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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같던 마이클 조던도 결국 인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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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6-24 01:54:07

이전 글에서 이어집니다.

https://mania.kr/g2/bbs/board.php?bo_table=nbatalk&wr_id=7474886

 

1989년 동부컨퍼런스 파이널 3차전의 승리로 시카고는 디트로이트에게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갔습니다. 남은 네 경기 중에서 두번만 승리해도 불스는 사상 처음으로 NBA 파이널에 진출하게 됩니다. 그런데 디트로이트와 남은 경기의 스케줄은 모두 이틀 간격으로 예정되어 있어서 하루 걸러 경기해야 하는 터프한 상황이었습니다.


마이클 조던은 매 경기가 끝난 후 탈진 상태에 가까웠지만 하루를 쉬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그런데 4차전이 열리는 날 숙면을 취한 조던이 다음날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발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말로만 들었지 실제 경험한 적이 없었던 체력방전이 조던에게 온 것입니다. 모두들 아시다시피 시카고 불스는 디트로이트에게 세 경기에서 연속 패함으로써 파이널 진출이 좌절되었습니다. 오늘 글의 주요 내용은 불스가 디트로이트에게 어떤 식으로 세번 연달하 패했나입니다. 그 디테일을 보거나 들어보신 분들이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이번 기회에 짧게나마 설명하고자 합니다. 그 세 번의 경기에서 불스는 최종 스코어에서 나타나는 것보다 훨씬 박빙의 승부를 펼쳤습니다. 그 3경기 모두 승리할 수 있는 기회가 불스에게는 4쿼터 중후반까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3경기의 양상은 매 경기 전혀 달랐습니다. 유일한 공통점이라면 마이클 조던의 체력방전입니다.


시카고에서 열린 4차전에서 마이클 조던은 체력저하 때문에 점프슛이 계속 짧게 빗나가자 돌파에 이은 레이업으로 공격루트를 전환했습니다. 조던의 슛감각이 나빴음에도 불스는 3차전에 부진했던 피펜, 그랜트, 하지스가 원래의 경기력을 되찾아 디트로이트와 시종일관 접전을 벌일 수 있었습니다. 시카고가 4차전에서 패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리바운드의 열세입니다. 불스는 공격리바운드 개수에서 피스톤스에게 9-23으로 압도적인 차이로 밀렸습니다. 조던은 발이 얼어붙어서 점프를 할 수 없는 상태였기에 공격리바운드는 물론이고 수비리바운드에도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43분을 뛰면서 조던은 2 리바운드에 그쳤습니다. 


4차전을 6점차이로 패한 시카고는 하루 쉬고 디트로이트 원정경기를 치러야 했습니다. 모두 다 지난 다음에 하는 이야기지만, 이때 조던을 한 경기 결장시키고 시카고에서 열리는 6차전에 대비해 몸을 쉬게 했으면 시리즈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5차전은 제가 여태까지 본 시카고 불스 시합들 중에서 가장 이상한 경기였습니다. 그 5차전에서 마이클 조던은 무려 46분을 뛰었습니다. 그런데 그 경기 불스에서 가장 슛을 많이 던진 선수와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는 모두 크레이그 하지스입니다. 조던은 46분을 뛰면서 고작 8개의 슛을 던졌습니다. 돌파 시도로 인해 자유투를 많이 얻기는 했습니다. 그 경기에서 불스는 디트로이트 수비에 막혀 고작 59개의 야투를 시도하는데 그쳤습니다. 조던이 슛을 적게하면 불스가 어떻게 되는지 확실히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반면에 디트로이트는 80개의 야투를 던졌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시카고 불스에 초점을 맞춰서 글을 썼기 때문에 1989년 디트로이트 선수진에 대해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88-89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는 NBA역사에서 가장 투터운 선수층을 가진 팀이었습니다. 다른 팀에서는 꿈도 못꾸는 9맨 로테이션을 실행했던 팀이 1989 피스톤스입니다. 팀내 1,2,3,4 번째 선수와 6,7,8,9번째 선수의 격차가 별로 없던 황당한 팀이 1989 피스톤스입니다. 피스톤스는 1989년 우승 후 주전 파워포워드 릭 마혼을 미네소타로 보내고도 여유롭게 8맨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던 팀입니다. 


