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퍼스 선수 영입 평가 + 향후 트레이드에 대한 개인적 전망
팀이 전술의 체계를 만들어 가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로스터를 구성하는 데에도 비교적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첫 스텝은 오프시즌이고, 마무리는 트레이드 데드라인이겠죠. 2019년 데드라인의 핵심 이적 중 하나가 마크 가솔의 랩터스행이었습니다. 가솔의 이적은 랩터스 우승의 결정타가 되었죠. 지난 시즌에 레이커스는 (아마 바이아웃으로) 마키프를 영입했는데, 정통 빅맨의 존재감이 약화되는 플옵에서 마키프의 존재감이 빛을 발한 바 있습니다.
시즌 중 클리퍼스가 핵심 라인업에 유의미한 변화를 주고자 한다는 것은 리그 내 정설(?)처럼 회자되고 있습니다. 얼마전 엘에이타임즈 기자들이 그런 언급을 했고, 최근에는 ESPN의 잭 로우가 팟캐스트에서 비슷한 발언을 했죠.
https://twitter.com/FlyByKnite/status/1330953421709402112
트레이드는 시즌 중에 늘 일어나는데, 그런 평범한 로스터 변화를 말하는 건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트레이드 에셋으로 거론되는 선수는 루윌, 베벌리, 주바치입니다. 실제 성공할지는 예측이 불가하지만, 클리퍼스의 프론트가 유의미한 수준의 트레이드를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추진한다는 점은 사실로 봐야겠죠. 핵심 타깃은 가드 플레이메이커로 보이고요. 뒤에서 어떤 맥락에서 트레이드가 추진될지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간략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이미 영입된 선수들, 이적한 선수들에 대한 간략한 평가를 해보겠습니다.
영입 선수들 평가
무빙 3점 슈터 샤멋이 떠났고, 3점과 픽앤롤 게임이 되는 루크 캐너드가 왔습니다. 샤멋의 장점은 3점이 좋다는 것뿐 아니라, 그걸 움직이며 쏠 수 있다는 점이에요. 40% 성공률의 무빙 3점 슈터 레딕이 이적한 후 식서스의 공격이 굉장히 답답해졌던 바 있습니다. 공격 파생력에서는 무빙슈터가 정적으로 받아먹기만 하는 슈터보다 월등하다고 봐야겠죠.
샤멋은 조지가 부상 이탈을 한 1월에 잠시 폭발한 적이 있고, 이때 베벌리와 레너드 등의 적극적인 오프볼 스크린이 좋게 작용한 바 있습니다. 공격옵션이 레너드와 루윌, 해럴 정도 외에 없다 보니, 샤멋의 비중이 늘어났는데. 이게 딱 조지의 복귀 이전까지만 그랬죠. 조지가 복귀하고 2월에 마커스가 합류하며 샤멋의 공격옵션은 완전히 자리를 잃기 시작했습니다. 조지는 샤멋과 무빙 3점 옵션이 겹치는 선수였고(샤멋보다 더 잘 해내죠), 모리스는 이타적인 스크린이나 패스게임과는 거리가 먼 선수였습니다. 시너지가 안 나는 스타일이죠.
선수가 위축되었는지 기대보다 3점도 들어가지 않았고, 수비 때문에 출전시간에 렉이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부상 리스크가 걸리기는 하지만, 픽앤롤 게임리딩이 일부 가능하고, 무빙 3점까지 가능한 젊은 선수(케너드)를 4개의 2라운더까지 덤으로 끌어온 것은 훌륭한 영입이었습니다.
해럴은 작별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관건은 사트냐 아니냐, 사트를 했을 때 MLE가 mini 버전이 되는데, 빅맨은 어떻게 수급할 것인가가 관건이었지(이바카 영입은 불가능), 처음부터 재계약은 아니었죠. 레이커스의 무브는 사트를 막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이고요.
