커리-토비가 하고, 탑에는 주로 토비가 섭니다.
덩크스팟에 있는 센터의 주 업무는 골밑 마무리입니다. 확실한 찬스는 마무리하는 것. 그게 지공센터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입니다.
멀리 찾아볼 것도 없이 상대팀 센터였던 카펠라 떠올리시면 쉽게 이해되실 겁니다. 필리에선 이 기본임무를 담당하는 선수가 바로 시몬스죠.
정규시즌에는 시몬스가 이 역할을 꽤나 잘해냈습니다. 팀 내 페인트존 득점 1위였고, 엠비드보다도 많은 득점을 효율적으로 해냈죠.
훅샷도 많이 시도했는데, 성공률도 좋았습니다. 훅샷으로 무려 51.8%라는 고효율 야투율을 기록했죠.
기본적으로 포스트더킹을 많이 했는데, 훅샷이 잘 들어가고 킥아웃이 되다보니 효율이 좋았어요.
그런데, 플옵에선 이 모습이 전혀 안 나왔습니다.
정규시즌에는 팀 페인트존 득점의 메인옵션이었던 선수가 득점을 기피하는 현상이 벌어졌죠.
포스트더킹 시도비율이 현저히 감소했고, 랍패스 받아먹는 덩크 외에는 슈팅 시도가 극히 적어졌습니다. 특히, 이 현상은 4쿼터에 두드러졌죠(시리즈 4쿼터 총 야투시도 3개).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자유투 쏘는 게 무서워서 골밑 득점을 기피한 겁니다.
지공센터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를 저버린 센터가 과연 잘했다 할 수 있을까요?
전 아니라 생각합니다. 다른 모든 걸 떠나서 센터의 기본 임무조차도 저버린 시몬스를 옹호해주긴 힘들다 보구요.
실제로 이번 시리즈에선 시몬스가 기본 임무를 저버렸기 때문에 필리 팀 전술의 상당부분이 무너졌다 생각합니다.
당장 위저즈 시리즈와 비교해봐도 명백한 차이가 있습니다.
위 영상은 시몬스가 한창 좋았던 후반기 복귀 직후 그의 영향력을 보여주고자 만들었던 영상입니다.
영상의 2분 33초부터 하프코트 오펜스 얘기가 나오는데요.
시몬스의 페인트존 공략이 팀의 페인트존 마진에 영향을 주고 3점기회 창출을 이끈다는 언급을 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결국 엠비드가 점퍼스팟에서 편하게 활약하는 원동력 중 하나가 되어줬었죠.
그런데 이번 시리즈에선 대니 그린이 빠져 코너 그래비티가 약해진 와중에 시몬스가 골밑 그래비티를 전혀 제공못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위 영상에서 3분 28초 경 시몬스가 없을 때 엠비드가 점퍼스팟에서 더블팀당하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엠비드의 턴 오버가 급등했다는 얘기를 했었는데요.
엠비드가 6, 7차전 연속 8 턴 오버를 기록했죠.
이것이 과연 엠비드 혼자만의 책임일까요? 물론 엠비드 본인의 부주의함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시몬스도 영향을 미친 건 분명합니다.
그는 덩크스팟에서 전혀 위협을 주지 못했으니까요. 골밑 수비수들이 덩크스팟의 시몬스를 버리고 헬프가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어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전 이건 시몬스가 자유투가 무서워 소극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건 저 혼자만의 망상일 수도 있지만요.
시몬스가 소극적이었다는 건 볼터치 기록으로도 명확히 드러납니다.
* 시몬스의 볼터치-패스 기록변화
정규시즌: 볼터치 82.0회, 포제션 당 소모시간 4.24초, 터치 당 드리블 3.24회, 터치 당 득점 0.174점, 포스트 업 시도 2.8회
1라운드: 볼터치 82.2회, 포제션 당 소모시간 4.02초, 터치 당 드리블 3.11회, 터치 당 득점 0.180점, 포스트 업 시도 3.6회
2라운드: 볼터치 83.1회, 포제션 당 소모시간 3.80초, 터치 당 드리블 2.81회, 터치 당 득점 0.119점, 포스트 업 시도 2.0회
위 기록만 보셔도 2라운드 시몬스가 얼마나 소극적이었는 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유투 부진과 핵작전에도 왜 1라운드에선 시몬스가 좋은 평가를 받았는 지도 드러나죠.
