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커스의 마진을 통해 본 홈 코트 어드벤티지 효과
거의 대부분의 팀들은 매시즌 홈에서 더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이는 상당히 불합리해보이는 플옵 토너먼트에서 홈 경기를 한번 더 한다는 것만으로도 상위시드 팀에게 큰 어드벤티지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요.
홈콜, 응원, 원정거리, 편한 곳에서 자는 것 등등 많은 가능성이 있겠지만 한가지로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직 없어보입니다.
저는 한가지 "특이한 조건"을 가진 팀을 통해 홈 코트 어드벤티지에 대한 insight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으며, 그 팀이 바로 LA 레이커스, 그리고 LA 클리퍼스입니다. (실제 분석은 레이커스만 가지고 진행했습니다.)
왜냐하면 두 팀은 지난 99-00시즌부터 올시즌까지 총 21시즌동안 스테이플스 센터를 홈구장으로 공유하고 있는 팀이기 때문입니다.
즉, 이 두 팀간의 경기는, 다른 홈/원정 경기와는 달리, 코트, 원정거리, 편한 곳에서 자는 것이라는 환경적 요인이 배제됩니다!! 하지만 응원의 경우, 레이커스가 명목상 클리퍼스 원정을 간다고 하더라도, 홈경기 수준의 열렬한 응원을 받는다고 하죠.
바로 이 부분이 본 분석의 착안점입니다.
1.
우선적으로 홈코트 효과를 확인해보면,
붉은 점은 "레이커스"의 홈 경기 마진, 파란 점은 원정 경기마진입니다.
p-value가 2 곱하기 10의 마이너스 16승보다 작다, 대충 겁나 유의미하다는 뜻입니다.
(* 농구는 무승부가 없으므로 마진=0 값이 비어있습니다.)
2.
이 수치를 바로 사용해도 괜찮지만, 추가적으로 매시즌 두 팀의 전력을 바탕으로 마진을 보정하였습니다.
레퍼런스에서 제공하는 팀 SRS (Simple Rating System)을 사용하여,
두 팀의 SRS 차이가 원래 기대되는 경기 내 마진이기에, 이를 기준으로 수치를 보정하였습니다. 이렇게 되면 매 시즌 달라지는 양팀의 전력차로 인한 bias를 줄일 수 있겠죠.
네, 큰 차이는 없네요-_-a
대신 홈, 원정 마진이 밑으로 끌려와서, 0을 기준으로 두 값이 좀더 대칭적으로 변했고, 마진 0에서 움푹 파였던 모양이 연속적으로 예쁘게 바뀌었습니다 :)
결과적으로 그림 1, 2는 전력에 상관없이, 홈 경기 퍼포먼스가 좋다는 common notion을 재확인시켜줍니다.
3.
그렇다면, 궁금했던 대로... vs. 클리퍼스는 어떨까요?
보시다시피, 홈/원정 마진 차이가 완벽하게 사라졌습니다.
일반적으로 p-value가 0.05보다 "작으면" 두 항목이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 vs.클리퍼스와의 홈-원정 마진에 대한 유의성은 0.48이며 심지어 중간값은 원정에서 미세하게 높네요.
다른 팀들은 어떨까요?
경기한 수가 많은 순서대로 정렬한 것인데, 그렇다보니 서부팀이 앞쪽에 많고 동부팀들이 뒤에 있습니다.
총 40경기 미니멈으로 잘랐기 때문에 샬럿과 뉴올 등은 제외되었으며, 서부팀, 특히 같은 디비젼 팀들은 동부에 비해 경기수가 2배 정도 많습니다 (대략 80경기).