해럴의 오프시즌 루머가 난 곳은 살럿이 유일했고, 레이커스가 2년 19밀로 계약을 했습니다. 레이커스보다 몸값을 더 불렀다는 샬럿은 헤이워드 건에서 알 수 있듯, FA 영입을 위해 오버페이를 할 수밖에 없는 마켓 상황이 있죠. 플옵 이후 해럴에 대한 평가가 추락했고, 오프시즌 유의미한 루머조차 나지 않았어요. 젊은 선수이니 리빌딩 팀들에서 관심을 가질 만도 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게 시장의 현실적인 반응이었고, 페이컷이 아니라 사실상 FA 재수로 봐야 합니다.
저는 9밀이 현재 해럴의 현실적인 시장 가치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위닝팀에서 해럴의 역할은 9밀 정도의 제한된 롤을 수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봐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아래의 스탯 및 몸값 비교를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탯들은 매니아에서 자주 거론되는 선수 비교 스탯들로, 최근 해럴과 이바카 비교 게시물을 참고했습니다.
평득 | 리바운드 | TS% | PER | BPM | |
해럴 - 2년 19밀 | 18.6점 | 7.1개 | 60.7% | 23.2 | 2.9 |
화싸- 미계약 | 15.5점 | 13.5개 | 64.4% | 25.0 | 3.2 |
아담스 - 2년 35밀 연장계약 | 10.9점 | 9.3개 | 60.4% | 20.4 | 2.9 |
아데바요 - 맥스 연장계약 | 15.9점 | 10.2개 | 59.8% | 20.3 | 3.4 |
스탯이 가장 좋은 화싸는 팀을 못 구했고, 구하더라도 미니멈 정도일 것으로 보입니다. 수비는 골밑만 지키는 컨셉으로 약점이 명료하고, 공격에서 팀연계 플레이는 최악이라 위닝팀에서 함께하기는 어려운 스타일입니다. 그 다음으로 스탯이 좋은 해럴은 스탯이 훨씬 떨어지는 아담스의 반값이고요. PER과 TS%가 제일 낮은 아데바요는 이들보다 월등한 평가를 받으며 오늘 맥스계약에 사인했습니다. 빅맨들에게 부여되는 롤은 다소 복잡하기에 요키치나 AD 정도의 슈퍼스타가 아닌 한은 저 스탯들로 실력을 판가름하는 게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봐야죠.
리그 추세가 에이스 볼핸들러의 오펜스 크리에이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시대입니다. 스탯상으로도 고투가이들의 스탯 몰빵이 이루어지는데, 예컨대 지지난 시즌 per 상위 3명이 모두 30을 넘기기도 했어요. 84~85년 per 1위 래리 버드가 26대였으니 차이가 굉장히 심하죠. 버드와 매직은 per 30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습니다. 지난 시즌 쿰보는 per 신기록을 세웠고, 16~17 시즌 웨스트브룩은 득점왕에 시즌 트더를 기록하며 당시 계산법 기준으로 BPM 역대 최고를 갱신했습니다. 스탯들이 리그평균을 보정한다고 하지만, 평균을 축으로 위아래 폭이 거대해졌습니다. 이른바 에이스들의 스탯 인플레 시대인데, 반대로 롤플레이어들의 팀기여도는 더더욱 박스스코어 외의 기준을 필요로 하게 되었습니다.
빅맨들의 역할은 오펜스크레이팅이 가능한 요키치 등의 극소수 예외를 제외하고는 받아먹기 중심이고, 득점을 하더라도 오펜스 파생력에서 (플러스마이너스 스탯을 참고할 때) 높은 수치가 거의 나오지 않는 추세에요. 그래서 팀의 메인 스코어러가 아닌 빅맨의 역할은 조금 복잡한 팀플레이의 맥락 속에서 사고되어야 합니다. 스페이싱 기반의 돌파가 메인인 시대이기에 스크린의 퀄리티가 중요하고, 돌파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패스 연계 동작 역시 주요 화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래는 지난 플옵 덴버 시리즈 장면으로, 클리퍼스 패스 연계 동작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죠.