1라운드도 핵작전을 당했고, 자유투는 무려 9개 연속 안 들어갈 정도로 고전했으나 시몬스가 적극성을 잃은 건 아닙니다.
터치 당 드리블도 정규시즌과 유사했고, 터치 당 득점과 포스트 업 시도는 오히려 늘었죠.
그런데 이런 적극성이 2라운드에선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터치 당 드리블, 득점, 포스트 업 시도가 큰 폭으로 하락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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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움짤이 제가 말한 모든 것을 함축하는 움짤입니다. 외신에서는 저 패스를 'The Pass'라고 부르더군요.
1) 위 상황은 엠비드-시몬스의 하이로우 게임입니다.
2) 시몬스가 포스트더킹을 시도합니다.
3) 팀은 시몬스의 1 : 1을 위해 코트 한쪽을 비워줬습니다(clear).
-> 위 상황은 하이로우에 이은 포스트더킹으로 필리 기본전술 중 하나입니다.
점퍼없는 시몬스에게는 저 상황에 더블 팀이 안 옵니다. 그걸 이용해 1 : 1 마무리를 강요하는 전술입니다.
당연하게도 저 상황에서 시몬스의 역할은 공격마무리가 최우선이고, 혹여나 더블 팀오면 킥아웃하는 겁니다(보통 엠비드가 탑에서 받아주죠).
그러나 더블 팀은 십중팔구 안 옵니다. 즉, 저 상황에서 시몬스는 무조건 마무리를 해줘야 했습니다.
정규시즌부터 써오던 베이스 전술이고, 클러치에도 쓰던 전술입니다. 워낙, 많이 쓰던 전술이라서 시몬스도 이 때 자신의 역할은 잘 알고 있었을 겁니다. 즉, 시몬스가 당황해서 패스한 건 아니라는 거죠.
그리고 시몬스의 백다운이 성공해서 완벽한 덩크 노마크 찬스가 났습니다. 그러자 트레 영이 헬프 들어왔죠.
트레 영의 헬프를 자세히 보시면 견제만 하고 즉시 피하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앤드 원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니 무리한 컨택을 피한 거겠죠.
그런데 시몬스는 저기에서 패스를 했습니다. 단순히 패스를 해서 문제인 것이 아닙니다.
팀 기본전술의 지향점을 무시한 채 패스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1 : 1 찬스를 만들어줘서 득점이 최우선인 전술인데 굳이 노마크 찬스에서 덩크가 아닌 패스를 했으니까요.
그래놓고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시몬스는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주려 패스했다는 얘기를 했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 전술은 시몬스의 득점을 최우선으로 하는 전술입니다. 그리고 노마크 덩크찬스가 왔다면 무조건 시몬스는 득점을 노렸어야 했습니다.
설사 타이불에게 노마크가 났다해도 말이죠(심지어 타이불은 완벽한 노마크도 아니었죠).
그래서 저 득점기피는 필리가 패배하게 된 터닝포인트입니다. 팀 핵심선수가 기본전술의 지향점을 무시한 상황이 클러치에 일어났는데, 그 팀이 승리하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그리고 필리는 저 장면 이후 완벽히 무너지고 말았죠. 저는 저 장면이 파울로 인해 자유투를 던질까봐 무서워서 패스한 건 아닐까 의심중인데요.
부디, 제 의심이 사실이 아니길 바랍니다.
2. 아무리 기대치를 낮춰도 그 이하를 보여주는 시몬스에 대한 아쉬움
전 시몬스를 응원한 이래 계속 기대치를 낮춰 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그 기대치가 결국 마이너스가 되었고, 마지막으로 자유투만 제대로 넣으면서 적극성을 보여주길 바랬는데 끝내 믿음을 배신당하고 말았습니다.
