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 감독의 명장병이 패배를 이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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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6-07 16:53:35
2021 필리
호크스와의 1차전 전반전을 보고 너무나도 실망스러워 제목을 좀 세게 적었습니다. 제가 본 경기 중 브랫 브라운 시절을 통틀어 최악의 전반전이었습니다.
1차전에서 필리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 지에 대해 비판의 글을 남깁니다.
필리 위주의 리뷰인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1.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전반전 대처는 정말 안일했습니다. 안일한 대처. 전 이 부분에 가장 크게 실망했습니다. 정규시즌 포멧을 그대로 들고 나왔고, 심지어 11인 로테이션, 벤치타임에 벤치멤버 5인만 쓰는 정규시즌에나 쓸법한 운용을 보여줬습니다.
잘못된 건 수도 없이 많지만, 자잘한 건 얘기할 것도 없구요.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건 두 가지입니다.
1) 잘못된 트레 영 수비(드랍백 고집!)
2) 11인 로테이션: 1쿼터 벤치타임에 벤치멤버 5인 동시 출전!
오늘 필리는 리버스 감독의 이 두 가지 안일한 대처때문에 패배한 겁니다. 이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2. 잘못된 트레 영 수비
트레 영 수비에서 가장 잘못한 건 드랍카운터의 달인인 트레 영에게 전형적인 드랍백을 구사했다는 점입니다.
리버스 감독은 1쿼터부터 시몬스 파울트러블이 걱정되어서인지 시몬스를 엄청나게 아껴서 트레영 마크맨을 대니 그린으로 점찍었죠.
그리고 대니 그린에겐 강한 범핑수비를 주문한 것도 아니고, 팀은 트레 영에게 전형적인 드랍백 디펜스를 보여줬습니다(처진 수비로 일관).
위저즈와의 1차전에서도 안한 행동을 2라운드 1차전에 했습니다. 위저즈와의 1차전에서 필리는 시몬스를 1쿼터부터 브래들리 빌에게 붙였고, 시몬스 백업수비수로 타이불을 썼습니다.
즉, 1라운드 1차전부터 시몬스-타이불로 브래들리 빌의 전담수비를 맡긴 거죠. 그런데 이번 시리즈에선 시몬스를 아끼면서(보그단 매치업) 트레영에게 대니 그린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수비 포멧은 정규시즌의 드랍백 디펜스를 그대로 들고 나왔죠.
트레 영은 드랍 카운터인 플로터에 능한 선수입니다.
트레 영은 1라운드 플로터존 야투가 전체야투의 34.3% 비중을 차지했습니다(7.6개 시도). 그리고 1라운드 플로터존 야투율은 50%에 이르렀죠. 트레 영은 플로터존을 완벽히 장악하면서 닉스 수비에 카운터를 날렸습니다.
이미 페인트존 패킹으로 3점 버리는 수비(페인트존 사수)를 펼치는 닉스 상대로 플로터 중심의 농구를 펼치면서 1라운드에서 날아다닌 선수가 트레 영인데, 그 트레 영 상대로 전형적인 드랍백을 선보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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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이 선수 전원이 처진 수비포멧으로 트레 영의 돌파에 대응했습니다. 그리고 트레 영은 이에 맞서 투맨게임을 통한 플로터존 공략을 적극적으로 시도했죠.
결과는? 1쿼터에만 트레 영에게 12 득점-5 어시스트-0 턴 오버를 헌납했습니다(71.4% 야투율).
리버스 감독의 안일한 수비운용이 1쿼터 대참사로 이어진 건데요. 그렇다면 트레 영은 어떻게 막아야 할까요?
3. 후반전에 보여준 트레영에 대한 수비변화
가장 좋은 건 트레 영의 손쉬운 미드레인지 진입을 차단하는 겁니다.
강한 범핑수비로 코트 넘어올 때부터 철저히 괴롭히고, 3점 라인 근처에선 스위치-더블 팀으로 트레 영의 미드레인지 진입을 괴롭히는 게 우선입니다.
트레 영은 주로 투맨게임으로 미드레인지 진입을 시도하기 때문에 적절한 스위치가 동반되는 게 중요하죠. 그리고 미드레인지 진입한 트레 영에게는 어그레시브 드랍으로 빅맨이 전진수비하면서 플로터를 견제해야 합니다.
이는 기존의 드랍백 수비를 고수하면서도 충분히 쓸수 있는 변형이고, 때에 따라 스위치/블릿츠를 섞어쓰는 건 필리가 4쿼터에 즐겨쓰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리그에서 강한 범핑수비로 상대를 괴롭히면서 실책유발하는 걸 가장 잘하는 수비수가 시몬스(+ 타이불)죠.
