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와 우브레. 공간에 대해서.
우브레를 비난하거나, 쉴드를 치고자 함이 아니라 농구 자체를 이해함에 있어 역할에 따른 공간 활용법이
다를 수 있고, 그것이 선수에게 적응의 과제가 될 수 있단 것을 환기해보고자 쓰는 글입니다.또한 농구를
볼때 스탯만 볼것이 아니라, 그 스탯이 나오는 과정과 배경을 이해함으로서 농구를 좀 더 재밌게 즐길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들어서고요. 이야기 주제는 우브레지만 크게 보자면 골스의 운영, 그리고 다른
구성원들의 특성까지 같이 고민해보는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골스 농구의 가장 큰 특징은 反픽앤롤(온볼 기동) 親오프볼 기동 농구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커리와 탐슨
이란 역대급 슈터, 거기에 오프볼로 날라 댕기며 스크린을 잘 이용하게 매개체 역할로서 패스와 컷을
버무려주던 다른 팀원들과의 조합이 끝내줬었죠. 여기에 드레이먼드 그린의 윤활유 역할도 무척 컸고요.
또 픽앤롤도 빈도는 낮아도 한 번 가동하면 끝장나게 효율이 좋을 수 있단걸 보여주긴 했었습니다.
단지 커감독이 인터뷰에서 밝혔듯, 픽앤롤 위주 공격은 종속적인 팀원의 리듬을 만들기에 모두가 공격에
참여하며 능동행위를 할 수 있는 모션 오펜스를 많이 지향한게 팀 철학이기도 했고요.
커리는 여기서 프리롤로 뛰며 때론 핸들러, 때론 슈터, 때론 미끼 역할로 팀 공격의 근원적 엔진이였는데
우브레는 정확히 이런 성향과 반대되는 팀에서 , 반대되는 역할만 해온 선수였습니다. 그렇기에 둘의 공격
상 문제는 리듬/호흡의 불협화음을 야기할수 밖에 없었고, 특히나 공간학적 어색함을 만들어 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커리는 오프볼로 움직일때 코너와 윙을 베이스라인까지 포함해서 매우 변칙적으로 하지만 왕성하게
움직이고 당연 이 공간은 커리에겐 굉장히 중요한 지정학적 의미를 지닙니다. 여기서 숱한 스크린을
받고 또 걸어주기도 하면서 스스로가 오프볼러 이자 오프볼 스크린 세터가 되기도 하는 변칙적인 가변성이
골스 공격의 핵심이기도 했고요. (커리가 단신 가드중 스크린 걸어주는 횟수가 카일 라우리랑 더불어
늘 최상위권 이였습니다)
한데 켈리 우브레는 항상 샷 피니셔였습니다.그것도 코너/윙은 그에게 슛을 날리는 지점이지 다른 누군가를
위해 스크린을 걸어준다거나 미끼가 되어 오프볼 액션을 왕성히 한다던가 하는 류의 움직임은 익숙치가
않은 장소였어요. 그가 선즈에서 빛을 볼때 그의 역할은 픽앤롤 핸들러였고, 코너/윙 스팟업 슈터였습니다.
특히 골스처럼 복잡하게 스크린/컷을 좁은곳에서 기브앤고 형식으로 하는 팀에서 뛴적이 없고, 그런 역할을
해본적이 없으니 그런 어색함은 더 커질수 밖에 없었죠.
https://twitter.com/ThompsonScribe/status/1347752469086969857?s=20
위 짤이 대표적인 장면입니다.커리는 저기서 특유의 리로케이션을 바탕으로한 3점 시도를
기대했겠지만 우브레는 쿨하게 바로 패스를 빼내버립니다.커리가 한대 툭치는건 아쉬움의
표현이겠죠.저런 비슷한 장면이 1월 중순까지도 꽤 나왔습니다. 원래 골스라면 우브레는 공을 잡고
핸드오프 해주면서 커리를 가려주고 커리는 거기서 3점을 던져야 하는 것일테죠.