단순히 주어진 얼마 안되는 기회에서 자유투를 잘 넣는 걸 바란 게 아닙니다. 자유투를 얻는 걸 두려워하지 않길 바란 거죠.
즉, 자유투 못넣어도 좋으니 적극적인 림공략을 하길 바란 겁니다. 그게 최소한 센터로 뛰는 선수가 가져야할 기본덕목이니까요.
그런데, 시몬스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유투 쏘는 걸 겁냈습니다. 그래서 공격기회를 만들어줘도 패스하고 슈팅을 기피했죠.
시몬스가 자유투를 무서워하지 않아야 코트 위에 오랫동안 서서 최소한의 공격기여와 메인 수비기여가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코트 위에 있다해도 자유투가 무서워서 소극적으로 공격에 임한다면 공격에서는 있으나마나한 선수가 되는거죠.
팀 전술구성 상 시몬스가 타이불보다도 공격기여가 낮은 건 말이 안되는데, 그 말도 안되는 일이 7차전 4쿼터에 일어났습니다.
정규시즌 공격 3옵션, 하다못해 1라운드에서도 3옵션이었던 선수(1라운드 5차전에선 트리플더블로 팀 승리를 이끌었던 선수)가 자유투가 무서워서 2라운드에선 공격 5옵션이 된 상황을 어찌 이해해야 할까요?
매번 기대치를 낮춰서 보다가 결국 기대치를 바닥까지 낮췄는데, 그 바닥을 뚫고 지하로 향하는 시몬스를 더이상은 응원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번 플옵에서 전 시몬스에 대한 한 가닥 남은 기대감마저 버렸습니다.
전 시몬스가 리그 데뷔했을 때 언젠가는 돌파를 잘하게 되길 바랬고(짝발 개선), 자유투를 잘 넣길 바랬습니다.
이것만 되어도 리그 상위권 포인트가드가 될거라 팬심으로 믿었죠. 팀도 그렇게 생각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전담코치를 붙였고, 그 코치는 호주까지 가서 시몬스의 훈련을 도왔습니다.
팀 코치가 무려 호주까지 가서 루키의 훈련을 도와주는 사례는 흔치 않습니다. 이 대단한 사례가 실제로 일어났던 겁니다.
이러한 슈팅코치의 공헌 덕분에 시몬스가 돌파가 향상되고 자유투가 나아진 적도 있었죠.
그런데, 이 변화의 시기에 시몬스는 갑자기 팀 내 코치의 가르침을 거부하고 사촌형제를 스킬 트레이너로 기용합니다. 그리고 사촌형제와 함께 시몬스의 변화는 수년간 멈추고 말았죠.
그러다 해당문제가 심각하게 불거지자 시몬스는 리그에서 인정받는 스킬 트레이너인 크리스 존슨를 고용합니다. 덕분에 자유투 메카니즘은 조금 나아져서 60%는 상회하는 자유투 성공률을 보여줄 수 있었죠.
허나, 시몬스는 매번 자신의 한계를 제한하는 선수였습니다.
그래서 팬들은 시몬스에게서 샷테이킹을 포기했고, 돌파를 포기했으며, 자유투 성공률 70%도 포기했죠. 팬들은 기대하던 것을 하나씩 포기하면서도 잘하는 것만이라도 확실히 해주길 바란 겁니다.
그리고 리버스 감독은 부임 이후 서서히 시몬스의 역할을 제한합니다. 사실 처음부터 리버스 감독이 지금과 같이 지공센터로 시몬스를 쓴 건 아니에요.
필리의 지공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1) 엠비드 중심의 네일 공략(점퍼 & 핸드오프), 2) 포스트 업에 이은 킥아웃, 3) 숏드라이브 앤 킥.
시몬스는 시즌초반 2항과 3항의 주요선수였습니다. 그러나, 유독 팀의 볼핸들러 중 시몬스 만 숏드라이브 앤 킥을 잘 소화못했어요. 그래서 시즌을 거치면서 3항에서 시몬스를 쓰는 것을 사실상 포기하고, 대신 포스트더킹 비중을 확 늘려줬습니다.