그래서 전 필리가 시몬스 중심으로 4쿼터만큼의 강도는 아니라도 이를 1쿼터부터 일정부분 차용해서 트레영의 미드레인지 진입을 괴롭히길 바랬는데, 리버스 감독은 너무 안일한 대처를 보여줬습니다.
1쿼터 보여준 대니 그린과 드랍퍼들의 뒤로 처진 수비(미드레인지 진입공간을 열어주는 수비)는 트레 영같은 플로터/딥3 마스터에겐 절대 해선 안되는 수비였죠.
필리에는 강력한 범핑으로 편한 볼운반을 막아낼 수 있는 시몬스가 있으며, 트레영이 플로터 던지기 전 미드레인지에서 호스티지 드리블할 때 괴롭혀줄 수 있는 리어뷰 컨테스트의 달인 타이불이 있습니다.
대니 그린의 수비도 후반전에는 어느정도 먹혔는데, 이 또한 결국 수비컨셉의 변화 덕분이었다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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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이 3쿼터에는 시몬스-타이불이 적극적으로 미드레인지 진입을 차단하면서 범핑수비를 펼쳤습니다. 이것이 주요해서 트레영은 후반전 10 득점, 30% 야투율, 3점 모두 실패(4개시도), 3 턴 오버를 기록했습니다(3쿼터 16.7% 야투율). 1쿼터 기록보다도 못한 기록을 후반전에 기록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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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4쿼터에는 위와 같이 팀 차원에서 더욱 적극적인 압박과 트랩을 보여주면서 트레영의 턴 오버를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위와 같은 수비 변화가 충분히 가능했음에도 1쿼터 안일한 수비대처로 큰 점수를 헌납한 리버스 감독의 선택이 그래서 더욱 아쉬웠습니다.
4. 다시는 해선 안될 5인 벤치멤버 만의 벤치타임
오늘 경기 단연코 최악의 순간은 5인 벤치멤버 만으로 벤치타임을 보낸 겁니다. 위저즈와의 1차전에서도 벤치타임에 토비나 시몬스를 섞어쓰던 리버스 감독이 오늘 경기는 당당하게 벤치타임에 주전을 모두 교체아웃했습니다.
교체당시 10점차로 뒤지던 안 좋은 흐름이었는데, 딱히 포멧 변화도 없던 상황에서 갑자기 주전 전원을 벤치멤버로 교체했죠.
이는 마치 정규시즌과 같은 안일한 운영이었고, 상대팀은 리버스 감독의 안일한 운용에 힘입어 트레 영이 없었음에도 기세를 더욱 올리면서 무려 17-0 run을 해냈습니다.
이 때 입은 타격이 결정적이었고, 17-0 run을 극복못하고 결국 필리는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https://mania.kr/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214470&sfl=wr_7&stx=phi&sop=and
위 링크글은 제가 쓴 필리 플옵 프리뷰입니다. 윗 글의 6번 파트 2)번항에서 로테이션 문제를 다룬 바 있는데요.
당시 제가 적었던 문구 중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벤치멤버가 아무리 훌륭해도 결국 이들을 이끌어줄 주전멤버가 있어야만 효율이 극대화된다."
위 문구는 현 필리를 대변하는 문구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오늘 경기 1쿼터는 이 문구를 떠올리게 만드는 안일한 운용이었다 생각합니다.
저명한 기자들의 숱한 질문 속에서도 리버스 감독은 플옵에서도 잘하고 있는 벤치 선수는 스킵할 생각이 없다는 발언을 하면서 11인 로테이션을 계속 고수해왔는데요.
전 이러한 안일한 로테이션 운영이 결국 오늘 17-0 run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생각합니다. 심지어 리버스 감독은 필리가 따라가고 있던 상황에 경기감각 떨어진 밀튼을 갑자기 기용해서(이 경기 첫 기용) 밀튼이 턴 오버를 범하는 상황을 이끌기도 했었죠.
위저즈 시리즈에서 벤치멤버 4인 + 토비(or 시몬스)로 개선될 여지를 보여주던 리버스 감독은 오늘 다시금 안일한 벤치운용으로 팀의 패배를 이끌고 말았습니다.
이로 인해 오히려 주전의 과부하는 더욱 심해졌고, 부상을 안고 뛰는 엠비드는 무려 38분이나 뛰면서 부상여파 속에서도 크게 무리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팀은 이 17-0 run의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4점차로 패배했습니다.
이 사태는 예견된 실패였습니다. 리버스 감독은 조지 힐 영입 이후 벤치 5인만으로 벤치타임을 책임지게하는 이상한 로테이션을 계속 고집했는데요.
