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는 운빨 xx겜?
오픈 3점의 성공 여부는 수비자가 컨트롤하기 어렵다고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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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념은 PIPM의 개발에 적용되었는데, PIPM은 현재까지 나온 모든 스탯 중에 수비 퍼포먼스를 가장 잘 측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죠.
3점슛의 경우 컨테스트샷을 쏘지 않으려는 성향이 2점슛에 비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3점슛은 오픈 샷 상태에서 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요즘 농구 메타는 3점을 최대한 "어프로치"해서 오픈 3점을 쏘지 못하게 하거나 (토론토), 상대적으로 성공률이 낮은 "정면 3점"을 쏘게 하는 방향 (밀워키)으로 개념을 잡았고, 두 팀다 최근 몇 2-3시즌 동안 수비적으로 상당한 성공을 거뒀죠.
아래 그림은 30개팀의 "수비 시" 3점 슛 컨테스트 정도입니다. 컨테스트가 낮은 빈도부터 순서대로 정렬되어있습니다.
샬럿, 뉴올, 댈러스 등은 컨테스트되는 비율이 상당히 낮고, 특히 샬럿은 허용하는 와이드 오픈(6피트 이내 수비x)비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러면 샬럿의 DRtg가 몇인고 하니.. DRtg111.1 리그 16위
음? 생각보다 나쁘지 않습니다. 왜그럴까요?
아래는 허용하는 3점 타입에 따라 먹힐 거라고 기대/예상되는 허용 3P%와 실제 허용 3P%의 차이입니다. 이 값의 차가 크다는 것은 운좋게 상대가 3점을 "못" 넣어주고 있다는 말입니다 (반대도 성립).
이 항목에서 샬럿은 현재 리그 9위입니다 (닉스의 무시무시한 운빨도 눈에 들어옵니다).
3점 컨테스트 비율은 나쁘지만 그게 운좋게 잘 안들어가고 있다는 말이죠. 그렇다면 이런 3점 허용과 실제 팀의 수비력, DRtg의 상관성은 어느 정도일까요.
아래 그림은 첫번째 그림에서 보았던 3점 타입에서 오픈 3점 (와이드 + 그냥 오픈)의 "비율"과 Drtg (DEFRTG)의 분포입니다.
한눈에 봐도 추세선이 x축과 거의 나란히 누워있습니다. 피어슨 상관계수는 0.026, p-value는 0.89, 전혀 유의미하지 않다는 뜻이며 이는 오픈 3점을 내주는 비율 (= 3점을 컨테스트하는 비율)은 팀 수비력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말이 됩니다.
하지만..!! 허용하는 오픈 3점의 "절대적 갯수"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여기서는 p-value = 0.081, 피어슨 상관계수 -0.32의 약한 추세를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0.05를 기준으로 유의미함의 경계로 잡으니, 이는 팀 수비력에서 중요한건 "컨테스트 비율"이 아니라 절대적 "컨테스트 숫자"라느 말입니다. 즉, 허용하는 오픈 3점의 숫자를 줄이는게 더 중요하다는 거죠.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더 놀라운 것은..
아까 2번째 그림에서 봤던, 상대 3P% 기대값 - 실제 허용 3P%의 차이와 수비 레이팅은 오픈 3점 허용 갯수보다도 더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여줍니다.
그래프 중간을 보시면 샬럿이 전체 추세선 위에 살포시 안착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상대에게 컨테스트를 제대로 못하고 있더라도 어차피 상대 3점이 운좋게 안들어가주고 있기에 수비 레이팅은 리그 평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죠.
회귀분석을 통해
"1. 오픈 3점 허용 비율"
"2. 오픈 3점 허용 갯수"
"3. 상대 3P% 기대값 - 실제 허용 3P%" 가 수비 레이팅을 "얼마나" 설명하는지 확인해보면,
1. 오픈 3점 허용 비율
R^2 = 0.006786
위에서 본것과 동일하게 허용하는 오픈 3점 (= 컨테스트 3점) 비율은 팀수비력에 대해 전혀 설명하지 못합니다. 수치상 DRtg의 고작 0.7% 정도만 설명할 뿐이죠.
2. 오픈 3점 허용 갯수
R^2 = 0.1049, 대략 DRtg의 10.5%를 설명하네요.
3. 3점 운.. (3점 기대값 대비 실제 허용 3P%)
R^2 = 0.2108
놀랍게도 팀 수비력의 21.08%는 단순히 "운"에 의해 결정되고 있습니다.
3점을 아무리 막으려고 쎄빠지게 뛰어다니면서 오픈 3점 허용을 억제해도 결국 운빨의 절반 정도의 영향력밖에 주지 못하고 있죠 (보이지 않는 손).
실제 토론토는 올시즌에도 허용하는 3점의 컨테스트 비율이 리그 2위로 굉장히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음에도, DRtg는 현재 9위입니다. 여전히 상위권인 건 맞지만 작년 105.0 (2위)에 비하면 109.9로 무려4.9나 상승한 수치죠.
요즘 농구가 점점 더 많은 3점을 쏘게 되면서, 옛날에 비해 예상치 못한 업셋이 많아지고, 경기 내 컴백도 더 극적이게 변하고 있으며, 10-0 런 쯤은 우습게 보이는 농구가 됐습니다.
이런 농구가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승리 앞에 평등해지고 있다고 봐도 되겠네요.
매니아인의 기도가 절실한 시대입니다 :)
수비 레이팅과 DIFF (기대 3P% - 실제 3P%)의 정규화된 값의 분포를 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위 분포가 정규분포를 따르는지 Normality test를 수행하면,
DRtg, p-value = 0.5875로 넉넉히 정규분포 (보기에도 평균을 중심으로 종 모양에 가까운 분포죠)
DIFF는 p-value = 0.1241로 역시 정규분포인데 아직은 정규성의 경계에 걸쳐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이는 DIFF, 소위 운빨은 시즌을 치루면서 점차 회귀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말이 되겠고, 그런 면에서 현재 가장 유력한 DRtg 악화 예정자는 닉스와 애틀란타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Kevin Pelton 이 이번 시즌은 3점 시도 개수를 억제하는 팀이 림 프로텍트를 위주로 수비하는 팀보다 수비레이팅이 좋다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글을 써서 흥미롭게 봤는데 이 글도 정말 흥미롭네요.
운이 중요한 요소인 건 다들 알고는 있었겠지만 수치화 해서 보니 수비력의 20% 나 차지한다니 놀랍습니다. 앞으로는 기도를 더욱 성심껏 드려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