재미난 건 이 변화를 독려하고 시몬스가 변하게 이끌어준 선수가 엠비드입니다(실제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으로 엠비드가 덕인으로 시몬스의 공격비중을 높이길 바랬다고 하죠. 엠비드는 심지어 시몬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덕인비중을 늘려 보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https://mania.kr/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213113&sca=&sfl=mb_id%2C1&stx=awlee
위 글을 쓴 시점에 어느정도 시몬스의 역할이 정립되었고, 이후 시몬스는 돌파비중을 더욱 낮추고 포스트공략빈도를 높이게 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그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 시즌초반의 슬럼프를 이겨내고 팀의 공격 3옵션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완연히 지공센터로 자리잡은 거죠.
즉, 시몬스의 포스트더킹은 필리 공격의 중요한 축입니다. 'The Pass'는 바로 그 포스트더킹 장면이었구요.
필리 팬들이 시몬스에게 많은 것을 바란 걸까요?
대부분의 팬들이 그저 마지막에는 50% 이상으로만 자유투를 넣어주며 적극적인 골밑 마무리만 보여줬으면 했는데 시몬스는 그것조차 기피했습니다.
7차전에 자유투 성공률 50%를 기록했는데, 그랬다면 보다 적극성을 보여줬었어야죠. 팀은 시몬스가 고작 자유투 2개 던지면서 50% 성공률을 기록하길 바란게 아니라 자유투를 무서워하지 않길 바란 거니까요.
대체 어디까지 시몬스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할까요? 매번 여기가 한계라고 생각하며 기대치를 낮추면 그 이하를 보여주는 시몬스에게 정말 실망했구요.
언제나 새로운 충격과 실망감을 선사하는 시몬스를 이제 그만 보고 싶습니다.
3. 지금껏 시몬스가 트레이드되지 않은 이유
사실 시몬스에 대한 팀 내외의 의구심은 비단 이번 오프시즌에 처음 드러난 게 아닙니다. 수년 전부터 시몬스에 대한 의구심은 존재했고, 그때마다 팀 수뇌부가 이 의구심을 잠재웠죠.
특히, 필리 구단주 조쉬 해리스를 위시한 구단주 그룹은 지금까지 시몬스를 더 프로세스의 핵심으로 생각해왔습니다.
지난시즌 처음으로 팀이 엠비드 맞춤팀을 꾸린 건 엠비드가 적극적으로 불만을 토로했기 때문입니다. 엠비드는 버틀러가 떠났을 때도 터뜨리지 않았던 불만을 지난시즌 후반부터 크게 터뜨렸고, 엠비드의 언해피때문에 부랴부랴 팀이 엠비드 맞춤팀을 꾸려줬죠.
그리고 팀이 지난 오프시즌 행했던 엠비드 맞춤팀으로의 변화가 왜 필요했는 지는 엠비드 본인이 성장을 통해 명확히 보여줬습니다.
팀이 선수를 위해주면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슈퍼스타의 자질입니다. 최소한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기대에 엠비드는 부응해줬고, 시몬스는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엠비드는 팬들의 기대 그 이상을 매번 보여줬고, 시몬스는 팬들의 기대 그 이하를 계속 보여줬죠.
결국 이 차이로 인해 팬들의 민심도 시몬스에게서 완전히 돌아선 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필리는 그간 구단주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서 시몬스 트레이드를 생각조차 하지 못했죠. 시몬스는 필리 구단의 황태자였고, 한때는 엠비드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던 선수입니다(특히, 16연승 시절 전후).
구단주가 예뻐해주니 시몬스 그룹은 팀 내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왔습니다. 브라운 체제의 마지막 시즌에는 팀훈련도 최소한으로만 참여하고, 개인훈련 위주로만 훈련해온 것도 알려진 바 있죠.
지난 오프시즌 이 사실이 알려지고 전 많은 실망을 했었는데요(시몬스를 포기하고 버틀러를 잡았어야 했다는 후회와 함께).
그러던 와중에 팀이 큰 난리를 겪으면서 프론트가 싹 물갈이되는 사태가 일어납니다.
