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에 필요한 슈터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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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8-28 16:33:46
필리 2020 오프시즌
이번 글에선 필리가 이번시즌 슈터가 없어서 망했다는 것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필리에겐 어떤 슈터가 필요한 지에 대해 적어봤습니다.
그리고 글에서 영입했으면 하는 선수들도 언급했으나, 사실 영입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거의 없습니다. 현 트렌드에서 고급 슈터가 얼마나 중요한 지는 모두가 잘 알기 때문이죠(지난 시즌 필리는 몰랐던 것 같지만요...).
그러니 각 선수 팬분들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필리에 필요한 슈터 유형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재 필리에는 핸드오프 기능성을 가지고, 속공 3점에 능한 슈터가 필요합니다. 활동량이 많아야 하겠고, 무빙슈터면 더할나위 없겠죠.
소위 말하는 볼 건내받아 따닥 스텝으로 슈팅올라가는 슈터. 그런 슈터가 필리에 필요한 겁니다. 물론 여기에 원 드리블이라도 투맨게임 기능성이 첨가되면 더할나위없겠죠(엠비드와 DHO 앤 롤을 즐기던 레딕처럼요. 레딕의 드리블 기능성/ 포켓패스주는 센스는 정말 훌륭하죠).
이번시즌 필리가 망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지난시즌까지 필살기였던 DHO 셋을 못쓰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특히 슈터와의 DHO 효율이 급감했는데요.
전 오프 시즌 조쉬 리차드슨에게 큰 기대를 가졌는데, 조쉬의 DHO 효율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레딕과는 사이드 DHO까지 소화했던 엠비드가 이번시즌 핸드오프 피더 기능성이 급감했죠.
이는 엠비드 활용을 백다운에 국한시키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필리의 메인 전술이던 시카고 액션을 비롯한 수많은 전술의 베이스였던 DHO가 망가진 것은 브라운의 농구가 망가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는 얼마전 코코넛 님께서도 지적해주신 부분인데, 저 또한 이 의견에 동의하구요.
현 시점 필리가 DHO 기능성이 떨어진 부분을 크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차기 시즌 필리가 부활하기 위해선 반드시 핸드오프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시즌 필리에서 그나마 핸드오프 파트너로 쓰인 슈터가 코크마즈입니다. 허나, 코크마즈는 12.7%나 되는 포제션을 핸드오프로 소화했음에도 eFG%가 40.3%에 그쳤습니다(조쉬도 11.8% 포제션에서 eFG% 42.7%).
애초에 레딕을 대체한 조쉬의 핸드오프 효율이 너무 안 좋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고, 대체자원 코크마즈도 그 빈 자리를 제대로 못 메웠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차기시즌 필리는 DHO 소화가능한 슈터 영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오프볼슈터들은 DHO도 잘 소화하죠. 여기에 원 드리블 슈팅 기능성이 더해지면 최고일 겁니다.
엠비드가 최고로 활약해줬던 지난시즌 레딕이 32.4% 포제션-eFG% 56.4%, 샤멧이 21.7% 포제션-eFG% 53.3%를 기록했고, 이는 엠비드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17-18 시즌은 벨리넬리도 대단해서 레딕 의존도가 적었고, 그래서 스페이싱이 더욱 원활하게 되었죠(레딕 24.1% 포제션-51.1% eFG%, 벨리넬리 23.3% 포제션-eFG% 61.5%!).
또한 자이어 스미스에게 필리 팬들이 기대를 거는 이유도 자이어는 핸드오프 기능성도 좋은 선수였기 때문입니다(18-19 시즌 6 경기 25.0% 포제션-eFG% 55.6%). 여러모로 자이어가 부상으로 겉도는 것이 아쉽죠.
이처럼 필리가 잘나갈 때는 엠비드의 핸드오프 피더 기능성을 극대화해줄 좋은 핸드오프 파트너(슈터)들이 많았고, 이것이 필리 공격의 시발점이자 필살기가 되곤 했습니다.
허나 이번시즌 필리는 이 기능성을 완전히 상실했고, 예년과 달리 핸드오프 포제션을 20% 이상 먹어줄 수 있는 선수가 전무했기 때문에(엠비드 복귀 후 최초로 핸드오프 파트너가 13% 이상도 없던 시즌입니다, 첫 시즌도 닉 스타우스카스가 있었죠) 엠비드-시몬스 활용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프론트오피스(FO)도 이 문제는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분야 달인인 코버를 영입하려 했으나 실패했죠.
그리고 코버는 이번시즌 핸드오프 포제션 20.6%, eFG% 64.3%를 기록했습니다. 코버 영입마저도 실패한 게 그래서 정말 아쉽습니다.
사실 제가 데드라인 때 약점이 많음에도 포브스 영입을 원한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 기인합니다(포브스 14.1% 포제션, eFG% 52.3%).