커리와 골스 특유의 오프볼/리로케이션 농구에 대한 우브레의 이해와 숙지 부족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몇 개 더 비슷한 맥락에서 보죠.
-이것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우브레가 저기서 서있으면 아무것도 안됩니다.클리어 해주었다면 우브레를
막고 있던 터너가 커리슛리듬에 관여를 못했겠죠.
그럼 당연히 골스도 고민을 하기 시작할것입니다.팀내 최고 수비수로 간주하는 우브레가 수비상 마진도
분명 괜찮은 상태라 마냥 뺄수 많은 없으니 우브레를 어떻게든 커리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활용하거나
서로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도모하려 하겠죠. 아래 짤들은 고민의 중간과정이라 봅니다.
-커리가 베이스라인타고 오면 우브레가 비켜주면서 가려주는 스크린을 걸어줘야 하는데 엉성하게 걸어
버려서 결과적으로 머레이가 패스관여하게 해서 턴오버가 나왔습니다. 비켜주려는 것도 팀 지시일테지만
저 과정에 오프스크린이 우브레가 안해본 행위라 많이 어색합니다.
하나 더 보죠.
-이것도 보시면 알겠지만 우브레가 방해가 되는 장면입니다.커리와 그린의 2:2에 관여해서 능숙한 3:3은
못할지언정, 빨리 clear해줘서 공간을 비워줘야 하거나 커리뒤로 올라와주거나 해야하는데 공격 흐름을
죽이는게 보일겁니다. 이렇게 코너/윙에서 우브레는 샷피니셔가 아닌 다른 역할을 요구받을 때 굉장히
많이 미숙합니다. 저런 플레이가 디폴트값인 골스에선 특히 그게 두드러지는 거죠.
그럼 어떡해야 할까요? 지정학적으로 우브레 위치를 더 위로 끌어올리거나 , 선즈에서 자주하던대로
공주고 온볼을 가운데에서 시켜주는게 한 방법이 됩니다.
최근 몇 경기에서 의도적으로 우브레에게 코너나 윙보단 가운데서 온볼 전개를 맡긴다거나 슈팅 자체를
가운데에서 쏘게 하면서 우브레가 코너/윙에 위치하는 빈도 자체를 줄이며, 그 공간은 루니/디그린/리
같이 커리와 공간 공유가 좋은 선수들에게 시간을 더 주고 있습니다.
-루니가 자덴 맥다니엘 가려주면서 커리가 저 공간 잘 쓰게 하고 우브레는 저 공간에서 치웁니다. 오늘
이 어시스트가 아마 우브레가 커리에게 건네준 제대로된 시즌 2~3번째 어시스트일겁니다.가장 코트를
같이 오래 공유하는 2명간 인데, 우브레 to 커리 어시스트가 두어개 밖에 안된단 자체가 그간의 불협화음을
증명하는 단면이겠죠.
이 불협화음은 이제 팀도 인지한다 느껴지고 위와 같은 장면이 아니더라도 여러 스탯에서 워낙 증명이
잘 되고 있기 때문에 분명 더 나은 수정안이 계속 나오고 호흡도 맞춰갈것입니다.
이런 예시를 보죠.
커리가 평균적으로 코너 3점 시도가 전체 3점 시도중 15~16%를 차지하는데 올 해는 단 6.3%밖에 되지
않습니다. 위의 짤들을 보셨다면 코너,윙, 베이스라인에 공간/동선 부조화에 따른 자연스런 스탯이라고
아시게되겠죠.
또 최근 슛차트를 보면 시즌 초중반에 비해 우브레의 코너3점시도가 많이 줄고 정면 3점 찬스가
늘고 있습니다. 동선 자체를 위에 언급했던 모습에서 해결하는 방안도 찾겠지만 공간적으로 배치를 못하는
영역에서 빼는 방법도 동시에 운용하고 있단 것이죠.
