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슛 성공률이 억제되지 않는 이유
아래 그림은 19-20시즌과 20-21시즌의 선수별 DIFF%입니다.
(*DIFF% = 야투율 억제력, 매치업 상대의 평소 야투율 - 매치업 시 야투율)
왼쪽은 "3점슛"을 막을 때이고 오른쪽은 "골밑슛"을 막을 때인데, 딱 보기에도 3점슛은 일관성이 없지만 골밑슛은 직전 시즌의 수치가 유지되는 모습을 보이죠.
이는 상대 3점슛 성공률을 억제하는 능력은 허상에 가깝고, 상당히 많은 노이즈(=운)을 포함한다는 강력한 근거입니다.
그럼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요?
아래는 "가장 가까운 수비수와의 거리에 따른 야투율"의 변화입니다.
*회색실선 = 리그 평균 eFG%
*점크기 = 슛 시도수
재미있게도 오픈 상황 (와이드 오픈 or 그냥 오픈)의 eFG%는 3점과 2점에서 거의 동일합니다. 하지만 수비가 인접할 경우 매우 큰 차이가 발생하는데요.
3점슛은 수비수가 4피트 이내에 들어와있을 때 성공률이 급격히 감소합니다.
앞서 참이라고 말했던, "3점슛 성공률은 수비자가 억제할 수 없다" 라는 명제에 어긋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매우 상식적인 결과인데요.
샷클락 턴오버 직전이 아닌 이상 슛을 할지 말지에 대한 결정권이 절대적으로 공격자에게 있다보니 성공률이 극히 떨어지는 컨테스트 3점 시도를 공격자가 능동적으로 회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위 그림의 점 크기가 eFG%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데서 알 수 있죠.
반면 2점 슛의 경우 수비가 4피트 이내에 있다 하더라도 오픈샷과 성공률에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Very tight한 상황만 아니라면 충분히 쏠 만하고, 심지어 Very tight 2점슛조차 타이트 3점 보다는 기대득점이 높습니다 (자유투까지 고려하면 훨씬 높겠고요).
올시즌 3점슛 시도 중에서 오픈샷의 비율은 무려 88.1%였습니다
(와이드오픈 48.1%, 오픈 40%).
이와 대조적으로 2점슛의 58.4%는 타이트한 수비를 달고 쏘며, Very Tight도 전체의 13%로 와이드 오픈샷의 2배가 넘죠 (5.7%)
정리하자면,
[원론적으로 3점슛 성공률은 수비자에 의해 (굉장히 잘) 억제되지만, 이런 성공률 급락을 피하기 위한 공격자의 의도적 회피로 인해 대부분의 슛을 수비자에게서 벗어난 상황에서 쏘게됨으로써 실제로 쏴지는 3점에 대한 수비자의 제어는 미미하다..] 입니다
그렇다면 Win or Go Home의 특성상 수비 텐션이 급격히 오르는 플레이오프에선 어떨까요?
아래는 플옵에서 오픈 3점 or 컨테스트 3점 시도의 변화입니다
샘플 수가 적긴 합니다만 16개 팀에서 상당히 일관된 경향성을 보이는데요.
올라가는 수비 에너지 레벨로 인해 허용하는 "오픈 3점"의 수는 줄고 반대급부로 컨테스트 3점의 수는 증가합니다.
위 결과에서 특히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동부 4-5시드 시리즈인 애틀 vs. 닉스인데요.
애틀란타는 정규시즌 대비 오픈샷의 비율이 오히려 늘었고, 닉스는 반대로 상당히 떨어졌습니다.
사실 올시즌 닉스는 상대의 오픈 3점 성공률이 기이할 정도로 낮았습니다.
(*5월 6일 시점)
상대 오픈 3점%
19-20시즌 36.9% (993개 시도)
20-21시즌 34.2% (891개 시도)
-2.7%
상대 와이드오픈 3점%
19-20시즌 42.8% (1026개 시도)
20-21시즌 34.4% (1143개 시도)
-8.4%;;;;
이는 올시즌 닉스의 뛰어난 수비 퍼포먼스의 단초가 되었습니다 (DRtg 리그 3위)
오픈 3점을 주는 대신 페인트존을 틀어막는 전략을 채택했는데, 상대 오픈 3점이 "우연히" 들어가주지 않으면서 페인트존 팩킹의 위력은 더 강해질 수밖에 없었겠죠.
하지만 이번 1라운드에서 애틀란타는 전체 3점의 91%를 오픈샷으로 쏘면서 39.7%를 성공시켰습니다 (52/131). 이는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오픈 3점 성공률과 유사합니다.
반대로 닉스의 39.2%라는 어마어마한 3점 성공률은 32.8%로 급락했는데요
(*2000개 이상의 3점 시도를 보여준 시즌 중 역대 8위)
이는 오픈 3점의 비율이 기존 89.4%에서 78.7%로 떨어진 것과 함께 오픈샷 성공률이 기존 40.4%에서 33.3%로 급락한 것에 기인합니다.
단기전 슛감이란게 상당히 랜덤하다보니 변수를 줄이기 위해선
1) 컨테스트 3점을 잘 넣는 선수가 보유하거나
2) 오픈 3점을 잘 만들어내면 되겠죠 (샘플 수를 증가시킴.. 가능하면 와이드 오픈 3점으로!)
1)에 해당하는 선수가 대표적으로 듀란트, 릴라드, 하든, 어빙, 커리와 같은 슈퍼스타들이고
(*참조
https://mania.kr/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212975&sca=&sfl=mb_id%2C1&stx=tapcal)
2)는 1)에 비해 팀전체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뛰어난 facilitator가 있는 팀에게는 기대해볼 만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ex. 트래 영의 애틀란타).
아니면 클리퍼스와 마이애미처럼 3점슛을 만드는 시스템이 굉장히 잘 정립된 팀에게는 이러한 낙폭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겠고요.
캐치앤슛에만 의존하는 롤플레이어들의 플옵 활약이 줄어드는 이유가 바로 저 플옵에서 떨어지는 오픈샷 허용 갯수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1) 컨테스트 샷을 잘 넣는 선수를 보유하거나
ex) 듀 릴 하 어 커 예시에 3명이 한팀인데 다 납득 되는 예시라.. 더 사기적으로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