지금 필리에는 엠비드-시몬스의 핸드오프 파트너가 필요하고, 이는 새로운 감독이 와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나마 알렉 벅스가 필리에 잘 어울렸던 것도(엄청난 기복이 동반되었지만), 필리에선 가장 좋은 핸드오프 기능성을 가졌었기 때문이니까요.
엠비드는 느린 선수라 정적인 픽 앤 롤/팝보다 동적인 DHO 앤 롤/팝이 더 좋습니다. 느린 대신 확실한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사이즈의 빅맨이라서 동적인 핸드오프 만으로도 충분히 슈터에게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고, 스크린과 달리 동적이라 후속동작이 원활하기 때문인데요.
특히 레딕과의 DHO 앤 롤은 필리 필살기였고, 이건 버틀러 영입 전까진 아예 필리 클러치 타임의 버팀목이었죠.
이걸 재현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이런 기능성을 가진 슈터 영입이 정말 절실합니다.
레딕이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현실성이 떨어질테니 제외하구요.
개인적으로 탐내는 선수는 뉴욕 닉스의 데미언 닷슨(슈터라기보다는 스윙맨), 에이브리 브래들리, 조 해리스, 에반 포니에, 포브스입니다.
닷슨은 1.6밀의 저렴한 계약에 묶였던 선수이고 이제 UFA가 되죠. 사이즈도 좋고(196 cm) 핸드오프 기능성 하나는 리그 탑급이라서 필리가 노려보면 좋겠습니다.
닷슨이나 포브스는 약점이 분명한 선수들이지만 엠비드의 핸드오프 파트너로는 괜찮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조 해리스와 에반 포니에는 UFA이니 만약 떠나게 된다면 사인 앤 트레이드를 노려보면 좋겠네요. 특히 해리스만 영입할 수 있다면 엄청난 파급력을 보여줄 겁니다.
- 버디 힐드에 대해
현재 트레이드가 예상되는 슈터 중 가장 거물인 버디 힐드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봐야겠죠. 이미 Kings fox 님께서도 힐드의 트레이드 가능성에 대해 좋은 글을 써주신 바 있습니다.
사실 두 선수 루머는 3월 경 이미 나온 바 있습니다. 당시는 힐드-호포드 1 : 1처럼 보도되었으나, 현재로써는 1 : 1은 힘들죠.
아마도 필리가 1라 픽(이번시즌 21픽 골자) + 2라 픽(추가로 유망주도 들어갈 수 있죠)은 기본으로 얹어줘야 될 겁니다.
이런 상황(호포드 가치가 떨어진 상황) 임에도 현재도 계속 힐드와 호포드 트레이드 루머가 나오는 중인데,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힐드가 언해피를 띄웠기 때문이죠.
힐드는,
1. 식스맨 롤에 불만이 있다는 걸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했고,
2. 본인 트레이드 루머 인스타에 좋아요를 눌렀으며,
3. 이번 오프시즌에 자신을 둘러싼 환경? 이 바뀔 것이라는 뉘앙스의 얘기를 한 바 있습니다.
예전 Positive 님께서도 자주 다뤄주신 선수여서 예전 Positive 님 글에 기초해 제가 영상들을 살펴보고 힐드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 봤는데요.
1. 최강 속공슈터이자 좋은 속공트레일러(왼쪽 45도 슈팅 선호 성향이 있으며, 이번시즌 수비에 버릇 간파당해 고전함)
2. 오른손잡이이나 왼쪽 진입 및 왼손마무리 선호(좋은 림 피니셔까지는 아님, 왼쪽 편향성 강함)
3. 오른손드리블은 안 좋고 선호 안함
4. 오프볼슈터 유형 아님. 잔드리블섞는 3점 좋아함(스탠딩스틸 유형과도 조금 다름)
5. 원드리블 풀업 점퍼가 좋아 미드레인지 게임도 가능
6. 캐치 슈팅좋으나, 오프볼슈팅 특화는 아님
7. 수비는 온볼수비는 평균, 오프볼수비는 안 좋음. 이번시즌 수비는 최악.
8. 스크린대처 잘하는 편까진 아님
9. 좋은 패싱가드는 아니지만 무난한 패서(시야가 좁음)
아무래도 제가 힐드 경기를 많이 본 건 아니니, 틀린 점 있으시면 많은 지적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현재 킹스는 보그단을 잡을 것이고, 보그단 투맨게임 파트너 영입을 원하는 상황이라 하죠. 또한 보그단과 함께 팀을 이끌고 배글리 보완해줄 파트너를 원하고 있습니다.