리버스 감독이 먼저 영입되었으며, 구단주 그룹의 비선실세들이 모조리 내쳐졌고, 비어있던 사장 자리에 대릴 모리가 와서 전권을 부여받게 되죠.
구단주가 한발 물러나고, 모리가 전권을 부여받으면서 팀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리버스 감독은 팀에서 겉돌던 시몬스를 팀원으로 녹여내는 데 성공했죠.
무려 샘 카셀 코치가 시몬스의 개인코치로 붙었고, 엠비드와 시몬스는 팀의 노력으로 인해 관계개선에 성공했습니다(서로 개인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로 발전).
그리고 시몬스는 리버스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여주면서 달라진 롤을 적극 수용하고 팀 훈련에도 적극 참여합니다.
정말 큰 변화였죠. 이런 변화 덕분에 이번시즌 지공센터 시몬스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허나, 아무리 변화해도 결국 그 소심함 만은 변하지 않네요. 자유투로 무너진 멘탈은 결국 그가 슛을 기피하는 사태로까지 커지고 말았습니다.
천하의 리버스 감독조차도 결국 플옵 시몬스의 소심함 만은 막지 못했네요.
과연 이런 상황 속에서 지금껏 시몬스를 보호해온 구단주 그룹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전권을 부여받았으나 시몬스에 대한 통제권한이 주어졌었는지 확실하지 않았던 모리가 과연 이번에는 시몬스를 트레이드할 수 있을까요?
엑시트 인터뷰에서 모리는 시몬스 트레이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꼭 시몬스 트레이드를 얘기하는 건 아니나 팀의 발전을 위해선 못할 게 없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는데요.
바로 그 인터뷰에서 엠비드에게는 커다란 찬사를 보냈지만, 찬사대상에 시몬스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모리가 공식석상에서 엠비드와 시몬스를 분리해서 엠비드만 칭찬하고, 시몬스에 대한 언급을 자제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 이 것이 시몬스에 대한 팀 내 입지의 변화징조라 보고 있어요. 모리 인터뷰까지 지켜본 바로는 시기가 문제일 뿐 시몬스는 트레이드될 것 같습니다.
하든 트레이드를 실패한 것이 정말 아쉬웠는데(시몬스+타이불+1라픽 제안을 했고, 맥시 포함한 역제안은 거절했죠), 다시 시몬스 트레이드를 생각해야할 시점이 온 것 같습니다.
4. 시몬스 트레이드의 변수는?
무엇보다 가장 큰 변수는 엠비드의 연장계약입니다.
슈퍼맥스 연장계약을 앞두고 있는 엠비드가 만약 시몬스 트레이드안되면 연장안한다는 반응을 보이면 필리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이 펼쳐지게 됩니다(물론 그럴 확률은 낮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즌 종료 후 엠비드가 필리팬들에게 더 나아져서 돌아오겠다는 메세지를 남겼으니, 시몬스와 무관하게 연장계약할거라 굳게 믿고 있긴 하지만요.
그리고 두번째 변수는 엠비드가 반월판 수술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모리는 인터뷰에서 엠비드에 대해 현재 수술을 포함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은 채 전문의들의 의견을 모으는 중이라 했는데요. 부상 당시 여러 전문의들은 시즌 종료 후 수술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봤었습니다.
엠비드는 현재 오른쪽 반월판 외측끝 미세파열 진단을 받았습니다. 보통 혈류공급이 원활한 외측파열은 내시경 봉합술을 펼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엠비드도 내시경 봉합수술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전문의들의 예상).
허나, 이 경우 기나긴 재활기간을 거치게 됩니다. 회복에만 6주의 기간이 필요하고, 회복 후에도 정상활동을 위해선 3개월 이상의 재활이 필요한데요.
엠비드는 플옵 중도탈락으로 시즌개막까지 대략 4개월의 시간을 벌었습니다(10월 19일 개막예정). 허나, 이걸 감안하더라도 엠비드는 전반기에는 컨디션 회복에 전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술 선택이 매우 큰 리스크(장기간 결장)를 동반하기 때문에 팀이 이토록 신중의 신중을 기하는 거라 생각하구요.