레너드와 마커스의 픽앤팝 게임이고, 레너드가 수비 둘을 몰고 한쪽으로 빠지면서 마커스에게 패스를 해준 장면입니다. 마커스의 패스받는 위치(레너드로부터 너무 멀죠), 패스타이밍 등이 첫 번째 문제였다면, 이어지는 문제는 해럴의 위치입니다. 마커스 쪽에 와이드오픈이 되면서, 코너 루윌의 수비수 머레이가 루윌을 버리고 마커스에게 붙는데, 이때 해럴이 요키치에게 스크린을 걸어줬어야 해요. 흔하게 일어나는 패턴이고, 이렇게 해야 루윌이 와이드오픈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해럴의 위치는 보통 가드가 돌파를 할 때, (빅맨 수비수가 가드 쪽으로 가는 걸 틈 타) 엘리웁이나 침투 패스를 받아먹기 위한 자리입니다. 카펠라나 맥기 등이 좋아하는 자리이고요. 문제는 돌파가 아니라 코너 와이드오픈을 창출해야 하는 저 장면에서는 부적절한 선택이라는 점입니다.
아시다시피, 해럴의 공격 기여는 이타적 스크린보다는 본인의 직접 득점에 의존하고 있죠. 정규시즌에는 어쨌든 본인 득점력이 있어서 이게 유의미했는데, 플옵에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플옵에서 컨디션 난조가 있었고(할머니 장례식 등), 코트도 빡빡해지면서 직접 득점이 막혔죠. 아래는 클리닝 더 글래스의 넷레이팅 스탯으로, 가비지 타임의 노이즈가 제거된 지난 플옵의 기록입니다. (괄호 안은 percentile로 해당 포지션 선수들 중 상위 몇 프로인가를 알려주는 것인데, 숫자가 높을수록 훌륭한 수치입니다.)
오펜스 마진 | 디펜스 마진 | 넷 마진 | |
해럴 | -19.3(3%) | +20.2(2%) | -39.5(1%) |
주바치 | +17.7(92%) | -16.2(96%) | +33.9(98%) |
주바치가 코트에 있을 때, 클리퍼스는 오펜스적으로 17.7점의 추가 득점을 얻었고, 이게 해당 포지션 선수들 중 92%를 자기 밑으로 두는 최상위의 오펜스 기록입니다. 수비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냈고, 넷레이팅 역시 리그 최상이고요. 해럴은 공수 모두에서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주바치가 팀내 마진이 압도적 1위인 이유는 냉정히 밀해 해럴과 1초도 코트에 함께 서지 않은 유일한 선수였기 때문일 거고요.
역시 가비지 타임을 제외하면, 루윌이 뛰지 않을 때에도 플옵에서 해럴의 수비레이팅은 110점으로 좋지 않아요(최근 해럴의 디펜시브 레이팅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트윗 인용은 가비지 타임의 노이즈가 섞인 것입니다). 물론 루윌이 함께하면 수비적으로는 사태가 훨씬 겉잡기 힘든 수준이 됩니다.
어디까지가 컨디션 관리 실패인지, 플옵의 한계인지를 특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우승 컨텐더 팀에서 평득 18점을 넣을 만큼의 플옵 스코어링 옵션인지에는 논란의 여지가 크다고 생각하고, 이 선수의 팀기여 방식이나 그 성과에 대한 디테일한 평가가 별도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찌되었든, 9밀 정도의 제한된 롤플레이어로는 활용될 가치가 충분한 선수일 테고, 이걸 리그에서 가장 잘할 팀이 레이커스일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레이커스의 영입 전략 중 하나로 사트를 막게 하려 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사트를 하면 샐러리상 full MLE 권한이 사라져 이바카 영입은 불가능했습니다. 대안적 시나리오는 사트로 루비오 등을 영입하고, 빅맨은 가솔 영입 등으로 전환하는 것이겠는데, 뭐가 더 좋은지는 솔직히 모르겠고, 루비오가 클퍼로 오고 싶어했는지도 미지수입니다.