이게 마냥 좋아지는 과정일수도 있지만, 팀내에서 이런 부분이 취약한 선수중 주력에 위긴스와 와이즈만
까지 있단 점이 팀내 고민을 늘려갈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게 가장 좋은 선수가 루니와 디그린
인지라 오늘 와이즈만 벤치로 보내고 루니를 선발 내세운게 같은 맥락이라 생각하고요.
일단 on/off 스탯에서도 위와 같은 눈으로 본게 거의 다 나타납니다.
(커리에게 우브레는 공격상 큰 마이너스 지만 수비는 도움이 되는 경향)
커리에게 가장 이로운 라인업은 우브레와 디그린, 케반 루니를 붙여준 4인 라인업입니다. 5인 라인업은
의 베스트에도 우브레가 빠지면 수비는 꽤 흔들립니다. 아마 팀내에서 가장 상대 고생산성 윙타입 공격수를
전담하는 우브레가 수비적으로 이 라인업에 도움이 된단 이야기일테고, 여러 부가 스탯으로도 현재
골스에서 가장 어려운 맨마킹 수비를 맡는 선수는 우브레이니 그런 부분에서 쓰지 않을수 없으니 공격에서
우브레의 커리와의 조합도 계속 실험을 통해 변경해나가야 합니다.
(최근 몇경기에선 커리와 우브레를 떨어뜨려두는 시간도 좀 늘려보더군요.10경기 시점까진 거의 반드시
같이 뛰게 했었거든요)
https://twitter.com/Tim_NBA/status/1352619720386732035?s=20
베볼 인덱스상으로 리그에서 가장 까다로운 공격수만 도맡는 선수가 리그에서 1위가 우브레입니다.
https://twitter.com/knarsu3/status/1350165234904924167?s=20
RAPTOR 스탯상 가장 높은 공격수들을 상대하는 리그 1위가 우브레란 뜻이고 위의 맥락과 비슷합니다.
수비적으론 공헌이 크단 이야기라 생각하심 됩니다.
5줄 요약 결론입니다.
1.현재 우브레는 공격에선 공간 할당과 역할 배분에서 커리에게 해롭고 팀전체적으로 해롭다.
2. 수비적으론 가장 어려운 수비를 도맡고 있으며 수비적으론 꽤 괜찮다.
3. 공격은 여러 실험을 통해 커리에게 덜 해롭게 변화하고 있다.(우브레 코너에서 끄집어내기등)
4. 케본 루니와 디그린과 커리는 그런 면에서 (공격전개시 커리를 위한 세팅) 큰 역할을 하고 있고
수비도 이들 4명 조합이 가장 괜찮다.그래서 와이즈먼은 당분간 숙련도 상승을 위해 벤치에서
나오는게 맞지 않을까. (루니를 더 써야함)
5. 선수가 역할과 공간에 대한 변화를 잘 해내기가 힘들고, 또 이게 힘든 선수 , 잘 적응하는 선수가
있을테니 그것도 비큐등에서 선수 전술 숙련도라 칭해 능력치라 봐도 되지 않을까.
보너스
1.참고로 라인업에 따른 여타 수치변화를 보고 싶으시면 이 링크를 이용해주세요.
ON/OFF에 따른 마진 변화가 잘 보이실겁니다.
https://www.pbpstats.com/wowy-combos/nba?TeamId=1610612744&Season=2020-21&SeasonType=Regular%2BSeason&PlayerIds=201939,203110,1626172,1626162,203952
2.이건 현재까지 올시즌 골스 주전들의 on/off 값입니다.가비지를 제외하고 제공되는 on/off라 공홈보다
여길 더 선호합니다.
전술이 다른 팀에 갔다고 이렇게 얼타는 경우를 거의 처음봐서 우브레한테 실망&당황을 했었는데 우브레가 한번도 해보지 못한 역할이니 그럴수도 있겠다 싶네요. 그래도 우브레가 수비해서 해주는 역할이 크고 저런 부분이 같이하다보면 개선되지 않을까 싶어서 우브레의 발전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