불스가 5차전에서 그렇게 적은 수의 슛팅을 시도했는데도 3쿼터가 끝나고 양팀의 점수는 1점차 박빙이었습니다. 그러자 척 데일리 감독은 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던 토머스, 어과이어, 그리고 레임비어를 4쿼터 내내 벤치에 앉히고 그 대신 비니 존슨, 존 샐리 그리고 제임스 에디워드를 투입했습니다. 디트로이트는 4쿼터 득점에서 시카고에게 29-21로 앞섬으로써 결국 9점 차이의 승리를 거뒀습니다. 디트로이트가 4쿼터에 올린 29득점 중에서 주전선수 5명이 올린 득점은 3점에 불과했습니다. 디트로이트는 단지 수비만 강한 팀이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저런 팀이 다 있을까 놀라움이 들게 만들던 경기였습니다.


시카고 불스의 가장 큰 악재는 마이클 조던이 지친 몸으로 또다시 46분을 뛴 것입니다. 시카고는 하루만 쉬고 다시 홈경기를 치러야 했습니다.


시카고에서 열린 6차전에 앞서 조던은 미디어와 간단한 인터뷰를 가졌는데, 5차전에서 무리하지 않고 체력을 안배한 덕분에 오늘은 컨디션이 좋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6차전의 비극은 경기 1분만에 찾아왔습니다. 경기시작 직후 시카고 불스의 첫 공격에서 리바운드를 다두턴 중 스카티 피펜이 빌 레임비어가 휘두른 팔꿈치(elbow)에 눈을 맞고 경기장에 나뒹굴었습니다. 레퍼리는 몸부림치는 피펜을 손으로 끌어서 코트 밖으로 옮겼습니다. 어떤 파울콜도 불리지 않았고, 피펜은 경기장을 떠나서 다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불스는 1쿼터부터 타올랐습니다. 피펜의 퇴장 직후 조던이 연속 스틸에 이은 절묘한 레이업을 성공시켜 8-2로 앞서나갔고, 2쿼터 초반까지 31-21로 앞섰습니다. 피펜의 부상장면과 조던의 연속 레이업을 허접한 영상으로 편집해서 올립니다.

https://youtu.be/MfYlJDhXI6c


그 이후 마이클 조던과 불스 주전들의 탈진이 다시 일어났고 불스는 디트로이트의 맹추격을 받았습니다. 3쿼터 시작 후 디트로이트는 역전에 성공한 후 지친 불스를 밀어부쳐 압도했습니다. 그때 마이클 조던이 다시 살아나서 연속득점에 성공해 4쿼터 초반 불스는 79-81로 추격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 마이클 조던의 체력은 완전히 소모되었습니다. 그 경기 4쿼터에서 조던이 보여준 모습을 이해하시려면 훗날 2015년 컨퍼런스 파이널 5차전 4쿼터의 제임스 하든을 떠올리면 됩니다. 마이클 조던은 연달아 공을 흘렸고, 연달아 자유투를 미스했습니다. 쓰러지지 않고 서 있는 게 용하다 싶을 정도로 조던의 체력은 바닥나 있었습니다. 그 경기에서 조던은 32득점(야투율 13/26)과 13어시스트로 분전했지만 막판에 자유투를 연달아 놓치고 다리가 풀린 상태에서 공을 연달아 흘리는 등 12개의 자유투 중에서 7 개를 미스했고 무려 8 턴오버를 범했습니다. 시카고는 4쿼터 중반부터 무너져 또 다시 9점차이로 패했습니다. 


시카고의 팬들은 조던과 동료 선수들이 악조건 속에서 눈물겨운 투혼을 보이며 15년만에 컨퍼런스 파이널에 올라 선전한 것에 찬사를 보냈지만, 일부에서 결정적인 순간 조던의 체력방전에 대한 책임이 덕 콜린스 감독에게 있다는 여론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다음 글에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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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6-23 22:28:50

선추천 후 감상합니다.