자마이칼 그린은 스위칭 라인업 5번으로 유효한 선수였지만, 닥 리버스 체제에서 잘 활용이 안 되었습니다. 그래도 대체자 모리스와 패터슨이 있어서 그나마 큰 누수는 아니었고, 어차피 레너드를 4번에 두는 스위칭 라인업 농구가 플옵에서는 더 필요할 수밖에 없죠. 모리스는 팀기여에 비해 계약 규모가 조금 크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어차피 이 선수는 무조건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아쉬운 건 미니멈이나 BAE로 레너드와 조지의 수비 부담(= 체력부담)을 덜어줄 토리 크레익 같은 수비수를 노리지 않은 부분이 아닌가 하고요.
제한된 샐캡에서 플레이메이커와 이바카를 동시에 영입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full MLE냐 mini MLE냐가 선수 한 명의 계약으로 왔다갔다 하는 판이라 선택의 조건들이 조금 복잡했습니다. 센터 한 명이 논슈터이기 때문에, 다른 한 명은 스페이싱이 가능한 슈터일 필요가 있었는데, 이점에서 이바카 영입은 일단 좋다고 봐야겠죠. 최근 2년간 이바카는 플옵에서 더 잘한 선수였다고 생각합니다. 프론트진은 플레이메이커 영입을 시즌 중 트레이드로 얻으려 하는 느낌인데, 저 역시 트레이드 데드라인까지 보는 장기 플랜으로 접근하는 게 맞겠다 생각합니다.
후속 트레이드 자산과 트레이드 대상
선수 영입의 최종 시나리오는 플레이메이커 영입으로 향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미 시즌이 끝나고 내내 루윌은 트레이드 에셋으로 거론되었고, 베벌리도 에셋에 포함되곤 했죠. 크리스 던이 영입 대상으로 고려되었다는 기사가 있었는데, 사실이라면 베벌리를 트레이드 자산으로 적극 염두에 둔 행보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레너드와 조지 외에 가장 트레이드 가치가 높은 선수는 3년 22밀 혜자계약에 묶인 센터 주바치입니다.
트레이드 에셋으로 루윌, 베벌리, 주바치가 거론되는 중이고, 여기에 2라운드 픽들로 세부 조정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루윌은 나이의 리스크가 있어서, 시즌을 치르면서 건재함을 확인시키는 게 관건입니다. 장단점이 명확하게 살리는 선수라, 플옵 컨텐더들 중 루윌의 장점을 흡수하고자 하는(벤치 가드 에이스를 필요로 하는) 팀들에게는 어필할 자원이겠고, 그 팀을 제3자로 끼워서 픽을 끌어내는 트레이드를 해야겠죠. 베벌리는 부상 리스크가 관건인데, 트레이드할 계획이라면, 영입될 가드의 수비역량에 따라 염가의 가드나 윙수비수 보강이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주바치의 가장 큰 매력은 매해 성장할 23살의 나이, 3년의 긴 계약기간(3년차는 팀옵션이라 3년을 꽉 채울 수 있음), 연간 7.3밀이 낮은 연봉이죠. 수비는 이미 인정받는 추세이며(모든 지표가 다 훌륭), BQ가 아쉽지만 받아먹기가 좋고, 공격리바는 이미 리그 최강입니다. 다만 플옵에서 활용도의 한계가 있는 정통빅맨이라는 점, 패스 연계 플레이가 취약하다는 점 등이 걸리고요.
클리퍼스의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타깃을 라우리로 잡는 것이죠. 웨스트브룩 트레이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진지하게 거론되지 일이 없는 딜이고, 실현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수렴합니다. 하든 딜도 마법이 일어나지 않는 한 거의 없지 않을까 싶고요.
레너드나 조지 같은 윙스코어러들은 사실 크리스 폴처럼 정적인 느낌의 마스터형 플레이메이커보다는, 라우리처럼 움직임의 역동성을 창조하는 선수와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레너드의 경우 과거 팀파트너들이 파커/마누/라우리였는데, 모두 움직임이 간결하고, 마누와 라우리는 특히 한번에 수비를 완전히 뒤흔들기보다 돌파와 패스 사이의 연계고리가 되며 팀의 마디가 되는 데 더 유능한 선수들이죠.