그렇기에 동부 팀들은 홈에서 마진이 높은 경향성을 보이더라도 유의성은 다소 낮게 나옵니다 (= 다소 높은 p-value)
(일반적으로 p-value 기준치가 0.05인데, 느슨하게는 0.1로 하기도 하고, 엄격하게 0.01, 0.001로 하기도 합니다. 이게 낮을 수록 유의미하며 무 자르듯 확 나눌 수는 없고 분석자가 임의로 유의미한 기준을 잡게 됩니다)
유독 홈원정 차이가 큰 팀을 고르자면,
피닉스, 유타, 덴버를 꼽을 수 있겠네요. (그 다음은 미네소타, 포틀랜드, 골든 스테이트)
첫 번째 행은 거진 80경기씩 붙어본 팀들로 "클리퍼스"를 제외하곤 굉장히 유의미한 승률차이를 보이거나, 최소 약한 경향성을 나타냅니다 (약한 경향성을 보이는 댈러스 & 샌안; 댈러스 p-value = 0.1, 샌안 p-value=0.15)
사실상 충분한 경기를 치룬 (>50경기) 서부에서는 같은 구장을 사용하는 클리퍼스만 제외하고 전부 유의미한 홈/원정 격차가 존재한다는 말이죠.
이는 "응원"이라는 요인이 생각보다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고 추측하게 합니다.
4.
그렇다면 홈/원정에서 유독 차이가 나는 스탯은 무엇이 있을까요?
원정팀의 자유투 시도시 홈팬들의 방해공작은 종종 재밌는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이게 실제 자유투 성공률에 영향을 주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그리고 앞선 응원 효과에 대한 부정적인 결과와 일관되게)
홈팀, 그리고 원정팀의 자유투 성공률은 홈/원정 여부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는 "친숙한 골대"이기에 슛이 더 잘들어갈거라는 가정에 대한 반박이 될 수 있습니다.
(자유투는 농구에 존재하는 모든 스탯 중에 유일하게 "독립시행"으로 직접적인 외부요인 없이 행해지는 사건이기에 통계적 파워가 강력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선수의 "순수" 슈팅능력을 가장 명백하게 보여준다고도 생각하고요.)
위 항목들을 가장 유의미한 순서대로 보면 (p-value 오름차순!),
1. 상대 팀과의 어시스트 차이 (AST.diff)
2. 상대 팀의 야투율 (Opp_eFG%)
3. 블락% 차이
4. 오펜스 리바운드% 차이
5. 어시스트/턴오버 ratio 차이
이렇게 5가지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크게 2가지 맥락을 추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나는 상대보다 매끄러운 팀 오펜스를 통해 어시스트를 많이 만들어낸다는 것이고, (AST.diff, AST/TOV + 상승한 팀 eFG%), 다른 하나는 상대를 피지컬, 에너지 레벨에서 앞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BLK%, ORB%)
블락과 오펜리바는 모두 피지컬한 골밑에서 나오는 버티컬 운동능력이 필수적인 항목이기에, 개인적으로 팀의 피지컬을 간단히 비교해보고 싶을 때 확인하곤 합니다.
이전에 했던 분석에서도 블락, 오펜리바에 피블락 수치와 디플렉션을 추가하여 에너지 레벨 순위를 구해본적도 있었죠 (https://nb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205260). 아쉽게도 팀 피블락과 디플렉션은 레퍼런스에서 제공하지 않아 사용하지 못 했습니다.
그외에 파울과 자유투 시도 차이도 유의미하게 존재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만 위에서 봤던 항목들보다는 다소 낮은 유의성이었습니다.
이는 1차적으로 앞서는 에너지 레벨, 피지컬, 혹은 매끄러운 오펜스에서 수반된 결과일 가능성도 있어보입니다. 확신할 수는 없고요.
Take-home message
1. 홈/원정 차이는 굉장히 뚜렷하다.
2. 하지만 같은 홈구장을 쓰는 레이커스와 클리퍼스는 홈코트 어드벤티지가 없다.
3. 응원은 결정적인 요인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4. 홈팀은 어시스트 관련 스탯이 상대보다 향상된다 (AST difference, AST/TOV ratio)
5. 홈팀은 에너지 레벨과 관련된 스탯이 향상된다 (BLK%, ORB%)
6. 홈팀은 파울 당하는 횟수가 줄고 자유투 시도는 증가한다.
제가 갖고있던 인사이트와 굉장히 유사하네요!
정성어린글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