WR
2020-06-24 00:30:46

고맙습니다

2020-06-23 22:40:06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WR
2020-06-24 00:30:58

고맙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2020-06-23 22:42:03

콜린스가 감독을 계속 맡았다면 우승하기 힘들었을것 같네요.

필잭슨이 부임하고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구축하여 우승한게 올바른 방법이었던것 같습니다.

WR
2020-06-24 00:31:47

시간이 흘러 그런 의견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콜린스 감독 해임에 대한 내용은 다음 글에서 다뤄집니다.

Updated at 2020-06-24 09:32:05

단정 지을순 없다 생각합니다.

덕콜린스가 89시즌까지 불스감독을 맡았는데,

감독 마지막해 조차도 조던의 조력자인 피펜,그랜트는 고작 2년차 애송이였죠.

물론 피펜,그랜트 둘 다 89시즌부터 포텐이 터지기 시작했지만요.

저는 2차 쓰리핏보다 이전 경기들은 라이브로 보질 않아서 자세한 내막을 모르긴 하지만,

여러가지 정황을 고려하면 콜린스 감독으로선 상당히 억울할수도 있어 보입니다.

 

 


Updated at 2020-06-24 09:58:25

자세한것은 당시 불스 소속 선수들이 알것 같습니다.

 

공개된 내용만 본다면 콜린스는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싫어했으며 

 

이 문제로 인해 트라이앵글을 고집한 텍스윈터 코치와 마찰이 있었고

 

라스트 댄스에서도 나왔지만 콜린스 필잭슨의 방식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필 잭슨은 팀 위주의 코칭스타일을 했다고 피펜이 언급한 내용이 있습니다.

Updated at 2020-06-24 10:38:59

근데 사실 불스왕조 역시 정작 플옵에선 트라이앵글이고 뭐고, 그냥 조던 고일때가 많지 않았나요.

애초에 센터가 없던 팀이라, 좀 변칙적인 형태의 트라이앵글이기도 하고.

 

아무튼 워낙 결과가 좋으니, 시간이 흘러 그런 의견이 대세가 되도 어쩔수 없다 보지만..

기반을 다지고 성과도 계속 냈던 감독인데, 피펜 그랜트도 어렸지만 착실하게 성장중이였고,

오클리 부재로 일시적인 시즌성적 하락도 있었지만, 플옵에선 디트상대로 격차를 조금씩 좁혀냈죠,

 기회를 좀 더 받았다면 큰 성과를 냈을거라 충분히 예상 해볼수도 있지 않나 싶어요.

 

Updated at 2020-06-24 13:19:50

기회를 더 받았다면 성과는 냈을것 같습니다만 텍스윈터가 불스를 떠났을수도 있구요


콜린스가 아무리 잘 했다 하더라도 감독 자체만의 커리어를 놓고 봤을때 

 

필 잭슨만큼의 성과는 어려웠을것 같습니다.

 

2020-06-24 14:30:08

워낙 결과물이 대단하니까요.
일반적으론 그리 생각이 드는게 당연하긴 하겠죠.

2020-06-23 22:46:20

척 데일리는 알았군요..., 그가 다리가 풀린것을
우리도 알고있죠. 눈 앞에 볼이 보이는데 발이, 그 발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WR
2020-06-24 00:33:44

그렇죠. 이미 디트로이트 5차전에서 조던의 기운이 많이 빠진 것이 모두에게 확연했고, 그날 조던은 하도 많이 코트에 뒹굴어서 그라운드 조던이라는 놀림도 받았습니다.

2020-06-24 05:41:11

말로만 들었지 실제 경험한 적이 없었던 체력방전

피지컬한 경기가 계속되니 체력 소모가 더 심했고 근육무장을 하는 계기가 되었나보군요.

2020-06-24 08:24:12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2020-06-24 09:19:37

 글만 읽어도 경기가 그려지네요.

 핵심전력선수 부상으로 인한 이탈, 체력방전에는 그 어떤선수도 극복하기 힘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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