레너드 본인이 이미 기술적으로는 정점에 올라 있기 때문에(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본인 외에 북치고 장구 치고 하는 선수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볼무브먼트를 살리면서 레너드나 조지 등의 볼 캐칭 과정이 움직임을 동반하도록 조력하는 것만으로도 플레이메이커의 역할은 충분하다고 보고요. 수비 부담, 죽은 볼 처리 부담 등으로 체력 과부하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라 생각합니다.
이 선수의 단점은 인게임의 기술보다는 내구성과 체력, 팀원들을 전술적으로 끌어들이는 리더십 같은 것이겠죠. 토론토 시절 플옵과 지난 플옵의 출전시간이 거의 같습니다(게임당 39분대). 그런데 후자에 금방 방전된 이유는 맡은 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겠죠. 닉 널스 감독은 플옵에서 벼량에 몰리기 전에는 레너드를 메인 에이스 스타퍼로 활용하지 않았습니다. 닥 리버스 체제에서는 달랐고, 베벌리가 부상 결장 및 파울트러블로 코트를 자주 비우며 레너드와 조지의 수비 부담이 가중되기도 했죠. 에이스 스타퍼로 중용되면서 샷크리에이팅과 죽은 볼 처리까지 맡았는데, 롤의 분산이 필요하겠죠. 플메 역할은 레너드와 관련해서는 이런 맥락에서 필요한 거라 생각합니다.
폴 조지 리스크와 라우리
플메 영입에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 선수는 레너드보다는 조지가 아닌가 합니다. 기본적으로 조지가 탑에서 죽은 볼을 들고 픽앤롤 게임을 하는 순간이 팀오펜스가 안 풀린다는 징후죠. 올스타 윙들 중 드리블이 가장 불안한 선수고(이 선수의 볼핸들링 좋다는 의견들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돌파시 상체가 뜨면서 피지컬 컨텍이 이루어지는 스타일이라 무게중심이 쉽게 무너지는 유형입니다. 하체 힘으로 밀어붙이면서 어깨로 볼키핑의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데(부상 이후 심리적으로 어깨 컨택을 피하게 된다고도 한 바 있습니다), 이게 안 되니 볼은 쉽게 흘리고 골밑 마무리는 안 되는 악순환에 빠지고 있고요.
조지는 움직이면서 볼을 받아야 공격력이 사는 선수고, 누구보다 스크린과 패스 퀄리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선수에요. 클리퍼스는 동료 4~5 빅맨들의 오프볼 스크린 퀄리티가 안 좋고(아담스의 퀄리티와 비교하면 더더욱), 조지 역시 플옵에서 죽은 볼 상황에 반복적으로 마주하다 보니 장점이 죄다 사라지는 결과가 연출됐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라우리는 리그에서 가장 에너제틱하면서, 군더더기 없이 볼흐름을 잘 만들어 내는 가드죠. 필요하면 얼리오펜스로 달리는 능력도 훌륭한데, 이게 레너드 이탈 후 토론토 오펜스의 주요 컨셉으로 기능하기도 했습니다. 박스스코어 대비 마진 기반 스탯이 훨씬 훌륭한 대표적인 선수라서 전문가들 평가와 팬들 평가가 갈리는 유형이고요(비슷한 유형이 버틀러이고, 반대 유형이 루윌입니다). 여전히 전성기 구간인 것으로 보이며, 헌신적인 스크린에 수비까지 겸비한 전형적인 팀버프형 선수입니다.
클리퍼스에게 라우리 영입은 희망사항을 담은 이상적인 시나리오일 텐데, 가능한 조건들을 먼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먼저, 토론토의 2021년 FA 영입 등 향후 팀플랜이 관건이겠죠. 당장은 맥스급 슈퍼스타를 영입해 윈나우로 달릴 상황인지, 쿰보 영입에서 발을 빼고 젊고 유능한 자원들을 트레이드해 리툴링할지를 판가름해야 합니다. 리툴링으로 방향을 잡으면 라우리 트레이드가 추진될 수 있겠죠.
