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커스-로켓츠 1차전 간단 리뷰
61
6341
2020-09-06 05:53:05
레이커스-로켓츠 1차전에 대해 간단히 경기관전 소감을 적어봤습니다.
타팀 팬 입장에서 쓴 글인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1. 포제션 싸움의 중요성
포제션 싸움의 중요성이 드러난 경기입니다. 로켓츠는 상대에게 7% 이상 리바운드%에서 밀리면서도 디플렉션을 비롯한 턴 오버 유발로 포제션을 가져오는 팀입니다. 허나 그럼에도 포제션 싸움에서는 조금 밀리는 경향이 있죠.
이를 보완하는 게 3점 슈팅입니다. 압도적인 3점 슈팅능력으로 야투경쟁력에서 앞서면서 포제션 싸움을 보완하는 거죠.
실제로 버블구간 로켓츠의 리바운드%는 42.7%에 불과했습니다. 당연히 압도적인 리그 꼴찌였죠.
반면, 레이커스는 강력한 보드장악력으로 언제나 포제션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가는 팀입니다. 상대보다 야투를 1.2개 더 많이 가져갔고, 야투효율은 월등히 좋게 가져가면서(야투마진 +3.2%) 포제션 싸움과 야투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져갔죠.
포제션 싸움과 야투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져가기 위해 다소 아쉬운 3점 시도는 상대적으로 적게 가져간 팀입니다(31.6개, 리그 23위).
로켓츠랑은 정반대의 색채를 가진 팀이에요(로켓츠와 3점슈팅시도 13.7개 차이). 전형적인 스몰볼 vs. 빅볼의 싸움이라 봐도 무방한데, 스몰볼팀이 빅볼팀의 전유물인 보드장악력에서 크게 안 밀리면서 포제션 싸움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한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이 경기는 로켓츠가 리바운드에서 우위를 가져갔습니다. 무려 리바운드% 52.6%를 기록했어요. 그리고 버블구간 15.3%에 불과했던 공격리바운드를 22.4%로 가져왔습니다.
로켓츠 3점 성공률이 평균수준이었는데도 무난하게 이긴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보드장악력에서 앞서면서 포제션 싸움을 이겼기 때문이라 봅니다(터커신의 위용. 3 공격 리바운드, 9 리바운드 기록).
2. 하든 수비문제
레이커스 수비포멧은 명확했습니다. 하든에게 오른쪽 열어주면서 돌파를 유도하겠다. 그런데 정작 트랩 디펜스가 잘 안되었어요.
이 방식은 하든을 미드레인지에 가둬야만 효과가 있습니다(3점과 골밑샷을 배제하고 오로지 미드레인지만 열어주겠다).
그런데 레이커스는 골밑 로테이션이 잘 안되면서 하든에게 너무 많은 골밑 득점과 자유투를 헌납했어요. 하든이 3점을 전반 고작 3개 던지고도 25 득점이나 한건 이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자유투만 11개나 주었죠.
후반에는 다소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줬지만(자유투 1개 허용), 그럼에도 하든은 후반전에도 11득점을 해냈습니다.
하든 수비 포멧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 보지만, 로테이션과 트랩 타이밍은 조금 더 신경써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트랩으로 몰아줄 1차 수비수를 조금 더 터프하고 사이즈있는 수비수(예컨데 쿠즈마)로 붙여서 진입 타이밍을 늦춰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죠.
아무리 weak라 해도 너무 손쉬운 진입은 트랩 타이밍을 못 잡게 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독이 되니까요.
3. 주목할 선수 웨스트브룩
로켓츠 입장에선 웨스트브룩은 꼭 반등해야만 합니다. 얼른 중단 직전 미친듯한 퍼포먼스의 웨스트브룩으로 돌아와줘야 해요. FO가 과감히 카펠라를 트레이드한 건 웨스트브룩의 돌파동선을 열어주기 위한 목적도 있었죠.
카펠라는 웨스트브룩보단 하든에게 도움되는 선수였고, 하든은 카펠라없이도 잘해줄 수 있는 선수이니 웨스트브룩을 위한 세팅을 짜준 것이 데드라인 트레이드였습니다.
그리고 그 셋업은 코빙턴의 대활약으로 빛을 보고 있는데, 정작 웨스트브룩이 부상이후 기복이 너무 심합니다.
