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커스vs너게츠 1차전 간단 감상평
드디어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입니다. 덴버와 레이커스는 11년만에 서부 컨파에서 다시 만나네요. 그 때 덴버는 멜로, JR, 천시를 주축으로 하는 갱스터즈 이미지의 매력적인 팀이었는데 이제는 요키치, 머레이를 축으로 하는 젊고 탤런트 충만한 팀이 되었습니다.
덴버는 1-3의 시리즈를 두번이나 역전한 역전의 용사들인 반면 레이커스는 지키기의 달인입니다. 레이커스는 1쿼터 리드 시 42승 9패, 전반 리드 시 45승 8패를 기록 중이고 3쿼터 리드시 50승 0패를 기록 중입니다. 역전에 능한 팀과 지키기에 능한 팀의 맞대결은 어디로 흘러갈지 흥미진진해 집니다.
수비
일단 레이커스가 요키치-머레이 콤비를 어떻게 막을 건지가 제일 궁금했는데 소프트헷지 & 특히 스위치를 대부분 사용했습니다. 가드들이 상대 가드를 따라가지 않고 요키치의 3점을 체크했던 건데요, 클리퍼스전에서 매우 위력적이었던 요키치의 픽앤팝 정면 3점을 견제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입니다. 대신 이렇게 되면 빅맨들이 가드들의 (특히 머레이) 1:1에 취약하게 되는데 레이커스 빅맨들이 나름 잘 버텨줬다고 생각합니다. (맥기 제외...) 앤써니 데이비스야 말할 것도 없고 오늘 하워드의 분투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레이커스가 스위치를 쓰니까 요키치가 포스트에 작은 선수를 (카루소나 KCP) 데리고 들어가 포스트업을 치면서 컷인을 계속 봐주고 또 컷터들이 포스트로 들어가 카루소나 KCP 같은 작은 선수를 상대로 쉬운 득점을 올린다던가 하는 장면들이 계속 나왔습니다. (페인트존 득점 덴버 52:53 레이커스)
클리퍼스전에서도 덴버의 컷인 플레이는 정말 위력적이었는데 레이커스도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싶고요. 2쿼터부터 레이커스의 페인트존 커버가 점점 강해지면서 다행히 그런 실점 장면은 줄어들었습니다. (골밑에서 1쿼터엔 9/13, 2쿼터엔 4/5, 3쿼터엔 3/6 실점)
드와이트 하워드 그리고 파울
AD 제외 오늘의 수훈갑을 꼽으라면 단연 하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2쿼터에만 자유투를 8개 얻어내 5득점을 올렸고 3쿼터엔 필드골로만 8득점을 올렸습니다. 3쿼터의 득점들은 로우 페이스에서 나온 득점들이어서 더 가치가 있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특히 하워드는 2쿼터에 덴버 선수들의 많은 파울을 이끌어내며 분위기를 가져오는데 큰 공헌을 했는데요. (보겔 감독은 2쿼터부터 더욱 터프하게 게임할 것을 주문)
그 중에서도 요키치의 오펜스 파울이 오심이었냐가 논란이 됐죠. 그런데 그 파울은 단지 그 한순간으로 나온 파울이 아닙니다.
대니 그린과 KCP가 이미 팔 끼우기로 수비자 파울을 두번 받았고 (대니그린은 불려도 할 말 없지만)
특히 KCP는 심판에게 강하게 어필을 했습니다.
하워드와는 이미 그 전에 한번 팔 끼우기로 부대꼈고 그러던 중 또다시 요키치가 팔 끼우기를 하자 심판도 이번엔 요키치의 오펜스 파울을 불어준 거죠. (레이커스 선수들이 어필을 했겠죠 특히 KCP)
그 후에 카루소에게도 스크린 파울성 팔 끼우기를 했는데 이건 그냥 넘어갔습니다. 이걸 불어줬으면 진작 5파울이었을 상황이었고요.
감상평에서 파울콜 이야기는 정말 하기 싫은데, 시즌부터 레이커스가 콜로 조금만 이득 보면 글이 순식간에 열몇개가 달리고 댓글이 넘쳐나는 현상을 보면서 이건 좀 아니다 싶어서 남깁니다. 우리가 오심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콜들이 나중에 돌려보면 아닌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파울콜 이야기, 특히 심판의 편향성 이야기는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으니 최대한 자제하면서 경기를 즐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봐요.
AD
33분 뛰고 37득점 10리바 4어시 야투율 57% TS 67%
공수에서 완벽했고 트랩에서 패스 나가는 실력은 점점 더 발전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원래 시즌 중엔 더블팀에서 나가는 패스가 그렇게까지 좋다고는 못 느꼈거든요. 이번 플옵 들어서 트랩 대처 능력이 향상되고 있다 느낍니다.
오늘도 일명 '새우깡' 받아먹기는 정말 대단했는데요. 역대 최고 수준의 랍 캐쳐인 AD와 랍 패스 장인인 론도와의 호흡이 정말 멋졌습니다. 미드존에서 포스트업 받을 것처럼 하다 뒤로 돌아 앨리웁을 하는, 샤크가 자주하던 '블랙 토네이도'는 현시대에선 AD가 최고 같네요. 그 외 아이솔 미들점퍼, 3점 라인에서 받아서 캐치앤고 등 오펜스에서 그냥 괴물 수준이었습니다.
이걸 넣네;;;
이 키에 이런 드라이브가 말이 됩니까...
새우깡 투척. 론도와의 호흡은 최고네요.
템포
레이커스와 덴버가 붙을 때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포인트 중 하나가 어느 팀이 자기 템포로 게임을 펼치느냐 라고 보는데요. 레이커스는 업템포에서 더 위력적인 팀이고 덴버는 다운템포에서 더 위력적인 팀이죠. 특히 덴버는 정규시즌 페이스가 97.64 로 리그 29위인 대표적인 느린 템포의 팀입니다. 플레이오프 들어서도 유타전에선 92.83, 클리퍼스전에선 95.71로 자기 템포의 게임으로 상대를 끌여들였는데요. 오늘 레이커스 상대로는 98.50 의 페이스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점수차가 벌어지기 시작한 2쿼터엔 111.84 로 완전한 레이커스의 흐름이었고요. 3쿼터엔 85.95 로 매우 느린 템포의 경기가 진행되었지만 인사이드에서 하워드에게 너무 쉬운 득점을 내준 것과 가드진이 요키치와의 2:2 를 하려다가 범한 실책 등이 뼈아팠습니다. (레이커스는 3쿼터에만 RA에서 FG 8/9 를 기록)
덴버 입장에선 레이커스가 업템포로 뛰어다니게 하면 절대 안되고 어떻게든 자신들의 페이스로 끌여들여 전장을 설계해야 합니다. 레이커스는 푸쉬력이 좋은 팀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수비전략을 잘 설정해야 할 것으로 보이네요.
마무리
플레이오프의 7경기는 감독의 조정 싸움이 백미라고들 하죠. 1차전은 레이커스가 크게 이겼지만 덴버가 이대로 물러날 팀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미 1, 2라운드에서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2차전부터 진짜 진검승부라고 생각하고 자만하지 말고 철저히 준비해서 멋진 승부를 보여주면 좋겠네요.
요키치는 1차전 자기꾀에 자기가 넘어갔네요 이랬는데 랄편파라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