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벅스 2차전 많이 늦은 후기 : 히트 공격 관찰기
어제 5차전을 마지막으로 끝난 히트-벅스 시리즈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시청한 경기는 2차전입니다. 경기 막판에 플레이오프x클러치 답지 않게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슈팅 파울콜들이 너무 쉽게 불린 감이 있었지만, 그 전까지 진행된 플레이 양상은 살펴볼만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밀워키 벅스의 기본 수비 기조인 드랍백을 히트가 어떻게 두들기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경기가 2차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이 늦은 후기로나마 정리를 해봅니다. 마이애미 히트 위주로 히트의 공격을 다루는 점에 대해 미리 양해의 말씀 드립니다.
도입
https://youtu.be/t76MXLnnEf0?t=142
▲ 제가 좋아하는 농구 유튜브 채널 코치 대니얼의 1차전 감상평입니다. 좋은 내용들이 많이 있지만, 특히 2분 20초경부터 다루고 있는 내용인 "Shrink the Floor more" 를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영상에서도 설명하듯이 3점 성공률이 높지 않은 슈터의 수비수들이 스턴트를 하든 대놓고 페인트존으로 도움 수비를 가든 벅스쪽에서 좀 더 페인트존 사수에 신경을 쓰라고 조언하고 있는 겁니다.
특히 1차전 전반에 드라기치에게 많은 중앙 페인트존 돌파를 허용하며 거기서 본인 득점/패스로 인해서 벅스가 크게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페인트존 진입 자체를 힘들게 하고 진입하고 나서도 방해를 하라는 조언은 합리적입니다. 실제로 이후 2차전에서 벅스측에서 이궈달라등의 슈터를 버리는 모습이 몇번 정도 나오긴 했는데, 문제는 이런 모습들이 픽앤롤 수비에서 드랍백 말고 스위치를 하는 것과 더불어 그리 많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벅스측에 큰 변화가 있기 보다는 오히려 반대팀인 히트쪽에서 1차전에서 잘 풀린 공격 기조에서 바꾸어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벅스의 수비를 공략하는 모습이 나왔는데요. 특히 전반에 왼쪽 사이드에서 진행된 공격은 벅스 수비를 크게 괴롭혔습니다.
왼쪽 사이드에서의 벅스 수비 공략
▼ 히트의 첫 공격은 코트 왼쪽 사이드에서 드라기치-아데바요 간의 픽앤롤부터 시작합니다. 드라기치의 플로터 위협을 로페즈도 인식을 하고 있고, 또 사이드에 밀워키 수비가 있는 경우에도 그 수비수(미들턴)도 드라기치를 견제하지만 2번 다 드라기치가 플로터를 잘 넣어줍니다.
▼ 왼쪽 사이드에서 드라기치를 핸들러로 쓰는 공격은 계속되는데, 이번에는 슈터(던컨 로빈슨, 재 크라우더)를 스크리너로 쓰는 패턴입니다. 핸들러가 왼쪽으로 파고 들면서 핸들러 마크맨과 스크리너의 마크맨 두명의 수비수를 몰아넣었다 싶으면 패스를 빼줘서 3점으로 연결하는 건데요.
▲ 벅스쪽에서 로페즈는 계속 페인트존 부근에 머무는데요. 로페즈가 스크린 걸어주고 빠져나가는 슈터를 견제하지 않는 기조인 상태에서 히트의 빅맨이 슈터를 위해 스크린까지 걸어주면 본래 슈터의 마크맨이 제대로 3점을 컨테스트하러 가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 이렇게 슈터가 스크린을 걸어줄 때, 만약에 그 슈터를 막는 벅스 수비수가 골밑을 막지않고 3점 라인으로 따라간다 싶으면 아래처럼 돌파하기도 하고요.