필리는 최악의 경우 엠비드없이 차기시즌 전반기를 보내야하는 변수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현재 시몬스의 가치는 저점이죠.
과연 필리가 가치가 저점인 시몬스를 엠비드없을 때 코어로 내세워서 쇼케이스를 펼칠까요? 아니면, 오프시즌에 바로 트레이드를 행할까요?
만약 엠비드가 다행스럽게도 수술을 하지 않는다면 시몬스의 트레이드시기는 이번 오프시즌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봅니다. 허나, 엠비드가 수술을 하게되면 시몬스 트레이드시기가 조금 늦춰질 가능성도 있는 것 같아요.
다만, 저는 시몬스가 트레이드되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5. 리버스 감독에 대해
시몬스 애기는 할만큼 한 것 같으니 리버스 감독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전 이번 시리즈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리버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브라운 감독 부임 이래 제가 본 모든 필리 경기를 통틀어서 최악이었던 2라운드 1차전 전반전을 포함해, 18점차-26점차 역전패라는 신기원을 달성한 리버스에게 책임을 안 물을 수는 없겠죠.
1차전, 4차전, 5차전 모두 안일한 운용으로 패배했고, 그 중심에 벤치로테이션 운용이 있었습니다. 이 중 1 경기만 이겼어도 시리즈 승리는 필리의 것이 되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1차전 벤치 5인 라인업으로 경기를 던졌고, 4-5차전은 토비 + 벤치 4인을 고집하다 처참한 역전패를 맛봤죠.
물론 시리즈 전반에 걸쳐 시몬스의 임팩트가 엄청나게 컸고, 개인적으로 가장 실망한게 시몬스인 건 맞는데요.
최소한 이번 시리즈 패배의 책임이라는 부분에 있어선 시몬스의 소심함이 리버스 감독의 실책에 미치지 못합니다.
특히, 4-5차전은 아무리 시몬스가 득점을 기피해도 이겼어야 하는 경기입니다. 18, 26점차를 안일한 벤치운용으로 날려먹은 건 어떤 말로도 변명이 안됩니다.
물론 4, 5차전 필리의 주전멤버가 확연한 체력 문제를 드러냈고, 심지어 4차전 후반전에는 엠비드가 무릎 통증으로 점프를 제대로 하지도 못할 정도로 컨디션이 안 좋았죠.
그랬어도 벤치 마진이 3차전까지 일관되게 안좋았으면, 벤치 로테이션을 신중하게 돌리는 것이 맞았습니다.
주전을 쉬게 하려고? 주전의 체력이 걱정되어서?
그런 생각을 했다면 한시라도 빨리 경기를 마무리지어서 가비지 경기를 만들거나, 시리즈 자체를 빨리 끝냈어야죠. 결국, 안일한 벤치 운용은 엠비드-토비의 출전시간만 기하급수적으로 늘렸을 뿐입니다.
이번 시리즈에서 주전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온오프마진을 기록한 게 토비입니다(- 5.7). 토비의 온오프마진이 마이너스인건 철저히 벤치타임 때문이죠. 실제로 다른 주전 4인의 온오프마진은 모두 +11 이상입니다(엠비드-커리는 +25.5, +22.4).
필리는 온오프마진 +16.9를 기록하고, 코너 그래비티를 제공하던 대니 그린이 3차전에 이탈하면서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대니 그린 이탈은 코크마즈 주전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는데요.
1) 코크마즈는 주전으로 나서 코너 그래비티 제공에 실패했구요.
2) 벤치 득점원 중 하나인 코크마즈가 주전으로 이동하면서 가뜩이나 약한 벤치득점력이 더욱 약해졌습니다.
코크마즈까지 빠져서 벤치멤버의 공격력이 더욱 안 좋아졌습니다. 안그래도 토비 + 벤치 4인이 시리즈 내내 처참했는데 코크마즈까지 빠졌다면 이 로테이션 비중은 어떻게든 줄였어야죠. 차라리 수비를 좀 포기하더라도 커리를 써서 최소한 득점으로 맞불이라도 놨어야 했어요.