힐드가 벤치로 빠지면서 현재 팀 내 중요도는 배글리 + 보그단 > 힐드가 된거죠. 그래서 호포드가 계속 링크되는 중인데요. 실제로 현지 팬들 사이에서도 호포드 트레이드 얘기는 최근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필리 팬 입장에서야 쌍수들고 환영할 일이죠. 전 힐드 영입이 가능하다면 출혈을 감수해서라도 데려오길 바랍니다. 다만 힐드 영입이 최고의 선택이냐면 꼭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힐드는 시몬스에겐 최고의 파트너가 되어줄 겁니다. 허나 엠비드와는 궁합 측면에서 살짝 의문 부호가 붙는데요.
힐드가 이번시즌 세이프티에 고전했다 해도 시몬스 곁에선 최강의 속공 3점 메이커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화려한 오프볼 슈터는 아니지만 스탠딩스틸 슈터도 아니라서 시몬스와 함께라면 지공에서도 충분히 쓰임새가 있을 거에요.
대신 제가 힐드에게 의구심을 품는 건 엠비드의 투맨게임 파트너가 되어줄 수 있는 지, 그리고 DHO 앤 롤에서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지 입니다.
사실 힐드는 핸드오프에 능한 선수는 아니죠.
이는 기록으로도 드러나는 데 힐드는 이번시즌 핸드오프 포제션이 6.2%에 불과합니다(eFG% 52.1%). 킹스 내에선 핸드오프 볼 핸들러 역할도 보그단이 가장 좋았어요(9.7% 포제션, eFG% 52.7%).
그나마 가장 좋았던 지난시즌 힐드의 핸드오프 기능성도 이번시즌 대비 훨씬 좋았는데, 그럼에도 8.1% 포제션, eFG% 55.0%에 불과합니다.
힐드는 레딕-벨리넬리-샤멧과 달리 핸드오프 포제션 자체를 많이 먹어줄 수 있는 선수는 아니라는 거죠. 엠비드가 그간 잘 맞았던 슈터들과는 다소 다른 유형이라는 겁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난 시즌 필리는 레딕이 32.4% 포제션-eFG% 56.4%, 샤멧이 21.7% 포제션-eFG% 53.3%였습니다. 힐드의 6.2% 포제션과는 큰 차이가 나는 건 분명합니다.
- 마치며
전 밀튼을 정말 좋아합니다. 허나 밀튼은 엠비드 파트너로는 사실 한계가 있는 선수에요. 핸드오프보다는 스크린 활용에 능한 선수여서 엠비드 파트너로는 반쪽짜리 선수입니다.
실제로도 이번시즌 밀튼은 핸드오프 포제션 7.3%, eFG% 50.0%를 기록했죠.
이는 토비도 마찬가지입니다. 7.2% 포제션, eFG% 50.0%에 그쳤어요. 그래서 실제 경기로 볼 때도 엠비드가 밀튼-토비보다는 코크마즈-조쉬-벅스와 더 좋아보였던 겁니다.
세 선수는 핸드오프 기능성이 밀튼-토비보다 나은 슈터들이니까요.
물론 필리는 슈터 영입이 절실합니다. 유형을 떠나 사실 안정적으로 40% 이상 넣어줄 수 있는 슈터라면 누구든지 데려와야할 상황이긴 해요.
그만큼 안정적인 슈터가 절실한데, 이번 플옵에서 믿을만한 슈터는 밀튼 하나 뿐이었죠.
허나 셀틱스 전에서도 드러났듯이 아무리 잘 넣는 슈터라도 엠비드 옆에선 핸드오프 기능성이 떨어지면 활용에 제한이 생깁니다. 그 좋은 활약에도 밀튼 활용을 많이 못했던 것도 핸드오프 기능성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엠비드 파트너라면 반드시 핸드오프 기능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그래야 마음껏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전 그래서 이런 부분을 감안한 슈터 영입을 해내길 바라고 있습니다.
베르탕스를 굉장히 좋아함에도 베르탕스 영입도 베스트는 아니라 보는 것이 베르탕스는 오프볼슈터이지만, 핸드오프 기능성이 극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6.7% 포제션, eFG% 46.3%).
이번시즌 엠비드는 백다운 일변도로 변하면서 줄곧 더블 팀/트리블 팀에 고전했습니다. 엠비드 고립을 막으려면 그가 잘하는 DHO를 적극 활용해야 하는데, 이는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덕목이죠.
차기시즌 엠비드가 부활하기 위해서도 핸드오프 파트너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이는 엠비드 본인의 성향이기 때문에 새로운 감독님 오셔도 크게 달라지진 않을 거에요.
FO가 이런 엠비드의 성향을 잘 파악해서 현명한 영입을 해내면 좋겠습니다.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게시물은 아스카님에 의해 2020-09-02 12:29:18에 '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필리 2020 오프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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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슈터 영입도 당면 과제이지만요. 시몬스가 지난 브라운 감독 체제에서 4번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불만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봤었는데요. 만일 새로운 감독 선임과 함께 다시 1번으로 돌아가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힐드로 시몬스의 백코트 파트너를 채우기에는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존 자원을 더 소모해서 다른 선수를 노려볼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