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의 박지성은 누구일까?
축구에서는 특정 선수의 부지런함을 보여주기 위해서 움직인 거리를 측정하고 꽤나 유의미한 자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농구는 축구에 비해 경기장의 크기가 작고 교체가 매우 자유롭기 때문에 코트위에서 움직인 거리가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문득 농구에서 가장 부지런한 선수가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되었고, NBA 공홈에서 제공하는 스탯을 바탕으로 NBA의 박지성을 찾아보았습니다.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경기 당 이동 거리
위 표는 경기당 움직인 거리가 가장 많은 선수 TOP 20을 내림차순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의미있는 자료 추출을 위해 10경기 이상, 20분 이상 출전한 선수 215명을 대상으로 표를 만들었습니다. 이 표만 놓고 봤을 때 NBA의 박지성은 고든 헤이워드라고 볼 수 있겠네요. 헤이워드의 다음으로 히로와 라빈, 반즈, 밴블릿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확실히 빅맨보다는 스윙맨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재밌는 건 TOP 20에 샬럿 선수만 세 명(헤이워드, 로지어, 그레엄)이 있다는점 인데요, 샬럿의 팀 컬러를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샬럿은 팀 이동거리 2위입니다)
분당 이동 거리
하지만, 총 이동거리는 출전시간이 많은 주전 선수들에게 유리한 수치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 보완하고자 총 이동거리를 출전시간으로 나누어 분당 이동거리를 구해봤습니다. 즉 분당 이동거리가 높은 선수는 출전 시간동안 정말 부지런하게 움직인 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당 이동거리 TOP 20 중 대부분을 오프 더 볼 무브를 활발하게 가져가는 슈터들이 차지했습니다.
반대로 하위 20 선수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재밌는 점은 리그를 대표하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하위 20에 속해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오프볼 무브 보다는 본인이 공을 들고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활동량이 적을 수밖에 없겠죠. 릅갈 듀오는 비교적 적은 시간을 뛰면서 적은 거리를 뛰고 있는데, 레이커스가 정규시즌 운영을 매우 효율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위 20에 휴스턴 선수 3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존 월, 터커, 에릭 고든) 이는 휴스턴이 팀 이동량 꼴찌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죠. 특히, 허슬 플레이어의 대명사인 터커가 여기에 껴있는게 흥미롭네요.
공격시 분당 이동거리
NBA 공홈에서는 공격시와 수비시의 이동거리도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출전 시간 동안 공격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가져가는 선수는 맥더못과 히로였습니다. 특히 히로는 총 이동거리, 분당 이동거리, 공격 분당 이동거리에서 모두 TOP 5에 들며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비시 분당 이동거리
수비시 이동거리 1위는 인디애나의 맥코넬이 차지했습니다. 이외에도 라멜로 볼, 대니 그린, 에이브리 브레들리 등 좋은 스윙맨 수비수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디애나 선수가 TOP 20 중 4명이나 (맥코넬, 홀리데이, 맥더못, 저스틴 홀리데이) 포함되며 팀 이동거리 1위의 위엄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추가로 수비시 분당 이동거리 하위 20 선수들입니다. 역시나 활동 반경이 페인트존으로 제한되는 빅맨의 비중이 높습니다. 그리고, 분당 이동거리 하위 5명의 선수가 여기에서도 하위권을 차지했습니다. 확실히 노장 선수들이 덜 움직이면서 노련하게(?) 수비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가 있습니다.
NBA의 박지성은?
위의 표를 기반으로 NBA의 박지성이 될 수 있는 선수 2명을 뽑아 보자면 맥코넬과 히로입니다. 맥코넬은 분당 이동거리와 공격/수비시 분당 이동거리 부분에서 모두 상위권에 속하며 리그에서 가장 부지런한 선수임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히로는 분당 이동거리, 공격/수비시 이동거리 부문에서 모두 맥코넬에게 밀렸지만, 총 이동거리에서 맥코넬보다 압도적인 우위를 가져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둘을 비교해봤을때, 모든 부문에서 상위권을 기록한 히로가 NBA의 박지성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은퇴한 선수로는 립 해밀턴이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