그런데 커리는 이번 플옵에서 고작 31.8분을 뛰었을 뿐입니다. 아무리 수비문제가 있었어도(갈리날리의 주 공략대상) 어차피 상대팀이 갈리날리를 클러치 라인업에 포함시켰다면, 차라리 커리 출전시간을 늘려야 했어요.
이건, 시리즈 내내 현지 기자들에게서도 나온 얘기구요. 리버스 감독에게 인터뷰 내내 했던 질문입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리버스의 답변은 한결같았어요.
"난 벤치멤버들의 능력을 믿는다, 난 토비와 벤치멤버가 뛰는 걸 좋아한다."
그러다 6차전 끝나고 처음으로 7차전에는 엠비드-시몬스-토비의 출전시간을 늘리겠다 얘기했죠. 물론 이 때도 세스 커리 얘기는 쏙 빠졌습니다.
결국 끝까지 이어진 리버스 감독의 고집(토비 + 벤치 선호, 커리는 엠비드 파트너 외에는 활용제한)이 시리즈 패배로 이어졌습니다(온오프마진 조지힐 -11.9, 타이불 -17.6, 하워드 -20.8).
즉, 리버스 감독의 안일한 벤치 로테이션과 세스 커리를 중용하지 않았던 성향이 팀 패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셈이죠.
6. 필리를 리버스 감독을 위해서라도 벤치를 정리하고 주전 퀄리티를 높여야 한다
이번 플레이오프 필리 선수들 중에서 35분 이상 출전한 건 토비 뿐입니다(36.5분). 그 외 선수들은 시몬스 33.5분, 엠비드 32.4분, 커리 31.8분, 그린 24.8분에 그쳤죠.
이 다섯 선수 외에는 20분 이상 출전도 없습니다(타이불 18.3분).
플레이오프인데도, 2라운드 7차전까지 갔음에도 37분 이상 출전 선수가 한 명도 없습니다. 솔직히 충격적인데요.
전 리버스 감독이 보다 주전 의존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토비 외에 더 오랜시간 믿고 쓸수 있는 주전선수가 필요하다 보구요. 어중간한 벤치멤버는 과감히 정리해서 아예 리버스 감독이 벤치에 기대는 현상 자체를 원천적으로 막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리버스 감독의 유일한 우승시즌인 07-08 시즌이 그 예시가 될 겁니다.
당시 리버스 감독은 빅3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고, 파이널에서도 실질적으로 8인 로테이션을 썼습니다(빅3 + 론도, 포지, P.J. 브라운, 에디 하운스, 켄드릭 퍼킨스 8인 로테).
당시 빅3 외에는 28분 이상 출전 선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빅 3의 파이널 출전시간은 레이 알랜 41.0분, 폴 피어스 38.8분, 케빈 가넷 37.9분입니다.
즉, 리버스 감독은 우승시즌 자의든 타의든 빅3 의존도가 매우 높았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즌만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리버스 감독은 벤치 5인 운용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감독입니다. 그리고 이는 플옵에서도 이어졌죠(그나마 나아진 게 벤치 4인 + 토비).
10인 로테, 11인 로테를 플옵에서도 계속 쓰는 감독이 리버스인데, 전 이 버릇을 고치기 위해선 무조건 로스터 변화(스타 중심 로스터 구성, 이를 위해 벤치 뎁쓰 포기)가 필요하다 봅니다.
안 그러면 다음시즌에도 최대 2라운드 7차전에 그칠 거에요.
리버스 감독은 공수 밸런스가 좋은 선수가 아니면 장시간 기용을 꺼립니다. 그래서 공수밸런스가 좋은 토비 외에는 장시간 출전선수가 아예 없었죠(세스 커리는 수비 문제가 너무 커서 철저히 엠비드와 함께 기용했습니다).
토비 외에 장시간 기용가능했던 대니 그린은 중간에 부상이탈했구요.
엠비드는 굴리는 게 불가능한 선수인만큼, 결국 토비 외에 믿고 오래 기용가능한 스타 영입이 필요해 보이구요(시몬스는 이번 플옵에서 자유투 이슈로 장시간 기용 자체가 불가능했으니).