이로 인해 4월까지 4쿼터 벤치 공수마진 리그 1위였던 필리가(+1.3), 5월에는 9 경기에서 공수마진이 -1.5로 리그 26위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미 벤치 5인 로테는 대실패라는게 정규시즌 중에 확실히 입증되었는데, 기세싸움이 중요했던 2라운드 1쿼터부터 이 로테를 꺼내든 리버스 감독에게는 정말 크게 실망했구요.
그래도 후반전에는 벤치로테이션을 플옵에 걸맞게 조금 바꾸면서(주전 2인 + 벤치멤버로 운용), 따라갈 수 있는 힘을 보여주기는 해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5. 마치며
솔직히 불안합니다.
오늘 전반전은 제가 본 수년 내 필리 경기 중 그야말로 최악이었고, 후반전은 그걸 어느정도 만회할 정도로 운영자체는 괜찮았습니다.
허나, 후반전에도 커리를 너무 아끼면서 밀튼쓰다 턴 오버 범하는 상황이라던지, 벤치가 부진한데도 굳이 토비 + 벤치4인 운용을 다시 고집한 부분은 좀 아쉬웠어요.
그래도 후반전에 많이 나아졌기 때문에, 엠비드만 출전가능하면 2차전은 큰 무리없이 승리를 거머쥘거라고 예상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1) 리버스 감독의 명장병이 언제 도질지 모른다는 점(솔직히 오늘 벤치 5인 로테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과
2) 엠비드가 매 경기 1시간 전에야 출전여부가 결정된다는 점때문에
필리 팬으로써는 이번 시리즈가 매우 불안해졌습니다. 전 필리가 엠비드없이도 호크스를 이길 수 있는 전력이라 생각하지만, 이미 1차전을 졌기 때문에 기세싸움에서 앞서려면 2차전 엠비드 출전은 필수인 것 같구요.
후반전에 보여준 경기력을 재현하면 2차전은 무난하게 승리를 거머쥘거라 생각하지만, 3차전 이후 원정에서 엠비드가 출전가능할 지가 걱정입니다.
그럼에도 전력상으로는 필리가 앞서있다는 걸 굳게 믿고 있구요. 후반전 필리가 진짜 였다 생각하기 때문에 2차전부터 필리가 승리를 이어나갈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여담으로 핵 어 시몬스와 대니 그린 부진에 대한 아쉬움섞인 의견들이 많았는데요. 저도 이 두 가지가 아쉽긴 하지만, 이 것들이 패배의 결정적 요인은 아니었다 생각해요.
오늘 그린이 많이 부진했으나, 커리가 정말 잘해주면서 그린의 부진을 커버한 게 컸구요(그린 + 커리라 생각하면 무난한 수준).
핵 어 시몬스의 경우, 그래도 자유투 2개 중 1개씩은 넣어줬고 마지막에는 엠비드의 공리-앤드원이 터지면서 4점 플레이가 나오기도 했죠.
전 오늘 맥밀란 감독이 시도한 핵 어 시몬스는 엠비드로 인한 4점 플레이로 인해 대실패했다고 생각하구요. 그래서 핵 어 시몬스가 필리의 패배에 큰 영향을 주진 않았다 생각해요. 오히려 핵 어 시몬스는 필리에 유리한 흐름을 만들어줬다 보고 있습니다.
물론 시몬스의 자유투 성공률 자체는 정말 아쉬웠지만요(오늘 3-10, 30% 성공률).
오늘 시몬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본인이 트레 영을 막고 싶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습니다.
그리고 숱한 유명기자들이 오늘 리버스 감독의 운용(대니 그린 매치업(드랍백고집) + 안일한 벤치 5인의 벤치타임)실패가 패인이었다고 지적하고 있죠.
전 대니 그린 매치업 자체보다는 드랍백 고집이 수비실패라 보구요. 그래서 후반전 그린이 적극적인 범핑수비할 때는 수비가 나쁘진 않았다 생각합니다. 그래도 시몬스를 아끼는 건 그만했으면 싶네요.
이런 지적들이 현지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으니 리버스 감독도 후반전과 같은 유연한 운용을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게시물은 아스카님에 의해 2021-06-07 23:41:47에 '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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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클퍼때도 그렇고 리버스감독 정규시즌 운영은
인정하능데 플옵에선 항상 운영의 문제를 지적당하네요.정규시즌 운영과 플옵 운영은 분명히 다른데 변화가 딱히없는.상대팀 맞춤형 전략이런게 딱히 없는것 같습니다.
롯데팬인데 진짜 로이스터 생각나네요.얼굴도 닮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