경기 내에서도 널뛰기가 있을 정도인데, 얼른 웨스트브룩이 3점 억제하고 미친듯한 돌파효율 뽐내던 그때로 돌아가줘야만 할 것 같아요.
만약 2차전 하든이 레이커스 수비에 묶이기라도 하면, 반대쪽 사이드에서 브룩이 돌파로 풀어줘야만 경기력이 유지될테니까요. 속공전개도 브룩이 살아나야만 더 강해질 수 있구요.
하든-코빙턴-터커가 잘해주는 와중에 브룩이 살아나야 로켓츠가 시리즈 위너가 될 수 있다 봅니다.
반면, 레이커스는 브룩이 살아나지 못하게 계속 템포죽이고 돌파제어해야 시리즈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거에요.
4. 르브론-AD 콤비
1차전에는 고든을 르브론에게 붙여 1차 수비 맡기면서 전방위 스위치로 커버한 로켓츠의 수비전략이 빛났습니다. 두 선수 연계플레이를 스위치로 끊어버리고 공격이 겉돌게 만든 것이 승리요인 중 하나라 생각해요.
허나 이 방식이 시리즈내내 통하긴 힘들 겁니다. 누가 뭐라해도 르브론은 르브론이니까요. 과연 두 선수 연계 플레이가 살아날 때 로켓츠가 스위치 외의 어떤 방식을 들고나올 지도 궁금한 부분이에요.
물론 두 선수 연계플레이가 살아나기 위해선 쿠즈마가 좀더 해줘야만 합니다. 지금처럼 수비에게 위협이 못되어서는 두 선수에게 도움이 될 수 없을 테니까요(1차전 3점 성공률 25%).
최소한의 그래비티는 제공해줘야만 해요.
5. 키플레이어 하워드
전 레이커스가 하워드를 20분 이상 안정적으로 쓸 수 있어야 보드장악력에서 우위를 확실히 가져갈 수 있다 봅니다. 허나 하든에게 지금처럼 뚫려선 하워드를 쓸 수 없겠죠.
하워드는 좋은 림 프로텍터라 1선에서 하든의 진입타이밍을 조금만 늦춰줘도 충분히 기용가능한 빅맨입니다.
허나 지금처럼 너무 손쉬운 진입을 허용해선 하워드를 쓸 수 없죠. 어떻게 레이커스가 하든 진입 타이밍을 늦춰서 하워드를 장기간 쓰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라 생각해요.
하워드(+ 맥기)가 안정적으로 기용되어야 레이커스 특유의 앨리웁 셋업도 빛나게 되는만큼, 이 포인트도 주목할만한 요소같습니다.
6. 체력 싸움
로켓츠는 초반 최대한 많이 이겨야만 합니다. 작은 선수들이 큰 선수들을 장기간 상대하는 건 엄청난 체력소모를 요하기 때문에 시리즈가 길어질수록 로켓츠에겐 불리하기 때문인데요.
반대로 레이커스 입장에선 최대한 끈적한 경기를 만드는 게 유리합니다. 체력소모라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빅맨 기용이 원활해지는 측면에서도 그렇습니다.
단순히 PACE를 늦춰선 효과없다는 게 1차전에 드러났고(1차전 PACE 98.0, 하든의 림어택이 가능할 때는 로켓츠도 굳이 빨라야될 이유가 없죠), 그보다는 조금더 적극적으로 부딪치고 끈적하게 가주는 게 중요합니다(체력소모 측면에서도).
결국 포제션 싸움을 누가 가져가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되겠죠.
- 마치며
재밌는 시리즈가 될 것 같습니다. 역량은 레이커스가 앞선다 생각하지만, 스몰볼 vs. 빅볼의 대결은 쉽게 예측가능한 것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이 시리즈가 어찌 흘러갈 지 정말 궁금합니다.
전 레이커스의 weak가 나쁜 포멧은 아니라 생각해요. 문제는 weak를 쓰면서도 진입타이밍을 늦춰서 골밑 헬프시간을 벌어주는 것인데, 이 포인트를 2차전에는 어찌 조정해서 나올지가 정말 궁금합니다.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게시물은 아스카님에 의해 2020-09-06 10:53:48에 '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21
Comments
휴스턴이 3점후 자주 나오는 롱리바운드를 잘 잡는게 인상적이더라구요 연구한건지 잘 잡아내서 공격을 이어가는 모습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