자의가 불가능하다면 타의로라도 벤치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 스타 영입에 과감히 벤치 멤버들을 쓰는 게 좋아 보입니다.
이번 플옵보고 확신한 건데, 어설프게 좋은 벤치멤버가 많은 팀으로는 리버스 감독 체제에선 절대 우승 못합니다(컨파도 힘듭니다).
사실 너무 실망해서 리버스 감독도 교체하길 바라지만(마침 칼라일 같은 좋은 감독도 시장에 있으니), 리버스 감독은 리그 최고수준으로 장기계약된 감독입니다.
팀에서 내칠 수가 없을 겁니다. 거기에다가 첫 시즌 동부 1위를 만들고, 팀의 숙원이었던 엠비드-시몬스 공존과 토비 부활을 이끈 감독이니 내칠 명분도 딱히 없죠.
허나, 다음시즌에는 리버스 감독도 긴장해야 할 거에요. 해리스 구단주는 2년차에도 리버스가 이상한 운용으로 팀을 망치면 절대 실수를 용납하지 않을테니까요.
7. 마치며
생각보다는 기분이 엄청나게 나쁘거나 절망적이지는 않습니다. 앞선 글에서 적었듯이 5차전 패배 이후에는 탈락을 예상했었구요(앞선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전 6차전이긴 것도 맥시의 반짝활약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을 통해 필리가 누구의 팀인지 명확히 알게 되었고, 누구를 트레이드해야하는 지 알게 되었으니까요.
이는 모리 사장도 마찬가지 생각일거라 믿고 있습니다.
리버스 감독의 장단점도 명확히 알게된 시즌인데, 모리 사장이 리버스 감독의 장점만 살리는 방식의 영입을 이끌어내길 바래봅니다.
팬으로써는 모리 사장에게 주어진 짐이 커서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모리 사장을 믿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모리 사장만 믿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시몬스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내려놓아서 마음이 홀가분합니다.
시몬스가 오른손으로 슈팅핸드를 바꿀 수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전 이것도 전혀 기대하지 않습니다. 시몬스는 대부분의 것들을 왼손으로 하는 선천적 왼손잡이입니다.
오로지 글과 골밑슛만 오른손을 쓴다고 루키 때 이미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슈팅핸드가 바뀌면 점퍼 개선 여지가 있을 수도 있으나, 어차피 시몬스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인 짝발은 왼손을 안 써서 오는 겁니다.
차라리, 왼손 골밑슛을 미친듯이 연습해서 짝발 문제를 해결하는게 나을 수도 있다는 거죠.
그래서 전 시몬스 슈팅핸드 변경에 대한 기대는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슈팅핸드 바꾼다고 자유투가 딱히 나아질 것 같지도 않아요. 전 시몬스가 슈팅할 때 하체를 안 쓰는 게 가장 큰 문제라 봐서요.
필리 팬 분들과 필리를 좋게 봐주신 분들 모두 너무 큰 실망을 하지 마시고 다음시즌을 지켜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엠비드가 전반기에 빠질 확률이 높아서 성적에 대한 기대가 크진 않지만, 팀의 체질개선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는 있을 차기시즌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가장 주목해야할 시점은 드랩데이라 보고 있고, 이 시기를 넘기면 트레이드는 시즌 중, 최종적으로는 데드라인에나 일어나지 않을 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에도 모리 사장은 드랩데이 기점으로 커리-대니 그린의 영입을 이끌어내었으니까요.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혹여나 이번 글의 뉘앙스나 심한 비판으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이 계시다면 죄송하다는 사죄말씀 전하며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그리고 멋진 경기력을 보여준 호크스도 더욱 높은 곳으로 올라가길 기원하겠습니다. 호크스는 정말 인상적인 팀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게시물은 아스카님에 의해 2021-06-23 21:02:36에 '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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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좋은글 잘 봤습니다. 모리GM이 능력은 검증된 양반이니 최선이라고 믿는 무브들을 진행할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