시리즈 마진 +28인 올리닉의 존재감
3차전에 부상으로 결장하기도 했던 올리닉은 2차전에서 큰 존재감을 보였습니다. 시리즈 통틀어 올리닉이 있을 때 +28 (2차전 마진 +7 / 특히 5차전 마진만 +22)을 기록한 히트인데요. 벅스의 드랍백 수비를 맞이해서 픽앤팝 동선을 타고 3점을 꽂아넣거나, 스위치를 하면 골밑을 파고 3점 라인에서 끊임없이 스크린 걸어주고 핸드오프 해주면서 틈 나면 핸드오프하는 척 숏돌파까지 수행하였습니다.
빅맨 컨트롤 타워 아데바요와 슈터들
▼ 아래 장면은 해설도 로빈슨의 트레블링이 아니냐고 지적하는 장면이지만, 위 장면과 비슷하게 미들턴이 제쳐진 상태에서 로페즈는 여전히 골밑에 있고 아데바요의 핸드오프 패스를 받은 로빈슨은 3점을 편하게 꽂는 모습이라 연이어 다뤄봅니다. 이번에는 탑에서의 3점 성공이고요.
▼ 이렇게 슈터가 위협적으로 3점을 꽂는 상황에서 벅스 수비수들은 슈터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고, 이를 노린 아래 줌액션 장면에서는 아데바요가 핸드오프한 직후에 곧바로 골밑으로 롤해서 앨리웁 패스를 받아 덩크를 꽂아넣습니다.
1,2차전을 상징하는 장면?
올리닉이 3점 위협이 있기 때문에 올리닉 온코트시에 로페즈는 기존에 골밑 근처에 있던 거보다 위쪽으로 나와서 수비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올리닉의 핸드백 패스를 받은 히로가 로페즈가 오른발을 앞으로 내딛는 타이밍을 노리고 왼쪽으로 치달아서 돌파 성공하는 장면인데요.
이외에도 이 경기에서 드라기치가 핸들러고 버틀러/크라우더가 스크린을 설 때 블렛소가 계속 언더스크린을 가면서 풀업 3점을 시도하는 경우가 전반에만 3번 있었는데(3개 전부 성공) 4쿼터에도 변화없이 언더스크린을 가는 거(단 드라기치는 돌파 선택했고 공격은 실패)나 1차전에서 버틀러를 왼쪽으로 몰 때 계속 당하면서도 안쪽으로 침투를 허용한 것(위의 코치 대니얼 1차전 분석 영상 참조바랍니다) 등등 수비적인 조정 측면에서 아쉬운 면이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벅스 공격은 팀의 공격 엔진이라 할 수 있는 쿤보의 하프코트 공격이 막힌 어려운 상황에서 미들턴, 로페즈 포함해서 다른 선수들이 분전했지만, 각자의 플레이스타일상 약점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비가 빡빡해지고 압박이 강해지는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갑자기 다채로운 공격 패턴을 보여주기는 힘들었다는 게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벅스 쪽에서 잘한 거나 2차전 외의 경기들 또한 기회가 되면 다뤄보고 싶은데, 일단 제가 2번 이상 돌려본 유일한 경기인 2차전 경기만 늦은 후기를 써봤습니다.
ESPN 기자 잭 로우는 2차전 이후 팟캐스트에서 마이애미 히트의 성공 요인으로 버틀러와 드라기치 두 핸들러의 활약, 아데바요의 공수 존재감 그리고 크라우더의 날카로운 3점 슈팅 이 4가지를 꼽았는데요. 이거 외에도 핸들러와 슈터 역할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히로의 활약이나, 던컨 로빈슨 같은 슈터 포함해서 온볼/오프볼 할 것 없이 서로 치열하게 스크린 걸어주고 컷인 등의 오프볼 무브 가져가고 수비 집중력과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등이 종합되어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을 이루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봤습니다. 히로. 던컨그리고 올리닉에 대해 플옵에선 좀 부진할거라고 봤는데 꾸준히 할거 잘해주더라구요. 컨파가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