라우리가 트레이드에 공감하는지도 중요하고(공감 없이 하진 않겠죠), 토론토 프런트진이 클리퍼스의 자산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팀의 미래 플랜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역시 중요합니다. 시즌 중 주바치의 성장이 트레이드 가치를 높일지도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고요. 앞서 말한 루윌과 베벌리는 제3의 팀으로 보내면서 드래프트 픽과 교환될 매물일 텐데, 루윌은 벤치 가드진이 약한 팀들, 예컨대 필라나 밀워키 같은 팀들과 링크될 수도 있습니다(해당 팀들이 실제로 원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여기에 주바치의 트레이드 여부가 트레이드 상대에 따라 유동하며 트레이드 규모를 결정짓지 않을까 합니다.
라우리 외에 고려할 만한 선수는 조지 힐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레이메이킹 능력은 좋지 않지만, 팀의 특성상 이타적인 성향의 가드가 필요하고, 여기에 걸맞는 유형의 공수겸비형 선수이기도 하죠. 조지 힐이 연루되면 주바치는 남기면서 전력누수는 피하게 될 텐데, 정작 이 선수가 OKC로 가 있어서 드래프트 픽이 2라운더밖에 없는 클퍼가 영입 가능할지 솔직히 모르겠어요. 로지어는 보스턴 시절부터 관심을 두고 봤는데, 플메와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트레이드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찌되었든, 중요한 것은 시즌을 경과하며 어디가 메워지지 않는 부분인지를 디테일하게 확인하고, 상대팀들의 21년 플랜에 따른 로스터 조정 등에 대응하는 것입니다. 플레이메이킹이라는 막연한 말보다는 플레이메이킹의 어떤 고리가 부족한지를 구체적으로 보는 게 중요하겠고요(위 영상과 같은 연계동작 등). 이과정에서 루윌의 존재감을 재확인하고, 주바치가 발전한 경기력을 보이며 트레이드 가치를 올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겠죠. 플레이메이킹과 별개로 플옵을 대비해 스몰라인업의 활용도를 고려한 라인업 구상(예컨대 모리스의 5번 기용)도 필요해 보입니다. 윙 수비수 보강이 있으면 좋겠다 싶지만, 주바치가 트레이드되면 언더사이즈라도 5번을 겸비할 자원 영입에 좀더 초점을 두어야겠죠.
최종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향후 선수 영입의 화두는 다음과 같습니다.
- 주바치를 핵심 패키지로 해서 라우리 영입이 가능한가(주바치의 트레이드 가치가 상승할 수 있는가 등).
- 레너드와 조지의 투웨이 플레이(공수 에이스 롤) 부담을 덜어줄 수비 자원 영입이 가능한가.
추가
라우리 트레이드 대상으로 조지를 거론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조지를 영입해서 이번 시즌 대권 도전을 진지하게 할 게 아니라면, 토론토 입장에서 만기계약의 조지는 주바치보다 트레이드 가치가 훨씬 떨어지는 선수입니다.
폴 조지가 플레이 메이커의 영향을 많이 받은 선수인 것은 맞습니다만 제 생각에는 아이러니 하게도 폴조지가 매물이 되지 않는 이상 라우리를 끌어올만한 에셋을 모으는 건 거의 힘들다고 보여집니다.
토론토는 당장 파스칼 시아캄에 맥스 계약을 안겨줬고 올해 플레이오프 2라운드 7차전까지 올라간만큼 레너드 없이도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당장 그 맥스받은 시아캄이 가장 문제긴 했지만 차기시즌에도 여전히 동부 상위시드를 노릴 전력입니다. 그런 팀에 굳이 주바치나 루윌이 라우리 대신 가치있는 전력인지 잘 모르겠고 말씀하신 필라나 밀워키와 같은 컨텐더 팀의 픽 또한 토론토에겐 매력적인 매물은 아닙니다. 요컨데 라우리와 폴조지 트레이드가 아니면 일어나기 힘들지 않을까요.
추가로 조지힐과 관련해서 OKC는 향후 클립스의 픽을 다수 가지고 있습니다. 굳이 클립스 좋은 일을 나서서 할 이유도 찾기 힘들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