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클 6차전 간략 감상평
클리퍼스의 맨투맨 수비
https://mobile.twitter.com/MoDakhil_NBA/status/1401016637126447105
첫번째 트윗을 보면, 레너드가 돈치치를 수비하는데 훼이크에 걸리지 않습니다.
이게 시리즈 내내 거의 걸리지 않는데, 사실 돈치치를 많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돈치치의 저 턴어라운드 페이크 모션에 수비수들이 정말 많이 낚입니다.
이번 시즌 돈치치의 성장 중 하나는 저곳에서의 풋워크죠.
미드레인지 빈도가 높아진 이유이기도 한데, 힘도 좋고 턴어라운드 점퍼의 성공률도 좋은데
무엇보다 풋워크가 너무 유려해서 대다수가 낚였습니다.
제가 보기에 클리퍼스 스위치 수비가 통하는 이유 중 하는 저 상황에서 수비수들이 잘 안 낚인다는 점 같습니다. 특히 레너드와 모리스가 거의 안 낚이죠(조지는 좀 공격적인 수비를 하는 편이라 낚이는 편).
카와이의 수비를 오래 보면서 느낀 건 수비가 정말 보수적인 선수라는 점 같네요.
스틸을 많이 하긴 하지만, 도박성 수비가 거의 없는 유형이고
그래서 파울이 적은 것이기도 하고요.
두번째 트윗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모리스는 작년에도 그렇고 돈치치 수비가 정말 대단합니다.
18년 플옵에서도 르브론을 상대했던 매치업 수비수들 중에서 제 기억에는 제일 잘 막았습니다.
스텝이 빠른 것도 아니고, 손질이 탁월한 편까지도 아닌데,
바디 컨택을 유지하며 상대 돌파 스피드 죽이는 능력이 정말 좋네요.
보반 상대로 허슬을 보여준 것도 좋았지만, 그 이상으로 돈치치 수비가 탁월했다고 생각합니다.
터런 루의 조정
루 감독의 최대 장점이 전술 조정에 열려 있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센세이션을 일으킨 일부 뛰어난 감독들은 본인 시스템에 대한 집착이 강해서 플옵에서
자기도그마에 빠지곤 하죠. 일종의 자의식 같은 것에 사로잡히는 경향들이 있는데
터런 루의 장점은 그런게 없어 보입니다.
오늘과 5차전의 가장 큰 차이는 주바치의 플레잉타임이죠.
주바치는 모든 플레잉타임 5분은 모두 돈치치의 벤치타임이었습니다.
https://twitter.com/KevinOConnorNBA/status/1400978421468086272
요약하면, 픽앤롤 상황에서 주바치가 연루되면 포제션당 1.4실점. 주바치를 제외한 선수들만 연루되면 0.9실점. 주바치를 제외한 선수들 중에 빅맨은 없죠. 사실상 스몰볼 스위치 수비가 통한다는 자료입니다.
스몰볼을 돌리면 생기는 난점은 아무래도 체력 이슈이고(페인트에서 피지컬의 약점을 허슬로 메워야 하기에), 이 때문에 48분 내내 돌리기 어려운 면이 있죠. 그럼에도 엘리미네이션 게임이라 최대한 많은 스몰라인업이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댈러스의 존디펜스
5차전 이슈 중 하나는 댈러스의 페인트 수비였고, 그 중 핵심은 보반을 활용한 존디펜스였습니다. 보반을 외곽으로 나가게 할 수는 없고, 레너드와 조지가 림만 향해서 고효율의 돌파를 하는 상황이기에 댈러스에서 전술조정을 한 것이었고요. 그리고 그게 먹혔습니다.
https://mobile.twitter.com/MoDakhil_NBA/status/1401005588822126594
오늘 경기 장면인데, 2-3존을 상대로 더블 스크린을 활용한 전술이었죠. 스크린을 완전히 벗겨내고, 반대편 윙의 돌파나 3점을 노리는 장면입니다. 통계적으로 확인된 존디펜스의 특징은 압도적으로 림어택 빈도를 줄이고 3점 허용을 많이한다는 점입니다. 클리퍼스의 3점감이 안드로메다로 간 상황이다 보니, 댈러스의 전술조정은 적절했다고 볼 수 있죠.
아무튼 이걸 깨기 위해서 레너드와 조지가 계속 돌파를 하고, 돌파 과정에서 코너 공격수의 베이스라인 컷 등을 빈도 높게 활용했습니다. 일부는 성공했고(예를 들면 레너드의 원핸드 덩크장면), 일부는 패스미스 형태가 되었네요. 7차전의 전술적 쟁점 중 하나는 댈러스에서 존디펜스를 얼마나 더 사용할지가 아닐까 합니다. 사용한다는 것은 보반을 여전히 많이 활용한다는 의미가 되겠고, 클리퍼스의 3점감이 살아나지 않기를 바라는 게 되겠죠.
스위치일까 더블팀일까
오늘 경기에서 가장 혼란스러웠던 부분은 클리퍼스 스몰라인업의 픽앤롤 대응방식이었습니다. 수비에서 모멘텀을 가져온 4쿼터는 (잭슨/캐너드만 제외한) 스위치를 했는데, 그 전에는 스위치를 의도한 것인지 더블팀을 의도한 것인지 번지수를 모르겠는 장면들이 반복해서 나왔어요.
https://mobile.twitter.com/MoDakhil_NBA/status/1400998792220971013
아래 트윗을 보시면 되는데, 비슷한 장면이 너무 많이 나왔습니다. 댈러스 빅맨들은 모두 슬립 스크린(일종의 페이크 스크린)으로 빠지면서 페인트로 달리는데, 모리스가 카와이랑 더블팀 장벽을 치는 장면이 계속 연출됩니다. 이게 더블팀이 컨샙이었던 건지, 상대 빅맨의 슬립 스크린으로 순간 더블팀이 강제된 것인지 경기 후반까지 감이 안 잡혔는데요.
4쿼터를 보니 더블팀 자체를 감독이 의도했나 싶기도 하고요. 4쿼터에는 저런 장면들이 상대적으로 확연히 줄었고, 대부분 바로 스위치가 되었습니다. 더블팀을 의도한 게 아니었다면 모리스가 슬립하는 컬리슈타인을 몸으로 살짝 밀면서 롤링의 타이밍을 죽였어야 했습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장면이 적절한 대처겠죠(두번째 트윗 참조). 모리스와 레너드가 스위치가 될 때 모리스가 컬리슈타인을 몸으로 살짝 미는 게 나옵니다.
https://mobile.twitter.com/MoDakhil_NBA/status/1401011108807204870
스위치에 대한 카운터로 많이 사용되는 게 슬립 스크린이고, 슬립 스크린의 효과를 죽이기 위해 활용되는 게 모리스의 위 장면처럼 슬립이 이루어질 때 바디컨택을 하는 것입니다. 이 장면들을 보면 처음부터 더블팀을 의도하기보다 스위치의 소통미스가 나면서 더블팀이 강제된 것인가 싶기도 하고요. 아무튼 확실한 것은 돈치치에게 외곽 더블팀은 거의 자멸의 길이라는 점이겠죠. 손 떨리는 경기 보시느라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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